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바다모래, 도대체 누가 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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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우리가 왜 정부가 발벗고 나서서 바다모래를 채취하려는지 그 이유를 물어야 할 때이다.
해안침식과 연안환경파괴가 문제가 되어 지금은 배타적경제수역(EEZ)이라는 조금 먼 바다에까지 장소를 옮겨 굳이 바다모래를 펌프로
퍼 올려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다모래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교량, 댐, 고층아파트, 등 안전성이 문제가 되는 구조물에는 사용하지도 못하면서 계속해서
청정해역의 모래를 파헤치는 정부의 저의에 의심을 품지 않을 수 없다.

옹진군과 태안군에서 발단이 된 바다모래 파동을 계기로 정부는 골재수급의 안정을 기하기 위해 골재채취법을 개정하여, 골재채취단지를
지정하고 관리하는 책임을 수자원공사에 위임하였다. 그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바다모래채취단지 예정지에 대해 골재자원조사를 하고,
예정지에 대한 사전환경성검토서를 작성하여 관계기관에 협의를 요청하도록 한다는 골재공영관리제가 시행되고 있다.
그 결과 남해 배타적경제수역에서 2005년까지 3500만m³의 모래채취가 이루어졌으며, 최근에 또 다시 동일한 지역과 인근지역에서
2011년까지 7257만m³(4.5톤 덤프트럭 2580만대 분량)의 모래를 채취하는 골재채취단지를 지정하려 한다. 이외에도
서해의 태안군 내 골재채취사업은 2009년까지 3200만m³의 모래를 채취하고자 계획하고 있어 한반도의 바다는 연안과 먼바다에서
몰살을 앓고 있는 것이 현주소이다. 이미 대규모의 모래채취로 해안의 아름다운 모래사장이 사라지고 어족자원이 급감하고 있는
우리의 바다에서 다시 불필요한 모래를 채취하려는 자는 도대체 누구인가 따져보아야 할 때이다.

문제의 핵심은 바다모래의 품질이 떨어진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모래채취를 강행하려는 정부의 저의다. 현재 바다모래는 품질문제로
대부분 항만공사, 공유수면 매립공사, 등 대규모 토목공사의 단순매립재로 사용되고 있다. 바다모래 채취의 필요성을 따지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환경연합이 주최한 지난 6월 27일 토론회에서도 항만공사에 쓰이는 매립용(성토재 및 뒷채움재) 모래의 필요성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었고, 골재의 수급 시 용도에 따른 구체적 수급방안이 정부 계획에 반영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바다모래는 입자의 크기가
작거나 균일하지 않아서 항만공사 중 구조물의 제작과 같이 중요한 용도로 사용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항만공사의 골재수요를
바다모래에서 마련하고 있다. 그런데 경도나 강도 면에서 우수한 품질이 요구되는 구조용 골재의 생산에 쓰이는 레미콘용 모래와
달리 항만공사에 쓰이는 매립재는 품질 면에서 굳이 천연골재를 사용할 필요성이 없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져 있지 않다.

▲ 지난 6월 27일 환경연합이 주최한 바람직한 골재수급 방안을 위한 토론회 ⓒ 국토정책팀 김낙중
▲ 지난 6월 27일 환경연합이 주최한 바람직한 골재수급 방안을 위한 토론회 ⓒ 국토정책팀 김낙중

좋은 사례로 최근 통영거제환경연합에서 방문한 일본 고베시의 신공항을 살펴보자. 고베 신공항은 바다 한가운데 인공적으로 커다란
섬을 만드는 대공사로, 272헥타르의 면적을 차지하는 공사의 공법이 부산신항과 동일하다. 고베 시청의 시마다부장은 “총
6,600만m³의 매립토가 소요된 공사에 건설잔토 5,400만m³, 산토 800만m³, 준설토사 400만m³가 사용되었으며
이 중 바다모래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공법과 안전상의 문제는 없었느냐는 질문에, “전혀 없었다, 오히려 지반이 더 튼튼해지는 결과를 낳았다”고
밝혀 한국정부가 주장하는 안전도 문제는 거짓임을 입증해 주고 있다. 더군다나 미물질이 제거된 건축폐기물을 대량 사용하여 경비절감
효과도 있었음을 밝혀 더욱 더 한국정부의 저의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손쉬운 바다모래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서도 “정부가 어자원 피해가 너무 심하고, 해양생태계가 위협받는다며 사용하지
말 것을 지시했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해 일본정부의 해양보전의지를 대변했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항만공사와 같은 대규모 토목공사에 매립재로 쓰이는 골재가 바다모래 말고는 없는가?하는 의문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고베 공항의 경우 항만건설 공법과 유사하고 오히려 더 고도의 기술이 요구되는 공법인데도 불구하고 건설공사 당시
사용된 매립재의 구성비율을 보면 건설폐기물 재활용재가 80%에 달하고 나머지는 육상골재, 준설토사등이 사용되었으며, 모래는
전혀 쓰이지 않았다. 우리의 정부는 왜 이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일까?

최근 해양수산부는 토론회 이후 ‘남해 배타적경제수역내 골재채취단지 지정 사전환경성검토서’에 대해 ‘부동의’ 의견을 냈는데,
해양환경을 보전하는 의무와 항만공사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해양수산부의 향후 행보를 지켜보아야 할 것이다.

▲ 사전환경검토성 평가서 ⓒ 환경운동연합
▲ 사전환경검토성 평가서 ⓒ 환경운동연합

항만공사는 설계만 바꾸면 바다모래가 없어도 튼튼하게 만들 수 있다

문제의 원인은 바다모래 ‘수요’이다. 수요가 없으면 문제도 없어진다는 이야기다. 현재 해양수산부가 가지고 있는 항만공사
공법은 대규모의 바다모래를 필요로 하는 설계공법으로 이것만 바꾸면 문제를 간단히 해결될 수 있다. 우리는 외국의 사례를 접해보고
바다모래를 사용하지 않는 공법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하였으며, 남은 것은 환경을 고려하는 정부의 확고한 의지이다.

일본 정부는 항만건설부지 주변에 집하장을 만들어 선박과 차량을 통해 여러 지역의 건설폐기물을 모아 현장에서 곧바로 가공하여
매립재로 사용하였고, 이 과정에서 처리비용을 따로 받아 공사비를 줄일 수 있었다고 한다. 또 가까운 인근에 육상골재(석산)
채취장을 지정하여 부족분을 조달하였고, 각지의 준설공사장에서 나오는 준설토사도 선박을 통해 이곳으로 모았다. 이 과정에서
바다모래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대규모 공사를 문제없이 마칠 수 있었으며, 해양환경과 연안침식의 피해가 전혀 없는 상생의
현장을 보여주었다.

또한 건설폐기물의 재활용율을 획기적으로 높여 재활용되지 않고 바다에 투기되거나 육상에 매립되어 처리 후 추가적 오염문제를
가져오던 골치덩어리도 크게 줄여 경제적, 환경적으로 부수적인 효과도 얻을 수 있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1997년 연간 1000만톤이던 건설폐기물이 2001년에는 4000만톤으로 증가하였으며, 2010년에 이르면
1억톤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경부는 폐콘크리트만 90% 재활용할 경우 천연골재 30%에 해당하는 대체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어, 자연파괴를 줄이는 동시에 자원의 재활용, 경비절감이라는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폭 30m, 깊이 50cm의 도로 100km를 건설하는데 들어가는 천연골재 240만톤을 재생골재로 대체할 경우
약 120억원의 건설공사비 절감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재생골재 가격은 천연골재의 50~70% 수준이어서 건설공사의 골재공급비용을
10~15% 절감하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철광산업에서 부산물로 배출되는 코크스를 대체재로 활용하고 있듯이 그
사용범위와 재활용률을 높여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사항이다. 이제는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엄격한 품질기준을 마련하고 기술개발에
정부의 의지와 힘을 보여주고, 재생골재, 순환골재, 대체재 등을 골재수급계획에 반영하여 엄청나게 쏟아지는 폐기물을 자원화해야
할 때이다.

지금 우리의 바다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

지난 1999년 부산 신항만(주)은 항만공사 건설매립 및 성토용 토사를 바다에서 채취하기로 결정하고, 해양수산부에 공유수면
점·사용 허가를 신청하였다. 2000년 지역민들의 거센 반대운동으로 부산 신항만은 한국해양연구소, 경상대학교, 서울대학교를
공동 시행자로 어업피해조사용역에 착수했지만, 그 결과는 ‘어업피해는 미미하나 어획량 감소가 예상되어 장기적인 모니터링 실시가
요구된다’는 비교적 낙관적 견해였고, 현지에서 왕성한 어업활동을 하고 있는 기선권현망 수협 등 어민단체들의 반응은 ‘너무도
터무니없는 조사 결과’라며 조사결과를 신뢰할 수 없었다.

2002년 해양수산부는 모래채취 허가를 승인하였고, 당초 허가된 채취기간은 2002년 4월30일부터 2003년 3월31일까지
1년이었으나, 일년 연장, 또 일년 연장하여 채취사업을 계속했으며, 추가로 사업을 신청한 업체에게도 사업을 허가하여 현재까지
모래를 퍼 올리고 있다. 어민들을 포함한 대책위원회(위원장 조용재)의 소송에도 불구하고 통영지방법원은 ‘해사채취로 인한 피해유무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기각’하였다.

2005년 해양수산부와 건설교통부는 배타적경제수역(EEZ)에 대한 골재채취단지 지정을 추진하기로 하고 현재 검토 중이다.
이미 서해와 남해의 수려한 바다와 해안을 망가뜨린 민관합동 채취단은 새로이 뜯어고친 골재채취법과 골재공영관리제도를 이용하여
불필요한 모래채취를 강행하려고 하고 있다.
급격히 증가하는 건설폐기물의 처리문제와 재활용방안을 비롯한 보다 적극적인 수급대책은 뒤로 미룬 채, 새로이 천연자원이 매장된
지역을 조사하여 온 국민의 소중한 자산인 국토를 팔아 치우려는 정부의 저의를 알 수 없다.

바다모래 채취는 일부 해당 해안 어촌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바다모래 채취는 석산개발과달리 복원사업도 이루어지지 않는 대책
없는 개발사업이며, 그 영향은 인접한 모든 해안도시의 환경재난을 부추기는 대안 없는 정책이다. 이미 모래사장이 사라진 해안에
해마다 대량의 모래를 사서 뿌리는 지자체의 행태는 더욱 더 이해할 수 없는 추태이다.

우리에게 바다는 무엇인가?

골재채취가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골재를 채취하려는 우리의 바다는 오랜 세월에 걸쳐 형성된 자원의 보고이다. 해저에
쌓인 니질과 모래는 우리의 강들로부터 지난 9,000년 내지 12,000에 걸쳐 형성된 것으로 대부분의 강하구가 막힌 지금
더 이상 복원될 수 있는 능력마저 상실한 곳이다.
이 해역에 쌓이는 퇴적물(모래 등)의 퇴적속도가 일년에 0.02mm 정도로 느린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수리에너지 및 퇴적환경에서는
퇴적이 거의 멈춘 상태이다. 또한 시험준설을 통한 환경영향평가에 따르면 주변해역에 미치는 영향을 미치는 퇴적환경의 영향 범위는
시험준설 구역에 비해 3~4배 이상으로 크게 나타나고 있고, 준설로 인해 변형된 해저지형의 복원은 현재의 해양환경에 비추어
볼 때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바다를 보존하고 가꾸기보다 국토의 확장과 계획 없는 사업의 골재생산지로 전락시키려는 정부와
사업자들은 지속불가능한 사회를 꿈꾸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뚜렷한 전망과 계획을 가지고 사업을 구상하지 못한 채 골재를 팔아
재원을 마련하려는 지자체도 이에 동참하고 있다.
소중한 어패류의 서식, 산란, 회유의 공간을 이루고 있는 청정해역은 해외에서 수입되고 있는 참치, 남극대구, 연어 등을 제외하면
우리의 밥상에 오르는 대부분의 어족자원을 제공해주는 천연의 자원이자 생명 그 자체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오랜 기간 해사를 채취해서 골재 수요를 충족했던 일본은 철저한 환경평가라도 해 왔지만 우리는 그마저도
불필요한 개발수요와 모래파동의 위기감에 목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의 환경청은 치어 및 저서생물의 종류와
개체수 변화, 부유사의 광범위한 확산으로 인한 해초 및 치어의 성장장애, 해안의 침식 등 이유로 바다모래채취 금지가 증가하는
추세이다. 일본은 한동안 집중적으로 바다모래를 채취하던 세토나이카해의 해사채취를 지난 2000년부터 전면 금지했지만, 5년이
지난 지금에도 한번 망가진 해양생태계는 복원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보고된 사실을 주시해야 한다.

결코 지속불가능한 해양착취를 중단할 때가 왔다

우선 해양수산부의 깊은 자성이 심각하게 요구되는 시점에 있다. 자신들이 솔선수범하여 돌보고 아껴야 할 수백만 어민들과 해양을
말살하고 생명의 보고인 바다의 생태계를 영원히 회복 불가능하게 훼손하는데 앞장서는 해수부의 저의는 무엇인지 준엄히 묻지 않을
수 없다. 가까운 일본의 사례를 전혀 모르고 있었다고 믿기도 어렵다. 골재채취업자와의 관계에서 진정 자유스러운지에 대해서도
조심스런 의구심을 품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바다모래 채취의 이유로 정부와 건설업자들이 말하는 ‘경제성’ 이라는 주장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허구에 지나지 않는다. 몇
해 전 해양수산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국내에서 유통되는 바다모래의 총 거래금액이 5천억원 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그 5천억원을
액면 그대로 다 인정한다고 해도 어장 기능상실, 수산업 피해, 관광자원 훼손, 해양생태계 훼손 등 여러 가지 피해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건설교통부는 진작부터 했어야 할 대체 골재의 연구와 개발 등 자신들의 당연한 직무는 유기한 채, 어이없게도 골재파동 사태를
기회로 환경영향평가의 일원화, 골재자원조사의 이관, 정부관계자와 민간사업자 중심으로 구성된 골재수급위원회, 재건축현장의 골재자원
파악업무 태만, 재생가능한 골재자원의 수급계획 미반영 등 더욱 교묘한 방법으로 천연자원을 개인의 재산처럼 팔아 치우는 궁리만
열심인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피해는 수백만 지역주민 삶터 상실 위기와 다음 세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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