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비양도 케이블카 계획 철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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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한림항에서 뱃길로 15분 거리의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떠 있는 섬, 비양도. 제주의 유명한 협재·금능해수욕장의 모래사장과 비췻빛으로 가득한 바닷물을 정원 삼아 사뿐히 떠 있는 모습은 오가는 관광객만이 아니라 제주도민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비양도는 중국에서 커다란 봉우리가 날아와 제주섬 바로 앞에 떨어져 생겼다는 전설을 간직한 섬이다. 고려 목종 5년(1002년) 6월 ‘산이 바다에서 솟았고, 붉은 물이 5일 이상 분출됐다’는 <동국여지승람>의 기록에 따라 2002년에는 ‘천년의 섬’으로 선포되기도 했다.


이 ‘천년의 섬’ 비양도가 심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제주의 개발 현장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아름다운 풍광을 가진 곳이 제 모습을 지키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비양도 역시 해상 케이블카 건설계획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제주 서부지역에 골프장과 승마장을 보유한 사업자가 비양도 해상 케이블카를 건설해 이 지역을 하나의 관광권역으로 묶으려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는 고용창출 효과와 관광객 유치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사업자의 주장에 동조해 비양도 케이블카 건설 추진에 매우 적극적이다.


하지만 이런 개발계획에 대해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아름다운 경관이 크게 훼손되고, 어느 순간 돈벌이를 위한 사유물로 전락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상상해보자. 해수욕장과 비양도 섬 사이에 58m의 거대한 철탑들이 박혀 있고, 백사장 위로는 늘어진 쇠사슬을 타고 케이블카 수십 대가 오고간다는 것을. 경관문제만이 아니다. 지역주민 고용계획은 16명에 불과하다. 이 지역은 빼어난 해안 경관을 보전하기 위해 지정된 절대보전지역이다. 최근 공고된 제주도 경관관리계획에도 제주섬과 비양도 사이의 조망을 보전하고, 해안변 인공구조물의 심의를 강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환경부조차도 이 사업은 경제효과 분석을 통해 사업승인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된다는 의견을 냈을 정도다. 그럼에도 개발사업 승인권자인 제주도가 자의적인 법해석과 주민 여론까지 무시하는 상황에서 앞으로 전개될 양상은 불길하기만 하다.

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제주도의 정책 흐름은 시장만능주의를 맹신하는 기득권 세력과 결탁한 개발지상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비양도 케이블카 건설 논란은 세계환경수도를 추진하고 세계자연보전총회를 유치한 제주도가 ‘환경철학’을 갖고 있는지 의심스럽게 하고 있다. 제주도의 일탈이 과연 어디까지 갈지 우려스럽다.


* 이 글은 2010년 1월 26일자 한겨레 울림마당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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