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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스토리사격장의 주민피해 히스토리

파주스토리 사격장 내 대규모 산림훼손

지난 11월 6일, 파주 스토리 사격장에서 미군이 민통선 내 산림을 마구잡이로 훼손한 사건이 발
생했다. 사격장의 경계를 분명히 하기 위한 말뚝과 울타리 설치공사로 녹지등급 7-8등급은 족히
될 산림 2만2천5백평이 훼손되었다. 미군은 대형 포크레인을 이용하여 산중턱을 뭉게었고 폭
5m, 길이 15km의 커다란 길이 생겼다. 길 양옆으로는 수령 30년 이상 된 자작나무, 굴참나무, 떡
갈나무들이 밑둥을 허옅게 드러낸 채 쓰러졌고 그 위로 시뻘건 쇠말뚝이 박혔다.
소파(한미행정협정)규정상 공여시설 및 구역 안에서 시설설치, 신축 또는 개축을 할 경우 한국
정부 혹은 해당 지자체의 협의를 거쳐야 한다. 더구나 산림을 파괴하며 진행하는 대규모 철책공
사인 만큼 한국 정부와의 협의를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파주시에서 이번 공사 관련하
여 “사전 점유지에 대한 관련법 의견서 검토 협의”에서 “토지소유자의 사용승낙과 원만한 협의
를 통해 농지전용허가를 받을 것, 보전임지이므로 형질변경을 할 경우에는 산림청장의 협의를 얻
을 것,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라 환경영향평가를 얻고, 취수장 인근이므로 상수원에 미칠 영향 등
을 고려하여 이 내용 또한 환경영향평가를 받을 것”을 명기하였다. 그러나 미군은 이 모든 절차
를 무시하고 공사를 강행하였다. 이는 주한미군에 의한 환경파괴나 범죄행위가 일어났을 때마다
핑계삼던 소파마저도 무시한 것이다.

파주 주민들의 피해역사를 말해주는 스토리 사격장
1973년 미군 2사단 기갑부대훈련장으로 170만평이 공여된 후 계속 확장된 스토리 사격장은 3천
만평 규모로 국내에 존재하는 훈련장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최근 소음피해 소송에서 승소한 화
성 매향리 사격장(760만평)에 4배나 된다. 규모가 큰 만큼 훈련도 대규모다. 축산농가에서는 산
유량이 감소하고 소가 유산을 하는 등 피해가 속출하고, 훈련장으로 이어지는 324번 지방도로변
인가들은 새벽 1-2시에도 집 바로 옆을 지나는 탱크소리에 소스라치며 일어나기가 일쑤다. 사격
장 소음은 일반적인 소음과 달리 매우 불규칙하게 발생해 이런 환경에서 오랫동안 생활할 경우
우울증으로 인한 무기력감 등 정신질환을 앓기 쉽다고 의사들은 경고한다. 피해는 소음뿐이 아니
다. 사격 중 떨어지는 포탄의 납, 알류미늄 등 중금속이 토양과 수질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폐
타이어와 버려진 대형엔진에서 나온 기름은 오염을 가중시킨다. 더욱 놀라운 것은 20만 파주시민
의 젖줄인 금파리 취수장이 불과 300m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그런 피해를 천재지변으로 친다면, 미군들로 인한 인재는 주민들을 더욱 분노케 한다.
1988년 4월에는 마을주민 정완수씨의 아들(당시나이 7세)이 미군 차량에 치어 숨진 사고가 일어
났다. 분노한 주민들에게 미군은 한마디 사과도 없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01년 8월에는 미2
사단 측이 탱크의 마을통과를 반대하는 주민을 향해 “탱크로 주민들을 죽여도 책임이 없다”는 망
언을 해 주민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었다. 주민들이 한해동안 농사지은 귀리 밭 4천 평이 하루아
침에 쑥대밭이 되는가 하면, 추수한 벼를 말리기 위해 길가에 조심스럽게 널어놓았던 것을 미군
의 탱크가 짓밟고 가버려 한해 농사가 수포로 돌아가기도 했다. 주민들의 가장 큰 분노는 목숨까
지도 위험한 생활조건에 산다는 것이 아니라, 종놈 대우도 안 해주는 미군의 오만함이다.

공여지와 영농출입증
1954년, 3일만 나가 있으라고 해서 모든 세간을 두고 나온 삶의 기반은 공여지라는 이유로 60년
째 들어가지도 못하는 남의 땅이 되었다. 1973년 본격적인 공여지 징발 때 받은 보상금은 논은
평당 580원, 밭은 270원, 임야는 30원이었다. 주민들이 땅을 뺏겼다고 생각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다.
그렇게 징발 당한 땅에서 농사를 지으려면 부대로부터 ‘영농출입증’을 받아야 한다. 자신의 소
유가 분명한 땅인데도 영농출입증이 없으면 들어갈 수도 없고, 설사 영농출입증이 있다고 해도
군사작전을 이유로 출입을 금지 당할 때는 타 들어가는 벼를 보고도, 추수할 시기를 넘겨 다 쇠
어가는 작물을 보고도 쓴 눈물만 삼켜야 한다.
영농출입증은 주민들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통행증명서이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 공여
지 안에 농사를 짓고 있던 주민 신보연씨(농민, 파주환경연합추진위원장, 43)는 한창 추수를 앞
두고 출입증을 빼앗겼다. 기자들을 데리고 들어가 산림훼손 현장이 세간에 알려지게 되었다는 이
유였다. 출입에 대한 전적인 권한이 군인들에게 있는 만큼 주민들은 군기지 환경문제에 대해 더
욱 소극적일 수밖에 없다.

전국 미군 공여지 여의도의 93배, 공시지가로 무려 10조원
국방부에 따르면 2000년 말 현재, 미군 기지와 훈련장, 탄약고는 총 96곳으로 여의도 면적의 93
배인 7445만평이며, 재산가치는 1999년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무려 10조원이나 된다. 이중 제일
큰 면적을 차지하는 시설은 훈련장으로 5천6백 만평이다. 외교통상부 국정감사결과를 보면 이 재
산의 연간 사용료는 4557억원 이나 된다. 이런 대규모의 공여지가 대부분 정당한 보상 없이 임의
로 설정되거나 아주 헐값에 징발 당한 곳이다. 사용료를 한국정부에 내기는 커녕, 매향리와 같
은 경우처럼 주민들이 미군에 오히려 임대료를 내고 경작하는 농지도 있다.
뿐만 아니라, 공여지 안의 산림훼손, 불법폐기믈 매립, 대규모 기름유출 등의 환경오염 행위는
일반인의 출입이 힘들고 사진이나 기록을 남기기가 힘들기 때문에 은폐되거나 그냥 방치되는 경
우가 비일비재하다. 필리핀의 경우, 미군이 1992년 슈비크만 해군기지에서 철수하면서 남긴 폐기
물로 환경오염이 심각해지자 정부가 나서 미국에 보상을 요구했으나 미군정부가 증거가 없다며
묵살 당했고, 아직도 주민들은 심각한 피해 속에서 고통을 받고 있다.

파주스토리 사격장이 있는 민간인통제지역(민통선)과 비무장지대는 전세계적인 생태의 보고로
서 유네스코에서 ‘접경지역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하기 위해 학술조사를 벌이고 있는 소중한
곳이다. 그간 정치, 군사적인 이유로 출입을 통제하여 원시상태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기도 하지
만, 남한의 지정학적 위치상 철새들의 중간기착지이기도한 전세계적으로 아주 중요한 지역이다.
미군이 주둔군이기보다 점령국에 가까운 권력을 휘두르며 함부로 훼손할 수 있는 곳이 아니다.
이제, 군사시설 및 공여지 내의 환경에 대한 문제는 그저 해결될 때까지, 철수하여 반납할 때까
지 기다릴 그런 성질이 문제가 아니다. 제2, 제3의 스토리 사격장이 나타나지 않기 위해서는 범
죄행위를 용인하는 불평등한 소파를 개정하고, 적정규모로 미군을 감축시켜 공여지를 반환케 해
야 한다. 이것이 영토에 대한 대한민국의 주권과 환경권을 찾는 유일한 길이다.

글 : 공익환경법률센터 문진미 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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