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순환 활동소식

[예산]녹조라떼 제작자는 세금으로 성과급을 받았다

녹조라떼 제작자는 세금으로 성과급을 받았다

환경운동연합 물하천팀 신재은 팀장

사실수자원공사가 무슨 죄가 있습니까. 나라가 시키는 일 한건데..”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환경운동연합은 19대 국회 회의록 6만 쪽을 뒤져서 주요 환경의제에 대한 19대 국회의원들의 발언을 추려보았습니다. 4대강사업 관련 문제 발언을 모아보니 상당수 의원들이 수자원공사가 부담하게 된 4대강사업 부채가 너무 가혹하다며 세금지원을 제안하고 있었습니다. 정부가 시킨대로 일한 힘없는 부서일 따름인데 국비(세금)로 이를 도와줘야 한다는 것이죠.

20대 국회가 구성되고 나서 첫 예산서를 끌어안고 국토교통위 소속 의원실과 통화하며 느낀 기류도 비슷합니다. 다 지난 일을 뭘 아직까지 따지냐는 듯 못들은 척 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수화기너머 전해지자 밤고구마 스무개를 원샷한 것 같은 답답함이 몰려옵니다. 수자원공사는 시키는 일을 한 것 뿐인가. 이게 정말 다 지난 일인가.

4대강 사업은 사실 수자원공사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맡은 것입니다. 수자원공사는 2009년 9월 29일 열린 215차 이사회에서 4대강사업 참여를 결정하면서 “개발이익을 사기업들에게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투자한 것이라고 밝히며 참여 이사들이 만장일치로 4대강사업을 결정했습니다. 이토록 당당하게 개발이익을 기대했다면 적자도 당당하게 스스로 부담하는 것이 상식적인 기업의 룰이 아닐까요? 개발이익은 공기업이 챙기고 개발적자는 국민이 책임져야하는 이유가 대체 무엇인가요?

 박원석의원실과 환경운동연합은 10월 29일(월) ‘수렁에 빠진 수자원공사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통해 수자원공사 해체와 그 대안에 대해 뜨거운 논쟁을 했다. ⓒ환경운동연합

박원석의원실과 환경운동연합은 10월 29일(월) ‘수렁에 빠진 수자원공사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를 통해 수자원공사 해체와 그 대안에 대해 뜨거운 논쟁을 했다. ⓒ환경운동연합

4대강사업은 정말 다 지난일입니까?

4대강사업으로 대형댐 수준의 보 16개를 완공한 이후 해마다 강은 심각한 녹조문제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2016년 상수원 구간 남조류 측정결과 창녕함안보 인근은 134,670cells/㎖을 기록했습니다. 남조류가 생성하는 독소 중 잘 알려져 있는 마이크로시스틴(microcystins)은 간암을 유발하는 등 신경계통에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있습니다. 남조류 측정 수치가 높아져가자 낙동강 인근 지역주민들은 먹는 물 자체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으로 악화된 수질을 희석시키겠다며 본류보다 상류인 내성천에 맑은 물을 가둔 영주댐은 담수 열흘만에 녹조가 번성하고 말았습니다. 대구의 경우 취수원을 구미 상류로 옮기겠다며 아우성이고 그보다 경남은 식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댐을 건설하겠다며 국립공원인 지리산에 댐을 만들자고 아우성입니다. 16개의 댐으로 시작된 문제가 더 큰 댐과 더 많은 댐을 만드는 일들로 번져가고 있습니다. 어디부터 이 문제를 풀어가야할까요.

2014년 8월 16일의 모습. 강정고령보 7km 상류 지점(대구 식수원인 문산취수장에서 3.5km, 고령광역취수장에서는 2km)에서 낙동강과 합류하는 지천인 백천이 녹조로 완전히 뒤덮혔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2014년 8월 16일의 모습. 강정고령보 7km 상류 지점(대구 식수원인 문산취수장에서 3.5km, 고령광역취수장에서는 2km)에서 낙동강과 합류하는 지천인 백천이 녹조로 완전히 뒤덮혔다. ⓒ대구환경연합 정수근

 

책임져야할 이들이 스스로 책임지는 일들부터

엉킨 문제를 싹둑 잘라내면 좋겠지만 책임져야할 이들을 책임지우지 못하고 흘러가면 결국 비슷한 문제의 고리에 갇히고 만다는 것을 우리는 여러 사례를 통해 배웠습니다. 4대강 사업에 앞장 선 덕분에 김건호 수자원공사 사장은 유래 없이 2번 더 연임을 했고, 수공은 2009~2012년 사이 676명의 인력을 증원했으며, 직원들에게 성과급을 225%나 늘려주는 등 심각한 도덕적 해이를 보여주었습니다.

증원된 인력은 무슨 일을 할까요? “각 시청과 구청 도로계획과 캐비넷 속에 있는 도로계획을 모두 합하면 온 국토를 도로로 만들고도 남는다”는 농담처럼 수자원공사 캐비넷 속에는 온 국토에 물을 가두어서 댐을 만들고, 이쪽 유역의 물을 저쪽 유역으로 옮겨갈 계획이 가득합니다. 사업성은 필요하지 않을 겁니다. 적자가 나면 국회와 정부가 시민들의 세금을 모아서 건내 줄테니까요. 수질이 나빠지면 그보다 더 상류에 댐을 만들고 그 물을 가져올 관로를 만드는 공사도 모두 수자원공사의 미래 먹거리가 될테니까요. 더 멀리서 물을 가져오기 위해서 시민들은 세금뿐만 아니라 수도요금도 추가부담해야 합니다. 국민 주머니는 진정 봉인가요.

 

 

4대강 사업의 부채는 국가 예산으로 메워지고 있다

2017년 국토교통부 수자원공사 지원 예산안 (단위: 백만원, %)

2017년 국토교통부 수자원공사 지원 예산안 (단위: 백만원, %)

그런데 어이없는 것은 4대강 사업으로 생긴 수자원공사의 막대한 부채를 정부예산으로 갚아주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국토부의 수자원공사 4대강 부채 지원방안에 따르면 수자원공사는 56000억 원을 자체 부담하고 나머지 24000억 원은 정부가 2031년까지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여기에다 정부는 부채에 대한 이자비용으로 2036년까지 총 2조 9000억 원을 수자원공사에 지원하기로 했죠. 2017년 예산에도 ’수자원공사 지원‘이라는 이름으로 3,400억 원이라는 돈이 예산에 편성되어 있습니다.

너무 큰 돈이라 어느 정도 규모인지 가늠도 잘 안됩니다. 2017년 수자원공사를 지원하기 위한 1년치 예산은 <1화 : 제2의 ’원영이‘ 막기 위한 예산은 줄었다>에서 언급된 삭감 예산 66억 원을 51년간 지급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4대강사업으로 인해 정부가 부담해야 할 각종 관리비용 외에 단지 수자원공사를 지원하기 위한 비용만으로도 그렇다는 점이 훨씬 절망적입니다.

 

 

20년만 허리띠를 졸라매면 수자원공사가 스스로 갚을 수 있다.

2016년 국정감사에서는 여러 사실들이 밝혀졌는데요. 그중에서 수자원공사 관련 내용을 몇가지 추려보겠습니다.

○ 2016 국정감사, 이원욱 의원 자료

– 최근 5년간 경영성과에 따르면 수공은 다목적댐 수력, 시화 조력, 4대강 소수력 등의 발전사업에서 연평균 1799억 원의 순이익. 송산그린시티와 구미산업단지 등 단지 사업을 통해 연평균 294억 원의 순이익. 연평균 1800억 원을 갚는 것이 가능한 상황.

송산그린시티의 분양이 완료되면 2030년까지 12000억원의 순수익이 생길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총 2조3000억원의 수익이 발생하는데, 법인세 5000억원과 정부 배당 3900억원을 제외하면 1조2000억원의 순수익 발생이 가능

○ 2016 국정감사, 주승용 의원 자료

– K-water의 사업 분야별 당기순이익은 수도 분야의 경우 2012년 122억원에서 2013년 274억원, 2014년 416억원, 지난해 824억원이 발생.

– 특히 지난해 K-water는 수도사업 분야 광역요금에서 634억원, 수자원사업 분야 댐요금에서 998억원 등 총 16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얻어 전년 1005억원 대비 1.6배나 이익이 높음.

 

앞서 언급한 발전사업/ 단지사업/ 수도,수자원사업 등의 순이익을 20년치로 단순 곱하면 8620억원입니다. 수자원공사의 부채 전액을 약간 상회하지요. 여기에 확장하고 있는 광역상수도 보급사업 및 수도요금 상승분을 반영하면 수공이 스스로의 힘으로 부채를 탕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도 부족하다면 자산매각도 고려할 수 있겠죠.

너무 가혹하지 않냐구요? 여기까지 읽고도 수자원공사에 일말의 동정심이 남아계신분 들께는 죄송한 이야기지만, 가혹한 책임 추궁이 필요합니다.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정치적 뒷배가 든든하다는 이유로 기업이 정치적으로 사업을 결정하는 관행을 끊어내야 합니다. 경제성없는 무리한 사업에 낙하산 사장이 꽂히더라도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선례를 남겨야 합니다. “수자원공사봤지? 제대로 안따져보고 막 달려들면 20~30년 X고생해”라는 소문이 업계에 파다해야합니다.

우리는 4대강사업을 수습하는 것과 동시에 제2의 4대강사업을 만들지 않기 위해서 반드시 그 책임을 제대로 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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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글은 다음 스토리펀딩에 중복 게재되었습니다. https://storyfunding.daum.net/episode/14602

신 재은

신 재은

환경운동연합 물순환팀 신재은 활동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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