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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재개발이 ‘공기의 품질’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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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9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뉴타운 공약이 수도권 표심을 흔들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 5일 은평뉴타운 현장을 찾아 둘러보고 있다. <경향신문>
총선이 끝난 후 서울시의 뉴타운 정책이 도마에 올랐다. 뉴타운 공약을 내걸어 당선한 사람들은 물론이고 서울시장의 어정쩡한 태도 때문에 석패했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도 뉴타운이 지니는 폭발성에 놀라는 눈치다. 이처럼 뉴타운을 둘러싼 논란이 주목을 끄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사실 뉴타운은 우리 경제가 토목건설사업의 포로가 되어 있다는 사실의 반증이다. 또 부동산 투기 굿판에서 나만 소외될 수 없다는 도시민들의 응축된 욕망을 상징하는 기호가 틀림없다.

우리나라에서 건설교통 분야의 투자는 2000년 이후 15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GDP 대비 건설투자율도 20%에 육박한다. OECD 국가들이 대개 7~8% 수준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 대통령이나 지방자치단체 주택 담당자나 집값이 오르면 공급 부족 때문이라는 합창을 되풀이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이미 107%를 넘어선 상태다. 주택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 아니라, 가진 사람들은 몇 채씩 보유한 반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값싸고 괜찮은 소형 주택은 부족하다는 뜻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내쫓는 식의 뉴타운 개발은 투기세력의 배만 불리고 부동산 거품을 일으켜 주택난을 가중시킨다.

택지개발로 그린벨트 점점 줄어

공급 확대를 명분으로 추진하는 택지개발의 희생양은 언제나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놓아야 할 자연자산이다. 도시민들의 허파인 그린벨트를 야금야금 갉아먹어 이제는 아예 콘크리트 숲으로 변해버린 지 오래다. 그린벨트는 2001년 이후 1417㎢가 해제돼 대도시 주변의 지가 상승을 주도했다. 대규모 택지개발의 필수재는 모래와 자갈이다. 우리나라에서 한 해 동안 채취되는 골재량은 1억㎥가 넘는다. 5400만t에 달하는 시멘트 사용량도 토건국가의 원조 격인 일본의 12배가량이다. 정부의 건설·토목 분야 예산은 환경예산의 5배 가까이 많다.

지칠 줄 모르는 택지개발은 우리나라의 재화를 서울과 수도권으로 빨아들이는 진공청소기 역할을 해왔다. 전국에서 사람이 가장 많이 사는 곳은 경기도다. 신도시를 우후죽순처럼 만들면서 경기도 인구는 지난 25년간 2배로 늘었다. 서울과 인천, 경기도를 합한 수도권 인구는 전체 인구의 48%나 된다. 서울은 1990년을 기점으로 인구가 약간씩 줄고 있는데, 서울에서 빠져나간 인구는 대부분 경기도로 흡수됐다. 경기도가 수도권 택지개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올해만 김포, 파주, 판교, 광교, 양주 등에서 신도시가 공급된다. 하지만 경기도는 아직 개발 욕구를 채우지 못해 ‘배가 고프다’고 아우성이다.

수도권이 온통 공사판이다 보니 공기의 질이 좋을 리 없다. 2006년 수도권 미세먼지 오염도는 인천 68㎍/㎥, 수원 67㎍/㎥, 성남 65㎍/㎥, 부천 64㎍/㎥ 등으로 기준치인 50㎍/㎥를 훨씬 웃돈다. 출퇴근 자동차들이 쏟아내는 질소산화물이 햇빛과 반응해 형성하는 오존 농도도 노약자들의 건강을 위협할 만한 수준이다.

수도권 미세먼지 농도 기준치 훨씬 초과

수많은 사람이 내 집에서 살고 싶어한다. 그런 욕망을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다. 뉴타운도 마찬가지다. 노후한 주거지역을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시키려는 도심 재개발은 어떤 나라에서든 있게 마련이다. 문제는 부당한 이득을 노리는 투기세력을 걸러내기는커녕 오히려 일반 시민들의 투기 심리까지 자극해 표를 사고자 하는 정치인에게 있다.

집이 지친 몸을 쉬는 곳이 아니라 투기 수단쯤으로 받아들여지는 시대다. 우리는 경제가 좀 어렵다 싶으면 대통령까지 나서서 토목사업을 일으키는 나라에 살고 있다. 하지만 대규모 토목사업에 재원을 쏟아부어 경기를 부양하겠다는 생각은 당뇨병 환자에게 설탕을 투여하는 행위와 크게 다르지 않다. 욕망을 부채질해 뻥튀기하지 않으면 한순간도 유지될 수 없는 경제, 바로 여기에 환경 문제의 근원이 있다. 

* 이 글은 뉴스메이커 774호에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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