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5.31 바다의 날] 이 바다를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바다는 쓰레기장이 아니다, 준설토 해양투기를 중단하라

이 바다를 꽃으로도 때리지 마라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5월 31일 오후 2시 광화문광장에서 ‘준설토 해양투기계획 규탄’기자회견을 열고 해양투기에 앞장서고 있는 해양수산부를 규탄했습니다.

각종 폐기물로 몸살을 앓아 온 투기해역의 생태계를 되살린다는 미명 아래,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준설토를 떳떳하게 버리겠다는 계획입니다. 두 차례 간담회를 통해 제기된 해양 환경단체들의 반대의견도 묵살했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해양투기 중단을 앞당기기 위해 애써 왔던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5월 31일 바다의 날을 맞아 아직도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여기는 해양수산부의 제자리 걸음을 규탄하고자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IMG_6196

 

[기자회견문]

해양투기가 부활될 조짐이다. 해양수산부는 53일 보도자료[2]를 내고 준설토를 활용해 해양투기해역을 복원하겠다고 발표했다. 오염된 해역에 갈 곳 없는 준설토를 쏟아 붓겠다는 뜻이다. 해양투기가 전면 금지된 지 다섯 달 만에 나온 발표다. 해수부는 앞서 2월과 3월에 바다 관련 환경단체들과 정책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사업계획을 공유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를 비롯해 복수 단체가 준설토 활용 계획의 문제점을 지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해수부가 이런 고집에 명분이 있는 것도 아니다. 

연구 결과부터 애매모호하다. 해수부가 용역 발주하고 결과를 인용한 연구[3]에 따르면,준설토 피복으로 인해 표면 중금속 농도가 줄고 저서생물 건강도 지수(AMBI)가 개선됐다고 한다. 투기해역의 오염된 밑바닥을 덜 더러운 준설토로 가리고’,‘희석했으니 당연한 귀결일 수도 있다. 그러나 2015년 한국환경준설학회 춘계 학술대회서 나란히 발표된 다른 연구[4]에서는 관점에 따라 저서생물군집 평가지수(BPI)가 널뛰기를 하거나, 오히려 나빠지기도 하는 등 준설토 피복에 의한 의미 있는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연구와 정책 전반에 걸쳐 조급함이 읽힌다. 올해 저명한 국제학술지에 발표된 논문[5]등에 따르면 저서생물 건강도 지수는 해역에 따라 오염을 판정하는 성능이 달라지기 때문에 적어도 5년 이상, 100여개 이상의 정점을 조사하여적합한 지수를 선정해야 한다. 해수부가 인용한 연구에서는 다양한 지수의 적합성부터 평가하는 이러한 과정이 없다. 준설토 입자가 가라앉으면서 부유생태계에 미칠 피해 역시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적조생물을 방제하기 위해 뿌리는 황토입자보다도 환경영향이 큰 준설물을 뿌린다면 바다의 1차 생산을 담당하는 부유생태계는 큰 피해를 받게 된다. 흙 입자에 스치기만 해도 플랑크톤 세포가 파괴되기 때문이다. 입자 크기에 따라 1000m 수심에 가라앉기까지 수 일, 길게는 20년이 걸리는 준설물의 환경영향이 신중히 검토됐다고 보기 어렵다. 차라리 1회성 조사의 연구자료만을 가지고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하는 편이 더 객관적이고 책임 있는 결론일 것이다. 

IMG_6071

보도자료 내용도 자가당착을 안고 있다. 해수부는 해양배출 저감에 따른 효과를 기술하면서,배출해역의 중금속 농도가 해역에 따라 10년 전에 비해 적게는 25%에서 많게는 77%까지 줄고,과거 3~5등급을 보이던 저서생태계 건강도 지수(AMBI)1~3등급으로 개선됐다고 전했다. 해양배출량이 줄어드는 것만으로도 이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면 굳이 준설토 피복을 강행할 이유가 없다. 

바다에 폐기물을 버려 가장 재미를 본 사람이 누구였나. 바로 기업이다. 수십 년 동안 바다 생태계의 죽음을 헐값으로 지불하고 주머니를 불렸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 뒤처리는 국민의 세금으로 충당하자고 하니,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번다는 속담이 딱 맞다. 만에 하나 준설토 해양투기의 실효성이 확인됐다 한들, 오염된 바다의 공동주인으로서 불쾌하기 짝이 없는 제안이다. 

이러한 해수부의 고집은 국제정서와도 거리가 멀다.오염물질의 해양배출에 관한 국제협약은 오염자 부담 원칙과 사전예방의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준설토 해양투기를 해역복원으로 포장하려는 해수부의 계획은 오염자인 산업계를 쏙 빼놓은 뒷감당 방식이면서, 동시에 사전 예방의 뜻과도 닿아있지 않다. 해수부는 선진국 사례에 기대를 거는 눈치지만, 런던협약의 1996년 의정서는 준설물을 하수오니 등과 함께 분류한다. 이들은 심의대상 폐기물이다. 오염원을 억제하는 노력이 전제되어야 한다. 또 육상처리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평가하고, 불가항력적일 경우에만 영향을 철저히 검토해 바다에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해수부가 국제협약의 권고를 준수하기 위해 바다오염의 사전 예방을 먼저 고민한 흔적은 찾아볼 수가 없다. 

해수부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 해수부는 해양투기가 계속되던 당시에도, 덜 오염된 폐기물이 투기해역을 희석시킨다는 논리를 펼쳤다. 농도는 낮아질 지 몰라도 오염물질의 절대량은 오히려 늘어날 뿐이다. 1995년부터 집계된 우리나라의 준설토 해양투기는 작년까지 33345천 톤을 기록했다. 투기해역에 버려진 준설물은 2011123천 톤이던 것이 2015년에는 577천 톤으로 양과 비율이 크게 늘었다. 해양투기가 끝나지 않은 것이다. 해수부는 이번에도 투기를 복원으로 바꾸고, 중금속 섞인 바다를 준설토로 희석시키며, 과거의 잘못을 가리려 하고 있다. 바다를 쓰레기장으로만 여기던 가짜 해양수산부에서 단 한 걸음도 앞으로 가지 못했다.

 IMG_6058

531. 대한민국 정부가 정한 바다의 날에 대한민국 정부를 꾸짖는 이 기막힌 일이 더는 없어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현재의 준설토 해양투기 계획을 백지화하고, 유의미한 연구결과가 축적될 때까지 기다리며 바다를 살펴야 한다. 해양투기 중단 반 년도 안돼 복원계획을 내놓으려는 조급함은 버려야 한다. 어설픈 연구결과로 저 넓고 깊은 바다를 복원할 수 있으리란 만용도 내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똑똑히 기억해야 한다. 과거는 희석되지 않는다. 바다는 쓰레기장이 아니다.

 

첨부파일: [보도자료][바다위원회][160531] 준설토해양투기 규탄

미디어홍보국 은 숙 C

미디어홍보국 은 숙 C

"창백한 푸른 점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적나라 하게 보여주는 것이 있을까?"

생태보전 활동소식의 최신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