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사항

[보도자료]누진제 개편 방향에 ‘수요관리 유도’ 원칙 우선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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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진제 개편 방향에 수요관리 유도원칙 우선하라

산업용 경부하 요금 인상과 일반용 누진제 도입도 필요

누진제 개편에 이어 사회적 비용반영 논의에 착수해야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에 ‘전기요금 체계 개편방안(안)’을 보고하고, 누진제를 3단계 3배수로 크게 완화하는 방안을 제출했다. 이에 따르면 누진제 구간은 기존 6단계에서 3단계로 축소하고 누진구간을 100kWh에서 200kWh 단위로 확대했다. 정부는 kWh당 1구간(200kWh까지)은 90원~104원, 2구간(400kWh까지)은 130원~188원, 3구간(401kWh 이상)은 280원~312원으로 제안하는 두 가지 안(1안, 3안)과 기존 1, 2, 3단계만 유지하고 4~6단계를 3단계로 통합하는 안(2안) 등 세 가지 안을 제안했다.

이에 더해 필수사용량 보장공제로 200kWh이하 사용가구에 대해 일괄적으로 4,000원을 할인하는 제도를 도입하고 동하절기 기간 동안 1,000kWh 이상의 과도 소비자(Super User)에 대해서는 기존 최고요율(709.5원/kWh)을 적용하겠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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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환경운동연합은 다음과 같이 의견을 밝힌다.

 

첫째, 요금체계 원칙에 에너지 수요관리 유도원칙이 포함돼야 한다.

정부와 한전이 제시한 개편 원칙 중 에너지 수요관리 원칙은 담겨 있지 않다. 전기 요금체계가 합리성과 형평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적정한 가격 설정을 통해 전력 수요관리와 효율화를 유도하도록 해야 한다. 이는 누진제 도입의 주요 취지 중 하나다. 한국이 다른 선진국과 유사하게 누진 단계와 배수를 완화한다고 하더라도,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 등 취약한 에너지 안보에 대한 고려가 전제돼야 한다. 지금까지 정부는 에너지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에너지 수요관리’를 제시했던 만큼 이번 누진제 개편에도 이 원칙이 포함돼야 한다.

그럼에도, 이번 개편안은 결과적으로 ‘전기요금 할인’이다. 1안과 3안의 경우 비슷한 요금으로 기존보다 200kWh의 전기를 더 사용할 수 있도록 해서 결과적으로 30~50% 전기요금 할인효과가 발생했다. 2안의 경우 최고 전기요금이 적용되는 구간이 94%의 주택용 전기요금의 수용가가 몰려있는 현행 4단계 전기요금인 280원보다도 33% 할인했다. 전기를 많이 쓰는 가구들이 이번 개편안으로 혜택을 많이 받는다. 1, 2, 3안의 최고 누진구간이 대폭 할인되어 기존 누진제에서 최고요율인 6단계 적용가구는 55~73% 할인 혜택을 받게 되었다.

정부는 3안을 추진했을 경우 이로 인한 피크 기여도가 50만kW밖에 되지 않아서 화력발전 1기 분량의 전기소비량이 늘어날 뿐이라고 주장하는데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합당한 근거가 제시되어야 한다. 누진제 개편안에 따른 전력수요 증가 영향을 면밀히 평가하고 수요관리를 유도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누진구간과 누진율은 전력소비 실태와 누진제 취지에 맞게 설정해야 한다.

이번 누진제 개편안은 평균사용구간을 200~400kWh로 설정했다. 2015년 가구별 평균 사용량은 223kWh이고 정부 분석에 의한 4인 가구 평균소비량인 350kWh이다. 최근 1인 가구가 증가 등 가구 구성 변화를 고려했을 때 ‘평균사용 구간’을 400kWh까지 설정하는 것은 현재 전력소비 실태에 비추어도 지나치게 높다. 평균사용 구간은 150~300kWh 수준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전체 가구의 94%가 400kWh이하를 소비하고 있는데 그때의 전기요금은 현 누진제 4단계의 280원이다. 전기소비자의 입장에서 전기 1kWh당 한계비용은 280원 수준이다. 정부 개편안의 3구간에서 필수사용구간을 할인구간으로 본다면 평균사용구간에 한계비용을 적용하고 다소비 구간에 누진율을 적용해야 한다. 현재 개편안은 누진구간에 한계비용을 적용하게 되어 누진제의 취지가 사라져버렸다.

기존 누진제의 5단계와 6단계인 주택용 전기요금 수용가 6%는 kWh당 417원과 709원에 대한 가격 탄력성이 거의 없을 것이다. 겨울과 여름철 냉난방 전기소비로 인해 4단계 수용가가 5, 6단계로 진입하게 되면서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5, 6단계를 인하했을 때는 전기요금에서의 부자감세 논란이 있다. 4단계 수용가의 일시적인 충격을 고려해서 전기요금을 현재보다는 낮추더라도 현재의 4단계인 한계비용보다는 높아야 누진제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셋째, 전력 과소비에 대한 최소한의 억제 대책은 유지돼야 한다.

기존 최고요율(709.5원/kWh) 적용 구간은 정부 개편안의 1,000kWh가 아닌 600~700kWh 초과 사용량에 적용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기존 누진제 구간에서 최고요율인 kWh당 709.5원은 501kWh 이상 소비구간에 적용되었다. 올여름 폭염에 이 구간의 전기수용가가 16배가 증가해서 전기요금 폭탄 논란이 된 것이다.

하지만 한국전력에 따르면, 8월에 701kWh 이상의 전기를 소비한 수용가는 전체의 1.3%밖에 되지 않는 극소수이다. 601kWh 이상의 전기를 소비하는 수용가들을 다 포함해도 2.9%이다. 이들에게 싼 전기요금을 적용하는 것은 누진제 취지에 맞지 않는다. 1,000kWh 이상의 다소비 가구는 평소에는 0.03~0.04%이고 이번 여름에도 0.22%밖에 되지 않는다.

 

넷째, 산업용 경부하 요금 인상과 일반용 전기요금에 누진제 적용을 검토해야 한다.

어떤 방식으로든 기존 누진제 개편은 전기요금 인하를 통해 전기수요의 증가를 불러올 것이다. 경제규모 대비 1인당 전기소비량이 많아서 전반적으로 수요관리를 강화해야 할 상황에서 주택용 누진제 개편으로 오히려 전력소비가 늘어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따라서 전체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전기 과소비가 일상화되어 있는 산업용과 일반용 전기요금에 대한 개편이 필요하다.

산업용 전기요금 수용가의 92%가 산업용(을) 요금제를 선택하고 있다. 이 요금제의 경부하 요금은 kWh당 57.6원에 불과하다. 한국전력이 발전회사로부터 구매하는 전력의 정산단가 중 가장 싼 것이 원전이다. 원전의 2015년 정산단가가 kWh당 62.7원이다. 산업용 전기소비의 비중이 60%에 육박한다. 대부분의 기업은 원전 정산단가도 미치지 못하는 전기요금을 내면서 전기과소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경부하 요금을 폐지하던지 인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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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상가에서 사용하는 일반용 전기요금제에 누진제 적용이 필요하다. 일반용 전기소비는 여름과 겨울에 급증하는데 냉난방 전기소비 때문이다. 일반용 전기요금제에 누진제가 없다보니 여름과 겨울철 냉난방 전기 과소비가 발생하면서 문을 열어놓고 영업을 하는 경우까지 생기고 있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누진제 개편에 이어 사회적 비용의 전기요금 반영 논의에 착수해야 한다.

전기요금 체계 개편은 2014년 수립한 2차 에너지 기본계획의 최우선 과제였다. 정부는 2차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수요관리 중심의 에너지 정책전환’을 중점과제로 제시하고, 특히 원전 사후처리와 온실가스 감축을 비롯한 사회 환경 비용을 요금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은 세계에서 원전과 석탄발전 밀집도가 최고이며 좁은 국토에 인구밀도가 높아서 원전 사고 위험과 핵폐기물, 미세먼지,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커다란 환경 위기에 처해있다. 하지만 원전과 석탄화력발전소의 사회 환경 비용은 전기요금에 반영되지 않은 채 발전단가가 가장 낮다는 왜곡된 경제성 논리가 반복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누진제 개편에 이어 원전 사고와 핵폐기물 처리,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한 비용을 전기요금에 투명하게 반영하도록 하는 사회적 공론화를 이어가야 한다.

주택용 누진제 논란의 근본적인 원인은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에서 시작되었다. 근본적인 해결은 기후변화를 완화하는 조치이다. 기후변화를 완화하려면 수요관리를 강화해서 석탄화력발전소 등 발전소를 줄이고 재생에너지를 늘려나가야 하지만, 계속 전기소비를 늘리면서 석탄발전소를 더 짓고 있다. 당장의 싼 전기요금은 결국 미세먼지와 기후재앙, 원전 사고, 핵폐기물 오염의 피해로 우리에게 되돌아 올 것이다. 전기요금 개편에 생태적 지속가능성과 공공성 추구의 원칙이 반영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번 전기요금 개편을 단순히 누진제 할인과 같은 포퓰리즘적인 접근이 아니라 이와 같은 지속가능성과 공공성 추구의 원칙하에 에너지수급 현황을 고려하고 2차 에너지기본계획의 정책 목표인 수요관리 강화를 달성하도록 해야 한다.

2016년 11월 25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이 연규

이 연규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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