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후기]영어로나누는 환경세미나_석탄과 미세먼지(8/20)

그 어느 때보다 폭염이 기승을 부렸던 한여름을 보내고 있었던 탓일까. “석탄과 미세먼지 문제”를 주제로 한 환경세미나에 참석하려는 청중들이 환경센터 열린공간을 가득 채웠다.

널리 알려진 대로 석탄은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온실가스의 주범이기도 하고,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미세먼지의 원인이기도 하다. 이번 폭염도 증가하는 온실가스와 무관하지 않다. 여러 가지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화석에너지원과 미세먼지 세미나에 필자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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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석탄 이야기를 해 보자. 석탄은 산업화의 기본이었다. 18세기 산업혁명을 시작으로 석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졌고, 경제성장에 있어서 석탄의 중요성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21세기를 지나고 있는 세계는 석탄 종식이라는 계획을 향해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 G7 정상회담에서 2100년까지 석탄 없는 경제성장(non-carbonization)에 입을 모으기도 했다. 한국도 대세에 따르고 있을까?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대세에 소극적이기는 커녕, 도리어 2020년까지 석탄발전소 20기를 더 증설하려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개탄스러운 역행을 시도하고 있다. 이유는 경제성이 있단다.

이지언 에너지기후팀장의 설명에 의하면 한국의 석탄발전소 밀집도는 OECD국가 중 1위, 전 세계적으로 대만에 이어 2위라고 한다. 좁은 땅 안에서 발전소가 밀집되어 있다는 것도 문제지만 이로 인한 피해 또한 중대한 문제이다. 작년 그린피스와 하버드대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초미세먼지로 매년 최대 1,600명의 조기사망자가 나온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사람의 죽음보다 경제성이 더 중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촘촘히 많이도 세웠단 말인가. (뭣이 중헌디!) 피해의 심각성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킬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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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는 53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가동 중이다. 서해안에 밀집되어 있는 석탄발전소발 미세먼지는 북서풍의 영향으로 수도권으로 이동하는데 대기 중에 떠다니는 미세먼지는 햇빛에 의한 광화학 작용을 받아 2차 미세먼지를 만들어 내며 인체에 “더” 유해한 물질로 변한다. 대형 발전사들은 최신 집진기술을 설명하면서 96~99%의 초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하지만 정말 확실한지는 알 수 없다. 문제의 근본적 원인인 석탄화력발전소가 계속 가동되는 한, 어떠한 기술이 들어선다 해도 미세먼지 공격에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 7월 당진시장이 광화문에서 단식농성에 돌입했었다. 그가 촉구한 것은 신규석탄화력발전소(당진에코파워)의 증설 취소와 송전선로의 지중화였다. 현재 당진에는 화력발전소 8기가 가동 중인데 연말에 2기가 건설 중이며 앞으로 2기가 더 건설될 예정이라고 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는 2기 신설에 대한 계획 승인을 보류하였지만, 계획의 ‘철회’가 더 간절했던 당진시민들의 마음은 여전히 편치 않을 것이다. 이지언 팀장의 설명에 따르면, 해마다 당진시민의 암환자수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환경연합이 촬영한 당진주민 인터뷰에서 갑갑한 현실을 토로하는 그들의 모습이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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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탄 이슈와 함께 따라붙는 기후변화 문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국제적으로 인지되어 온 문제다. 작년 파리기후총회에 유엔 회원국들은 자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와 기후변화 적응 이행방안을 내 놓았다. 세계 7위 온실가스 다배출국인 우리나라 역시 2030년 목표로 배출전망치 대비 37% 감축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는데 배출전망치(Business As Usual)라는 모호한 기준은 여전히 논란거리다. 배출전망치는 인위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때 예상되는 온실가스 배출 총량을 의미하며 경제성장을 위해서 온실가스 배출을 상당 수준으로 감축하기 힘들다는 것이 기저에 깔려있다. 게다가 37% 중의 11% 정도는 해외 감축분을 사들여 인정받으려는 계획이다. 책임감을 보여주는 야심찬 계획이라고 볼 수 없는 이유가 이것이다.

이지언 팀장은 정부가 석탄수입을 지속하는 것도 모자라 해외 석탄화력발전소 수출을 지원하고 있는 불편한 현실을 이야기했다. 최근 그가 방문한 베트남 빈탄이라는 마을에는 석탄화력발전소 1개가 세워져 가동 중이고 3개는 건설/계획 중이다. 이 발전소 사업의 주인공은 두산중공업. 사업 규모도 1조가 넘는다. 그는 이런 어마어마한 (더러운) 사업 뒤로 수출신용기관(한국수출입은행)을 통해 전폭적인 금융지원을 해주고 있는 정부의 이면을 꼬집었다. (빈탄마을 석탄화력발전소 방문 후기가 더 궁금하다면 여기를 클릭하시라(빈탄마을 방문기 보기)

4년전 출범한 녹색기후기금(GCF)은 주요 선진국들의 기금을 모아 이행기구의 사업을 통해 기금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행기구가 되려면 24개국 대표로 구성된 이사회의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이행기구로서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한국수출입은행도 올해 이행기구 승인신청을 낸 바 있다. 국내외의 시민사회의 꾸준한 문제제기와 비판 덕분인지 GCF는 한국수출입은행의 이행기구 승인신청을 보류했다. 그러나 ‘보류’로 결정이 난 만큼 두고 봐야 할 문제다.

이 자리에 함께 한 청중들은 한국의 석탄산업과 현실을 들으며 정책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안정적인 전기 소비를 위해 발전소가 필요한 것은 자명하지만 덜 위협적이고 지속가능한 대안을 최대한으로 확대하는 정책이 선 수립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 정책에 ‘석탄버리기’가 녹아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석탄을 버리면 미세먼지 문제나 온실가스 문제나 빈탄마을같은 석탄발전으로 고통받는 취약한 마을의 대기오염 문제가 조금씩 해결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들이 생각으로만 그치지 않길 바랄 뿐이다.

글쓴이 : 신주운 환경운동연합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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