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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산에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나?

“설악산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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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양양군의 오색삭도추진단장과 실무 공무원이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경제성 용역 보고서를 조작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설악산을지키는변호사들>이 2015년 11월 9일 고발장을 접수한 뒤, 8개월여가 지난 시점에서 기소가 이루어졌다.

케이블카 사업 진행과정에서, 사업자 양양군은 경제성에 관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 검증을 받아서 환경부에 경제성 보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이렇게 제출한 보고서를 토대로 “자연환경영향검토서”를 작성하게 된다. 그런데 이 경제성 보고서를 양양군이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것이다.

(관련 논평 바로가기)

2015년 8월 28일에 환경부 국립공원위원회에서 조건부 승인이 난 이후, 시민들에게는 오랜만에 설악권으로부터 전해진 소식으로 느껴질 만한 일이었다.

양양군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에서 받은 용역보고서는 경제성만 분석한 16쪽짜리 짧은 문서였다. 그러나 양양군은 ‘지역경제 파급효과’, ‘오색 삭도 운영에 따른 사회적 편익’ 등을 추가해 마치 케이블카 설치 사업이 경제성 있는 것처럼 보이는 52쪽짜리 보고서를 만들어 지난해 7월 환경부에 제출했다.

당시 우원식 의원실이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보고서를 양양군이 임의대로 조작한 것을 발견하여 지적한 후, 양양군은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원본 보고서를 다시 환경부에 제출했지만 이미 문서 조작이 드러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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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4일 ‘경제성 조작 책임자 처벌 및 오색케이블카 사업 철회 촉구 결의대회’에서 원주환경운동연합 김경준 사무국장은 “국립공원위원회 심의용 따로, 환경영향평가 본안용 따로 작성해서 어떻게든 케이블카 사업을 진행하려는 양양군의 꼼수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아무런 정당성도 없는 사업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꼴”이라며 당장 사업을 취소할 것을 주장했다. ⓒ환경운동연합

도대체 이 사업에 어떤 문제가 있길래 문서까지 조작하는 ‘범죄’를 저질러야만 했을까?

케이블카 노선구간에 해당하는 오색지구에서부터 상부정류장이 위치할 끝청 하단부는 국립공원지역으로서, 자연공원법상 공원자연보존지구, 문화재보호법상 천연보호구역,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이고, 세계자연보전연맹(IUCN) 보호지역이며,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상 원칙적으로 개발행위가 금지되어 있는 핵심구역이다.

총 5개의 중요 보호지역으로서 보전가치가 높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사업(이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활성화’ 라는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추진되어 왔다.

국립공원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이후, 케이블카 사업의 흐름은 절차상의 온갖 문제에도 불구하고 올 7월까지 이어져 왔다. 이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환경영향평가(본안)라는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고 있었다.

그런데 7월 초에 양양군이 접수한 본안이 국립공원위원회에 제출했던 “자연환경영향검토서”와 많은 차이가 있음이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더 이상 문제는 승인 당시 부대조건을 충족하느냐가 아니라, 국립공원위원회 심의 당시 제출했던 “자연환경영향검토서”가 제대로 된 것이었는지 여부로 변해버렸다.

우선 이전에 460억 원이었던 사업비가 587억으로, 127억 원이나 증가했다. 증가한 127억 중 대부분인 111억 원이 공사 과정 중 헬기 수송에 따른 비용으로 밝혀졌다. 애초에 공사 과정이 헬기를 이용한 것이라 최소한의 환경피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던 양양군과 환경부의 주장과는 달리, 처음부터 헬기 수송비용을 예산에 편성조차 하지 않은 것이다.

한편, 멸종위기 야생동물이 10종에서 11종으로 증가했으며, 국가적색목록(IUCN Red-list)이 25종에서 85종으로 크게 증가했다.

희귀식물은 1종에서 118종으로, “검토서”에서는 언급도 안되었던 특산식물이 54종으로 추가됐다. 즉 보호종의 종류와 수에 있어서 공원위원회 심의 당시보다 전체적으로 크게 증가한 것이다.

특히 심의 당시 양양군이 부정했던 산양의 서식을 산양의 어린 개체가 확인됨으로써 번식지로 인정하며 서식 확인지점이 5지점에서 22지점으로 늘었다. 이 외에도 삵, 하늘다람쥐, 무산쇠족제비의 서식확인지점이 늘어나 “자연환경영향검토서”의 신뢰성에 큰 의문을 가지게 만들었다.

설악산 토왕성 폭포 전망대

설악산 토왕성 폭포 전망대

지난 8월 28일 설악산 케이블카 승인 후 1년,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중단을 요구하는 전국 동시 캠페인이 진행됐다. 사진은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멈춰라! 설악산 케이블카 놔두라! 설악산국립공원’ 현수막을 펼쳐들고 동시행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지난 8월 28일 설악산 케이블카 승인 후 1년,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중단을 요구하는 전국 동시 캠페인이 진행됐다. 사진은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원회 회원들이 ‘멈춰라! 설악산 케이블카 놔두라! 설악산국립공원’ 현수막을 펼쳐들고 동시행동을 벌이고 있는 모습.ⓒ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이렇듯,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평가하는 큰 두 축인 경제성과 환경성이 제대로 담보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알 수 있듯이, 그들은 환경성에 큰 관심이 없다. 슬픈 일이지만 양양군민들도 경제성만 있다면 케이블카 설치에 반대하지 않는 입장도 적지 않은 현실이다.

그러나 백번양보해서, 환경성이 아닌 경제성만 놓고 보았을 때도 이 사업은 문제가 많다. 앞서 말한 불구속 기소 건의 조작하지 않은 경제성 보고서 원본은 사업의 경제성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

아래 표는 KEI가 각기 다른 기준으로 케이블카 탑승 수요를 조사해 경제성을 분석한 것이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의 탐방객 정보에 근거한 추정치(A)가 0.9이고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근거한 추정치(B)가 1.28에 불과하다(경제성은 1을 기준으로, 1보다 클수록 경제성이 있다고 평가된다).

그런데 이는 환경영향평가서 본안에서 추가된 127억 원을 고려하지 않고 계산한 추정치임을 유념해야 한다. 같은 보고서에서 KEI는 요소별 변동폭에 따른 추정치를 산정했는데, 공사비 요소가 10% 증가하면 0.036이 감소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본안에서 증가한 공사비 127억, 즉 27% 증가를 적용해보면 0.0972가 떨어진다. A가 약 0.9에서 약 0.8로 떨어지고 B가 약 1.19로 떨어지게 된다. 이런 식이라면 가뜩이나 낮은 경제성이 더 낮아져, 사업성을 확신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여기에 국회예산정책처가 지적한, 총사업비로 포함시키지 않은 제세공과금 중 세금을 비용에 포함시키게 되면, 비용 상승으로 경제성은 더 낮아질 것이다.

국립공원위원회의 심의 결정이 부실한 자료를 근거로 했기 때문에 다시 심의해야 한다는 정당한 주장에 대해 환경부는 재심의 할 계획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현재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행정법원에 심의 무효 소송을 내 재판이 진행 중이다.

환경부는 이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에 다시 심의한다는 입장이다. 소송의 쟁점이 되고 있는 두 가지 법은 자연공원법과 백두대간보호법이다. 국립공원인 설악산은 자연공원법을 적용받는다. 또한 하부정류장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은 「백두대간 보호에 관한 법률」(이하‘백두대간보호법’) 제6조 제2항 제1호에서 정하는 핵심구역에 해당한다.

먼저, ‘자연공원법 제18조 제2항 제1호 나’ 목은 공원자연보존지구에서 허용되는 행위로 ‘대통령령이 정하는 기준에 따른 최소한의 공원시설의 설치 및 공원사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자연공원법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은 ‘삭도의 경우 5km 이하, 50명 이하’이다(자연공원법 시행령 별표 1의2). 사실 설악산 케이블카는 그 기준을 어기지 않는다. 그에 부합하더라도 이것이 입법취지에 맞는 최소한의 공원시설인지 여부는 해석의 문제이다. 단지 5km를 넘지 않았으므로 기준에 부합한다는 기계적이고 위법적인 해석을 지양하고, 국립공원 공원자연보존지구로 보호하고자 하는 생태적 가치를 염두에 두고 판단해야하는 것이 옳은 일 아닐까.

백두대간 보호법도 마찬가지이다. 동법 제7조 제1항 각호 중 삭도 설치행위를 포함할 수 있는 항목은 제2호 “도로·철도·하천 등 반드시 필요한 공용·공공용 시설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설의 설치” 행위이다. 동법 8조 제1항 제1호는 허용 시설로 “도로·철도·하천·궤도시설 또는 송전탑”을 명시하고 있다. 이 궤도에 삭도, 즉 케이블카가 포함되므로 하위법령 기준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케이블카가 “반드시 필요한 공용 공공 시설인지는 역시 해석의 문제다.

결국 남는 것은 해석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가치의 문제이다.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설악산 고유의 생태적 가치를 인정할 것인가, 아니면 낮은 경제성이라도 이를 위해 개발을 할 것인가 하는 선택의 문제가 남는 것이다.

대통령이 지리산 반달곰과 설악산 산양을 포박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

‘산양과 반달곰은 케이블카를 타지 않아요’ 6월 29일 설악산국립공원지키기국민행동, 지리산케이블카반대공동행동, 케이블카반대설악권주민대책위원회는 설악산과 지리산의 케이블카 건설을 반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대회 참가자들이 반달곰과 산양을 포박하고 있다.ⓒ환경운동연합

자연공원법과 백두대간보호법 모두 해당 지역의 생태적 가치에 무게를 두고, 이들 지역을 절대적으로 보전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만들어졌다고 보았을 때, 우리의 선택이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4대강 사업, 더 멀리는 새만금 사업을 비롯한 온갖 토건 개발 사업으로 지금까지 사람뿐만 아니라 뭇 생명들이 고통스러워하고 피해를 받고 있다.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도 이들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이번 경제성 용역 보고서 조작 사건을 계기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 무효 소송에 계속 관심을 가지고 보아야 하는 이유다.

산정방법 추정치
방법A ‧지역별 국립공원 탐방객 정보(국립공원관리공단)에 근거한 탑승객 추정 0.910
방법B ‧지역별 관광객정보(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근거한 탐승객 추정 1.285
방법A~B 평균 1.148
방법C ‧추가수요(국립공원 탐방객이 집중‧견인되는 효과) 반영 1.285
방법D ‧추가수요(삭도설치로 관광객이 일시에 급증하는 효과) 반영 1.249
방법C~D 평균 1.268
방법A~D 평균 1.214
민감도 분석 ‧방법A~D 평균에 대한 민감도 분석 1.10~1.35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삭도 설치사업 경제성 검증, 2015. 7. 27쪽.>

(이 글은 함께사는길 9월호에 동시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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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보전팀 오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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