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현장기고] ‘진짜 귀한 새’ 비둘기조롱이, 대전 갑천지구 개발예정지에서 발견

멸종위기종 보호를 위해서라도 대전 갑천지구 개발계획 신중히 검토해야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국장(booby96@kfem.or.kr)

▲ 전깃줄에 앉은 비둘기조롱이 전깃줄에 앉아 있는 비둘기조롱이ⓒ정지현

▲ 전깃줄에 앉은 비둘기조롱이 전깃줄에 앉아 있는 비둘기조롱이ⓒ정지현

매우 드물게 한반도를 통과하는 비둘기조롱이가 대전에서 처음 관찰되었다.

대전환경운동연합과 한남대야조회는 지난 3일~12일까지 약 10일간 대전의 갑천주변 농경지에서 13마리의 비둘기조롱이 집단이 머물다 이동한 것을 확인했다.

월평공원과 갑천 모니터링 과정에서 확인된 비둘기조롱이는 환경부지지정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국제자연보전연맹(IUCN) 취약종으로 분류되어 있다. 그만큼 보전가치가 높고 귀한 새이다. 대전시 자연환경조사 2014년까지 조사결과에 관찰기록이 없는 종이다. 따라서 공식적인 첫 기록이라고 할 수 있다.

▲암컷비둘기조롱이가 전깃줄에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정지현

▲암컷비둘기조롱이가 전깃줄에 휴식을 취하고 있다. ⓒ정지현

맹금류중 매우 작은 비둘기조롱이(Amur falcon)는 몽골, 러시아 등지에서 번식한다. 아시아를 통과해 아프리카까지 약 1만 5000∼2만 2000㎞를 이동한다. 5일 동안 6000㎞를 쉬지 않고 이동하는 것이 확인되기도 한 종이다.

비둘기조롱이는 잠자리나 메뚜기 등을 주로 사냥하는 맹금류이다. 13마리의 비둘기조롱이 서식은 관찰된 지역에 잠자리 등 먹이 활동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것을 반증한다. 즉, 곤충생태계가 잘 유지되고 있다는 것으로 매우 보전가치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이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니…

문제는 이번 비둘기가 관찰된 갑천주변 농경지는 갑천지구 개발예정지로 호수공원과 5000세대의 아파트가 건설 될 지역이다.

갑천지구는 4대강 사업으로 추진된 친수구역특별법에 의해 지정되어 진행되는 지역이다.

▲ 비둘기조롱이 관찰지역 파란선내가 개발예정부이지며 붉은색점선이 비둘기조롱이 관찰지역이다. ⓒ이경호(다음지도)

▲ 비둘기조롱이 관찰지역 파란선내가 개발예정부이지며 붉은색점선이 비둘기조롱이 관찰지역이다. ⓒ이경호(다음지도)

최근 대전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이곳은 환경단체와 지역주민이 개발을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다. 호수공원 개발비용을 마련하겠다며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개발하겠다는 구상으로, 주민 반발을 묵살한 채 사업을 강행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갈등이 심화 되고 있다.

환경단체는 ‘개발 예정부지는 월평공원과 갑천이 인접하여 생태계가 매우 잘 유지되고 있어, 적절한 보전방안이 없는 기존 개발 계획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민관검토위가 구성되어 적절한 대안모델을 제시했으나 논의는 시작도 못한 채 기존사업계획을 고집하고 있다. 사업이 강행될 경우 현재 대규모 농경지는 사라지고 거대한 호수와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설 것이다.

▲수컷 비둘기조롱이가 전깃줄에 앉아 있는 모습 ⓒ정지현

▲수컷 비둘기조롱이가 전깃줄에 앉아 있는 모습 ⓒ정지현

비둘기조롱이는 월동지에서 돌아오는 개체수가 급감하면서 비상대책이 필요하다고 러시아에서는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귀한 비둘기조롱이의 대전 서식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대규모 개발계획이 예정된 부지여서 내년에 도래 가능성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이번 멸종위기종 비둘기조롱이의 관찰은 갑천지구 개발계획이 좀 더 신중해야 할 이유를 제공해준다. 생태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맹금류이며 국제적으로 보호받아야 할 종이 대전에서 최초로 확인된 것의 의미를 살려야 한다. 비둘기조롱이와 하부생태계인 곤충생태환경을 감안한 개발계획의 수정이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대전시가 개발사업 강행으로 러시아 등의 국제적 보호요구를 무시한 지자체로 남지 않기를 바란다. 13마리의 비둘기조롱이 서식지를 훼손한 것만으로도 국제적 질타를 받을 수 있다.

환경부가 허가한 환경영향평가서가 부실하게 제작된 것은 아닌지도 살펴야 할 일이다. 이동경로가 거의 일정한 조류의 특성을 보면 매년 정기적으로 통과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대전지역의 핫 이슈인 도안 갑천지구 개발사업이 이런 멸종위기종의 생물들의 서식환경까지 훼손하면서 진행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한번 훼손된 자연은 다시 돌아올 수 없기 때문이다.

미디어홍보팀 은 숙 C

미디어홍보팀 은 숙 C

"창백한 푸른 점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적나라 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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