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용 세척제와 주방용 세정제의 차이를 아십니까?
생활화학제품은 이름과 성분만큼이나 관리부서나 제도도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일단 부엌으로 가보죠. 주방에서 사용하는 그릇을 닦을 때 쓰는 세제는 어느 부서에서 관리할까요?
팩트체크가 확인한 바에 따르면, 공중위생법에 따라 1~3종 세척제로 구분해서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리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 공중위생법은 1999년에 폐지되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위생용품의 규격 및 기준’이라는 고시는 없어진 공중위생법을 근거로 운영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식약처와 보건복지부는 올해 3월 “위생용품관리법”을 입법예고했을 뿐입니다. 입법 예고된 법안 역시 안전성 강화보다는 기업현실 반영이 더 핵심입니다. 없어진 법률로 관리되고 있는 것이나, 규제완화 차원으로 만들어지는 법이나 안심하기 힘든 건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요. 부엌에서 쓰는 세제와 비슷하지만 엄연히 다른 종류의 생활화학제품이 있습니다. 주방용 세정제가 바로 그것입니다. 오븐이나 렌즈후드를 닦는 제품은 “주방용 세정제”라 부르고 공산품으로 관리하던 것을 환경부로 이관해서 생활화학제품으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복잡하죠? 화학성분이 들어간 생활용품의 관리를 단일화하거나 통합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너무 당연합니다.
오늘은 없어진 법으로 관리되고 있는 주방용 세척제 2가지를 팩트체크 해보겠습니다.
유한크로락스의 “유한락스 도마행주용”과 애경의 “항균트리오”입니다.
유한크로락스에서 보내온 제품의 성분과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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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용품은 사람이 그대로 먹을 수 있는 야채나 과일을 씻을 수 있는 1종, 식기류나 식품용기를 씻는 데 쓰는 2종, 가공조리기구를 씻는데 쓰는 3종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유한크로락스의 “유한락스 도마행주용”은 2종이라고 표시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식품에 쓰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용도 이외에는 사용하지 말라고 써 있습니다. 이 부분은 우리가 꼼꼼히 살필 필요가 있겠습니다.
애경에서 보내온 제품 성분과 정보는 다음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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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항균트리오”는 식기 및 조리기구 세척용이라며 그 외에 다른 용도로는 사용을 제한한다고 쓰여 있습니다. 이 제품 역시 과일이나 야채를 씻을 때 쓰면 안 됩니다.
‘트리오’라는 제품명은 너무 유명하고 식품 세척용으도 있기 때문에 다른 용도에만 쓸 수 있는 제품을 같은 이름으로 판매하는 것은 소비자들이 혼돈하기 쉽지 않을까요? 그리고 제품 하단에 “비자극” 인증을 받은 “친환경 생활용품”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회사 자료에 따르면 피부첩포 테스트에서 6시간 비자극이었고, 90% 생분해성 실험 결과를 명시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내용들을 읽어보면 피부와 경구 자극이 있다고 했습니다. 각종 실험 및 인증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추가적인 자료를 요청하겠습니다.
두 회사의 제품을 살펴보셨지만, 주방용 세정제는 특정 용도에만 사용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절대로 안전하거나 함부로 써서는 안되는 생활화학제품입니다. 취급 주의사항과 용도를 꼼꼼하게 살펴야 겠습니다.
– 생활환경 TF팀 –
“이제품에 뭐가 들었죠?” 팩트체크 캠페인
환경연합 생활화학제품 팩트체크는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 건강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개별 기업들에게 묻고 시민의 시선으로 평가하고 확인하는 생명안전 캠페인입니다. 시민여러분이 궁금해하는 생활속의 화학제품들을 기업에 대신 질문하고 확인합니다. 제품의 성분과 함량공개를 요구하고, 사용방식과 용도에 따른 안전 테스트를 충분하게 했는지 따져 묻습니다. 그리고 기업의 답변을 있는 그대로 공개합니다. 제대로 된 안전정보를 제공하는 기업이나 불분명한 답변을 하는 기업 모두 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합니다. 이 과정에서 의심되는 제품은 환경부에게 위해성평가를 의뢰할 것입니다. 시민단체가 제품의 위해성평가를 의뢰하는 것은 법으로 보장된 정당한 활동입니다. 이 캠페인은 환경연합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환경운동연합 노란리본기금은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우리 사회의 생명안전 인식을 높이는 공익활동을 지원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