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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교과서 수록 제안 심포지엄 – 마운틴 오르가슴(mountain orgasm)과 백두대간

마운틴 오르가슴(mountain orgasm)과 백두대간

조 용 헌(원광대 동양학 대학원 교수)

1. 마운틴 오르가슴과 山國

‘마운틴 오르가슴'(mountain orgasm)이란 표현은 필자가 만들어낸 신조어이다. 한국의 산에 오
를 때마다 느꼈던 충만감을 나는 마운틴 오르가슴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다른 표현으로는 그 충
만감과 쾌감을 적절하게 표현할 길이 없기 때문이다. ‘오르가슴'(orgasm)이란 단어의 근본 의미
는 둘이 하나가 되었을 때 오는 쾌감을 가리킨다. 흔히 남녀간의 성교를 통해 올라오는 쾌감을
정의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산과 인간이 하나가 되었을 때 느끼는 쾌감을 표현하는 용어로
도 적당한 것 같다. 마운틴 오르가슴이란 바로 산과 인간이 하나가 되었을 때 오는 기쁨이다.
이 세상에는 섹슈얼 오르가슴만 있는 것이 아니라 마운틴 오르가슴도 있는 것이다.
한국의 지형은 마운틴 오르가슴을 느끼기에는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는 물론 필자의 주
관적인 판단이다. 그 판단의 근거는 한국 국토의 70%가 산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있다. 한국
은 산이 아주 많은 나라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세계에서 이처럼 산이 많은 나라도 드물다.
물론 네팔이나 스위스는 한국보다 산이 많다. 양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스위스나 네팔은 산의 비
율이 70%를 넘지만 그 질적인 측면에서 보자면 한국보다 떨어진다. 질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사람
이 살 수 없는 산이 많다는 뜻이다. 네팔이나 스위스는 분명 한국보다 산이 많은 나라지만 해발
2,500미터 이상에는 인간이 거주하기 힘들다. 이들 나라의 산들은 2,500미터가 넘는 산들이 주종
을 이루고 있다. 높은 산은 경외의 대상일 뿐이다. 그러나 평균 1,000미터 높이의 산들이 주종
을 이루고 있는 한국의 산들은 인간이 쉽게 접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무가 우거져 있고,
계곡에는 물들이 흐르고 있어서 사람이 살 수 있는 산들이다. 알프스만 하더라도 높이가 높고 겨
울에는 눈이 많이 와서 사람이 살기에는 부적당하다. 미국의 록키산맥도 산이 너무 크고 웅장해
서 사람이 마음 편하게 살기에는 역시 적합하지 않다. 한국 산과 같은 아늑함이 느껴지지 않았
다. 중국의 경우에는 땅이 넓어서 어떤 지역에는 산들이 많지만 어떤 지역에는 산들이 거의 없
는 평야지대로만 이어져 있다. 그런가 하면 서북쪽에는 황토고원지대와 사막으로 이루어져 있
다. 한국처럼 수목이 울창하고 동물이 살고, 더불어 사람이 살 수 있는 산은 한정되어 있다고 보
아야 한다. 일본의 산들이 한국과 비슷하긴 하지만, 일본은 평야지대가 한국보다 많다. 산이 차
지하는 비율은 한국보다 낮다. 천산산맥(天山山脈)의 중심에 있는 산악국가인 키르키스탄을 가보
니 거의 대부분의 산들이 3∼4천 미터의 높이라서 인간이 살 수 없는 척박한 산들이었다. 대부
분 험악한 바위와 꼭대기에는 만년설들이 쌓여 있어서 구경하기에는 더 없이 장관이지만, 사람
이 집을 짓고 살 수 없는 환경이었다. 고원지대라서 날씨가 춥기 때문에 평소에는 산에서 거주
할 수 없고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의 2∼3달만 양떼를 끌고 와서 풀을 뜯기는 것이 고작이었다.
바라보는 경관은 일품이지만, 인간이 살 수는 없는 산들일 뿐이다. 이를 종합하여 보면 세계에
서 사람이 살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춘 산은 한국이 가장 많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이 점에
서 한국과 다른 나라는 차이가 있다. 그러므로 한국은 ‘世界 最高의 山國’이라고 정의하고 싶
다. 山國이라는 의미는 인간이 살 수 있는 조건을 갖춘 산의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말이
다. 산업화의 증가와 함께 등산인구가 세계적으로 점차 늘어가는 추세에 있지만, 인구비율로 볼
때는 한국의 등산인구가 세계적으로 몇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이유도 한국이 지닌 이러한 조건
과 무관하지 않다. 여기서 비약한다면 마운틴 오르가슴을 느끼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산국인 한반도의 메인스트림을 형성하고 있는 백두대간은 바로 그러한 마운틴 오르가슴
을 쉬지 않고 발전시키고 있는 발전소라고 볼 수 있다.

2. 백두대간과 풍수

산이 국토의 70%를 차지하고, 그 산들도 1,000미터 내외의 높이라서 인간이 거주할 수 있는 산
이 많은 한국에서는 독특한 산악문화가 발달하였다. 그게 바로 풍수이다. 풍수는 중국에서 발생
하였지만, 현재는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풍수문화가 작동되는 나라이다. 풍수의 종주국
인 중국에서는 근래 공산주의의 영향으로 거의 사라져 버렸고, 일본은 화장(火葬)문화의 영향으
로 풍수의 영향이 적은 반면 한국에서는 아직도 풍수가 일반인의 관심사로 존재하고 있는 실정이
다. 풍수는 배산임수와 좌청룡 우백호가 골격이다. 이 조건을 가장 잘 갖춘 나라가 한국의 지형
이다. 이는 앞에서 말한 ‘세계 최고의 산국’이라는 맥락과 궤를 같이한다. 미국의 로키산맥을 보
니까 산맥의 형태가 너무 거대해서 좌청룡 우백호를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오밀조밀하
게 거미줄처럼 산이 배치되어 있는 형세가 한국의 산세이다. 백두대간의 지형은 풍수의 원리를
적용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산세라고 하는 것이 외국 여러 나라의 산세를 답사해본 필자의 결론이
다. 다시 말해서 백두대간이 존재하기 때문에 풍수가 현재까지 존재하는 것이다.
풍수가 지향하는 바는 무엇인가. 한마디로 ‘인위와 자연의 조화이다’라고 말하고 싶다. 좁게 말
하면 건축이라는 하는 인간의 주거문화가 산이라고 하는 자연과 어떻게 하면 조화를 이룰 것인가
를 연구한 것이 풍수이다. 인위와 자연. 이 두 요소가 조화를 이루었을 때 나타나는 현상은 역
시 마운틴 오르가슴이다. 인위와 자연의 조화를 추적해 본다면 역시 인간과 산의 조화로 환원된
다. 고로 풍수의 핵심은 마운틴 오르가슴이다.
내가 보기에 마운틴 오르가슴이 지향하는 목표는 2가지이다. 하나는 건강이고, 다른 하나는 靈性
이다. 건강과 영성은 21세기의 화두라고 생각한다. 먼저 인간은 건강해야 하고, 그 다음에는 영
성, 즉 정신의 자유를 추구할 수밖에 없다. 건강과 영성이 아울러 충족되는 삶은 행복한 삶이
다. 2가지를 순서로 놓고 보면 먼저 건강이고 그 다음에 영성이다. 산에 많이 다니면 건강해진
다. 등산 인구의 획기적인 증가는 이 진리를 말해준다. 자동차의 증가로 하체운동이 갈수록 적어
지는 현대인에게 산을 오르내리는 등산은 최적의 운동이자 건강을 회복하게 해주는 처방이다. 건
강 다음에는 영성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모든 종교시설은 산에 집중되어 있다. 산은 인간으
로 하여금 영성을 체험하게 해주는 성스러운 공간이었다. 한국의 정신문화도 역시 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한국의 정신사를 이끌어온 3대 맥, 즉 儒, 佛, 仙의 유적들은 백두대간의 이곳 저
곳에 배치되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삼교 가운데서도 현재까지 가장 많은 사원이 남아 있는
불교가 대표적이다. 대략 3천여 개의 불교사찰이 전국의 산에 산재되어 있다. 조선시대 유교 식
자층이 일관되게 선호한 그림이 산수화이다. 산수화의 핵심은 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사상이
다. 즉 人中山이요, 山中人의 경지인 것이다. 따라서 한국의 精神史는 백두대간을 따라서 존재
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의 산들을 돌아다니다 보면 곳곳마다 불교 사찰이 자리잡고
있고, 선교의 유적들과 유교의 서원이 발견된다. 황량하지가 않다. 이는 로키산맥의 상황과 비교
해 볼 때 분명 한국문화의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놓고 보면 백두대간이 존재한다는 것
은 한국사람들이 건강과 영성을 실현할 수 있는 천혜의 조건을 갖추고 있는 셈이다. 백두대간은
21세기에 한국인의 삶을 건강하고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기도 하다.
풍수가 지향하는 양대 골격이 건강과 영성이라고 한다면 ‘명당에 묘를 써서 벼슬도 하고 재물도
많이 얻는다’고 하는 기존의 기복적(祈福的) 풍수는 어떻게 되는 것인가 하는 물음을 제기할 수
있다. 풍수에는 분명 기복적인 측면도 존재한다. 한국사람들은 1천년이 넘는 세월동안 그러한 기
복적인 풍수문화에 익숙해 왔다. 문제는 기복적인 풍수를 오늘날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기복풍수는 영성의 부수적인 측면이라고 해석하고 싶다. 모든 종교에도 기복적인 측면
이 존재한다. 기복은 현실문제에 고민하는 범부중생의 삶에서 제외시킬 수 없는 부분이다. 마찬
가지로 풍수에서도 기복적인 측면이 존재한다. 영성의 밝은 측면이 산과 인간이 하나가 되는 梵
我一如의 경지라고 한다면, 발복풍수는 세속적인 집착과 결부되어 있다는 측면에서 영성의 어두
운 측면이라고 볼 수 있다.

3. 음양오행과 백두대간

산은 그냥 산이 아니다. 산마다 관상(觀相)이 다르고 격국(格局)이 다르다. 산의 관상과 격국을
인수분해 하는 공식은 陰陽五行이라는 패러다임이다. 동양의 지적 전통에서는 산을 볼 때 음양오
행이라는 세계관에 비추어서 이해하여 왔다. 이는 天.地.人 三才思想과 같은 맥락이다. 天이라
는 시간과, 地라고 하는 공간, 그리고 人이라고 하는 존재라는 서로 유기적 회통관계에 있다는
세계관이기도 하다. 하늘에는 달과 태양, 그리고 수성, 화성, 목성, 금성, 토성이 인간에게 밀접
한 영향을 미친다. 땅에는 이러한 천체관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즉 산의 형태에 있어서도 하
늘과 같이 음양오행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고 여겼던 것이다.
산을 볼 때 먼저 陰山과 陽山으로 구분하여 본다. 음산은 肉이 많은 산을 일컫는다. 肉이란 흙
을 가리킨다. 산에 흙이 많이 뒤덮여 있는 두터운 산을 보통 음산이라고 부른다. 예를 들면 지리
산, 오대산, 모악산과 같은 산이 한국의 대표적인 肉山이자 陰山이다. 음산이 지닌 기능은 흙에
서 밭농사를 지을 수 있고, 많은 산나물과 산과일들이 생산되므로 사람의 거주가 용이하다는 점
이다. 지리산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지리산은 주변 둘레 5백리에 걸쳐 수많은 촌락을 형성하고
있고, 그 촌락마다 고유한 산풍습이 존재하고 있다.
양산은 骨이 많은 산을 일컫는다. 骨이란 바위를 가리킨다. 바위가 많이 노출되어 있는 산을 양
산이라고 본다. 예를 들면 설악산, 가야산, 월출산과 같은 산이 한국의 대표적인 骨山이자 陽山
이다. 양산은 바위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지기(地氣)가 강하게 방사된다고 여긴다. 바위와 地氣
는 비례한다. 그러므로 바위가 많은 산은 종교적 영성하고 깊은 관계가 있다. 이를 증명하는 것
이 바로 바위산에 자리잡고 있는 수많은 불교의 사찰과 도교의 도관들이다. 바위로 이루어져 있
는 산은 보통 惡山이라고 부르는데, 惡山이란 의미는 지기가 강해서 일반인은 살기에 적합하지
않다. 바이브레이션이 너무 강하다. 서울의 평창동이 터가 세다는 항간의 이야기는 바위가 많이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과 관계된다. 바위가 많은 곳은 강력한 지기를 흡수할 수 있는 정신수련자
가 살기에 적합하다. 불교사찰이 들어서면 맞다. 그래서 바위산에서는 사리탑이 많이 발견되다.
사리가 나올 정도의 고승들은 대개 바위산에서 수도를 한 경우가 많다. 음산은 일반인이 생활할
수 있는 공간으로 보지만, 양산은 정신수련자들이 살기에 적당하다. 한국의 백두대간은 중간 중
간에 이름난 명산들이 많고, 그 명산들은 대개 양산이다. 한국의 양산은 화강암이 주종을 이룬
다. 바위 중에서도 강도가 강한 바위가 화강암이다. 서예에서 말하는 필체나 산수화에서 骨氣라
고 말할 때, 그 골기는 화강암에서 방출되는 기를 이야기한다. 한국의 백두대간에서 영성과 관계
되는 산들은 양산이고, 그 양산들은 대부분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산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화강암에서 나오는 지기는 砂岩이나 현무암 등 다른 바위에서 방사되는 지기보다 월등히 강하
다. 다른 나라의 바위보다 강하다는 뜻이다. 아울러 화강암이 노출된 산을 등산할 때 건강과 영
성의 부분도 비례해서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음양 다음에는 오행으로 형태에 맞추어 산을 본다. 오행이란 수, 화, 목, 금, 토이다. 水形의 산
은 산 봉우리들이 날카롭지 않고 물결 흘러가는 것처럼 밋밋하다. 人傑은 地靈이라는 전통적 山
水觀에 비추어 보면 이러한 산세에서는 지략가가 많이 배출된다고 여긴다. 화형은 불꽃처럼 끝
이 뾰쪽 뾰쪽한 산을 말한다. 대표적으로 영암의 월출산 합천의 가야산이 해당된다. 이러한 산들
은 종교적인 기돗발이 잘 받는다고 본다. 종교적인 감응이 빠른 산들이라서 종교적 사원이 많이
세워져 있다. 목형은 삼각형의 모습처럼 생긴 산이다. 풍수가에서는 흔히 목형의 산을 文筆峰이
라고 부른다. 삼각형 산의 모습이 마치 붓의 모습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런 산
세에서는 붓을 잘 쓰는 학자나 귀인이 배출된다고 여긴다. 武보다는 文을 숭상했던 조선시대에
사대부들이 가장 선호했던 산의 형태는 목형이었다. 학자를 귀하게 여긴 사회관습이 작용하였음
은 물론이다. 필자가 우리나라 전통 명문가들의 고택을 답사해본 결과 집 앞에 문필봉이 있는 경
우가 많았다. 정면에 문필봉이 보이는 터는 사대부의 집터로 잡았거나 아니면 서원과 같은 유교
적 시설들이 자리잡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금형의 산은 철모를 엎어 놓은 모습이다. 북한산의 인
수봉, 문경 봉암사 뒷산인 희양산, 전북 진안의 마이산의 금형산의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런 산
들 역시 지기가 강하고, 장군이 많이 나온다고 믿었다. 토형의 산은 테이블처럼 평평한 모습의
산을 가리킨다. 토는 오행에서 중앙이 지닌 균형감각과 덕을 상징한다. 그래서 가장 귀하게 여겼
다. 집 앞에 토체형의 안산이 자리잡은 터는 제왕이 나온다고 믿었다. 박대통령 할머니 묘앞에
보이는 안산이 토형이다. 풍수가에서는 이 토형의 안산으로 인해서 대통령이 배출되었다고 믿는
다.

산의 형태에 따라서 오행으로 분류하는 방식은 조선시대 그 고을의 장날을 정할 때에도 적용되었
다. 장날은 보통 5일 간격으로 정해져 있다. 1일에 장날이 서면 그 다음에는 6일 날에 장이 선
다. 2일에 장이 서면 그 다음 장날은 7일이다. 어떤 지역의 주산(진산)이 목형의 모습을 하고 있
으면 그 지역의 장날은 3일과 8일이 해당된다. 왜냐하면 목은 상수역학(象數易學)에서 3과 8이라
는 숫자를 상징한다. 그래서 3일과 8일을 장날로 정한 것이다. 만약 그 지역의 주산이 둥그런 철
모 모양의 금형을 하고 있으면 장날은 4일과 9일 된다. 금은 상수역학에서 4와 9라는 숫자를 상
징한다. 수는 1과 6, 화는 2와 7, 토는 5와 10이다. 그 지역이 장날이 5일과 10일 것 같으면 역
으로 그 지역의 주산 모습이 토체형이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물건을 사고 팔 뿐만 아니라
정보와 물물교환의 장소인 장날을 정할 때에도 산의 모습을 따라 정했다는 사실은 우리의 생활
과 산이 얼마나 긴밀한 관계에 있었던가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자료이기도 하다.

4. 백두대간과 물

풍수가에서는 산은 물을 건너지 못한다고 본다. 산은 지하에서 올라오는 火氣를 상징한다면 물
은 水氣를 상징한다. 수와 화는 음양을 상징하고 오행을 대표한다. 그만큼 중요하게 보는 요소이
다. 따라서 산맥의 움직임은 물이 지나가면 일단 멈추는 것으로 본다. 백두대간은 대소의 많은
하천, 강들과 엮어져 있다. 백두대간이라고 하는 산이 씨줄이라면 하천과 강들은 날줄이다. 이
둘이 얽혀져서 한반도를 이룬다. 산과 물은 둘이면서 하나이다. 산이 있으므로 계곡이 있고, 계
곡이 있으므로 물이 있다. 수화는 둘이면서도 서로 융합될 때 묘용이 발생한다. 주역에서 말하
는 수화기제(水火旣濟)가 바로 그 묘용을 암시하고 있다. 수는 위로 가면서도 화는 아래에 있는
형태가 수화기제이다. 인체에 비유하면 머리는 시원하고 아랫배는 따뜻해야 한다. 이래야 건강하
다. 건강한 사람은 수화기제의 상태이다. 영성을 체험하는 사람의 상태도 역시 수화기제의 상태
이다. 백두대간의 발원지이자 우리민족의 영산인 백두산이 수화기제이다. 정상에 천지가 있고 아
래에는 마그마라고 하는 화기를 머금고 있기 때문이다. 영산인 한라산 역시 천지가 있다. 수화기
제를 상징한다. 전통적으로 명산의 조건은 물이 많은 산이라고 한다. 바위로 이루어진 평평한 마
당바위 옆으로 계곡물이 흐르는 곳을 靈地로 간주하였다. 바위에서 품어져 나오는 화기와 계곡물
이라고 하는 수기가 조화를 이루는 탓이다. 그래서 조선의 선비들은 주거조건을 따질 때 무엇보
다도 ‘溪居’를 가장 이상적인 조건으로 여겼다. 택리지에서 선호하는 주거공간이 바로 溪居이
다. 계곡 옆에서 거주함을 말한다. 산수화에 등장하는 ‘高士觀水’라는 화제도 따지고 보면 계거
를 지칭한다. 화강암이 주조를 이루고 있는 백두대간의 산들은 많은 자연적으로 계거의 조건들
을 만들어 놓고 있다. 바위와 물이 아울러 어우러진 곳에 정자를 지어 놓는 법이다. 유명한 정자
들은 거의 계거의 지형에 설치되어 있고, 그 계거의 성분을 분석하여 보면 화강암과 물이다. 백
두대간은 화강암과 물이 어우러진 수많은 계거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료출처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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