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콩자매의 커피이야기] 베토벤은 아라비카 커피를 마셨을까?

바흐, 베토벤, 고흐가 마신 커피는?

박정임(환경운동연합 회원, 장인커피 대표)

바흐의 ‘커피칸타타’ 악보

바흐의 ‘커피칸타타’ 악보

 

커피를 즐겨마셨던 바흐의 ‘커피칸타타’를 아시나요?

과년한 딸이 커피마시는 것만 좋아하고 시집갈 생각을 안하니 그렇게 마셔대다가는 시집도 못간다고 말하는 아버지와 그래도 좋으니 계속 마시겠다는 딸의 이야기를 아주 유쾌하고 재밌게 풀어놓은 곡으로, 이 이야기의 끝을 말하자면 커피를 마시는 영민한 딸은 결혼도 하였고 결혼 후에도 커피를 계속 마실 수 있는 권리도 획득했다고 하네요.

베토벤은 작업하기 전에 한결같이 커피를 마셨다고 합니다. 커피콩 60알을 세고는 커피를 갈고 내려마셨다고 하는데요. 콩 60알은 8g정도 됩니다. 에스프레소 한잔에는 8g, 핸드드립 1인분의 양이 10g 정도의 커피콩이 필요하니 1인분의 정량을 알았던 것 같네요. 어둡고 퉁명스런 성격에 이성에게도 별 인기가 없어 평생을 독신으로 살았던 베토벤에게 커피는 아마 유일한 위로가 되었겠지요. 그 위대한 합창교향곡의 환희 송가를 썼을 때는 아마 세상 최고의 커피를 내리고 맛본 다음이 아니었을까 하고 혼자 상상해봅니다. 역사는 상상하는 자의 몫이기도 하니까요.

Café Terrace at Night 빈센트반고흐. 고흐는 매일밤 카페에 나와 그림을 그렸다.

Café Terrace at Night 빈센트반고흐. 고흐는 매일밤 카페에 나와 그림을 그렸다.

불우한 생애를 보낸 천재화가 고흐는 사랑하는 동생 테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테오가 보내준 돈으로 그림에 필요한 재료비와 모델료를 제외하고는 커피와 담배, 약간의 빵을 산다고 썼습니다. 이틀에 23잔의 커피를 마셨다고도 편지에 썼습니다. 고흐와 고갱은 당시에는 고급품이었던 커피를 즐겼고 먹을 것이 없어도 하루에 10잔정도의 커피를 마셨다고 하는군요. 매일 먹을 빵값까지 아껴가며 커피를 즐긴 이유는 커피가 그들의 창작의 원천이었기 때문이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면 바흐와 베토벤, 고흐가 마신 커피는 어떤 종류의 커피였을까요?

커피를 크게 두 종류로 나누어보면 아라비카종과 카네포라종이 있습니다.

아라비카종은 주로 양질의 토양을 가진 고원지대에서 생산하며 병충해에 약하고 생육조건이 까다로운 대신 향과 맛이 뛰어난 훌륭한 커피 품종입니다. 아라비카종에게 치명적인 병은 곰팡이병인데, 실제로 스리랑카의 커피밭이 곰팡이병으로 절멸되어 차밭으로 바뀐 예도 있습니다. 아라비카종은 자연교배, 인공교배를 거처 브루봉, 티피카, 게이샤, 문도보노, 카투아이, 카티모르, 아카이아, SL28, SL34 등 현재 약 70여종이 있습니다.

커피나무

커피나무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구수한 커피향에 끝맛이 살짝 단향이 감도는 커피는 거의 브라질에서 생산하는 브루봉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공정무역으로 잘 알려진 동티모르커피는 애초에 티피카종이었고요. 동티모르커피는, 공정무역으로 물질적으로 농민들에게 도움을 주자는 의미와 아라비카원종인 ‘티피카’를 보호하자는 의미가 함께 있습니다.

카네포라종은 들판에 씨만 뿌려놓아도 잘 자란다고 할 만큼 강한 종입니다. 흔히 로부스타종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나무가 병충해에 강하기 때문에 ‘로부스타 robusta’-강하다-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합니다. 나무 한 그루당 생산량이 많고 기억할만한 특별한 향과 맛은 없습니다. 쓴맛이 강하고 카페인 함량이 많아 주로 인스턴트커피나 저렴한 블렌딩용으로 많이 쓰이지요.

아라비카종은 지구온난화, 기후변화, 병충해, 커피밭의 택지화 등으로 매년 수확량이 감소하는데 반해 카네포라종은 강인한 생명력과 인공교배 등으로 매년 생산량이 늘고 있습니다. 아라비카종만 고집했던 커피수입국가나 업체들도 커피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아라비카커피의 생산량 저하로 점점 ‘괜찮은’ 카네포라종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커피콩을 고를 때의 즐거움이 또 하나 늘었네요. 재배지와 더불어 커피콩의 종류를 확인하고 향과 맛을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 합니다.

원두

원두

4월, 서촌, 누하동 251번지 일대는 한창 좋은 시절을 맞이하고 있답니다. 흩날리는 벚꽃과 연초록의 설레임을 만끽하면서, 커피한잔 어떠세요?

참 질문에 대한 답을 드려야겠죠?

바흐, 베토벤, 고흐가 마신 커피는 아마 아라비카종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가난한 농민이 열심히 농사지은 양질의 커피콩은 아마 좋은 값을 주고 팔았을 겁니다. 아니면 당시에는 싼값에 빼앗겼을 수도 있겠네요. 어찌되었건 유럽에서 유통된 커피는 아마 아라비카종이었을 거라고 ‘상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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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홍보팀 은 숙 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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