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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목장, 장삿속에 멍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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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묘문화의 대안으로 받아들여진 수목장이 시작부터 장삿속에 멍들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법률이 시행 되기도 전에 상업적인 수목장이 전국적으로 30~50 곳이나 운영되고 있고 산림 훼손 및 고가 거래 등 수목장의 기본 취지를 훼손하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한다. 급기야 보건복지부와 산림청은 법률 시행 전의 수목장 폐단에 대해 공동으로 관리, 감독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나치게 상업화된 수목장의 문제점은 이미 ‘장사등에관한법률 (이하 장사법)’ 개정 과정에서 여러 차례 지적된 바 있다. 더욱이 법률이 시행되어도 수목장의 상업성에 따른 문제점을 해결할 뾰족한 방안이 없다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자연장(수목장) 출현의 배경

우리나라에서 자연장 또는 수목장이 출현하게 된 배경을 살펴보면 크게 세 가지로 구분 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사후 공간의 부족이다. 서울시립묘지의 경우 이미 1998년부터 매장이 금지되었고, 시립납골당의 경우 2003년부터 국가유공자, 기초생활수급권자에 한해서 이용이 가능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에서 2004년 국회에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전국의 공원묘지는 2012년, 납골당은 2011년이 되면 포화상태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둘째는 화장 선호도 및 화장율의 폭발적 증가이다. 한국 갤럽에서 2006년 3월에 발표한 화장 선호도 조사를 보면 1994년 32.8%였던 화장 선호도가 2001년 62.2%를 거쳐 2006년에는 77.8%로 증가하였다. 실제 화장율도 급격하게 상승을 하고 있는데 1991년 17.8%를 보였던 화장률은 2005년 52.6%에 이르렀고 2010년이 되면 70%에 달할 것이라 해당 부서는 추정하고 있다. 셋째는 매장문화의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인식되어온 납골시설의 폐단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다. 2002년 장묘문화 관련 언론 기사 341건 중 매장 문화의 문제점에 대한 기사는 단 8건이나 납골문화 확산에 따른 문제점에 대한 기사가 65건에 이뤘다. 내용을 살펴보면 납골문화가 현대판 황금 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돼, 조직폭력배가 납골묘 분양 사업에 개입하거나 신종 투기사업으로 사기 사건이 속출한다는 내용이다. 또한 납골 문화는 고가의 석물 사용, 자연한경 훼손이라는 매장문화의 폐단을 그대로 답습하였다.

이러한 문제를 바탕으로 장사법 개정이 추진되었고 자연장과 수목장에 대해 논의가 시작되었다. 그러나 수목장에 대한 논의는 물론, 법률 제정이 되기도 전에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앞 다퉈 계획을 발표하고 있으며 언론은 한발 더 나아가 산림이 가장 많은 강원도가 수목장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비판성 기사까지 내보내고 있다. 한편 최근 보도된 언론 보도는 민간업자에 의한 수목장 사기 행위가 시작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어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이는 납골시설의 폐단이 반복되는 것이다.
2000년 대 초반, 장사법이 개정되면서 ‘화장과 납골’의 문화가 매장문화의 폐단을 극복할 대안으로 인식되었다. 그러나 불과 몇 년 뒤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였다. 아무리 좋은 방안이라도 현실에서 좋게만 적용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특히 지나친 상업화는 본래 취지를 어긋나게 하는 주요 원인이 된다.

수목장은 어떨까? 법률로 공식화하면 맨 처음 의도된 것처럼 산림을 지키면서 우리의 장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자연장과 수목장이 결코 납골시설 폐단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그러기 위해 예상되는 문제점을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 독일에서는 수목장 지역(Fried-Wald)임을 알려주고 있다. 독일 슈바이 게른 지역 수목장. ⓒ 이철재
▲ 독일에서는 수목장 지역(Fried-Wald)임을 알려주고 있다. 독일 슈바이 게른 지역 수목장. ⓒ 이철재

수목장, 장삿속에 멍들다

수목장의 창시자인 스위스의 우엘리 자우터씨는 수목장 사업에 관심이 많은 한국 사람들을 10 여 번 만난 후 ‘한국 사람은 일체 받지 않겠다’라고 선언했다. 또한 독일의 수목장 운영 회사인 프리드 발트(Fried-Wald)사 대표인 악셀 바우다씨도 한국에서의 수목장 시행에 앞서 부동산 투기를 우려하였다.
지난 10월 초, 방송을 통해 기존 수목장 보도와 다른 내용이 방영되었다. 심각한 장묘 문제 해결의 대안으로 수목장이 떠오르고 있지만 관련 법규가 마련되기 전에 수목장 용 나무 한 그루가 수백 만 원, 심지어 천만 원에 분양되는 등 수목장의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례로 경기도 남양주시 팔당리 인근 산림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소개되었다. 최근에는 강화도 유명 사철 주변에 있는 100년 된 나무들이 추모 목으로 분양한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법률이 시행되기도 전에 이미 상업화된 수목장이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복건복지부와 산림청은 자연장 및 수목장의 친환경성,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 등을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미 상업화 되어 고가에 거래되고 있고 산림은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일련의 사례는 결국 수목장이 장묘 문제 해결의 대안이 될 수도 있지만 지나친 장삿속에 오히려 더 큰 멍이 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개정 장사법은 개인, 가족, 문·종중, 법인 등에서 자연장과 수목장을 할 수 있게 한다. 상업화의 길을 활짝 열어 둔 것이다. 우리는 이미 매장 중심시대의 폐단과 납골시설의 폐단으로 지나친 상업화의 문제점을 이미 뼈저리게 경험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도 개정 장사법은 이전 시대 폐단을 효과적으로 방지할 방안이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법률의 실효성 확보

환경연합에서는 2002년 말, 장사법 시행 2년 동안 개인묘지 신고 현황에 대한 조사를 실시 한 바 있다. 전국 지자체에게 정보공개를 통해 개인묘지 신고현황을 확인하였다. 그 결과 2년 동안 18만기의 개인묘지가 조성되었을 것으로 추정되나 신고는 고작 5천 건에 불과했다. 당시의 장사법도 묘적부 등을 통해 실효성을 확보하려 하였지만 제대로 시행되지 못했다. 일선 장묘 담당 공무원들은 현실적인 어려움을 이야기 했다. 즉 불법 분묘는 주변에서 신고가 들어오지 않는 한 알 수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불법 분묘로 알아도 확인할 인원이 부족하며 전통적인 관례상 처리하기 어렵다는 것이 그것이다.

개정 장사법은 개인, 가족자연장지에 대한 신고제를 포함하고 있다. 조성 후 30일 이내에 관할 행정기관에 신고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화장 시 자연장지에 대해 기재하는 방안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특히 관할 지자체에 통보를 한다 해도 확인할 인력이 충분하지 않는 상황에서 실효성은 높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상수원보호구역 내 자연장지 예외 규정

장사법 개정안에는 자연장지 설치제한구역을 제시하고 있다. 녹지지역, 상수원보호구역, 문화재보호구역 등이다. 단 상수원보호구역의 경우 원주민이 설치하거나 사용하는 소규모 봉안시설 및 자연장지는 주민의 편의를 감안하여 예외로 허용하였다. 그러나 상수원보호구역의 예외 규정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상수원 지역은 호수나 강을 끼고 있어 보통 다른 곳보다 풍광이 좋은 곳이다. 그 때문인지 예전부터 분묘 조성이 많았던 곳이다. 현재도 각종 위락시설 등이 즐비한데 상수원지역은 4대강 특별법, 수도법, 환경정책기본법 등에 의해 2 ~ 3중의 규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법, 편법에 의해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에 있다. 자료에 의하면 팔당호 유역의 인구는 90~2003년 70%, 소. 돼지 사육 두수는 19%, 공장은 354% 늘었다. 건축물도 90년 7만 개에서 2003년 12만 개로 증가했다.(중앙일보 2006년 4월 27일 기사 ‘BOD만 잡으려다 수질 개선은 놓쳤다’) 2~3중의 규제가 있어도 계속 해서 증가하는 것이다. 상수원 보호지역의 불법 사례는 더욱 충격적이다. 지난 봄, 환경연합은 상수원 보호구역 내의 불법 무허가 식당을 조사하였다. 그 결과 10곳 중 7곳이 불법임이 드러났다. 심지어 6번 적발되고도 버젓이 불법 영업을 하는 사례도 확인할 수 있었다.
상수원보호구역의 이러한 현실을 감안한다면 장사법 개정안 중 예외 규정은 편법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즉 지역주민이 아닌 외지인의 자연장지가 무분별하게 형성되거나 이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결국 이 예외 규정으로 인해 자연장 제도의 취지가 크게 훼손 될 것으로 보인다.

100조를 위한 수목장

지난 1월 산림청은 대통령에게 현재 62조원 수준의 산림가치를 2010년까지 100조원 규모로 늘릴 계획이라 보고했다. 이를 위해 5대 정책목표를 수립하고 구체적인 사업의 하나로 수목장 제도화를 본격 추진한다고 했다. 산림의 공익적 가치가 크게 증가하는 것은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반가운 일이지만 왠지 석연치 않다. 상식적으로 5년 만에 62조를 100조 만드는 것이 가능하지 의문스럽다. 산림의 가치에는 휴양기능, 목재 생산 등 사람들의 욕구를 해결해주는 것도 있지만 수원함양, 야생동식물 서식지 제공 등의 가치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산림의 가치를 구성하는 요인이 전반적으로 같이 올라가는 것이 아닌 일정 요소만 올라가는 것은 문제가 있을 수 있다. 특히 산림을 너무도 경영의 가치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게 한다.

천연림 이용, 자연장 본래 취지 훼손

최근 강화도 소재 유명 사찰은 100년 이상 된 나무들이 자라는 곳의 나무 200 그루를 지난달 1일부터 추모목으로 지정하여 분양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지역은 자연림으로 수령이 500년을 넘는 은행나무를 비롯해 소나무, 느티나무 등 토종 나무들이 자라고 있는 곳이다. 장사법이 개정되기도 전에 추모목으로 분양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의문스럽지만 무엇보다도 산림 훼손에 대한 우려가 먼저 든다.
올해 초 산림청은 천연혼효림 지역을 수목장 예정지로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천연혼효림 지역이 대상이 되는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천연혼효림, 또는 천연림은 그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 자연장 또는 수목장이 들어설 경우 최소한의 편의시설이 설치될 것이다. 또한 산불 및 수해 예방을 위한 선 작업들이 행해질 것이다. 이러한 행위 자체가 천연림을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무엇보다도 사람들의 잦은 왕래는 숲 자체의 가장 큰 장애 요인이 될 수 있음을 각인해야 한다.

수목장림 후보지 공개

지난 6월 30일자 중앙일보에는 ‘수목장림, 공공시설로 시작을’이라는 제목으로 산림포럼, ‘수목장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모임’ 이부영 공동대표의 시론이 실렸다. 이 글에는 산림청 관계자들과 함께 수목장림 후보지를 다녀온 내용이 포함되어 있는데 후보지역에 대한 매우 구체적인 언급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수목장림 후보지 두 곳은 북부산림청 관할 국유림인 강원도 횡성군 둔내면 삽교리 산 50㏊와 경기도 양평군 양동면 금왕리산 188㏊다. 첫 후보지는 서울에서 130㎞ 거리에 있고, 영동고속도로 둔내 나들목 바로 옆 청태산 자연휴양림 부근이다. 해발 600~650m인 이곳은 북서향의 경사 15~25도 지형이며 수령 40년생 잣나무와 30년생 소나무. 활엽수들이 혼재돼 있다. 둘째 후보지는 서울에서 110㎞ 떨어져 있고, 396번 지방도에서 좌우로 들어갈 수 있는 해발 350~450m, 남동향의 경사 15~25도 지형이다. 중산간에 내놓은 임도를 중심으로 위쪽에는 30년생 잣나무가, 아래쪽으로는 30년생 굴참나무 등 활엽수가 밀생하고 있다. 』

그간 산림청은 언론 보도 및 토론회 자료 등에서 수목장림 후보지역에 대한 공개는 하지 않았다. 후보지역 공개되면 지역 주민의 민원과 주변 지가 상승 등등을 우려하였을 것이라 추정한다. 그러나 후보지역이 공개 되었다. 그에 따른 문제가 없는지 점검해봐야 할 것이다. 우선 후보 지역 인근 지역주민의 반응은 어떠한가? 수목장림이 산림의 일부라고는 하지만 장의차가 다니기 시작하면 여전히 장묘시설로 볼 가능성이 높다. 인근 지역주민들과 사전에 충분한 협의가 되어야 할 것이다. 둘째, 주변 지역 지가의 변동은 없는가? 세인들의 관심이 많은 수목장이 첫 시행되는 지역인 만큼 그에 따른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것이 당연하다. 셋째, 산림청에서는 후보지 공개에 따른 대책이 세워져 있는지 궁금하다.

공설묘지부터 자연장지 또는 수목장림으로 사용하자!

충청남도에는 모두 651개, 560여 만 평에 이르는 공동묘지가 있다. 여기에는 공설묘지, 사설묘지, 마을 단위 공동묘지 등이 포함된 수치일 것이다. 이들 공동묘지에 안치된 분묘 중 최대 80%가 무연고 분묘로 파악하고 있다고 충청남도에서는 밝히고 있다. 서울시립묘지의 경우도 8만 여 기중 1만 여 기가 무연고 분묘이다.

2002년 기준 전국의 공설묘지는 268개소로 8 백만 평이 넘는 26,635,000㎡(2002. 복건복지부 자료)에 이른다. 이 중 무연고 분묘의 비율이 얼마나 될까? 워낙 편차가 심해 가늠하기 어렵겠지만 중요한 것은 어느 곳이든 재사용할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 전국의 공설묘지 8 백만 평 중 1/4만이라도 재사용 가능한 곳이라고 하면 2 백만 평에 이른다. 훌륭한 자연장지, 또는 수목장림으로 사용할 공간이 된다.

공설묘지부터 재사용해야 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우리의 집단묘지는 주로 산림을 훼손하고 자리를 잡았다. 그러고도 명칭은 ‘○○공원묘원’이라고 쓴다. 주변 생태와 어울리지 않는 조경용 나무 몇 그루 심어놓고 공원이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 자연장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 친환경성이라고 한다면 더욱 중요한 것은 환경성 복원이어야 한다. 이전시대 잘못된 관행으로 산림을 훼손했다면 지금은 나무를 싶고 숲을 가꿔 복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집단묘지를 재사용하여 산림을 복원하는 것이 수목장의 취지를 가장 잘 살리는 길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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