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관련자료

미국은 자제하라

지금 피해 당사자인 미국 뿐 아니라 전 세계는 사상 최대의 ‘동시다발 테러’를 당하여 말할 수
없는 비통과 충격 속에 잠겨있다. 이번 테러에 희생자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만
명 단위가 되지 않을까 추산하고 있고 매일 희생자들의 주검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무엇보다도 이들의 명복을 빈다.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고 오열하는 가족들과 일가친척들
에게 하늘의 위로가 내리시기를 빌어 마지않는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이 전후후무한 동시 다발 테러를 당한 미국이 어떻게 나올 것인가에 모두 숨
을 죽이고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엔, 나토 등 국제기구들, 다른 서방 국가들은 물론이고 미국
의 잠재적인 적이라 할 수 있는 러시아와 중국까지도 동시다발 테러를 당한 미국을 동정.지지하
고 모든 필요한 협조를 아끼지 않겠다고 나오고 있는 판국이다.

‘모든 형태의 테러를 퇴치하기 위한 연합체 구축’에 대한 미 부시 대통령의 제안은 전 세계적으
로 환영과 지지를 받고 있다. 이는 매우 좋은 일이다.

그러나 미국은 이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번 국제적인 동시다발 테러에 대하여 수사가 끝나는
대로 힘의 보복을 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어 다시 한번 우리를 긴장하게 하고 있다.

미국이 이번 테러를 전쟁행위로 규정하고 이에 대하여 비상경계령을 내리고 미 대통령은 ‘모든
수단을 동원하여 응징’할 것을 공언하고 있으며 전 세계는 지금 미국의 공격이 임박한 것을 느끼
고 긴장하고 있다.

매우 불안하고 우려되는 상황이다. 왜냐하면 미국이 만일 군사적인 보복을 감행한다면 또 다른
피의 테러를 부르게 될 것이 우려되고 이는 끝없는 테러와 피의 응징의 악순환의 시작이 될 조짐
이 크기 때문이다.

따지고 보면 이번 끔찍한 동시다발 참사는 미국이 그동안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나 다름없다. 그
것은 군사적-경제적 힘만 믿고 힘의 강경외교로 나갔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동안 미국의 헤게모니 아래 소위 ‘단극체제’가 실현되었고 세계 초강대국이 된 미국이었지만,
인간의 정신적, 도덕적, 평화적 노력으로 세계 평화에 기여했기 보다 오히려 군사적인 힘만 믿
고 설치고 오만했으며 그것을 내세워 전쟁을 부추기었던 것을 회개하여야 한다.

미국 대통령 부시는 힘만 믿고 큰 소리 치고 군사적 힘의 행사로 일관하고 있는 ‘카우 보이’나
총잡이로 묘사되고 있다. 사실 그동안 미국은 수많은 양민들을 죽였고 세계를 울음바다로 만든
데 대하여 반성하고 회개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 미국은 한국, 월남, 라오스, 그래나다, 엘 살바돌 등에서, 최근에는 걸
프 만, 코소보, 수단, 아프카니스탄 등에서 얼마나 많은 양민들을 학살하였고 그들 가족들의 가
슴을 멍들게 하였으며 그들의 생을 파탄 냈는가?

오늘 세계 패권을 장악한 미국은 ‘온고지신’의 역사적 교훈을 배우기를 바란다. 주전 8세기의 세
계패권을 장악하고 팽창 정책으로 전 세계를 위협했던 아시리아란 강대국이 있었다. 그런데 이
아시리아에 하느님의 예언자 요나가 파견되어 회개하지 않으면 40일 이내에 망할 것이라는 매우
위협적인 예언을 하였다. 이 때 아시리아가 어떻게 했는가? 이는 동시다발의 테러나 다름없었다
고 판단되었을 수도 있다.

그런 위협적이고 도전적인 예언을 함부로 하는 요나를 체포하여 처단할 수 있었으며 아시리아를
악마적 제국이고 원수라고 규정하고 비방했던 이스라엘을 군사력으로 공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아시리아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왕을 비롯하여 모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에 이르기까지,
심지어는 짐승들에 이르기까지 베옷을 입고 재를 뒤집어쓰고 회개하였다.

만일 지금 미국이 분노를 발하여 군사적 보복으로 앙가픔을 한다면 이제 이 세계는 끝없는 피의
보복과 살상의 악순환에 빠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미국은 생각해 보라. 지금까지 미국은 전
쟁과 테러의 가해자로만 있다가 처음으로 당하는 피해자의 위치에 서게 되었다.

그 동안 미국이 세계에서 힘없는 나라들, 힘없는 사람들에 대하여 어떻게 행동해 왔는가를 반성
하고 회개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 초상 난 집과 같은 미국을 향해 비난하거나 욕하자는 것이 아
니다. 그러나 미국이 이번 동시다발 테러를 잘 수습하지 않고 만일 군사적 보복을 하는 경우 이
세계는 걷잡을 수 없는 테러와 전쟁의 악순환 속에 빠지게 될 것이 염려스럽다.

이번 동시다발의 테러의 교훈은 테러를 없애지 않으면 테러가 우리를 없앨 것이라는 것이다. 전
쟁으로는 전쟁을 없앨 수 없고 테러로는 테러를 결코 없앨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미국이 군
사력으로 보복하는 것을 자제하기를 바란다.

만일 미국이 비록 이번에 초강대국의 체면과 자존심이 여지없이 깎이고 손상 받았고, 또 무고한
시민들이 수많은 희생되었지만, 즉각적인 군사적 보복 대신에 회개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이 세상
은 더욱 평화로운 세상이 될 것이 틀림없다. 이런 때일수록 미국은 자제하고 자성하여야 할 것이
다.

미국은 너무나 상식적이고 안이한 대응이며 잠자던 호랑이가 선잠 깨어 화를 마구 표출하는 듯
한 화풀이로 군사적 보복을 하기 전에 주전 8세기 아시리아가 그러했던 것처럼 베옷을 입고 회개
한다면 얼마나 강자다운 자세일 것인가? 과거 미국이 저질렀던 수많은 전쟁들과 그 전쟁들에서
필요 없는 많은 무고한 양민들을 학살해 왔던 일들을 되돌아보고 회개하고 필요한 조치들을 취한
다면 이는 훨씬 성숙한 자세일 것이다.

나는 무덤 앞에 꽃을 바치는 심정으로 말한다. 나는 이번 동시다발의 미증유의 테러를 당한 미국
이 군사적인 보복을 생각하고 준비하며 세계를 향하여 위협하기 보다 먼저 겸허하게 회개하는 자
세를 보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진정으로 힘을 가진 자가 보여야 할 여유 있는 태도이고 자
세라고 생각한다.

자료제공: 월간 말
글 : 홍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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