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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자매의 커피이야기] 지금은 커피혁명의 시대 – 서드웨이브커피(Third wave coffee)

지금은 커피혁명의 시대 – 서드웨이브커피(Third wave coffee)

 

박정임(환경운동연합 회원, 장인커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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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의 거대한 파도가 새로운 물결을 만들었습니다. 지난해, 춥지만 함께여서 따뜻했던 광장에서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 후 우리는 새로운 물결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다이내믹한 나라가 또 있을까요? 이렇게 민주주의 교과서로 쓰일 맞춤한 나라가 또 있을까요?

우리가 늘 마시는 커피도 다이내믹한 세 번의 큰 물결을 지나왔습니다. 이슬람의 음료로 탄생하여 유럽을 돌아 미국으로, 극동 조선에 까지 전해진 커피는 이제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음료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흔하게 듣게 되는 서드웨이브커피, 공정무역커피, 스페셜티커피, 핸드드립커피, 자가배전 등의 단어들은 어떻게 해서 만들어진 것일까요?

커피의 첫 번째 물결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습니다. ‘보스턴 차 사건’ 이후 커피가 대중화하는 시기를 말합니다. 18세기 말부터 서서히 진행된 이 물결은 1960년대 중반까지 진행되었는데, ‘퍼스트웨이브커피 first wave coffee’의 시기, 커피 대중화의 시기라고 합니다.

1773년, 대표 없이 과세 없다! 보스턴 차 사건

동인도 회사의 차(茶)만 강매하고 그 차에 높은 세금을 물리려던 영국에 항의하기 위해 북아메리카 식민지인들은 보스턴항에 정박해 있던 배에 올라가 실려 있던 차를 불태우고 바다에 던져버렸습니다.

보스턴 차 사건을 그린 석판화(1846년작)

보스턴 차 사건을 그린 석판화(1846년작)

이 ‘보스턴 차 사건’으로 인해 차에 심리적인 거부감을 느낀 탓인지 차 소비가 급감하고 커피소비가 늘어났습니다. 태우듯이 강하게 볶은 콩을 진하게 우려먹던 그동안의 방법과는 달리 늘 마시던 차와 비슷한 농도로 마시게 된 것도 이 때부터입니다. 볶은 콩을 거름망이 장착된 주전자에 넣고 끓이면 구수하고 살짝 신맛이 감도는 커피가 되었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보리차 같은 느낌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식민지인들은 독립의 기틀을 마련하였고 우리는 ‘아메리카노’라는 커피를 얻게 되었습니다.

이후 서구열강이 제 3세계에 커피농장을 개척하면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고 교통수단이 발달함에 따라 유통도 함께 발달하게 되는데 이 시기를 커피의 퍼스트웨이브라고 합니다.

1970년대가 되면서 사람들이 일상적으로 커피를 마시게 되자 소비자는 좀 더 질 좋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열망이, 커피를 파는 상점은 보다 좋은 커피를 제공하고 싶다는 생각이 커지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맛없는 커피를 일상적으로 매일 마시던 사람들은 커피의 향과 맛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커피상점에서는 질 좋은 커피로 볶은 커피의 향과 맛을 선보이게 되고 나아가 커피에 우유를 타거나 초콜릿향, 카라멜향 등을 첨가하여 팔기 시작했습니다. 이 커피들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습니다. 주로 미국의 시애틀을 중심으로 한 커피상점에서 이런 움직임이 시작되었는데 ‘스타벅스 커피’도 그 역할을 담당한 회사 중 하나입니다. ‘세컨드웨이브커피 second wave coffee’의 시작입니다. 좋은 커피를 마시고 싶다는 소비자도 늘어났고 고품질의 커피를 제공하고 싶다는 카페도 늘어난 시기이지요.

1971년 초창기 스타벅스 로고

1971년 초창기 스타벅스 로고

자, 이제 1990년대로 접어들면서 고품격의 커피를 찾으면서도 커피에 의미를 부여하기 시작한 시기가 찾아옵니다. 이런 움직임을 우리는 커피의 혁명, ‘서드웨이브커피’third wave coffee 의 시대라고 합니다. 앞서 말한 핸드드립, 공정무역커피, 스페셜티커피, 자가배전 등의 말은 이때부터 광범위하게 쓰이게 되었습니다.

대형 유통회사나 무역상사에서 도맡던 커피수입을,  커피를 좋아하는 커피헌터들이 직접 아프리카로 남아메리카로 동남아시아로 찾아다니며 농민의 얼굴을 직접 보고 그들의 작은 농장에서 커피를 직접 확인하고 구매하기 시작했고 커피의 향과 맛을 평가하는 객관적인 기준을 만드는 협회도 만들었습니다. 이와 함께 커피종자와 커피농사의 지속성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농민들과 유기적이고 지속적인 관계를 맺으며 서로 협력하기 시작했습니다.

1875년 과테말라의 커피농장

1875년 과테말라의 커피농장

이렇게 우리 곁으로 온 커피는 누가, 언제, 어디서, 어떻게, 생산하고 운송하였는지를 알 수 있게 되었고 이런 시스템으로 거래된 커피가 공정무역커피라는 이름으로, 고품격의 스페셜티커피라는 이름으로 자가배전을 거쳐 핸드드립으로 정성스럽게 내려져 우리의 오감을 즐겁게 해주고 있답니다.

그린빈을 보고 있노라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습니다. 마대자루 안에 담긴 햇콩을 그릇에 담고 손을 얌전하게 넣어보면 손이 촉촉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농부의 땀과 대지의 에너지를 느끼는 순간이지요. 그리고는 조용히 콩에게 물어본답니다. ‘너를 어떻게 볶아야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원두가 될까?’ 하고요.

볶기 전의 햇콩 ⓒ환경운동연합

볶기 전의 햇콩을 만져보면 그것을 키운 농부의 땀과 정성이 느껴진다. ⓒ환경운동연합

‘서드웨이브커피’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사실 ‘장인커피’와 같은 작은 로스팅샵이 생기기 시작했다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어쩌면 커피를 통하여 산지와 소비자간의 ‘화합과 소통’을 의미하는 것일테니까요.

대형 공장에서 100kg 짜리 어마어마한 로스팅 가마에 커피콩을 한꺼번에 넣고 기계조작으로 볶아지는 커피콩의 시대를 지나 커피콩이 자란 떼루아(재배환경과 이력)를 알고 콩이 지닌 향과 맛을 상상하면서 정성껏 볶아내며 그 커피가 가진 스토리를 소비자와 함께 공유하는 로스팅샵이 많아진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기분 좋은 일입니다. 무엇보다 한잔의 커피가 우리에게 오기까지 무수한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주는 세련된 소비자와의 소통이야말로 ‘서드웨이브커피’의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드디어 우리도 새로운 대통령을 맞이하였는데요. 첫날부터 부드럽게 화합하고 소통하는 모습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계시더군요. 부디 우리에게도 상생의 따뜻한 물결이 일어나기를 함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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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홍보팀 은 숙 C

미디어홍보팀 은 숙 C

"창백한 푸른 점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적나라 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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