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초지복원, 파괴에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오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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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이 간척되어 말라버린 우리나라 화옹호 주변의 땅처럼, 염기가 올라와 메마른 알칼리성
토양이 되어버린 중국 길림성 서북부 지역의 초원들. 중국 초원의 사막화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강수량의 감소와 더불어 과대한 방목과
경작, 개간, 벌목 등 인위적인 요인들 때문에 토지가 퇴화되면서 더욱 가속화되었다. 또 알칼리화된 사막화 지대의 모래바람은 중국의
각종 오염물질을 포함한 채 한국과 일본, 멀리는 미국까지 날아가 심각한 황사 피해를 주면서 지구적인 환경문제로 떠올랐다.
인간의 파괴적인 경제활동으로 자연이 후퇴하면서 겪는 사막화 현상과 황사피해. 이는 인간이 자연에게 준 것이 그대로 돌아오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국 사막화를 막기 위한 방법들을 인간이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

지난 8월 말 ‘중국 사막화 방지를 위한 한·중 대학생
환경교류’ 행사의 일환으로 중국 길림성 서북부 사막화 지역을 방문했다. 환경운동연합과 길림성 임업청, 그리고 중국 생태복원업체인
홍르기업이 함께 ‘한·중 사막화방지협력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길림성 서북부 지역 일대를 돌며 인간이 파괴한 땅을 다시 자연에게
돌려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을 만났다. 또 그들이 조금씩 이루어내는 성과와 남아있는 과제들도 살펴보았다.

중국의
사막화 현상 가속화

▲ 지구의 자연 생태계를 점차 조여가고 있는 사막화 현상 ⓒ 조한혜진
지금 전 지구적으로 사막화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전 세계 육지면적의 4분의 1에 걸쳐 약 10억의 인구가 심각한 사막화 피해를 받고 있다.
사막화는 기후변화나 인간활동 등 여러 가지 요인으로 인해 건조한 지역의 토양이 침식되거나 산림이 황폐화되면서 사막환경이
확대되어 가는 현상을 말한다. 특히 토질이 척박해지거나 식물생육이 적합하지 않는 황무지가 되어버리는 사막화 또는 황막화
현상은 지구의 자연생태계를 점차 조여가고 있다.

초원자원의 대국으로 그 점유면적이 세계 2위에 달하는 중국은 전국토의 17.6%인 168.9만㎢가 사막화 되어가고
있어 세계에서 사막화로 인한 폐해가 가장 심각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사막화 위험지역까지 포함할 경우 사막화의
피해는 국토의 27.3%에 달한다. 현재 매년 2,460㎢의 속도로 사막화 지역이 확대되고, 중국 전역의 가용초지
중 매년 2%씩 사막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는 중국 서쪽 타리무 분지에서 동쪽의 쏭런 평원 서부까지 이어져 그 길이가
무려 4500㎞, 너비는 600㎞에 달하는 거대한 사막화 벨트를 형성한다.
전 국토로 확대되어 가는 사막화를 방지하기 위해 중국 당국은 ‘초원법’을 제정해 초원 보호와 개선을 위한 법률적 체계를
강화시키고, ‘퇴경금목환림환초’란 조치로 방목을 금지하는 대신 경제적 지원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갈수록 빨라지는 사막화 확대 속도를 따라가기란 역부족인 실정이다.

하늘, 바람, 들판, 풀, 소, 양…

“하늘은 맑고 푸르른 초원은 끝이 없는데…
바람 불어 들풀이 고개 숙인 그 곳에는 소와 양들이 풀을 뜯으며 노닌다.”
(天蒼蒼 野茫茫 風吹草低見牛羊)

지금까지 내 머릿속의 초원은 이름 모를 들꽃을 피우고 바람을
일으켜 일상의 지루함을 달랬다. 구속된 길 하나 없이 양떼가 줄을 잇고, 말들이 초원의 바람을 가르며 내달리는 풍경들. 그 속에는
언제나 초원을 베개 삼아, 바람을 이불 삼아 자연의 숭고함을 지키며 살아 온 유목민들이 있다.
그러나 양떼들이 점점이 있는 푸른 초원은 머릿속의 풍경일 뿐, 현실은 거친 풀이 듬성듬성 자라거나 풀조차 자라지 못하는 척박한
땅이 푸른 초원을 대신한다.

길림성 사막화 방지 노력, ‘황색 모래땅’을
‘녹색 생명의 땅’으로

▲ 길림성 간안현 난짜이촌의
한·중 사막화방지협력 시범지구로 가는 길. 관리되고 있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의 색 구분이 뚜렷하다. 사진 왼쪽은
2003년부터 초지복원을 시행 및 관리하고 있는 지역, 사진 오른쪽은 무방비 상태의 메마른 땅. ⓒ 조한혜진


지난 8월 23일 현지시각 오전 10시 30분 경, 끝없이 펼쳐지는 옥수수밭과 해바라기밭, 넓은 들판들을 지나 중국 길림성 간안현
난짜이촌의 한·중 사막화방지협력 시범지구에 도착했다.

▲ 10여년
사이 길림성 서북부 지역의 토양은 빠른 속도로 침식되거나 퇴화돼 사막화 현상을 나타내고 있다.ⓒ조한혜진

마을을 통과해 한참 걸어 다다른 난짜이촌 초원은 한눈에도
아직 메마르고 척박한 땅임을 느낄 수 있다.

흰색 파우더처럼 고운 모래는 흙먼지가 되어 폴폴 날리고, 물기와 생명력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이는 토지가 점점 퇴화되어
알칼리성 토양으로 변한 것인데, 토양 표층에 낀 하얀 석회질이 어떤 초본식물도 생존할 수 없는 토지로 만들어버렸다. 즉, 토양
자체가 흙을 제대로 잡을 수 없는 황폐해진 땅으로 바뀐 것이다. 강하게 내리쬐는 햇볕 때문인지 난짜이촌 초원의 황막함은 더욱
실감이 났다.

하지만 고개를 돌려 눈길을 울타리 주변으로 옮기면 상황은
조금 다르다. 울타리 안에서 관리되고 있는 100ha 규모의 복원 시범지구가 눈앞에 펼쳐졌다.

그곳은 지난 2003년부터 환경운동연합, 중국 길림성 임업청, 그리고 홍르기업이 손을 잡고 사막화방지를 위해 조성한 초원복원
관리지역이다. 키 작은 초년생 풀들이 새롭게 초록빛을 띄고 있었다. 다행히도 제대로 자라난 감모초가 ‘황색 모래땅’을 ‘녹색
생명의 땅’으로 바꾸어 놓았다.

토양을 중화시키는 감모초의 힘!

중국의 타 지역이 건조에 의해 사막화가 나타나는 것에 비해,
길림성 서북부 지역은 토지가 퇴화되고 알칼리화 됨에 따라 사막화가 진행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중국 임업청과 홍르기업, 환경연합은
현지 기후와 지질환경에 적합한 초지복원방식을 택했다. 바로 알칼리성 토양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감모초를 이용하는 것. 몇 년
사이에 감모초로 덮인 난짜이촌 2003년 관리지역은 pH 9~11 정도의 알칼리성을 띄던 그 전의 성질을 벗고 토양이 중화되면서
자연스럽게 양들이 좋아하는 풀들이 자라날 수 있게 되었다.

▲난짜이촌
2003년 관리지역 내, 감모초가 토양을 뒤덮었다. 초지복원의 성과를 조금씩 보이고 있다. ⓒ 조한혜진

초지조성 실무를 맡고 있는 홍르기업의 길림성 지부 옌리칭
지사장은 “인공적으로 감모초를 심고 3년 정도 지나면 토양은 양초가 살 수 있는 정도로 알칼리도가 떨어지고 토질이 개선된다.
이후 자연스레 감모초가 쇠퇴하면서 양초가 자라나게 되는데, 우리는 이 방법이 경쟁력 있는 양질의 초원으로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렇게 생명력이 강한 감모초는 토양의 모래를 잡아주어 황사발생을
억제할 수 있다. 특히 양질의 건초로 이용되면 주민들의 경제적 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시범지구를 함께 둘러본 북경대학교 환경대학원 리치린(24)씨는
“감모초를 심고 난 후 다른 풀이 자연스럽게 자란다는 것이 괜찮아 보인다. 양질의 초원을 이룰 수 있는 양초가 자라나기 위해서
3~5년이란 짧지 않은 시간을 기다려야하지만 곧바로 경제적 효과를 보는 것보다 그 땅이 안정화될 때까지 기다린다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설령 양초가 약하게 자라났다고 해도 섣불리 개발하는 것 보다는 복원상태 그대로 놔두는 것이 사막화를 다시 불러일으키지
않는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알칼리성 토양에 잘 자라는 ‘감모초’를 이용하는 복원방식에는
수많은 연구가 뒷받침된다. 일정 내내 방문했던 길림성 임업청 종묘센터, 다안 중국과학원 시험사무소, 동북사범대 창링 시험 연구기지
등은 모두 길림성 서북부 지역의 사막화된 토양(알칼리성 토양)에서 어떤 식생들이 잘 자랄 수 있는지, 또한 적절한 환경조건과
토질개선 방법들이 무엇인지 연구하는 데 집중하고 있었다.

▲ 한국과 중국 대학생
21명은 지난 8월 23일 중국과학원 동북아지리와농업생태연구소 다안 알칼리 토지 시험 사무소를 방문했다. 100ha
규모의 야외 실험장에서는 다양한 실험과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 조한혜진


초지조성, 자연에 순응하는 복원방법

한편, 중국에서는 사막화방지를 위해 또 다른 방법, ‘방호림(防護林)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다. 나무를 심어 황사바람을 막겠다는 취지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방법이 근본적으로 황사 피해를 막지 못할뿐더러
황사의 요인이 되는 중국의 사막화를 근본적으로 방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중 사막화 방지협력사업 실무를 담당하고 있는 환경운동연합 국토생태보전팀 박상호 간사는 “최근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중국의 사막화
또는 황사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나무심기에 집중 투자를 하고 있지만, 이는 현지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조림사업이다. 비용과 노력에
비해 성과를 얻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중국 신장 지역의 물 부족 마을에도 당국의 조림정책이 잘못 적용돼 원래 산림복원의 취지보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킨 예가
있다. 이를 북경대학교 환경대학원 랑창(25)씨는 “신장 지역의 이 마을 인근 호수는 계절에 따라 수량이 크게 차이가 나기 때문에,
물이 부족할 때가 많았다. 그런데 그곳에 나무조성을 위해 성장이 빠르고 물을 많이 빨아들이는 양수나무(포플러 나무나 느릅나무
등)를 줄지어 심었다. 조성 얼마 후 물이 없어 나무들은 대부분 말라 죽었다고 들었다. 결국 지역의 환경과 조건들을 고려하지
않은 채 시행되는 것은 실제적인 생태회복을 기대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 25일
찾은 동북사범대 송런 초지 연구소. ⓒ 조한혜진

이에 숭실대 환경공학과 정상기(26)씨는 “환경연합과 임업청,
홍르기업이 함께 시행하고 있는 초지조성 및 초원 복원 사업은 길림성 지역의 기후와 지질환경을 고려하면서 자연 상태로 복원시킨다는
측면에서 그 방향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전했다.

효과적인 사막화 방지를 위해 중국의 지방정부와 기업, 그리고
한국의 환경NGO가 민간차원의 국제적인 협력으로 중국 길림성 서북부의 사막화 지역에 풀씨를 심기 시작했다. 벌써 이들이 지혜를
모아 초지복원사업을 시행한 지도 3년째, 총 규모도 600ha 정도이다. 이들의 노력은 간안현 난짜이촌 뿐만 아니라 스산파오
관리지역, 창링챠오지아위이찌촌 관리지역 등에서도 각각 진행되고 있다. 비록 확대되어가는 사막화 지역에 비하면 매우 작은 규모이지만,
또 들풀로 풍성했던 예전의 초원을 그대로 복원시킬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조금씩 변화하는 성과로서 더 큰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

주민참여, 사막화 원인을 막기 위한 근본적 방안

10여년 전만해도 푸른 초원과 양질의 초원을 이루었던 중국
길림성의 드넓은 초원. 그러나 현재 길림성 서북부 지역은 사막화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속도 또한 인간이 붙잡을 수
없을 만큼 빠르다.
길림성의 사막화를 가속화시켰던 것은 다름아닌 인간의 비효율적인 경제적 활동이었다. 토지가 자연적으로 퇴화되는 것도 있겠지만,
지역 주민들이 △무차별적으로 초지와 삼림을 개간하거나 △초원의 수용능력을 훨씬 초과하는 가축을 방목하며, △ 생활연료로 사용하는
땔감 채취를 위해 과도하게 벌목하고, △ 초지에서 수 십만 명이 집단적이고 조직적으로 식용식물을 채취하면서 토지의 퇴화가 더
빠르게 진행된 것이다.

▲ 지역주민의 과도한
방목과 개간 등은 길림성 서북부 지역의 토지를 퇴화시켜 사막화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이동훈


토지자원은 날로 악화되고 경작지나 목초지가 축소되면서 길림성 지역 농업과 경제, 생활수준에 큰 제약을 받게 되었다. 초원에 의존했던
주민들이 경제적으로 빈곤해졌다. 시장경제에서 살아남기 위해 초원을 파괴했던 주민들은 결국 더욱 더 초원의 자원을 고갈시키고,
생태적 빈곤과 경제적 빈곤을 함께 겪게 됐다.

▲ 길림성 샹하이 자연보호구역과
맞닿아 있는 마을. 여기에 사는 어린이들을 만났다. 그들은 갈수록 심해지는 생태적, 경제적 빈곤에 익숙해져 있는 듯
보였다.ⓒ 조한혜진


북경대학교 환경대학원 생태경제학 전공 위에펑 씨는 “사막화 방지 또는 복원 사업에서 우선 고려되어야 할 것은 바로 주민들의 기본적인
삶이다. 빈곤을 안고 있는 지역 주민들의 생존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된 이후 환경적인 복원과 경제적인 효과를 생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이와함께 환경연합 박상호 간사는 “결국 사막화 방지 초원복원을 위해서는 주민들이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자신의 삶터와 환경을
지켜야한다.”며, “각 국의 NGO는 사막화의 원인이 되고 있는 지역 주민들을 교육과 홍보를 통해 변화시키고 민간차원의 참여로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히면서, 시민들의 역할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교류 행사에서 창링챠오지아위이쯔촌 주민 교육을 통해 중국의 사막화 문제를 발표했던 한국외국어대학교 중국어과 김지은(24)씨는
“2~3일간 복원시범지구를 둘러보면서 사막화방지사업에서는 정부와 민간단체의 노력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노력이 더욱 절실하다고 느꼈다.
관리지역마저도 생활의 빈곤 때문에 파괴된다면 그 악순환은 계속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이용만 하려 했던 자연을, 인간도 자연의
일부라고 생각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며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 25일 오후 길림성
창링현의 임업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세계 환경문제와 사막화에 대한 교육을 진행했다. 참여한
사람들 모두 진지한 모습으로 교육내용을 경청했다.ⓒ 조한혜진

마지막으로 사막화로 메말라가는 중국의 초원을 녹색의 땅으로
복원시키기 위해서는 주변 국가들의 협력은 물론 당국의 수많은 고민과 정책 그리고 생활에 직접 영향을 받는 지역주민의 자발적인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 사막화방지를 위한 한국과 중국, 동북아 각국의 협력과 교류도, 중국 당국의 시행착오적인 방지책들도,
올바른 교육과 홍보를 통한 시민들의 의식변화도 모두 인간에 의해 파괴된 그 생명의 땅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기 위한 소중한 길일
것이다.

▲ 더욱 효과적인 그리고
현실적인 사막화 방지를 위해서는 실제 영향을 받고 있는 주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한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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