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2017 봄, 새소리 탐조 다녀왔습니다

시각장애인과 함께하는 새소리탐조.
벌써 3년째 진행하는 행사입니다.
2017년 봄에는, 서울맹학교  유치부(4/14), 초등부(4/27) 어린이들과  미사리에 다녀왔습니다.
초등부 어린이들과 함께 한 하루를 소개합니다.

간혹  영화 홍보를 하면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라는  문구를 볼 수 있는데요,
소리가 안들리거나 앞이 안 보이는 사람도 장벽이 없이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지요.
이번에 다녀온 미사리 경정공원을,  몸이 불편한 사람들도 놀러가기 쉬운 ‘배리어프리 관광지’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앞이 잘 안 보이는 사람이 길을 걸을 때는 울퉁불퉁한 바닥이나 돌맹이 같은 장애물이 있으면 위험합니다. 게다가 맹학교 친구들 가운데서는 중복장애를 가진 친구들이 있어서 걸음이 불편한 친구들이 있는데,  이들과 함께 가기 좋은 곳이 미사리 경정공원입니다.
숲길 바로 옆까지 차량이 닿을 수 있고,  바닥이 비교적 평탄해서 휠체어와 유모차가 다닐 수 있답니다.  걷기 불편한 사람들이 쉽게 올 수 있는 곳이지요. 이 날도 군데군데 유치원에서 소풍나온 꼬맹이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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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길게 늘어진 왕벚나무가 이날의 방문객들을 맞이해 주었습니다.
‘시각장애’라고 해도, 장애정도가 제각각 다릅니다. 탐스런 왕벚나무 송이를  전혀 볼 수 없는 친구도 있고, 희미하게나마 보이는 친구도 있지만, 모두 손을 뻗쳐 한 번씩 만져 볼 수는 있답니다.
왕벚나무 꽃잎이 선사하는 신선한 촉감을 느끼며 이날의 탐조를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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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조를 시작하기 전에 아이들에게 새에 대해 설명해 줄 학습자료입니다.
새모형, 깃털, 새소리 나는 교구 등등
새 모형들은 전문교구를 구할 수가 없어서, 탐조를 준비하는 이병우 선생님이 인테리어 매장 등을 돌며 준비한 것들입니다.  이러한 모형을 통해 새의 생김에 관한 대략의 특징은 전달할 수 있지만, 새의 크기에 대해서는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습니다.
시각장애인의 한 학부형은, 아이가 닭과 두루미의 크기가 같은 줄 안다며 아쉬워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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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를 잡아서 직접 만져보면 좋겠다는 바램을 주신 학부형도 있었는데,
야생조류를 잡아서 만지는 것은 어려운 일일 뿐더러, 새에게도 좋은 일이 아니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늘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이날,  드디어 야생조류를 만져볼 기회가 생겼습니다.
생물학을 공부한  회원 한 분이 박제를 여러 종류 기증해 주신 것입니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호랑지빠귀의 깃털은 생각 이상으로 부드러웠고, 몸무게는 놀랄만치 가벼웠습니다.
아이들 뿐 아니라,  선생님들과 자원봉사자들도 모두 처음으로 새의 깃털 감촉을 느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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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뭇가지 사이에 놓인 것은, 스피커입니다.  탐조 전 새소리를 익히는 데 도움이 됩니다.
산이 가까운 동네에서는 아침마다 우는 멧비둘기, 소리로는 얼른 알아채기 어려운 참새,  높고 살짝 시끄러운 소리를 내는 직박구리, “꾀꼬리 같다”는 말이 왜 나왔는지 알 것 같은 꾀꼬리,  ‘솓쩍다’ 소리를 내서, 올해 밥솥이 넘칠 정도의 풍년을 예고한다는 소쩍새 …

처음 들어본 소리도 있고, 자주 들어본 소리고 있고 … 다함께 새소리에 귀울 기울여봅니다.

이런, 스피커에서 까치의 소리가 나니,  진짜 까치 소리가  나네요. 누가 자신의 영역을 침범했나 싶어서 날아 오는  것이라고 합니다. 새들은 이렇게 방어의 의미로도, 또 구애의 의미로도 소리를 냅니다. 봄철은 특히 짝짓기의 계절이기 때문에 애인을 찾는 새들의 소리를 많이 들을 수 있는 계절이지요.
(새소리는 어플리케이션을 통해서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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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동안 쉿!
잠시 사람이 내는 소리를 멈추고 자연의 소리에 집중해 봅니다.
여러 사람이 적막함 속에서 보내는 1분은 꽤 긴 시간입니다.
바람이 나무를 지나가는 소리, 참새소리, 딱따구리 소리 …
그 사이 많이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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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소리에 대한 사전공부를 마치고, 이제 숲길을 걸으며 새소리를 들어봅니다.
안내자의 손을 잡고, 함께 걷다가 소리가 들리면 잠시 멈추어 어느 쪽에서 소리가 나는지 귀를 기울여봅니다.

길을 걸으며 바닥의 감촉도 느껴봅니다.
평평한 흙길이 있는가 하면, 잔디가 많이 덮여서 푹신한 길도 있고 낙엽이 남아있어서 바스락거리는 길도 있습니다.
안내자가 민들레 홀씨를 따다가 살랑살랑 볼을 간지렵혀 주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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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되어 땅에는 다양한 풀들이 솟아났습니다.
천천히 손으로 바닥을 더듬으며 땅위에 돋아난 풀꽃을 만져봅니다.
함께 한 안내자도,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바닥의 풀들 모양을 유심히 살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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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인공 새 집에 손을 넣어보는 순서입니다.
예정대로라면 딱따구리 둥지에 가 볼 예정이었는데, 어느새 거미가 자신의 집으로 삼아버려서, 이번에는 가지 못했습니다.
새 집은, 새가 늘상 머무는 곳은 아니고, 새끼를 부화하고 어느정도 자랄 때까지 키우는 곳입니다.
이렇게 둥지를 만져보면서 새들의 습성을 또 한 번 익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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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풀밭에서 다함께 사진을 찍고 행사를 마쳤습니다.
소리를 듣는 어린이들도, 안내자로 함께 한 봉사자들도 모두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법무법인 한결의 후원으로, 환경운동연합과 에코버드투어가 함께 진행하며, 겨울에는 철원에서 두루미 소리 탐조를 들으러 갈 예정입니다.

시민참여팀 김보영

시민참여팀 김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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