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관련자료

WSSD의 의미와 한계 그리고 전망

1992년 리우 회의 이후 지난 10년 간의 성과에 대한 평가는 논자에 따라 다르겠지만, 지구 환
경이 계속 악화하고 있다는 견해가 주류를 이루면서 대체적으로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
에도 불구하고 세계 여러 곳에서 다양한 모범 사례와 성공 경험의 소개와 교환, 행동 계획의 실
천, 행동과 의식의 변화가 실제로 이루어진 것은 리우 회의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다
는 점에서, 리우 회의 이후의 성과는 나름대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들린다.
리우 회의에서 채택된 ‘의제 21’의 이행 성과를 평가하기 위하여 금년 8월 26일에서 9월 4일까
지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세계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World Summit on
Sustainable Development: WSSD, 이하 WSSD라 약칭)에는 전 세계에서 약 6만5000명이 참가할 것
으로 예상되고 있다. WSSD는 의제 21의 성과를 평가할 뿐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발전이 가능함을
재차 확인하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달성하기 위한 추진 전략을 마련하는 회의가 될 것으로 전
망되고 있다. 1972년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인간환경회의가 첫 번째 지구 차원의 환경 위기를
알리는 알람 시계였고, 1992년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가 두 번째 알람 시
계였다면, 2002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는 WSSD는 세 번째 알람 시계이면서 동시에 마지막으로
울릴 알람 시계일 수도 있다는 점에서 WSSD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이 글에서는 1972년 스톡홀름 유엔인간환경회의 이후 지구 환경 보전을 위한 주요 국제적 노력
의 역사를 개략적으로 설명한 뒤, 이와 관련한 WSSD의 의미와 한계를 검토하고, 나아가 향후 전
망을 제시하고자 한다.

1. 스톡홀름에서 요하네스버그까지

지구 환경 보전을 위한 국제적 노력의 역사는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개념의 발전 역사와
맥을 같이 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은 국제 기구의 표어로서, 전문가의 전문 용어로서, 국
제 세미나의 주제로서, 논문의 제목으로서, 그리고 환경 운동가의 슬로건으로서 광범위하게 사용
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여기저기서 남용된 나머지 이제 이 용어의 사용 가치조차 의심받기에 이
르렀다고도 볼 수 있다. 그러나 자유·평등·민주주의라는 용어가 남용된다고 하여 그 의의나 가
치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듯이, 21세기에 있어서도 지구 차원에서 새롭게 정의되고 그 궁극적 목
표를 향해 끊임없이 나아가야 할 것이 바로 지속 가능한 발전 이념이다.
이미 1960년대에 신생 아프리카 독립국의 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각종 유엔 회의에서 환경 보전
과 경제 개발 간의 상호 의존 관계를 중심으로 한 지속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WSSD의 주
된 논의 주제가 될 지속 가능한 발전이란 용어는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 유엔 인간환
경회의에서 바바라 워드(Barbara Ward) 여사가 처음 사용하였다고 한다. ‘오직 하나뿐인 지
구’를 슬로건으로 내세우고 개최된 이 유엔 인간환경회의에서는 인간의 경제 활동에 의해 발생
한 환경 오염 문제를 범 지구적 차원에서 해결하기 위한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하였고, 지구 차
원의 환경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룰 ‘유엔환경계획(UNEP)’을 설치하기로 합의하였다. UNEP를 설치
하기로 합의한 이 날을 기념하여 매년 6월 5일을 ‘세계 환경의 날’로 정하고 UNEP가 이 행사를
주관하고 있다.
이어 1973년 유엔의 ‘국제자연보존연맹(International Union for Conservation of Nature and
Natural Resources: IUCN)’ 회의에서 환경 보전을 “지속 가능한 삶의 질을 성취하기 위하여 인간
을 포함한 대기·수질·토양·천연 자원 및 생물계를 관리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바 있고, 1974
년 멕시코에서 열린 한 유엔 회의에서 채택된 ‘코코욕(Cocoyoc) 선언’에 공식적으로는 처음으로
지속 가능한 발전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고 있다. 그러다가 1980년에 유엔의 IUCN에서 작성한 세
계 환경 보전 전략에서 지속 가능한 발전이 주요 목표로서 자리를 잡았다. 그리고 1982년 케냐
의 나이로비에서 열린 유엔 특별이사회에서 유엔 산하에 ‘환경과 개발에 관한 세계위원회(World
Commission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 WCED)’를 설치할 것을 결의하였으며, 이 WCED가
1987년에 펴낸 『우리 공동의 미래』(Our Common Future, 일명 ‘브룬트란트 보고서’)를 통해 지
속 가능한 발전 개념이 전 세계에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1989년 제44차 유엔 총회에서 스톡홀름 유엔인간환경회의 개최 20주년을 기념하여, 1992년에
유엔환경개발회의(UN Conference on Environment and Development: UNCED)를 개최하기로 결의하
였다. 1992년 6월 3∼14일에 브라질 리우 데 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환경개발회의의 주 의제가
지속 가능한 발전이 되면서, 이제 지속 가능한 발전은 세계인의 일상 용어가 되기에 이르렀다.
특히 리우 회의에서는 환경과 개발에 관한 27개 원칙으로 구성된 ‘리우 선언’과 지구 환경 보전
행동 계획인 ‘의제 21’ 및 기후 변화 협약·생물 다양성 협약·산림 원칙 성명이 채택되었다. 유
엔환경개발회의에서 의제 21에 대한 각국의 추진 상황을 평가·관리하기 위하여 ‘유엔지속가능발
전위원회(United Nations Commission on Sustainable Development: UNCSD)’의 설치를 유엔 총회
에 권고하였으며, 이에 따라 1992년 12월 제47차 유엔 총회에서 유엔경제사회이사회(UN
Economic and Social Council: ECOSOC) 산하에 UNCSD를 설치하기로 결의하였다.
한편 1994년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글로벌 포럼(Global Forum) 94의 회의 주제가 ‘도시와 지
속 가능한 발전’이었으며, 1996년 터키 이스탄불에서 열렸던 하비타트(Habitat) II는 일명 도시
정상 회의로 불렸는데 이 회의에서도 지속 가능한 발전이 회의의 주요 주제였다.
이제 지속 가능한 발전은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논의의 단계는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지속 가
능한 발전 이념은 지구 차원에서 각종 국제 협약으로 구체화하고 있고, 국가 차원에서는 환경 산
업·국가지속가능발전위원회·자율 환경 관리 제도·환경 마크 제도 등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그
리고 지방 차원에서는 녹색 교통·지방의제 21·ISO 14001·생태 도시 등을 통하여 지속 가능한
발전 이념이 실천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1992년 리우 회의에 대해 좀더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리우 회의는 지속 가
능한 발전 이념뿐만 아니라 주요 환경 정책 흐름의 분수령으로서의 의의를 가지고 있으며, 요하
네스버그에서 열리는 WSSD 자체가 ‘리우+10’으로 불리고 있기 때문이다. 리우 회의는 실은 환경
문제를 과학기술로 해결하고자 하는 기본 방향에 전 세계 국가들이 동의한 회의였다. 다시 말해
지구적 차원에서 환경 문제가 심각한 것에 모두 동의하면서 개발을 통하여 이를 해결하고자 한
것이다.
리우 회의가 거둔 성과인 의제 21·기후 변화 협약·생물 다양성 협약·리우 선언·산림 원칙
성명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들라면, 필자는 주저 없이 의제 21을 들겠다. 리우 회의 이후 지
난 10년 간에 걸친 성과도 의제 21의 40개 장에 담겨 있는 행동 계획과 관련한 성과라고 말할
수 있다. 특히 추상적으로 남겨질 수도 있었을 의제 21이라는 문건에 생명력을 불어넣고 지방 차
원에서의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게 한, 의제 21 제28장에 의한 지방의제 21 수립 및 실천 운
동은, 리우 회의 이후 지난 10년 간에 걸쳐 이룬 가장 큰 성과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의제 21은 리우 회의에 참석한 179개국에 의해 채택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행동 계획이
다. 이 문서는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인류 역사상 심대하고도 극적인 변화가 이 역사적 약속에
의해 제시되었다. 의제 21은 발전이 사회적·경제적·환경적으로 지속 가능하도록 하는 청사진
을 제시하고 있다. 4부 40장으로 이루어진 의제 21은 사회 경제 부문, 자원의 보존 및 관리 부
문, 주요 그룹의 역할 강화 부문, 이행 수단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약 150개의 프로그램 영
역과 2509개의 개별적인 행동들을 포함하고 있다. 또한 의제 21은 지구와 관련된 거의 모든 내용
들을 다루고 있다. 사실 여러 장들은 그 내용에 있어 중복되고 있으며, 여러 쟁점들이 반복되어
언급되면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어 있다.
한편 리우 회의 이후 5년 간의 성과를 평가하기 위한 회의로서 1997년 6월 23∼28일에 걸쳐 뉴
욕에서 열렸던 제19차 유엔 환경특별총회(UNGASS, 일명 ‘Earth Summit II’ 또는 ‘리우+5’)는 회
의 준비가 소홀했고 지구적 관심을 끌지 못함으로써, 리우 회의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
채 단순히 의제 21의 목표를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끝나는 아쉬움을 남겼다. 그러나 이 제19차 유
엔 환경특별총회는 2002년에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모이는 지구정상회의를 개최하여 지난 10년
간의 의제 21 이행 성과를 평가하고 향후 의제 21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실천 전략을 마
련하기로 하는 중요한 결정을 내렸다.
앞에서 언급한 UNCSD는 의제 21의 이행 상황, 선진국의 공적 개발 원조, 재정 및 기술 지원 등
을 감시·평가하기 위한 기구로서 다양한 의제를 중심으로 매년 회의를 개최하고 있다. 특히
2000년 제8차 CSD 회의에서, 리우 회의 이후 10년 간의 이행 성과를 검토하고 향후 지속 가능한
발전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하여 2002년에 WSSD를 개최할 것을 유엔 총회에 상정하였다. 이에 따
라 제55차 유엔 총회 결의안 55/199에 의해, 리우 회의 이후 10년 간의 성과를 평가하는 정상급
회의를 2002년에 가지며, 이 회의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고, 이 정상 회의의 정식 명칭은 세
계지속가능발전정상회의(World Summit on Sustainable Development)로 하기로 하였다. 또 이 유
엔 총회에서는 CSD 제10차 회의는 WSSD 준비 회의가 되도록 정해졌다. 그 결과 2002년 4월에 열
린 CSD 제10차 회의는 의제 21의 성과를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회의였다.

2. WSSD의 의미

WSSD는 2002년 8월 26일에서 9월 4일에 걸쳐,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세계 100여
개 국가의 정상을 비롯하여 189개국 대표가 모여 인류의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하여 논의하는 회
의이다. WSSD의 규모와 참가자의 각국에서의 위치 등을 고려할 때, 이 회의는 향후 국제 경제와
사회 질서를 개편할 수도 있는 중요한 회의가 될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전망하고 있다.
WSSD는 본회의를 중심으로, 지방 정부 포럼(Local Government Forum), 시민 사회 단체 포럼
(NGO Forum), 청소년 회의(Youth Summit), 도시 녹화 회의(Urban Greening Congress) 등 주요 이
해 관계자별 회의 등 다양한 부대 행사가 회의 기간 중에 열린다. 특히 시민 사회 단체 포럼은
WSSD 개최일보다 1주일 앞선 8월 19일부터, WSSD가 열리는 곳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엑
스포 센터(Expo Center)에서 열리는데, 시민 사회 단체들은 사전 회의를 통하여 선언문을 채택하
고 이 선언문을 통하여 정상 회의에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WSSD는 국가 원수·정부 대표단·시민 사회 단체·기업 등 주요 그룹의 대표를 포함하는 수만
명의 회의 참가자들로 하여금, 삶의 질을 증진하면서 자연 자원도 보전해야 한다는 어려운 과제
에 대해 세계인의 관심을 모으면서 이에 도전하도록 할 것이다. 한편 WSSD는 세계 각계 각층 지
도자로 하여금 의제 21을 더 잘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계량화가 가능한 목표
치를 정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는 데서도 회의 개최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
WSSD의 의미는 한마디로 말하여, 리우 회의 이후 이루어진 성과를 평가하는 데 있다. 사실 리
우 회의에 의해 의제 21의 이행 성과를 모니터하기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기구가 UNCSD이다.
이 UNCSD는 매년 장관급 회의를 열어 의제 21의 이행 상황을 점검해 왔다. 그렇기 때문에 UNCSD
는 이번 WSSD의 준비위원회 역할을 맡고 있다.
WSSD는 ‘밑으로부터의(bottom-up)’ 방식으로 회의를 준비하는 독특한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
다. 전 세계를 5개 지역으로 나누고 각 지역을 다시 하부 지역으로 나누어 이해 관계자 라운드
테이블을 열고 WSSD 준비 회의를 개최하여 의제를 정하며, 이러한 방식으로 지역별로 정해진 의
제들이 WSSD로 모아지는 접근 방법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법은 이제껏 지구 차원의 정
책 결정 과정에서 시도해본 적이 없는 새로운 방식이다. 창의적이기는 하지만 효율성 측면에서
는 문제도 없지 않는데, 예를 들면 대규모 국제 회의임에도 불구하고 이제 회의 개최를 불과 몇
개월 남겨두지 않은 현 시점에서 아직 세부 프로그램이나 회의에서 논의할 주요한 의제 내지 행
동 계획 등이 정해지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안고 있다. 하지만 WSSD는 이러한 밑으로부터의 방식
이 지방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지구적 차원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실험적으로 보여주고 있
다.
WSSD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하여 필자는 다음의 다섯 가지 관전 포인트
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 번째 관전 포인트는 WSSD를 통하여 미국의 지구 환경 정책에 어떤 변화의 가능성을 읽어낼
수 있겠는가 하는 점이다. 미국인은 지구 인구의 5%가 안 되지만 지구 자원의 30% 이상을 소비하
고 있는데 WSSD 이후 과연 이런 추세에 변화의 조짐이 생길 것인가, 미국은 교토 의정서 승인을
거부하고 있는데 언제까지 미국이 버틸 수 있을까,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과연 WSSD에 참석할 것
인가 등의 이슈는 WSSD를 앞두고 우리가 관심 있게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WSSD에서 얼마나 강도 높게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논의가 다시 시도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지난 10년간 지구적 차원의 지속 가능한 발전의 성과는 어떠하였는가,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개념적 합의는 도출될 수 있을 것인가, 향후 10년간 지속 가능한 발전
의 방향과 목표는 어떻게 정해질 것인가 등의 의문을 제기하고 그 해답을 찾아보는 것도 흥미로
울 것이다.
세 번째 관전 포인트는 WSSD에서 경제 세계화에 대한 논쟁이 얼마나 격렬하게 일어날 것인가
하는 점이다. 세계무역기구(WTO) 체제에 대한 시민 사회 단체의 입장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경
제 세계화는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갈 것인가, 남북 문제의 앞날은 어떻게 될 것인가 등등
의 이슈를 두고 WSSD에서 일어날 격론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네 번째 관전 포인트는 의제 21의 이행 상황 평가와 행동 계획 및 9개 주요 그룹별 활동이 될
것이다. 의제 21의 이행 성과에 대한 평가는 결국 어떻게 내려질 것인가, 행동 계획은 어떠한 모
습으로 나타날 것인가, 9개 주요 그룹의 논의 결과는 무엇이 될 것이며 그룹별 논의의 중복·상
충의 문제 내지 통합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갈 것인가 등등의 이슈를 중심으로 WSSD의 회의 진
행 과정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다섯 번째 관전 포인트는 어떠한 의제들이 핵심 의제가 되어 논의되며, 또 어떠한 의제들이 새
롭게 제기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는 점이다. 빈곤·기후 변화·물·세계화 등
은 핵심적인 의제가 될 것이며, 새롭게 대두될 중요한 의제로는 환경 안보·문화·생태관광·건
강·에너지 등이 될 전망이다.

3. WSSD의 한계

첫 번째로 지적할 것은, WSSD와 같은 대규모 국제 회의를 준비하면서 bottom-up 방식을 취하다
보니 회의 준비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정확한 세부 프로그램이 확정되
어 있지 않으며, 몇 가지 중요한 의제와 이와 관련한 문건과 행동 계획 등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
지지 않고 있다.
또 2000년 12월 20일 유엔 총회 자료에서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WSSD가 리우 회의에서 채택된
의제 21을 재협상하여 그 내용을 대폭 수정하거나 리우 선언의 정신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점
이 강조되면서 이번의 WSSD에서는 새로운 의제 21이나 선언 등이 제안되지는 않을 것이며, 바로
이 점이 WSSD의 한계로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즉 새로운 것이 별로 없는 회의라는 비판에 직
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에너지가 WSSD의 주요 의제가 될 전망이지만 그 중요성에
비하여 크게 비중 있게 다루어지지는 못할 것이다. 왜냐하면 의제 21의 40개 장에 에너지를 주제
로 한 독립적인 장이 없으며, 종합적으로 에너지 문제를 다루는 UN 산하 기구나 국제 환경 협약
도 없는 실정이다. 유엔 산하 위원회에서 에너지 정책을 처음으로 다룬 것이 2001년의 제9차
CSD 회의였다는 점은 지금껏 국제 사회에서 에너지 문제가 얼마나 등한시되어왔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UNEP와 유엔인간정주센터의 이사로 있는 클라우스 퇴퍼(Klaus Toepfer)는 1992년 당시 자신이
독일의 환경부 장관으로서 리우 회의에 참가했을 때의 속마음을 최근 밝힌 바 있다. 자신은 물론
이고 일행들 중 그 어느 누구도 리우 회의가 그렇게 중요한 회의가 될 것인지 인식하지 못했다
는 것이다. 클라우스 퇴퍼뿐 아니라 거의 대부분의 리우 회의 참가자들이 그러했을 것으로 여겨
진다. 그러나 리우 회의의 결과는 엄청난 것이었다. 적어도 우리나라의 경우, 우리나라의 환경
정책과 환경 운동은 리우 회의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 논의해야 할 정도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WSSD의 중요성을 강조하고는 있으나, 리우 회의와 비교해 볼 때 새로운 선언이
나 협약, 특별히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새로운 문서가 나올 여지가 별로 없으며 세계 주요국 정
치 지도자의 회의 참석이 불확실하여, WSSD는 생각보다는 큰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지 모른다.
WSSD가 리우 회의에 비견할 만한 특별한 이슈를 다루지 못한다면 세계 주요국 정치 지도자가 대
거 참석할 유인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
4월 22일 현재, 유엔의 한 소식통에 의하면, 정부 및 정치 지도자의 WSSD 참여가 매우 미약하
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현재 미국 내 시민 사회 단체가 부시 대통령이 WSSD
에 참석하도록 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주요 선진국 중 영국의 토니 블레어 수상과 러
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WSSD 참여를 발표한 정도에 머물러 있다. 지구의날
네트워크 위원장인 캐서린 로저스(Kathleen Rogers)가 올해 지구의 날을 맞아 한 이야기처럼,
WSSD는 커다란 기회이면서 또한 엄청난 위험도 안고 있는데, 이 회의가 아무런 성과를 가져오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 바로 그 위험이라는 것이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WSSD는 지난 10년 간의 의제 21 이행 성과를 재검검하고 향후 10년 간
의 의제 21 실천 계획을 재수립할 전망이다. 이 때 선진국의 후진국에 대한 대규모 재정 지원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이 실천 계획의 실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리우 회의 당시 의제
21 이행을 위해서는 국제 사회로부터 매년 약 1250억 달러의 재정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된
바 있다. 그러나 실제 공적 개발 원조의 규모는 1992년의 583억 달러에서 2000년의 531억 달러
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따라서 의제 21 이행을 위한 획기적인 재정 확보 방안이 마련되지 않는다
면 WSSD의 성과는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한편 WSSD를 지배하는 이념은 여전히 지속 가능한 발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발
전이라는 말이 이곳저곳에서 많이 사용되고는 있으나 아직 일반 대중의 인식 속에 뚜렷하게 자리
잡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무원과 대중 언론 매체 종사자들에게도 정확하게 이해되지 못하
고 있다. 공무원들이 이 이념을 구체화시킬 수 있는 정책들을 개발하지 못하였다거나 대중 매체
종사자들이 이 용어를 충분히 홍보하지 못한 것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도 있겠지만, 원인이 무엇
이든 지속 가능한 발전에 대한 이해도는 10년 전에 비해 별로 나아진 것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사소한 문제일 수 있지만, WSSD에서는 물론 다른 공용어도 있지만 주로 영어로 회의가
진행될 것인데, 우리나라 참가자들 중 각종 회의에서 자유롭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많
지 않다면 언어 장벽으로 인하여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없게 될 우려도 있다는 점도 지적해 두
고 싶다.

4. WSSD의 과제와 전망

그러나 이러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의제 21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 수단이 강구될 WSSD 이
후,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각 부문에 걸쳐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기
대된다. WSSD에서는 기후 변화 협약을 비롯한 6개 국제 환경 협약 및 의정서에 대한 전면적인 재
검토가 이루어지는 가운데 무역과 환경의 연계성에 대한 첨예한 논쟁이 벌어지게 될 것이다. 아
래에서는 WSSD에서 다루어질 주요 이슈들을 전망해 본다.
우선 WSSD에서 ‘세계환경기구(World Environment Organization)’와 같은 국제 환경 기구 설치
의 필요성이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논의는 UNCSD의 위상 및 향후 운영 방향과 연관되어
있다. UNCSD가 유엔 기구상 차지하고 있는 위상, 현 조직의 효과성, 현재의 기능과 앞으로 다루
어야 할 사업 계획의 범위 등에 대한 문제 제기가 가능할 것이다.
WSSD에서 가장 어렵고 그래서 의미 있는 논의는 경제 세계화와 지속 가능한 발전의 관계에 대
한 것이 될 것이다. 이러한 논의의 연장선상에서 지구환경금융(Global Environmental
Facility), 세계은행(World Bank),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 세계무역기구
(World Trade Organization) 등이 지속 가능한 발전과 어떠한 관련성을 가질 것인가 하는 점이
중요한 관심사로 대두될 것이다. 다시 말하면, WSSD는 세계 경제 및 무역 질서를, 환경 가치를
중심으로 하는 지속 가능한 발전 원칙을 기초로 재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한편 WSSD에서는 리우 회의와 관련된 6개의 국제 협약 및 의정서에 대한 종합적인 재검토가 있
을 전망인데, △생물 다양성 협약 하의 카르타헤나 바이오 안전성 의정서(Cartagena Protocol
on Biosafety, under the 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기후 변화에 관한 유엔 기본
협약 하의 교토 의정서(Kyoto Protocol, under the UN Framework Convention on Climate
Change), △유엔 사막화 방지 협약(UN Convention to Combat Desertification), △해양법에 관
한 유엔 협약 하의 이동성 어군의 보전과 관리에 대한 협정(Agreement on Conservation and
Management of Straddling Fish Stocks and Highly Migratory Fish Stocks, under the UN
Convention on the Law of the Sea), △유해 화학 물질의 교역시 사전 통보 승인 절차에 관한 로
테르담 협약(Rotterdam Convention on the Prior Informed Consent Procedure for Certain
Hazardous Chemicals and Pesticides in International Trade), △잔류성 유기 오염 물질에 관
한 스톡홀름 협약(Stockholm Convention on Persistent Organic Pollutants) 등이 그것이다.
한편 WSSD는 국제 발전 목표(International Development Targets: IDTs)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하는 작업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여러 IDT에서 중기 2005년, 장기
2010년을 목표 연도로 하는 목표치가 분명하게 제시되어야 할 것이다. WSSD에서 논의될 주요
IDT는 다음과 같다.
△교육: 초등 교육과 중등 교육에서의 남녀 성비의 불균형을 2005년까지 줄이며 2015년까지
모든 어린이들의 초등 교육을 의무화하도록 한다. △환경: 2015년까지 환경 자원의 감소 추세를
역전시킨다. △건강: 2015년까지 영아 사망률을 66% 감소시키고, 임산부 사망률을 75% 줄이며,
2015년까지 모든 임산부들이 1차 진료 기관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한다. △AIDS: 2015년까지
HIV/AIDS의 확산을 중지시키거나 감소시킨다. 2005년 이전까지 감염율이 높은 국가들의 15∼24
세 인구의 HIV 감염율을 25% 감소시키며, 전 세계적으로는 2010년까지 같은 비율로 HIV 감염율
을 줄인다. 2005년까지 적어도 청소년의 90%가 HIV 예방 정보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며, 2010년
까지 이 비율이 95%가 되어야 한다. △빈곤: 소득이 1일 1달러 이하인 인구의 비율을 현재의
22%에서 2015년까지 그 반으로 줄인다. △지속 가능한 발전: 국가별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을
2002년까지 수립하고, 2005년까지 이행한다. △물: 현재 20% 수준인 안전한 먹는 물에 접근할
수 없는 인구의 비율을 2015년까지 그 반으로 줄인다.
WSSD에서는 또 세계화·빈곤·지속 가능한 소비와 생산·에너지·건강·생물 다양성·담수·재
원 조달과 확충·기술 이전·거버넌스 등의 부문으로 나뉘어 부문별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또한 여성·청소년·원주민·비정부 민간 조직·지방 정부·노동자 및 노동조합·기업 및 산업·
과학기술계·농민 등 9개 주요 그룹별로도 해당 그룹의 핵심 주제별 논의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그런데 bottom-up 접근 방법 이외에 WSSD는 다부문간 통합적 논의 구조를 통한 접근 방법이라
는 또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세계화라는 주제를 다룰 때 이를 빈곤·소비와 생산·에너
지 등의 부문별 문제와 연계시키는 한편, 여성·지방 정부·기업 등 주요 그룹과도 연관시키는
부문간·그룹간 통합적 접근 방법이 WSSD의 모든 관련 회의에 공통되는 접근 방법이 될 전망이
다.
WSSD에서 새로이 다루어질 과제로는 우선 환경 안보 문제를 들 수 있다. 물·어업·식량 안보
·환경 난민 등과 관련된 환경 안보 문제가 WSSD에서 중요한 이슈로 제기될 전망이다. 그리고
WSSD가 성공적인 회의가 되기 위해서는 선진국이 개발도상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할 재원
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좀더 명확한 프로그램이 나와야 할 것이다. 이
와 함께 개도국의 과도한 외채 문제도 중요한 의제가 될 수 있다.
WSSD는 지방의제 21 운동사에 있어 새로운 획을 긋는 중요한 회의가 될 전망이다. 지방의제 21
이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 계획 체계로 발전해 나갈 것인지 아니면 지방자치단체의 새로운 거버
넌스 체제로 뿌리를 내릴 것인지는, 이제부터 우리가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지방의
제 21이 21세기의 지속 가능한 도시 개발 계획 시스템으로 발전해 갈 것이라고 전망한다면, 이
제 도시 계획가는 기술자가 아니라 정치가로서 그 역할을 전환하지 않으면 안 된다. 다발성도시
(多發聲都市, multi-vocal city) 내에서 어린이·여성·노인·청소년·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점점 크게 들리게 될 것이며, 기존 기득권층의 목소리는 점점 잦아들게 될
것이다. 지방의제 21은 바로 그러한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그릇이 되어야 할 것이
다. WSSD를 계기로 하여 지방의제 21이 과정으로서, 운동으로서 이미지를 버리고 실체로서, 제도
로서 자리잡아갈 것을 기대한다.

이창우: 1956년생. 서울대 농대 졸업, 서울대 환경대학원 도시계획학 석사, 영국 뉴캐슬대 도시
계획학 박사. 전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전문위원(1994-1995). 현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
부 연구위원, 녹색연합 정책위원, 환경운동연합 지도위원, 한국환경정책학회 총무이사. 논문
「도시 정책과 제도의 녹색 담론」, 「서울시 환경 관리를 위한 생태 예산 기법 도입 방안 연
구」, 「서울시 환경 용량 평가에 관한 연구」 등.

글 : 이 창 우 / 서울시정개발연구원 도시환경연구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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