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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산에 ‘못질’하려는 개발조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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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의회의 무등산 개발조례는 원천무효다. 조례 제정을 강행한 광주시의회의 행위는 전남도민의 자존심을 철저하게 짓밟는 것이기에 강력히 항의하며, 즉각 폐기를 촉구한다.”






지난 14일, 격한 내용의 성명서가 광주시의회에 전달되었다. 이름하여 ‘광주광역시 무등산 자연경관의 보호 및 관광자원 활용에 관한 조례’ 때문이다. 광주시의회가 비밀투표를 통해 조례 제정안 의결을 강행한 데 대한 항의 표시였다.

무등산은 도립공원이다. 그래서 ‘자연공원법’을 근거로 공원관리가 이뤄지고 있다. 특히 무등산은 광주와 전남(화순·담양)을 끼고 완만한 능선으로 이뤄져 어머니의 치마 폭에 비유되곤 한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육각·사각기둥이 무더기로 솟아 있는 산꼭대기의 입석대와 서석대, 규방암은 장관을 이룬다. 또 무등산 한쪽 끝자락 담양에는 가사문학의 대가인 송강 정철 선생이 사미인곡과 속미인곡을 창작했던 송강정이 있고, 송순 선생이 머물던 면앙정도 있다. 원시림 그대로를 마당에 끌어들인 조선중기 정원의 백미라 일컫는 소쇄원이 자리하고 있다. 도립공원인 무등산을 국립공원으로 승격시키자는 환경단체들의 주장이 힘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한 무등산에 관광개발을 목적으로 하는 조례안이 발의된 것은 지난해 8월. 무등산에는 현행 자연공원법이나 ‘무등산 도립공원 관리조례’의 허점을 틈타 관광시설과 다름없는 편의시설이 얼마든지 들어설 수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광주시의회가 ‘개발 조례’를 만들려는 것은 무등산에 관광단지를 조성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려는 것이나 다름없다. 당연히 논란을 불렀고, 1년 가까이 시비와 질타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광주시의회는 사상 처음으로 ‘누가 찬성하고, 반대했는지’ 시민이 알 수 없도록 비밀투표를 통해 조례를 만들고 말았다. 이에 시민단체들은 물론 급기야 전남도의회까지 조례 제정 반대성명을 낼 만큼 ‘무등산’은 지역사회의 화급한 현안으로 등장했다.

그동안 광주시민 2만5000명이 참여한 조례 제정 반대서명 결과까지 의회에 제출했는데도, 시민의 대표라는 시의회는 용감하게 ‘일’을 끝내버렸다. 마지막 저지 수단으로, 시민단체들은 급히 박광태 시장에게 조례폐기를 내용으로 하는 ‘재의요청’을 시의회에 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설사 박 시장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더라도 광주시 유권자 1%의 서명을 받아 조례 폐지를 청구하기로 했다. 무등산은 자연공원으로 존재할 때가 가장 높은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무등산은 연인원 1000만명의 탐방객이 찾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환경단체들은 이미 무등산이 수용인원을 초과했다는 판단 때문에 탐방객을 분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을 정도다. 그러한 무등산에 놀이공원이니, 숙박시설이니, 케이블카니 하는 관광시설이 들어서면 무등산은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몸살을 앓게 될 것이다. 더구나 자연공원에 관광단지가 들어섰을 때 이질감은 정말 부담스러움 그 자체가 될 것이다.



ⓒ무등산도립공원


오늘도 무등산은 여전히 포근하다. 그러나 합쳐질 수도 조화로울 수도 없는 ‘자연공원’과 ‘관광단지’라는 2개의 가치가 부딪치면서 무등산은 불안한 공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비정상’이 ‘정상’을 깔아뭉개는 형국을 광주에서 보는 것은 무척 곤혹스럽다.




박미경 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 이 글은 2009. 7. 30일자 경향신문 칼럼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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