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

종교계가 아시아시민사회와 기후변화 선언문 채택한 이유

첨부파일 열기첨부파일 닫기

환경연합, 피스빌리지 네트워크, 시민환경연구소, 원불교환경연대, 로터스월드, 푸른아시아, 불교생태컨텐츠 연구소, 조계종사회복지재단, 기독교환경운동연대, 한국브라마쿠마리스협회, 천주교창조보전연대, 노나메기, 푸른지구 등이 주관하고 행정자치부가 후원하는 국제회의가 지난달 29~30일까지 양일간 ‘기후변화, 지속가능성, 복원력(climate change, sustainability and resilience)’를 주제로 조계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과 명동성당 코스트홀에서 각각 개최됐다.

한국의 4대종단, 제시민환경단체 그리고 해외 종교인들과 환경시민단체 활동가 200여명이 참가한 이번 회의에서 참가단체들은 ‘기후변화 공동대응과 환경보호에 관한 아시아 시민사회-종교단체들의 연대선언문’을 채택하고 30일 폐막했다.

행사에 앞서 실시된 사전프로그램으로는 24~25일 ‘A-Z 기후변화워크샵(강원도 평창 월정사 개최)’이 열렸으며, 4월 27-28일 내성천, 원주생협현장, 월성 원전 현장방문이 진행됐다.

4월 30일 명동성당 코스트홀의 국내외 종교계, 시민사회의 국제회의 참가자들 (C) 기후변화대응 아시아시민사회 컨퍼런스 조직위원회

4월 30일 명동성당 코스트홀의 국내외 종교계, 시민사회의 국제회의 참가자들 (C) 기후변화대응 아시아시민사회 컨퍼런스 조직위원회

종교계, 기후변화 적극적 대처 성토
한국불교문화역사기념관에서 29일 열린 1일차 회의에서 자승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은 “전세계 인구의 80%가 종교인구라는 점에서 종교계가 기후변화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대응한다면 각국 이해관계에 얽혀 22년간 교착상태인 온실가스감축 논의에 큰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후변화위기는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물질과 마음, 그 어느 하나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도를 지켜야 한다는 부처님의 말씀과 반대로 인류가 살아온 결과” 라며 종교인들의 통찰력과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고 역설하였다.

또한, 원불교의 남궁성 교정원장은 “물질이 개벽하니 정신을 개벽하자는 원불교 창시자 소태산 대종사님의 가르침대로 원불교 창시 100년을 맞아 100개의 교당에 100개의 햇빛발전소를 세워 화석연료 제로 에너지자립교당과 공동체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혀 국내외참여자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명동성당 코스트홀에서 개최된 2일차 회의에서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기후변화가 종교인에게 던지는 질문은 정치인이나 사회운동가들의 질문과 달리 삶의 자세에 관한 질문이며 처절한 자기반성과 변화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푸른 지구의 인명진 목사는 역사학자 린 화이트(Lynn White)도 “환경파괴 책임이 기독교의 인간중심주의에 있다”며 “땅을 정복하고 다른 생물을 다스리라는 창세기의 명령은 땅을 파괴하고 생물을 멸종시키라는 의미가 아니라 공존하고 지속 가능하게 하라”고 밝혔다.

기후변화 위기 알리기 위해 공직 박차고 나온 필리핀 활동가
세계기후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7일전 필리핀 정부 기후변화담당관 자리를 물러난 에브사노씨의 기조발제는 참가자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는 “기후변화대사로서가 아니라 ‘우리들의 목소리(Our Voice)’라는 그룹의 영적 대사로서 이 자리에 서 있다”며  “어족자원 감소, 산림 황폐화, 홍수와 질병 등의 잦은 발생은 인류발전에 엄청난 도전이다. 위험요인 자체 증가보다는 우리 인간의 취약성이 늘었다”고 현재 상황을 위기라고 진단했다.

또한, 파리 대응을 묻는 참가자의 질문에 “파리는 우리 활동의 종착역이 아니며 또 그래서도 안된다. 파리는 상징일 뿐이다. 기후변화협상은 지구상 많은 사람들과의 협상이지 정부만의 협상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요한 모든 결정은 회의 끝나기 2시간 전에 결정된다. 그래서 파리 전과 그 후가 오히려 더 중요하다.” 고 대답했다. 기후변화가 윤리성, 도덕성의 문제인 만큼 도덕적 선을 추구하는 전세계 인구 80%의 종교인구와의 겸허한 연대가 필요하다는 그의 발언이다. 이에  한 참가자는 “종교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지도자들의 협상은 왜 교착상태인가”라고 물었다.

에브사노씨는 “정치지도자들이 협상장에 갈 때 정치, 경제적 의무는 가지고 가지만 종교적 의무는 가지고 가지 않는다. 협상장은 도적적 질서가 부재한 공간이며 그래서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자들의 진짜 목소리가 전달되지 않는다. 그들의 도덕적 의식을 일깨우는 것은 자전거 페달을 밟고 물 한방울을 아끼며 변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이들의 결집된 긍정적인 힘만이 가능하다”고 답했다.

끝으로 그는 “모두가 원하는 밝은 미래 즉, 복원력 있고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해서는 우리 모두가 공평하고 배려하는 세상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그래서 탐욕이 이 자리에 설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을 기점으로 에브사노씨는 오는 12월 초 제21차 기후변화당사국 총회가 열리는 파리까지 기나긴 녹색 순례(Green Yatra)를 시작할 계획이다. 긴 여정동안 주택개조를 통해 탄소발자국을 줄이고, 멸종위기종을 복원하고, 해안침식 방지를 위해 노력하는 지역공동체와 같은 기후적응 및 복원 현장 등을 방문한다. 특히, 로마에서 파리 구간 1500km를 걸으며 협상을 주시하는 모든 이들에게 기후변화라는 비극과 고통에 대해서 지구상의 모든 사랑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역설할 예정이다.

강원도 평창 월정사에 개최된 A-Z 워크셥에 참가중인 국내외 종교 및 환경단체 관계자들 (C) 기후변화대응 아시아시민사회 컨퍼런스 조직위원회

강원도 평창 월정사에 개최된 A-Z 워크셥에 참가중인 국내외 종교 및 환경단체 관계자들 (C) 기후변화대응 아시아시민사회 컨퍼런스 조직위원회

기후변화 문제, 전통과 문화, 과학, 종교 등 거미줄처럼 얽히고설켜 있어
또, 이날 오후 작은 워크샵에서 한 참가자는 “환경보호는 자연, 문화,영혼(nature, culture, spirit)이 함께 해야한다. 그리고 그 세 지점이 만나는 지역을 잘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장소는 명상, 힐링, 사회적통합과 창조를 구현했던 곳이기 때문”이라며 마을 공동체 공간 보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또다른 참가자도 “우리 인간이 혼란스러운 것은 정치경제가 좀 더 큰 힘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더 많은 교육을 받을수록 더욱 무지해지는 현실에서 그를 해결하는 방법은 파괴가 아닌 보호, 지식이 아닌 지혜에서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유럽에서 온 참가자는 “한쪽 시스템이 멸하면 다른 시스템도 멸한다는 것이 과학이다. 종교의 경전도, 전통문화도 이를 말하고 있다. 결국 과학과 전통과 종교는 다르지 않다”며 기후위기를 전통, 과학, 종교와 연결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27-28일 진행된 현장방문에는 해외 참가자 약 70여명이 참가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원주 생협 현장, 내성천 현장, 월성원전 방문을 통해 국내환경문제를 파악, 한국이 온실가스배출량 7위, 국가별 온실가스배출증가율에서 OECD 34개국중 1위, 전기에너지의 30%이상이 핵발전으로 이루어진다는 설명을 듣고 놀라워했다.
외국 참가자들과의 간담회에 참여한 인근지역주민들은 “외국사람들의 지지방문에 감사를 표명하며 우리나라 사람들도 핵발전으로 인한 우리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 달라”며 시민과 시민단체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아울러 4월 24-25일 강원도 평창 월정사에서는 국내외 참가자 55명이 참여한 가운데 A-Z 기후변화 워크샵이 개최됐다. 이날 워크샵에는 성직자, 환경단체 활동가, 대안에너지를 꿈꾸는 학생, 연구소장, 마을지킴이들이 참가해 기후위기 관련 종교역할에 대해 토론했다.

월정사 주지 정념스님은 “불교는 단순히 머리로 아는 것을 넘어 가슴을 열어서 밝은 달을 띄우는 것과 같다(명월흉금(明月胸襟))”며 거역할 수 없는 기후변화 위기 앞에서 고민하는 종교인의 자세를 꼬집었다.

지리산에 위치한 지리산 종교연대의 중창단이 지리산을 부르고 있다. 참가자 모두에게 가장 감동을 준 순간이었다.(C) 기후변화대응 아시아시민사회 컨퍼런스 조직위원회

지리산에 위치한 지리산 종교연대의 중창단이 지리산을 부르고 있다. 참가자 모두에게 가장 감동을 준 순간이었다.(C) 기후변화대응 아시아시민사회 컨퍼런스 조직위원회

기후변화로 대재앙…종교계-아시아시민사회 선언문 채택
기후변화로 빚어진 대재앙 가운데 필리핀의 태풍피해는 대표적인 사건이다. 지난 2013년 11월 하이옌이 필리핀 타클로반을 강타하여 4백만의 시민들이 사망했다. 이 숫자는 2004년 12월 인도네시아, 스리랑카, 말레이시아를 강타한 아시아 지진해일 사망숫자보다 두 배나 많은 숫자이다. 전문가들은  1도가 상승하면 21퍼센트의 밀 산출량이 감소한다고 내다보고 있다. 기후위기는 북극, 남극, 투발루만이 아니라 전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라오스의 불교승들은 “바다가 없고 겨울이 없어 기후변화 문제를 명확하게 인지하지 못했는데 워크샵을 통해 기후변화현상이 매우 과학적으로 명확하게 다가왔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작은 단위의 실천을 통한 행동결집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즉석에서 “기후변화를 변화시키자”라는 슬로건을 만들었다.
프로그램의 전체 역할자인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기후변화 관련 종교분야책임자인 나이절 크로홀 박사는 “기후변화는 우리를 분열 시킬 수도 통합 시킬 수도 있는 주제인데 오늘의 논의는 매우 통합적”이라며 워크샵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참가자들은 “히말라야 산악국가인 부탄이 가장 최상의 기후변화전략을 마련하더라도 히말라야 빙하 해빙을 막지는 못 할 것”이라며 투발루에서 어떤 노력을 해도 해양산성화를 막지 못 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세계적인 기후위기와 적절한 대체에너지 촉진에 관한 다종교적 선언’을 채택한 이유다.

“기후변화 위기, 함께라면 극복할 수 있다”
사실 기후환경문제관련 종교단위와의 깊이 있는 토론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영성(spirituality)과 영성회복”은 오랫동안 이 분야에 있어온 내게 매우 관념적인 단어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번 일정을 통해서는 느껴지는 게 있었다. 종교는 결코 관념적이지 않으며 그 안에 실천의지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그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종교계와 환경단체간의 겸허한 연대가 수반된다면 기후위기극복을 위한 전망이 그리 어둡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계와 함께 한 기나긴 5박 6일의 여정 중 기후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우리 모두가 깊이 새겨야 할 말들이 있었다.

“자연이 해결책(nature is the solution)이다.”
“누군가 나를 구해줄거라고 생각하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
“미래세대가 우리의 기후변화 대응력을 평가할 것이다.”

 

 

kimchy

보도자료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