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이 푸른 신록을 3분짜리 케이블카에 가두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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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블카에서 바라본 내장산 신록ⓒ나혜란


4월 27일 내장산에 갔습니다. 저는 지금도 내장산 신록의 아름다움에 흠뻑 젖은 미소를 머금고 있습니다. 그 벅찬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스럽습니다. 여기 연두색 물감이 있습니다. 그 물감에 물의 농도를 많이 하여 살포시 찍고 적게 하여 푹 찍어도 보고 가끔 연분홍색 물감도 살짝 묻혀봅니다. 어느 하나 튀는 색 없이 은은하고 고요하게 펼쳐진 연두 빛이 벌써 그립습니다. 이번 답사에는 국립공원을 사랑하는 시민들의 모임, 호남 대학교 오구균 교수님, 지리산생명연대, 녹색연합, 우이령보존회와 함께 하였습니다. 오구균 교수님께서는 내장산은 단풍보다 신록이 더 아름답다고 하십니다. 붉은 단풍은 사람을 흥분시키지만 푸른 신록은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한다네요. 저도 그 절경에 물들어지는 순간 마음이 풍요롭고 여유로워 지는 것을 느꼈습니다. 신록에 반한 사람은 가을 단풍을 보러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떼 지어 몰려온 사람들 때문에 멋스런 단풍의 감흥도 반감되기 때문일 겁니다. 일주일 뒤면 비가 내리고 봄날은 간다고 합니다. 저는 제대로 봄날을 맞았으니 복이 참 많은 사람입니다.







뒷경관을 가리는 케이블카 건물ⓒ나혜란





사실 이번에 내장산을 방문한 이유는 국립공원 케이블카 반대 범국민대책위원회 회의 겸 답사를 하러 왔습니다. 주관심사가 도시농업과 생태도시다 보니 이번 답사는 그 자체로 들떴었습니다. 그런데 내장산 현안을 들어보니 답답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케이블카는 그 자체가 나쁘다고 볼 수 없습니다. 장단점을 갖고 있죠. 노인이나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고 지역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문제는 한 시즌에 집중적으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몰리게 되는 것이죠.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2010년 발표한 2009년 월별 탐방객 수를 보면 10월 11월 두 달에만 110만 명이 넘게 몰렸습니다. 막말로 한바탕 휩쓸고 가면 난장판이 된다고 합니다.




뿌리가 드러난 가여운 나무ⓒ나혜란



국립공원관리공단 측은 인력도 부족하고 상가 등 사업자들과의 이해관계 때문에 단체 이용객 제한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특히 성수기에 출입을 제한하면 갈등이 불거질 것입니다. 아마도 자연공원법이 미약하고 국립공원을 단순히 관광지로 홍보하는 지자체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을 겁니다. 생태계를 보존하자고 지정해 놓은 국립공원지역이 정치 놀음으로 돈벌이 수단이 되었으니 정말 슬픈 현실입니다. 지자체는 국립공원에 케이블카가 설치되면 지역주민들이 잘 살게 될 거라고 홍보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단지 몇몇 민간업체만 돈을 버는 사업입니다.


그렇다면 케이블카에서 보는 내장산의 아름다움을 얼마나 오래 갈까요. 케이블카를 타고 정상에 이르는데는 3분이 걸립니다. 단 3분으로 어떻게 우리의 생태 감수성을 채워질지 의문스럽습니다. 내장산 신록의 아름다움은 3분짜리 홍보물이 아닙니다. 3분짜리 내장산 홍보물은 그 감동도 짧았습니다. 더욱이 케이블카 근방은 동선이 제한되지 않아 훼손이 심각했습니다. 나무뿌리는 안쓰럽게 뿌리를 드러냈고 낙엽을 덮어도 상처는 치유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내장산에 자생하는 굴거리나무 군락지는 북방한계선이라는 학술적가치가 인정되어 1962년에 천연기념물 제 91호로 지정하였으나 케이블카와 전망대 사이에 길을 내어 굴거리나무 숲이 파헤쳐졌습니다.




천연기념물. 굴거리나무 군락지ⓒ나혜란








현재는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토지 소유자인 사찰도 모른 체하고 케이블카 회사는 관심도 없고 복원사무소도 부담스러워 합니다. 과연 국립공원의 의미는 무엇이고 천연기념물의 의미는 무엇인지 안타깝습니다. 국가는 사유지를 제한하여 토지 이용을 못하게 해놓고 지자체가 이 구역을 돈벌이 수단으로 이용하게 방치하는 것은 정의에도 맞지 않습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국립공원의 의미도 천연기념물의 의미도 맞춤형이 될 수 있는 건가요.




국립공원은 인간의 개발과 점용에 의해 물리적으로 변화되지 않는 수개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는 구역입니다. 더 이상 업체나 지자체가 사업성을 목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게끔 해야 합니다.




자연사하는 서어나무(극상림 마지막 수종)ⓒ나혜란





저는 이날 숨 쉬는 나무들을 만났습니다. 여태껏 나무도 땀구멍이 있는 줄 몰랐습니다. 추운 줄도 알고 따뜻한 줄도 압니다. 인간은 나무를 목재로만 보았던 거죠. 그러나 이런 식으로 계속 나무를 바라본다면 업체나 지자체의 행위를 나무랄 수 없을 겁니다. 우리는 나무를 생명으로 보고 그들의 삶의 터전을 지켜줘야 합니다. 그러면 인간의 욕심에 의해 그들의 삶이 위협당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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