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새만금갯벌과 연안바다를 특별법이 지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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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 11월 22일, 대한민국은 바야흐로 일반법의 시대를 접고 ‘특별법’ 경쟁의 시대를 맞이했다. 제17대 국회는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과 ‘동·서·남해안권 발전특별법’을 통과시켜 지자체가 중심이 된 개발특별법 시대에 맞는 특별한 원스톱서비스를 제공했다. 23일 ‘낙후지역 발전 및 투자촉진 특별법’이 법제사법위원회(이후 법사위)와 본회의를 일사천리로 통과하면 한반도의 갯벌과 바다는 그야말로 규제가 없는 자유지대가 된다. 이제 우리는 갯벌과 바다의 자유로운 생명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특혜를 누릴 권리가 가지게 되었다. 단, 특별법에 따라 특별법을 위해 일하는 공무원의 허가증이 없는 사람은 제외된다. 그리고 갯벌과 바다, 그리고 그 속의 셀 수 없는 생명들은 저항할 권리가 없다.”   

 



 

ⓒ국립공원관리공단 공모전 사진

 

   만약 당신이 특별법의 시대를 여는 포고문과도 같은 이런 글을 읽고 있고, 아무런 규제도 받지 않는 특별법의 시대에 살고 있는 평범한 한 인간이라고 상상해 보라. 특별한 법을 행사할 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말을 따라야 하는 미래를 위해 자유로운 나의 한 표를 던진 사회, 그것이 바로 우리 자신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역사 속에서 이와 비슷한 일은 반복되었다. 자신의 자유를 버리고 특별한 사람이 하는 말에 복종하기 위해 표를 던진 사회, 바로 나치가 살던 시대의 독일인들이 선택한 미래도 그러했다. 그렇다고 지금 특별법이 우리의 국회를 통과해서 파시즘의 시대가 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특별법이 특별한 몇 사람의 권한으로 집중되었고, 그 특별법이 법인 이상 소크라테스처럼 묵묵히 그 명령에 따라 독배를 들이켜야 한다는 점을 좀 과장되게 말하려는 것이 전부다.

 

  실제로 현재 국회를 통과한 특별법들은 특정지역을 원스톱서비스 방식으로 개발하고 지역을 발전시킬 목적을 가지고 있다. 지금처럼 지방의 인구가 끊임없이 수도권으로 빠져나가는 현상 속에서 지역의 개발이 유일한 대안인 것처럼 비칠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갯벌과 연안권의 개발은 태반이 대형 매립사업 내지 생태적 가치가 우수한 자연자산을 이용, 개발하는 계획을 수반할 가능성이 높기에 걱정부터 앞설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국가산업단지를 비롯한 중요한 산업, 경제시설이 갯벌과 연안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적인 매립으로 증가할 환경비용은 고스란히 국민 전부의 몫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대충 30여년 정도를 산업단지의 수명으로 볼 때, 현재 우리나라는 기존의 산업단지를 재개발하여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보다 경쟁력 있는 시스템을 갖추는 단계로 진입해야 할 때이다 그럼에도 한국사회는 여전히 환경파괴에 따른 직간접적인 비용의 대부분을 개발단계부터 외면하고 저렴한 투기방식을 채택하는 구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제 법체계마저 원스톱개발방식으로 전면 개편하는 첫 단계에 접어들었으니 우리사회가 치러야 할 제도적 비효율성에 따른 비용까지 국민 모두의 몫이 될 형편이다.


  ‘동·서·남해안권 발전특별법’을 보면 우리의 전 연안지역에 개발구역을 지정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국립공원을 비롯한 해상, 육상의 모든 자연공원이 그 개발구역에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갯벌연안, DMZ, 백두대간의 3대 생태축이 건설업의 사업대상이 될 수 있다. 인공시설의 증가는 환경오염발생으로 이어질 것이다. 국립공원의 섬에 유선장, 탐방로 등을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개발의 대상이 되는 자연공원을 보면, 연안권에 속한 76개의 자연공원 중 38%가 포함되며, 이 중에서 생물다양성의 보루라 할 수 있는 국립공원은 8개-설악산, 오대산, 경주, 한려해상, 다도해해상, 지리산, 변산반도, 태안반도-가 해당한다.


  지금 현재도 국립공원을 비롯한 자연공원에 포함된 사유지에 대한 보상과 합리적인 대책이 없는 상태에서 개발계획을 들고 찾아온다면 유혹을 받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나라 국립공원의 면적이 바다를 모두 포함해도 OECD국가 평균의 15%에 불과하다는 사실과 비교하면 미래를 위한 현명한 선택이 개발만은 아닐 것이다.


  ‘새만금사업 촉진을 위한 특별법’은 아직 살아있는 새만금갯벌을 두고 땅이 된 것처럼 설치는 격이다. 새만금 갯벌이 매립되면 지난 번 법원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그 곳을 농지 이외의 목적으로 할 수 있도록 또 다른 특혜를 주고 있다. 그러나 실상 방조제를 연결하는데 14년 이상 걸린 새만금사업은 앞으로 매립하기 위해 수억 톤의 모래를 10년 이상 퍼부어야 하고, 그 이후에야 시대적 변화에 맞춘 산업발전의 터가 될 처지이다. 20년, 30년의 미래를 준비한다고 하는 새만금의 갯벌가치를 따지자면 개발의 이익이 오기까지 수십조의 손해를 보는 셈이다. 여기에 투자비를 포함하면 손해도 이런 손해는 없을 것이다.


  ‘낙후지역 발전 및 투자촉진 특별법’은 처음 서남권의 낙후된 섬 지역을 시작으로 전 국토의 59%에 해당하는 지역을 개발하겠다며 정부가 나서서 추진한 법이다. ‘동·서·남해안권 발전특별법’과 달리 초기 남해안특별법의 수많은 특혜가 고스란히 남아 있어 자연공원법을 비롯한 일반법을 죽이는 특별법이 될 전망이다. 그리고 이미 균형발전특별법, 낙후지역지원법, 오지개발법, 접경지역지원법, 등 많은 특혜법들이 있는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법이어서 특별법의 중복현상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법체계의 안정성과 효율성 문제 한편으로는 ‘낙후지역 발전 및 투자촉진 특별법’을 비롯한 특별법들이 이 생태적 가치가 우수한 지역과 그 자연 속의 삶의 방식을 버려야 하는 저급한 것으로 평가절하 시키는 시대적 퇴행현상을 반영하고 있어 문제이다. 습지보호지역과 수려한 섬의 군락, 바닷속 산호와 해초군락 등 자연이 살아있는 갯벌과 바다를 낙후지역과 동일한 것으로 여기게 만들고 있으니 전 세계적 흐름에 뒤쳐져도 한참은 뒤쳐진 셈이다. 섬이 바다와 어울려 아름답다는 이유로 낙후지역에 포함되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우리의 아이들과 세계시민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까. 분명코 섬이 바다위로 솟아올라 사람들에게 미적 즐거움을 주는 것은 섬이 바다의 풍요로움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이 대통령 선거를 앞둔 시기가 아니었다면 지역개발특별법이 이렇게 넘쳐나지는 않았을지 모른다. 대선과 총선을 앞둔 시기인지라 특별법이 국회의 상임위원회를 통과할 때마다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은 모두 자신의 노력이라며 표를 냈다. 그리고 특별법을 제안하고 추진했던 지자체들 중에서 아직 특별법이 통과되지 못한 지역은 지역개발을 위한 보증수표에서 소외된 듯이 행동하고 있다. 아직 특별법조차 만들지 못한 지자체와 국회의원들의 특별법 이외에는 지역의 발전을 위한 구상을 꿈도 못 꿀 정도로 선택의 폭은 더욱 좁혀질 것이다. 


  그런데 개발특별법이 자랑하는 규제 없는 시대는 우리자신과 각자가 속한 공동체에 정작 필요한 생명과 사회적 안전장치마저 불안하게 만들 수도 있다. 국립공원, 갯벌, 등 공공자산이 주는 혜택의 잠재적 상실, 미래세대를 위한 생물자원의 경쟁력 상실, 정상적인 법체계에 따른 사회적 합의와 발전에 대한 신뢰의 상실, 등등 지금 현재와 미래의 세대들이 짊어져야 할 상실감은 깊어질 것이다. 개발에 따른 경제적 이익이 20년, 30년 뒤의 일이고 보면, 우리의 아이들이 되짚어보는 우리사회의 진실된 모습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나서는 긴 여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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