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국제연대 관련자료

미국의 반테러 전쟁과 북한

미국의 반테러 전쟁과 북한

서보혁/ 평화문제연구회 회장

미국이 10월 7일, 테러 참사를 당한지 26일만에 오사마 빈 라덴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프카니
스탄 공격을 시작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9월 24일 테러조직과 관련된 조직의 자산동결을 발표했
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28일 테러자금 근절을 위한 결의안을 채택했다. 미 테러 참사와 미국
의 보복공격으로 국제사회는 테러 증후군에 휩싸이고 있다. 우리는 미국이 주도하는 반테러 전쟁
뿐 아니라, 미국이 지목한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있는 북한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그리고
북-미 대화의 전망은 어떨 것인지에 대한 문제이다.

북한 반테러 입장 재확인

북한은 현재 미국이 지목한 7개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있다. 이들 7개국은 북한, 이란, 이라
크, 시리아, 리비아, 수단, 쿠바 등이다. 북한은 지난 1987년 대한항공기 폭파사건을 일으킨 이
후 테러지원국 명단에 오른 이후 지금까지 명단에 계속해서 올라 있다. 미국이 지목한 테러지원
국 명단에 들어있는 국가는 미국으로부터의 경제 제재는 물론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국제경제기
구로부터의 자본 도입과 국제사회와의 협력에 있어서 커다란 장애에 부딪힌다. 미국의 테러지원
국 명단 발표는 미국이 테러반대라는 명분을 통해 관련국가들에 대한 통제권을 행사하려는 정치
적 성격이 강하다. 부시정부가 아프카니스탄 공격에 필요한 회교국가들의 협력을 구하는 가운데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라있는 일부 회교 국가들(이란, 수단)에게도 손을 내밀고 있는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지난 8월 4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발표한 북-러 정상 공동선언에
서 반테러 입장을 밝힌 바 있고, 이보다 앞선 작년 10월 김정일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한 북한의 최고위 인사인 조명록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은 북-미 공동꾜뮤니케를 통해 테러
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기 클린턴정부 말기에 북한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될 가
능성이 있었지만 성사되지 못하고 부시 공화당 정권의 출범으로 상황은 원점으로 돌아갔다.
부시 정부가 들어선 이후 4월 30일, 미 국무부는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 계속해서 남겨두었
다. 국무부는 관련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지난 70년 일본항공기(JAL)를 북한으로 공중납치한
일본공산주의연맹의 적군파 요원들에게 피신처를 계속 제공하고 있다”고 하면서 “일부 증거들은
또한 북한이 작년 테러단체들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무기를 판매했을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말하고 있다. 북한은 이런 사실을 부인하지만 미 테러사태의 여파로 북한은 이 문제에
대한 ‘성의있는’ 조치를 보여야 할 입장에 직면해 있다.

북한위협론 재생산 경계

북한이 미 태러사태를 보는 눈은 다각적이다. 먼저, 테러 참사 발생 하루만인 12일 외교부 대변
인은 중앙통신과의 기자회견 형식을 빌어 북한정부의 입장을 예상보다 빨리 표명했다. 외교부 대
변인은 미 테러참사를 “지극히 유감스럽고 비극적인 이번 사건”이고 말하고 북한은 “온갖 형태
의 테러와 그에 대한 어떠한 지원도 반대하는 우리 공화국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
다. 또 북한은 이런 입장을 미국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이런 반응은 부시정부의
반테러 보복행동과 미국내 반테러 여론이 북한에 여파를 미칠 가능성을 사전 차단하고, 북-미 대
화 재개를 겨냥해 미국에 좋은 이미지를 남기려는 뜻이 담겨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북한 언론들은 테러사태 이후 미 부시정부의 대응을 예의주시하면서 그것이 국제적인 긴
장 조성과 미국의 패권주의 강화로 이어지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시각을 나타냈다. 또 북한은 일
본이 미국의 반테러 군사행동에 동참하면서 미-일간의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는 것을 비난하고 있
다. 북한 관영 민주조선은 9월 28일 기사에서, 자위대가 미국의 반테러 군사행동에 동참하려는
것은 “적극적인 ‘반테로 투사’로 둔갑하여 군국주의 침략야망 실현을 위한 제도적인 장치들과 해
외팽창의 전제들을 마련해 놓자는 데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특히 테러사태 이후 미국과 일본 내에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는 북한위협론에 대해 민감
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북한은 관영언론들을 통해 미국과 일본 당국 및 언론이 제기하는 일본
인 납치의혹, 핵무기 보유설, 미사일 중동 수출 등에 대해서 미국의 대량살상무기 판매와 미사일
방어망 구축을 정당화하고 북-미 대화 지연 책임을 북한에 떠넘기고, 일본의 군사력 강화를 합리
화하려는 처사라고 비난하고 있다.

북-미 관계개선에 기회와 도전

9.11 테러사태 이후 미국의 대북정책은 일단 중단상태에 들어갔다. 이에 대해 북한 역시 미국내
사정과 부시정부의 보복공격 움직임 등 미국내 추이를 관망하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미 테러사
태 이후에도 양국간 비공식 접촉은 계속되어 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거기서 고위급 대화 재
개를 위한 진전된 논의는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테러를 반대한다는 원칙
적인 수준의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는 만족하지 않고 있다. 결국, 북-미 대화 재개는 미국의 보
복 군사행동이 일정한 성과를 거둔 후나 반테러 보복공격이 계속되면서도 미 외교역량이 기존의
정책을 감당할 체계를 갖출 경우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에번스 리비어 주한 미국공사는 9월 21일, “테러사태가 북-미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라는데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하고 “오히려 북한이 국제사회의 테러근절에 동참할 기회가 마련됐
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비어 공사는 그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은 언급하지 않은
채 북한에 제네바 합의 개선 이행(북한의 과거핵 사찰)을 다시금 강조했다. 또 미국은 아프카니
스탄 공격 준비를 위해 테러지원국의 일부 국가들의 도움을 받았지만, 거기에 배제되어 있는 북
한, 리비아, 이라크 등에 대해서는 더욱 엄격한 제재와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북-미 대화는 부시대통령이 지난 6월 제시한 핵, 미사일, 재래식 군사력 외에도 테러문제(또는
그 여파)가 추가되면서 본격화되기에는 더욱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리비어 공사의 언급처
럼, 북한이 반테러 입장을 구체적으로 입증하는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은 물론 일본과의 관계개선
을 동시에 추진할 수는 발판을 마련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북-미 관계가 당장 급격하게 개선되
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미국이 중국, 베트남 등 적성국가와 국교를 맺어온 장기적이고 단계적
인 태도를 보면 그렇다. 부시정부가 북한에 세 가지 문제를 제시하며 포괄적 접근을 하려는 것
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된다. 한국으로서는 반테러 정책 및 여론에 편승하는 미국내 반북 여론을
억제하고, 남북간 군사적 신뢰구축을 마련하기 위해 미 정가의 주요인물들과 연계망을 넓히고 남
북 당국자간 회담을 활성화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하겠다.

자료제공:평화네트워크

admin

admin

(x)국제연대 관련자료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