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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선기의 섬이야기] 아름다운 세계유산 제주, 지속가능한 관광을 생각하자

아름다운 세계유산 제주, 지속가능한 관광을 생각하자

 

홍선기 (목포대 도서문화연구원 교수)

최근 제주도에서 중국인 관련 사건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오죽하면, 무비자, 무개념, 무법 ‘3無 유커의 섬’이라고까지 기사가 나왔을까 무척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에게 제주는 돌, 바람, 여자가 많고, 도둑, 거지, 그리고 대문이 없다고 하여 3多3無의 섬이라고 배웠다. ‘말은 제주로, 사람은 한양으로’라는 말이 있듯이 제주는 명품 종마의 원산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우리가 제주의 매력에 빠져드는 것은 아름다운 화산섬 절경과 특이한 아열대 식물, 그리고 비취색 바닷물을 볼 수 있는 국내 유일한 곳이라는 것이다.70~80년대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못했던 어려운 시절, 신혼여행을 비행기타고 제주로 가는 것은 그야말로 부러움이고 행운이었다. 제주는 최근까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지질공원, 생물권보전지역 등 3관왕을 차지한 것도 부족하여 세계7대자연경관이라는 엄청난 브랜드까지 선정되었다.

외국인들은 해외여행을 하다보면 제일먼저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찾아볼 만큼 유네스코의 브랜드 가치는 높은 것은 사실이다.그러나,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이나 세계유산의 목표점을 관광객 유치나 브랜드 상품 판매 등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자연히 정책도 관광산업과 연계된다.

회의 때문에 자주 제주에 가지만, 갈 때 마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고 있고, 간판이 중국어로 바뀌고 있음을 피부로 느낀다. 물론 국제화시대에 외국인들이 명품 관광지를 찾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10명이면 8~9명이 중국인 관광객이라면 이것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전략의 균형을 잃었다고 본다. 그렇게 찾아온 관광객이 매년 700~800만명이라면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택시는 저렴한 렌터카사업으로 힘들고, 토속음식점은 골목까지 들어찬 프렌차이즈 식당에 힘들어 하고, 저렴한 숙박은 폐업하고, 그리고, 제주도의 허파인 곶자왈을 비롯하여 중산간지역 숲이 잘려나가고 있다.특히 제주음식의 맛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은 섬의 정체성 중 마지막 상징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이렇게 돈을 벌어 행복해 하는 제주도민들이 과연 얼마나 될까. 외국인 관광객에 의해 현지 주민들이 받아야 하는 스트레스는 매우 크다. 그것이 불만으로 나타날 것이고, 사회불안이 된다. 과연 제주는 어디로 가는 것인가.

전기자동차 이용률을 높이고, 자연건축을 도입하면서 에너지 자립섬으로 가고자 지자체가 노력하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고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원대한 미래전략 보다는 바로 코앞에 있는 주민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더 시급한 사항이 아닐까 생각된다.

지난 9월 초에 하와이에서 개최한 IUCN세계자연보전총회에 워크숍을 구성하여 다녀왔다. 장기출장이라 주변 주민들과 이런 저런 호놀룰루시의 이야기를 할 기회가 많았다. 대부분의 주민들의 이야기는 땅값, 집값이 올랐다는 것이다. 그것도 10여년간 갑자기 2, 3배씩 올랐다는데, 그 원인은 중국인이었다. 하와이를 찾는 관광객은 대부분 일본인인데, 최근 중국인들도 많이 온다는 말이었다.  그러나 이들 중 대부분은 땅과 건물, 아파트를 보러 온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최근 집이 없이 떠도는 홈레스(homeless)가 호놀룰루시내에 부쩍 늘었다고 하였다.

중국인 관광객의 사건, 사고로 벌어지고 있는 제주도의 안타까운 상황이 섬 관광의 지향점은 무엇인가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는 값진 공부가 되기를 바란다. 국가의 정책에서부터 섬 관광에 대한 방향타 수정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더 이상 관광객 수가 명품 관광지를 결정하는 지표가 아니길 바란다. 관광객 수를 늘리려고 주민들은 얼마나 힘들어 하고, 또한 자연은 파괴되는가. 오죽하면, ‘관광산업이라는 개념 보다는 산업관광이라는 말이 어떨지’ 누군가 나에게 전해준 고민이 생각난다.

자연과 함께 살아온 섬 주민들의 삶, 생업, 지식, 의례… 모든 것이 산업, 전통산업이다. 이걸 조용히 보러 와 주면 그것이 참된 관광의 모습이 아닐까. 작금의 제주도 관광현황은, 21세기 대한민국 섬 관광의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매우 힘든 과정이다.

ⓒ제주특별자치도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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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소통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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