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일반 활동소식

[현장기고] 곶자왈에 동물원을 짓겠다니!

곶자왈에 동물원을 짓겠다는 황당한 구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 선흘곶자왈에 추진하고 있는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 –

제주환경운동연합 양수남 팀장(jeju@kfem.or.kr)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을 파괴했던 묘산봉관광지구가 되풀이되는가?

선흘곶 전경. 이곳이 묘산봉관광지구이며 현재는 세인트포골프장이 들어서있다.ⓒ제주환경운동연합

선흘곶 전경. 이곳이 묘산봉관광지구이며 현재는 세인트포골프장이 들어서있다.ⓒ제주환경운동연합

최근까지 제주도의 가장 큰 환경이슈는 강정 해군기지 문제였다. 그런데 1994년부터 2006년까지 10년 넘게 제주사회를 뒤흔들었던 가장 큰 환경이슈를 꼽으라면 묘산봉관광지구 개발을 꼽을 수 있다. 주민,행정,환경단체가 극심한 갈등을 빚었고 지방언론뿐만 아니라 중앙언론에서도 중요하게 다루면서 전국적으로도 이슈가 되었던 곳이다.

제주도는 1991년, 제주도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여 3개 단지와 20개 관광지구를 중심으로 한 거점에 개발지역을 선정하고 각종 혜택을 주고 기업들을 유치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묘산봉관광지구는 20개 관광지구 중 하나이다. 이때부터 지자체는 외지의 대자본을 끌어들이는데 혈안이 되었고 지자체장의 위상은 외자 유치여부에 따라 좌우되기도 했다.

그런데, 문제는 묘산봉관광지구가 들어설 곳이 선흘곶자왈이라는데 있었다. 용암이 흐르다 굳어진 바위 위에 형성된 울창한 숲을 말하는 곶자왈은 우리나라에서 제주도에만 있는 특별한 숲이다.

특히, 선흘곶은 평지에 형성된 숲 중에서 ‘한반도 최대 상록활엽수림’이라는 찬사를 받은 숲이다.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 일부와 제주도에만 형성돼있는 난대상록활엽수림 중에서도 선흘곶은 군계일학일 정도로 수림이 광대하다. 날씨가 맑은 날, 넓게 펼쳐진 선흘곶과 바다 그리고 하늘은 마치 숲이 끝없이 이어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1999년 방영된 KBS 환경스페셜의 제목은 ‘한반도 최후의 상록수림 제주선흘곶’이었다. 하지만 10년이 넘는 큰 갈등 속에 결국 개발이 되어 현재는 ‘세인트포골프장’이 자리잡고 있다.

사업부지내 습지. 이러한 아름다운 습지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제주환경운동연합

사업부지내 습지. 이러한 아름다운 습지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제주환경운동연합

이처럼 제주도 동서로 분포하고 있는 넓은 면적의 곶자왈은 대규모 관광시설에 의해 상당부분 잠식되었다. 현재 중산간의 여러 골프장들이 곶자왈이 있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반도 최대의 상록활엽수림이라는 선흘곶자왈에는 세인트포 골프장이, 낙엽활엽수가 아주 풍부했던 교래곶자왈에는 에코랜드가, 서부지역 최대곶자왈인 한경-안덕곶자왈에는 블랙스톤골프장이 들어섰다.

지금까지 도내 곶자왈 109㎢ 가운데 18.78%에 이르는 약 20.6 ㎢가 사라졌다. 이 중에 골프장은 10곳으로 이로 인한 개발면적은 약 7.9 ㎢로써 곶자왈 전체면적 대비 7.18 %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아픔을 겪었던 곶자왈이 다시 수난을 처할 위기에 놓였다. 바로 제주사파리 월드 조성사업이다.

 

곶자왈에 동물원을 짓겠다는 제주사파리 월드 조성사업

사파리월드 사업부지. 옆에는 선흘곶자왈을 밀어낸 세인트포골프장이 자리잡고 있다.ⓒ제주환경운동연합

사파리월드 사업부지. 옆에는 선흘곶자왈을 밀어낸 세인트포골프장이 자리잡고 있다.ⓒ제주환경운동연합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은 제주도 구좌읍 동복리 97만3000㎡의 면적에 사파리, 실내동물원, 숙박시설, 휴게시설 등을 조성하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곳은 작년 8월 열린 도시계획위원회 자문회의 심의에서도 사업지로서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입지 재검토를 요구했던 곳이다.  그 이유는

1)사업대상지역이 문화재 보호구역(제주특별자치도 기념물 제10호 동백동산 등)에 인접한 지역이어서 보호구역에 대한 악영향이 우려되고

2) 해당지역에 습지가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3) 세계에서 이쪽 지역에만 서식하는 멸종위기종인 제주고사리삼 자생지 군락이 분포 가능성이 높고

4) 공공자원에 대한 도민 갈등 유발 요인이 되는 점을 고려하여 사업구역 설정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더 큰 이유는 이곳이 사실상의 선흘곶자왈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위의 사진을 보면 빨간선으로 그려진 곳이 사업부지이다. 왼쪽에 동백동산으로 표기된 곳이 선흘곶자왈인데 이 사업부지도 선흘곶자왈의 숲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선흘곶 습지에는 멸종위기종 순채가 자라고 있다.ⓒ제주환경운동연합

선흘곶 습지에는 멸종위기종 순채가 자라고 있다.ⓒ제주환경운동연합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 아름다운 숲속에는 아름다운 습지들이 여러 개 분포하고 있다. 용암이 흐르다 굳어진 빌레용암 위에 습지가 형성된 것이다. 게다가 몇몇 습지에는 ‘순채’ 등 환경부 멸종위기종이 분포하고 있다.

세계에서 이쪽 지역에만 분포하는 제주고사리삼.ⓒ제주환경운동연합

세계에서 이쪽 지역에만 분포하는 제주고사리삼.ⓒ제주환경운동연합

게다가 서식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제주고사리삼이 살 수 있는 건습지가 이곳 사업부지에 여러 개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수많은 생명이 살고 있는 곶자왈을 밀어내고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대형동물을 갖다 놓는 것이 과연 올바른 것인가? 그런데 이미 사업자는 환경영향평가서 작성 작업에 들어간 상태이다.

또 하나의 곶자왈이 사라질 위험에 처했다.

미디어국 은 숙 C

미디어국 은 숙 C

"당신은 또 어느 별에서 오신 분일까요/ 사열식의 우로 봐 시간 같은 낯선 고요 속에서 생각해요/ 당신은 그 별에서 어떤 소년이셨나요 // 기억 못 하겠지요 그대도 나도/ 함께한 이 낯설고 짧은 시간을/ 두고온 별들도 우리를 기억 못할 거예요/ 돌아갈 차표는 구할 수 있을까요/ 이 둔해진 몸으로/ 부연 하늘 너머 기다릴 어느 별의/ 시간이 나는 무서워요/ 당신도 그런가요" 「은하통신」 김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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