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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도시논문특강 –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문제

지속가능한 발전과 환경문제

1. 서론
새만금간척과 핵폐기장 건설을 둘러싼 현 정부의 태도는 노무현 정부에게 과연 환경정책이 있는
것인지 의심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당선자 시절부터 대통령은 새만금 간척에 대해서 뚜렷한 입
장을 밝히지 않았고, 지금도 여전히 이 사업이 환경을 파괴할 가능성은 있지만 전북의 발전을 위
해서 필요하다는 어정쩡한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직 전북에서 간척에 대한 태도변화
를 보여야만 정부에서도 적극적으로 다른 길을 찾을 수 있다는 입장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전북 도지사가 전북의 거의 모든 공무원을 대동하고 서울에 와서 시위를 벌여도 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는 형국이다.
핵폐기장은 현 정부가 환경관련 사안에 대해서 얼마나 구태에 절어 있는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
는 사례이다. 정부에서 내놓은 담화문의 내용부터가 약간의 채찍과 당근이 뒤섞여 있는 것으로
국민참여와는 거리가 먼 것이었고, 주민들의 자발적인 유치라는 발상도 조작과 매수가 가능하다
는 점에서 민주주의적인 방식과는 그다지 관계가 없는 것이었다. 이는 부안군이 핵폐기장 후보지
로 결정되는 과정에서 명백하게 드러난다. 부안에서는 군민과 군의회에서 대다수가 반대했지만,
군수 혼자 위도에 핵폐기장을 받아들이겠다고 신청했다. 그리고 정부에서는 군을 대표하는 군수
가 유치 신청을 했다는 것만 앞세워 들끓는 군민의 여론을 무시하고 위도를 핵폐기장 부지로 결
정했다. 그후 대통령이 나서서 군수를 격려하고 장관들이 거듭해서 핵폐기장 건설강행 의지를 천
명한 것이 지금까지의 경과다.
현 정부의 환경정책은 제대로 서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반면에 정부의 경제개발 의지는 매우
확고한 것 같다. 동북아 경제중심이나 이만불 시대는 정부가 아직도 박정희 시대의 성장위주, 개
발위주의 국가경영에 집착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이들 구호의 달성이 바로 현 정부의 국정운
영에서 최대 목표인 것처럼 보이는데, 이러한 상황에서는 환경이 진정한 고려 대상이 되기 어렵
다. 환경은 근본적으로 성장이나 개발과는 상충하는 것이다. 성장과 개발을 중심에 놓는 정책을
펴는 한 환경은 가장 나중에 구색맞추기로 끼워지는 것이 되기 십상이다. 현 정부가 들어선 후
에 불거진 많은 환경현안들 – 새만금 간척, 핵폐기장, 천성산 고속철도터널, 서울 외곽순환도
로, 경인운하 – 이 어느것 하나 제대로 타결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정부가 환경을 구색맞추기 정
도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인수위 보고서에는 지속가능한 발전과 쾌적한 환경조성이라는 제목으로 환경에 관한 몇가지 제안
이 나온다. 여기에서 지속가능성은 개발과 보전을 조화시키고, 환경과 경제의 상생을 추구하는
개념으로 사용된다. 이러한 바탕 위에서 인수위가 제안한 것은 수도권 대기질 개선, 환경친화적
에너지세 도입, 물부족 문제의 친환경적인 해결이다. 대기, 에너지, 물이라는 중요한 환경 주제
를 건드리고 있지만, 그 내용은 근본적인 데까지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대기질은 수도권보다 지
방 산업단지 주변이 훨씬 심각한데 유독 수도권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고, 에너지는 화석연료와
원자력 중심의 에너지 정책에 대한 근본적인 검토가 필요하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조금도 없다.
물과 관련해서도 여전히 중소형이기는 하지만 댐 건설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들어 있다.
정부가 해석하는 의미에서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고려할 때 인수위에서 제시한 몇가지 제안은 그
에 부합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을 현재 우리에게 주어지는 지구환경의 혜택
이 후손들에게도 똑같이 주어지는 것으로 정의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를 데니스 메도우즈가 정의
한 바와 같이 “어떤 사회가 뒤에 오는 모든 세대에 걸쳐서 존재할 수 있는 사회”를 가리킨다고
하면 인수위의 제안은 지엽적인 것만을 건드리는 것이 되고 만다. 그러므로 우리는 환경문제의
해결을 생각할 때 먼저 지속가능성과 지속가능한 사회라는 개념에 대해서 좀더 깊이 따져보아야
하고, 우리사회가 지속가능한 사회가 되기 위해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보아야 한
다.

2. 지속가능성, 지속가능한 발전, 지속가능한 사회
한국에서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나 지속가능한 사회라는 말이 그다지 널리 퍼지지 않았지만, 서구
에서는 이에 대해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고, 개념도 어느 정도 정립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
고 정치인이나 지식인, 언론 등의 사회주도층에서는 누구나 당위로서 인정하면서 사용하는 말이
되었다. 그런데 역사적으로 살펴보면 지속가능한 발전은 타협의 산물이고, 입장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있는 모호함을 품고 있다. 예를들어서 서구에서 지속가능성은 강한 지속가능성
(strong sustainablity)과 약한 지속가능성(weak sustainablity)으로 대별되는데, 강한 지속가능
성은 사회를 생태적인 것으로 바꾸는 데 더 큰 가치를 두는 것이고 약한 지속가능성은 경제발전
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것이다. 노동계에서는 지속가능성을 또 다르게 해석하는데, 이들은 일자
리 유지와 사회적 평등을 지속가능성의 최고가치로 여긴다.
지속가능성(주로 약한 지속가능성)은 생태, 경제, 공정성 세가지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는 상태
를 말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은 이러한 조화상태에서의 발전을 가리키는 것으로 이야기된다. 여기
서 조화는 한 국가 안에서뿐만 아니라 전지구적인 차원의 조화를 의미한다. 따라서 조화는 국가
안에서의 공정한 발전과 국가들 사이의 공정성을 포괄한다.
그러나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개념은 그것이 생태와 경제의 조화를 꾀한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
이 상당한 모순을 담고 있으며, 그에 대한 다양한 비판이 있다. 예를들어 미국의 저명한 환경사
학자 도널드 워스터(Donald Worster)는 지속가능한 발전이 타협의 산물이고, 일부 환경주의자들
내부의 방향선회를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며, 부국(북)과 빈국(남) 사이의 이해를 교묘하게 절충
한 것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그는 이 용어를 받아들인 상당수 환경주의자들이 1960년대와 70년
대 환경운동에 암묵적으로 깔려있던 순수한 이상 – 물질주의, 소비주의 생활양식의 전복과 물질
적 단순성과 영성이 풍부한 생활양식의 확립 – 을 실현하기를 포기하고 환경과 개발이 함께 나아
갈 수 있다고 말함으로써, 좀더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타협의 길을 선택했다고 비판한
다.
독일의 정치학자 엘마 알트파터(Elmar Altvater)는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지속가능성이란 영구운
동기관(perpetuum mobile)을 제작하는 또다른 시도 같은 것이라고 비판한다. 영구운동기관은 주
위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으면서 영구히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계를 말하는데, 그는 사람들
이 산업사회에 대해서 이같은 영구운동기관의 성취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한다. 그
런데 이것은 재생불가능한 자원(특히 화석연료)을 사용하면서 자연환경에는 아무런 해도 끼치지
않고도 번영을 구가하는 것을 가리키는 것으로 그는 물론 이것이 넌센스라고 비판한다. 알트파터
는 화석연료와 원자력에 기반한 산업사회로부터 태양사회로의 급진적인 구조변혁만이 지속가능성
을 보장한다고 주장한다.

3. 현황
지속가능한 사회의 필수조건은 지속가능한 경제의 확립이다. 이러한 경제적 바탕 위에서 발전이
지속되려면 경제.산업이 재생가능한 자원이라는 기초 위에서 작동해야 한다. 재생가능한 자원이
란 한 번 쓰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생겨나는 것이기 때문에, 환경친화적.생태적인 것
이다. 따라서 재생가능한 자원에 기반한 경제로 바뀌어가는 것은 우리 사회가 지속가능하고 생태
적인 방향으로 전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이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가려면 이러한 생
태적인 전환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생태적인 전환은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져
야 하는데, 가장 근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곳은 식량생산, 에너지 수급, 물 수급, 교통 분야에
서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의 환경 현황이나 환경정책은 지속가능한 사회의 확립과는 거리가 먼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환경 현황은 지속가능성이란 기준에 비추어볼 때 매우 비관적이다. 환경정
책도 경제정책의 하위정책 정도로 고려되고 있을 뿐,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서 환경정
책이 가장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없다. 우리 삶을 영위하는 데 필수적인 요
소로 꼽히는 물, 식량, 에너지에 대한 정책은 있지만, 이들 정책이 지속가능한 사회 건설을 염두
에 두고 수립되는 것 같지 않다.
우리 사회에서 소비되는 에너지는 대부분 화석연료와 원자력(우라늄)으로부터 얻어지고, 이것들
은 97% 이상 수입된다. 그런데 화석연료와 우라늄은 고갈되는 에너지자원이고, 기후변화와 방사
능 오염이라는 전지구적인, 또는 국지적인 문제를 일으킨다. 이들 에너지원을 이용하는 것은 한
마디로 지속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사회의 에너지 소비는 해마다 크게 증가하고 있고, 이
로 인해 지속불가능한 에너지 자원에 대한 의존도는 해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와 관련
해서 우리사회는 지속불가능한 사회 쪽으로 계속 나아가는 것이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단기적
인 수급에 초점을 두고 있다. 장기적으로 후손까지 생각하는 지속가능성이 아니라 당장 필요한
에너지를 어떻게 확보하고 공급하느냐에 주된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원자력발
전소를 대대적으로 건설하고, 석유와 가스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해외에 진출해서 직접 석유생산
을 하려는 것이 정부 에너지 정책의 중심이다. 한마디로 지속불가능한 에너지자원 확보에 관심
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에너지를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부터 얻고, 그럼으로써 우리 사회를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기반 위에 올려놓으려는 노력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2002년 현재 한국인의 일인당 일차에너지 소비는 OECD 국가 중에서도 높은 편에 속한다. 2003년
에 나온 BP 통계에 따르면 에너지 소비를 석유로 환산했을 때 한국인 한사람이 2002년 일년 동
안 쓴 에너지는 4475kg에 달한다. 이 수치는 일본의 4029, 독일의 4015, 프랑스의 4384, 영국의
3720kg보다 높은 것이다. 더 심각한 것은 2001년과 비교할 때 한국과 다른 나라의 격차가 더 커
졌다는 것이다. 2001년 일인당 일차에너지 소비는 한국이 4220kg, 독일이 4090kg, 일본이 4070kg
이었다. 앞으로 해가 갈수록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그 이유는 한국은 에너
지 소비가 지난 4년간 평균 6% 이상 증가했지만 독일이나 일본은 거의 증가하지 않았고 앞으로
도 그럴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의 경우는 오히려 1990년 이래 조금씩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전기의 경우도 한국의 일인당 소비량 또는 생산량은 다른 OECD국가보다 적지 않다. 2003년 BP 통
계에 따르면 2002년 한국의 일인당 전기 생산량은 7285kWh로 일본의 8472kWh보다는 적었지만 독
일의 7083kWh, 영국의 6515kWh보다 높았다. 전기의 경우 연간 소비 증가율은 에너지 소비 증가율
의 거의 두배에 달한다. 2002년 전기소비 증가율은 약 8%에 달했고, 가정용 전기의 증가율은 10%
가 넘었다. 한국에서는 전기 소비가 이렇게 급격히 증가하지만 독일을 비롯한 유럽 선진국에서
는 거의 증가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유럽의 덴마크나 독일의 절반밖에 안되던 한국의 전기소비
가 몇 년 만에 이들 나라를 앞서는 결과를 가져왔다. 1990년대 말 한국의 일인당 전기소비는 덴
마크, 독일, 네덜란드 같은 중부유럽 국가의 절반을 조금 웃도는 정도였다. 그러나 해마다 10%가
량 증가한 결과 전기소비가 4~5년 만에 이들 국가와 같은 수준으로 올라가게 되었다.
에너지 소비가 해마다 크게 증가함에 따라 대부분 해외에서 수입되는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확보
하는 것이 정부의 커다란 과제가 되었다. 그 일환으로 석유공사와 현대 정유 등이 컨소시엄을 구
성하여 해외 유전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고, 인도네시아 등지에서 액화천연가스 형태로 수입하는
천연가스 외에 시베리아나 사할린으로부터 가스관을 통해서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계획도 추진하
고 있다. 그러나 세계 석유 시장과 천연가스 시장이 안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국내의 에너지
소비가 계속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앞으로 에너지 수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게 될 가능
성도 있다. 이미 지난 겨울 천연가스 소비가 크게 증가하여 장기계약에 의해서 도입되던 액화천
연가스가 모자라는 일이 발생했다. 정부에서는 가스화력발전소의 연료를 석유로 대신하도록 하
고 현물 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주고 가스를 확보하는 등의 노력으로 겨우 가스공급이 끊어지는
것을 막았지만, 자칫했으면 한겨울에 가스가 끊어지는 일이 벌어졌을지 모른다. 석유 수급도 낙
관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의 석유 수입이 급격히 늘어남에 따라 말래카 해협을 통과하
는 유조선의 수가 증가하여 유조선이 제때에 도착하지 못하는 사태에 대한 우려가 일본을 중심으
로 일어나고 있다. 일본에서는 말래카 해협이 해적이 나타나거나 선박 충돌로 배가 다니기 어려
운 일이 벌어지는 것을 가상하여 이를 대비한 시나리오까지 만들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에서 에너지 수급의 한 축으로 생각하고 있는 원자력은 앞으로 10년 안에 전체 전력의 50%
에 가까운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원자력 관계자들은 원자력발전이 에너지자원이 거의 없는 한국
에서 에너지를 가장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자력발전은 시간이 흐를수
록 더 큰 사회적 저항에 부딪칠 것이고, 핵폐기물을 처분하는 시설은 안면도, 굴업도, 부안의 반
대운동이 보여주듯이 에너지 정책에서 획기적인 전환이 없이 건설을 강행하기는 대단히 어려울
것이다. 핵폐기장 건설은 원자력발전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일이다. 현재 원자력발전소
에서 나오는 핵폐기물은 모두 발전소 안에 보관되어 있다. 그 중에서 중저준위 핵폐기물은 드럼
통에 저장된 형태로 지상의 임시창고에 쌓여있고, 사용후 핵연료로 불리는 고준위 핵폐기물은 발
전소 안의 저장수조나 지상의 건식저장소에 보관되어 있다. 정부에서는 중저준위 핵폐기물이 임
시창고에 가득찰 시점이 2008년으로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에, 핵폐기장을 시급히 건설해야 한다
고 주장한다. 사용후 핵연료는 2020년 가까이 되면 저장소가 포화될 것으로 추정한다. 바로 이러
한 이유에서 정부에서는 핵폐기장 건설을 무리하게 강행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주민들의 반대
가 워낙 거세기 때문에 강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최근에 만들어진 정부와 부안 주민의 대화
기구가 정부의 기대대로 움직여가기도 어려울 것이다.

화석연료 사용은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를 일으킨다. 1860년대에 인류가 지구대기 온도를 측정한
이래 지금까지 지구평균 대기온도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여 150년이 지난 현재 섭씨 0.6도 가량 상
승했다. 기온 상승 추세는 최근에 더 강해지고 있는데, 이는 기온측정 이래 가장 더웠던 10개의
연도 중에서 7-8개 가량이 1990년대와 2000년대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 분명하게 보여준다. 기
상학자들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21세기 100년간 지구평균 기온은 최소 섭씨 1.4도, 최대 섭
씨 5.6도 정도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다. 평균기온이 상승하면 기상 분포에서 극단적인 기후현상
이 늘어나기 때문에, 기상이변이 증가한다. 2003년의 유럽 폭염, 한국의 지속적인 강우, 태풍의
강도가 해가 갈수록 강해지는 것 등이 이러한 기상이변의 결과라 할 수 있다.
한국도 전지구적인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한국에서는 서구 산업국가
보다는 100년 가량 늦은 1960년대부터 화석연료의 사용이 크게 증가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그때
부터 지금까지 에너지 소비가 100배 가까지 늘어난 것을 고려하면 현재 일어나는 전지구적인 기
후변화에 대한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게다가 한국의 국지적인 기후변화도 심각한 수준이다. 한
반도에서는 1919년부터 기후관측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평균기온은 섭씨 1.5도 가량
상승했다. 지구평균 기온상승과 비교하면 거의 3배 빠르게 기온상승이 일어난 것이다. 이와 더불
어 기상상태도 변화하고 있다. 1987년 이후 추운겨울이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고, 최근 20년 동
안 강수량은 7% 증가했지만 강수 강도가 18% 증가했다. 또한 기상이변으로 자연재해가 일어났을
때 인명피해는 줄어든 반면 재산피해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기후변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점점 더 심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21세기의 가장 큰 환경문제 또는 생존의 문제로 꼽히는 것 중의 하나는 물 확보문제이다. 강물
을 공유하는 국가들 사이에서는 물을 차지하기 위한 분쟁이 격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국은 강
물을 다른 나라와 공유하는 경우가 거의 없기 때문에 물확보를 위한 분쟁에 말려들 가능성은 없
다. 그러나 충분한 양의 식수와 산업용 물을 확보하는 것이 손쉽게 이루어질 것으로 보이지는 않
는다. 한국은 유엔에 의해 물부족 국가로 분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학자들이 내놓은
물부족지수에서도 한국은 물이 풍족한 국가에 들어가지는 않는다. 환경부나 건설부에서는 유엔
의 물부족 국가 분류를 받아들여 한국의 물 상황을 종종 상당히 심각한 것으로 이야기한다. 반면
에 환경단체에서는 물부족이 그다지 심각한 것이 아니며, 물 수요관리를 적절하게 해주기만 하
면 충분한 양의 물을 확보해서 쓸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건설부에서는 앞으로 전국적으로
2006년에 1억톤, 2011년에 18억톤의 물이 모자랄 것으로 보고 물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의 일환으
로 130여개의 대형 댐을 건설하고 있다.
물을 확보하는 데 있어 지금까지 정부 정책의 중심은 대형 댐을 건설하는 것이었다. 댐을 건설해
서 홍수를 예방하고 필요한 물을 저장해두자는 것이 정부의 주된 정책이었다. 이러한 정책의 결
과 현재 한국에는 765개의 대형 댐이 존재한다. 이것은 세계에서 일곱 번째나 많은 것이고, 단위
면적당 댐의 수로 따지면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댐을 건설하여 물을 확보하는 것은 당장
가시적인 성과는 거둘 수 있지만, 환경파괴를 비롯한 많은 부작용을 낳는다. 또한 장기적으로 물
확보에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오히려 댐을 건설하지 않고 산림을 잘 보존하는 것
이 물 저장 효과가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필요한 물의 절대량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물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현재 한
국의 하천이나 호수의 물은 등급을 1부터 5로 나누어서 수질을 분류한다. 1등급은 간이정수 후
식수로 쓸 수 있는 물이고, 5등급은 농업용수로도 쓸 수 없는 물이다. 전국 하천 중하류의 수질
등급은 대체로 3급수 정도이다. 4급수인 경우도 있다. 하천의 수질이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라
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주로 공장 폐수와 축산 폐수에 기인한다. 특히 농촌에서 나오는 축산 폐
수는 공장 폐수에 비해 감독과 단속이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하천의 수질 관리에서 심각한 장애
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하천이나 지하수 또는 토양을 오염하는 것으로 무시할 수 없는 부문은 농업이다. 현재 우리나라
의 농업을 통한 식량생산은 대부분 농약, 비료, 농기계를 이용해서 하고 있다. 농약과 비료는 토
양을 척박하게 만들뿐만 아니라 지하수와 하천을 화학물질로 오염한다. 특히 질소비료의 과도한
사용은 토양과 지하수의 질산염 농도를 증가시켜 심각한 환경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교통은 도로 건설을 통해 땅을 뒤덮음으로써 그렇지 않을 경우 농토나 대지로 이용할 수 있는 땅
을 없애버리고, 대기오염을 일으키며, 에너지 사용을 증가시킨다. 우리나라의 전체 최종에너지
소비 중에서 수송에 들어가는 에너지는 2002년 현재 21% 가량 된다. 이 비율은 선진국 수준에 가
까운 것으로, 지금까지의 증가추세로 볼 때 앞으로는 약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에너
지 소비량의 절대치는 계속 증가할 것이므로, 교통부문에서의 에너지 소비량도 계속 증가할 것이
다. 도로는 전국적으로 여전히 계속해서 건설되고 있는데, 대부분 승용차와 화물차 운행을 위한
것이다. 이에 비하면 철도와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위한 도로의 확충이나 정비는 상대적으로 미
미한 편이라 할 수 있다.

4. 방향
한국이 아직도 개발지상주의, 성장제일주의를 벗어나지 못하고 동북아 중심국가나 2만불시대를
부르짖고, 새만금 간척, 핵폐기장 건설, 대형 댐 건설, 각종 도로건설, 골프장 건설 등에 매달리
면 얼마 안가서 지속불가능성이라는 한계에 부딪칠 것이다. 이러한 사업들이 모두 재생불가능한
자원 이용이란 바탕 위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특히 동북아 중심국가는 중국의 급속한 경제발전
과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중국이 산업화로 인한 엄청난 자원소비의 결과 지속불가능한 상
태로 들어가면 동북아 중심국가로의 도약은 공염불이 되고 만다. 중국은 현재 산업화로 인해 에
너지, 식량, 토지, 물 소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이것이 지속가능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
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중국은 이미 25% 이상의 석유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고, 식량
자급도 곧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지속가능한 사회 쪽으로 선회하지 않으면 동북아
중심국가로서의 한국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한국도 성립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속가능
한 한국의 확립이 2만불시대나 동북아 경제중심 같은 다른 어떤 것보다 우선되어야 한다. 그리
고 모든 개발 사업은 지속가능성이라는 기준을 가지고 검토해야 하며, 이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
는 것은 과감하게 포기하거나 수정해야 한다.
지속가능한 한국사회의 확립을 위해서 필수적인 것은 에너지, 물, 식량의 수급과 교통 시스템을
생태적인 것, 즉 재생가능한 자원에 기반을 두고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는 것으로 전환하는 일이
다. 에너지 시스템의 생태적인 것으로의 전환은 화석연료와 원자력에 의존하는 에너지 수급 시스
템을 태양, 바람, 바이오매스, 수력, 지열, 조력 같은 재생가능 에너지에 바탕을 둔 것으로 만드
는 것이다. 이런 쪽으로 에너지 수급 시스템을 전환할 때에만 우리는 에너지 고갈이 가져올 혼란
과 기후변화를 예방할 수 있다. 현재 한국에서 소비되는 에너지 중에서 재생가능 에너지의 비율
은 0.1%를 조금 넘을 뿐이다. 거의 모든 에너지를 화석연료와 원자력에 의존하는 것이다. 정부에
서는 화석연료의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쏟고 있지만, 이 노력이 계속 긍정적인 효과를 낳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석유의 경우 세계 석유생산량이 감소하기 시작하는 그 시점부터 정부의 노
력은 열매를 거두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석유 지질학자들의 예측에 따르면 세계 석유생산량은
2010년을 전후해서 최대값에 도달하고, 그 다음부터는 감소한다. 또한 현재 땅속에서 퍼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석유의 양은 1조 배럴 남짓한 정도로 현재와 같이 인류가 해마다 270억 배
럴 정도의 석유를 소비하면 40년도 못가서 바닥난다. 물론 2010년 경부터 석유 생산량이 줄어듦
에 따라 석유 부족 현상이 나타날 것인데, 이는 석유가격의 폭등과 석유확보를 위한 치열한 국가
간 경쟁을 유발할 것이다. 그러므로 재생가능 에너지의 개발은 이러한 문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서는 필수적인 것이다. 재생가능 에너지의 개발은 에너지 고갈과 기후변화를 해결한다는 점에서
뿐만 아니라 산업적인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현재 전세계의 풍력발전 시장은
해마다 40% 가량, 태양전지 시장은 해마다 30% 이상 증가하고 있다. 이들 시장은 풍력의 경우 덴
마크와 독일이 선점하고 있고, 태양전지 시장은 일본과 미국이 선점하고 있다. 한국이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에 뛰어든다는 것은 한국에서 재생가능 에너지를 생산해서 이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관련 설비의 생산을 통해서 세계의 풍력발전이나 태양전지 시장에 뛰어든다는 산업적인 의미도
있는 것이다.
원자력발전도 화석연료의 경우와 같은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 원자력발전도 경제성이 보장되
는 기간은 40여년 정도이다. 그후에는 가격이 아주 높은 우라늄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경제적
이라는 이점이 사라진다. 또한 원자력은 대형 사고와 핵폐기물을 통한 방사능 오염 위험을 지니
고 있다. 원자력 발전과 핵폐기장에 대한 사회적인 거부로 인해서 발생하는 경제적.사회적 비용
또한 점점 더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유럽연합 국가들은 대부
분 원자력발전을 포기하는 방향을 선택했다. 스웨덴,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영국
등 원자력발전을 하던 나라가 대부분 원자력발전소를 이미 완전히 폐쇄했거나(이탈리아), 점진적
으로 폐쇄하고 있거나(스웨덴, 독일, 벨기에, 네덜란드), 잠정적으로 원자력발전을 확대하지 않
기로(영국) 결정했다. 대신에 이들 국가는 태양에너지, 풍력, 조력 같은 재생가능 에너지를 적
극 개발하는 길을 선택했다. 한국도 원자력발전을 함으로써 나타나는 많은 문제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도 재생가능 에너지의 개발로 나아가야 한다.
지속가능한 물 수급을 위해서도 생태적인 전환은 필수적이다. 물은 쓴다고 해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일부 증발하는 것이 있지만 대부분은 질이 약간 낮아진 상태에서 다른 곳으로 흘러간
다. 생태적인 물 수급이란 물의 저장을 생태적인 방식으로 하고, 사용한 후 흘러가는 물을 정화
해서 여러차례 다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대형 댐은 생태적이 아니다. 그것은 40년 정도 물을
가둬두는 용도로 쓸 수 있을 뿐이고, 이 기간 동안 많은 환경문제를 유발한다. 댐에는 끊임없이
토사가 흘러들어온다. 토사가 쌓임으로 인해 댐은 40년 정도가 지나면 담수 능력이 거의 사라지
고 마는데,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토사를 퍼내거나 댐을 다시 건설하는 것이다. 그러나 두가지
모두 많은 비용이 드는 것이고, 더 많은 환경문제를 낳는 것이다. 세계은행과 유엔에서 만든 세
계 댐위원회는 2000년 11월 2년여의 연구결과를 정리한 보고서를 내놓았는데, 보고서는 대형 댐
이 생태계와 지역주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그러므로 한국도 대형
댐 건설을 통한 물확보 정책으로부터 벗어나서 생태적인 물 수급으로 전환해야 한다.
식량 생산도 생태적인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현재의 관행농업을 유기농으로 바꿔야 하는 것이
다. 유기농을 비판하는 사람들은 화학비료와 농기계에 의존하는 농업을 하지 않으면 수확이 크
게 떨어진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유기농은 농업의 일부분에서만 가능한 것이지 농업 전체가 유기
농으로 바뀌는 것은 식량수급 면에서 커다란 손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유기농의 경험
적 사례는 처음에는 유기농의 수확이 관행농법에 비해서 떨어지지만 해가 갈수록 수확량이 증가
해서 결국은 비슷한 수준에 도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러므로 유기농은 관행농법에 비해 여
러 가지 면에서 이점이 많을 뿐 아니라 생산량이라는 면에서도 뒤떨어지지 않는 것이다. 유기농
은 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환경적인 면에서 관행농법보다 크게 유리하다. 토
양 속의 미생물과 지렁이가 번성할 수 있도록 해줌으로써 땅을 살리고, 땅의 함수능력을 크게 높
인다. 그리고 하천으로 흘러들어가는 물을 화학물질로 오염시키지 않음으로써 수질 향상에 기여
하고, 장기적으로는 사람들의 건강증진에 기여함으로써 의료비용을 절감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관행농업은 긴 시간표를 놓고 볼 때 지속가능하지 않다. 토양의 척박화, 하천수의 오염, 토양 함
수능력의 감퇴라는 한계가 지속가능성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농업생산의 유기농으로의
전환은 지속가능한 한국을 만들어가는 데 있어 반드시 필요하다.
교통도 현재의 시스템은 지속가능성의 기준을 통과하지 못한다. 자동차 중심의 교통 시스템은 도
시의 대기질을 크게 떨어뜨린다는 점에서뿐만 아니라 에너지의 비효율적인 이용이란 점에서 개편
되어야 한다. 승용차와 비행기는 한 사람을 태우고 1킬로미터를 달릴 때 교통수단 중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따라서 이산화탄소도 가장 많이 방출한다. 승용차는 기차에 비해 3-4배
나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화물 수송의 경우 화물차는 기차보다 10배 가량 많은 에너지를 소비
한다. 교통수단 중에서 가장 적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은 자전거이다. 승용차 중심의 교통
시스템은 화석에너지 소비를 크게 증가시키고, 따라서 화석에너지의 고갈이라는 지속불가능성의
한계에 부딪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교통 시스템을 자동차 중심, 승용차 중심에서 대중교통수단
과 자전거 중심의 생태적인 것으로 바꾸어야 한다.

5. 과제
현재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에 가장 열심인 국가는 유럽연합 국가이다. 유럽연합에서도 특히 덴마
크, 독일, 네덜란드, 스웨덴, 오스트리아, 스페인 등이 풍력, 태양에너지, 수력, 바이오매스 개
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는 50년이라는 장기 계획을 세워서 이 기간 동안 에너
지 소비를 절반 가까이 줄이고, 이렇게 줄어든 에너지를 대부분 재생가능 에너지로 충당하려 하
고 있다. 이것을 실현하기 위해 이들 국가는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을 고무하기 위한 여러 가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가장 효과적인 제도는 재생가능 에너지원으로 생산한 전기를 원가
를 거의 보장하는 가격에 구입하는 것이다. 독일의 경우 재생가능에너지법이라는 법을 제정하여
전기판매회사가 풍력발전으로 생산된 전기를 100원 가량에, 태양광 전기는 600원 정도에 구매하
는 것을 강제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태양광발전기를 설치하는 사람에게는 장기 무이자 융자를
해주는 방식으로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을 장려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을 장려하기 위해 2002년에 대체에너지촉진법을 개정하여 태양
광이나 풍력으로 생산한 전기를 높은 가격에 구입해야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지만, 1년이 지난 지
금까지 이 법에 따라 전기를 판매한 경우는 하나도 없었다. 그 주된 이유는 전기판매와 관련된
다른 제도들이 판매를 어렵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재생가능 에너지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서는 소규모 태양광발전시설이나 풍력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판매하는 것이 용이하도록 대대
적인 제도 정비가 수행되어야 한다. 이와 함께 이들 시설을 위한 초기 시장확대를 위해 정부청
사 등의 관공서에 태양광발전시설을 의무적으로 설치하는 규정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 융자제도
도 소규모 시설을 설치하는 시민에게도 돌아갈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 현재 재생가능 에너지
보급을 담당하는 기관은 에너지관리공단이다. 그런데 재생가능 에너지는 정부 주도의 중앙집중적
인 방식으로는 보급이 쉽게 이루어지지 않는다. 시민 개개인의 각성과 지역 차원에서의 실천이
우선이고, 이러한 실천을 정부에서 제도를 통해서 뒷받침해주는 방식이 되어야 한다. 현재 에너
지관리공단의 운영방식은 중앙집중적인 것이다. 에너지관리공단을 분권적인 형태로 개편하는 것
이 재생가능 에너지의 확대를 위해서 바람직할 것이다.
물 확보는 대형 댐의 건설이 아니라 함수능력이 뛰어난 산림의 보호와 관리, 논과 밭의 유기농
전환을 통한 토양의 함수능력 증대, 물 절약 및 물 재활용 설비 보급, 그리고 빗물이용 시설의
확대를 통해서 해야 한다. 유기농으로 전환하는 농가에 대해서는 유기농지와 관행농지의 함수능
력 차이를 계산해서 적정한 지원금을 주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한다. 골프장 건설 허가도 물 확보
라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 골프장은 산림을 파괴함으로써 물 저장고를 크게 훼손하는 것이
다. 또한 골프장 유지를 위해서는 엄청난 양의 물이 사용된다. 유네스코에서는 미국이 물을 가
장 많이 낭비하는 국가라고 발표했는데, 그 이유는 미국에서 수많은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기 때
문이다. 골프장을 유지하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물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다.
물 재활용 설비는 높은 정수능력을 가진 것이 이미 나와서 유럽 등지에서 이용되고 있다. 이러
한 재활용 설비 그리고 빗물이용설비의 보급을 위해서 이들 설비를 정부청사나 각급 관공서에 의
무적으로 설치하게 하는 방안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물을 가장 많이 절약할 수 있는 부분은
화장실이다. 화장실 변기에 들어가는 물을 절약할 수 있는 장치는 이미 시판되고 있는데, 이러
한 장치의 개발과 보급을 진작하기 위한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물을 사용하지 않는 화장실의 보
급에도 눈을 돌려야 한다. 3층 정도의 건물에서는 건물 안에 위생적인 방식으로 퇴비화장실을 설
치할 수 있다. 이러한 화장실의 개발과 보급, 그리고 물을 적게 쓰는 비행기용 진공식 화장실 보
급도 고려해야 한다. 퇴비 화장실의 보급은 하천의 수질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다.
유기농으로의 전환에서 우선적으로 확보되어야 할 것은 유기농의 수확량, 유기농지의 함수능력,
하천수질 향상기여도에 관한 수치이다. 이들 수치에 기반하여 유기농으로의 전환이 지속가능한
사회의 확립에 중요하다는 것을 밝혀야 한다. 또 한가지 고려해야 할 것은 유기 기업농의 가능성
에 대한 연구 조사이다. 유럽에서는 백명이 넘는 직원을 채용해서 운영하는 기업적 유기농이 존
재한다. 한국에서는 유기농은 소농경영으로만 가능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기업형태의 영농에
서도 유기농이 가능한지 조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교통은 대중교통 중심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대도시에 전차와 저상버스를 도입하고, 이들 노선
과 기존의 지하철 노선을 연계하여 공영 또는 준공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지하
철을 새로 건설하는 것은 가능한 한 억제해야 한다. 교통 시스템을 대중교통 중심으로 전환하고
도시에서의 승용차 이용을 억제하면 지하철을 파지 않고도 도로의 차선 하나를 전차나 경전철 건
설을 위해 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지하철 노선 한 개의 건설에 들어가는 비용만 가지고
도 여러개의 전차 노선을 만들 수 있을 것이고, 이는 편리한 대중교통 시스템을 만들어내고, 더
나아가서 시민의 대중교통 이용률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재정적인 면에서도 지하철을 건설
하지 않고 지상에 전차노선을 건설하는 것이 훨씬 유리한 것이다. 도시간의 이동을 위해서도 승
용차 중심의 고속도로 건설에서 열차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한국의 철도망은 대단히 취약한
데, 철도망을 확대하고 도로 건설을 억제함으로써 교통에서의 에너지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
아가야 할 것이다.

글 : 이필렬 (한국방송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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