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시 : 2002년 5월 23일 (목) 오전 10시
○ 장소 : 안국동 느티나무 카페
○ 석굴암모형전시관 건립 계획의 문제점
○ 문화유산 보존의 기본 원칙은 원형 보존이 최우선이다. 그러나 현 계획 위치의 석굴
암모형전시관 건립은 우리나라 “문화유산헌장”에
명시된 “문화유산은 원래의 모습대로 보존되어야 한다.” “문화유산은 주
위 환경과 함께 무분별한 개발로부터
보호되어야 한다.”는 문화유산 보호의 기본 정신에 위배된다.
○ “문화재보호법 시행규칙”에서 지정하는 문화재 보호구역의 지정기준은
“목조 및 석조건축물은 각
추녀 끝이나 또는 건물 최돌출점에서 수직선으로 닿는 각 지점을 연결하는 선에서 20미
터 내지 100미터(사찰 건조물의 경우에는
2천 미터) 이내의 구역”인데, 석굴암모형전시관은 이 보호구역 지정기준의 제정 목
적에 저촉되는 위치에 건립될 예정이다.
○ 우리나라도 가입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 보호에 관한 협약
“제5조에 규정한 “각
체약국은 자국 내에 위치하는 문화유산 및 자연유산의 보호, 보존 및 제시를 위한 효과
적이고 능동적인 조치가 취해질 수 있도록
자국에 가능하고 합당한 수단을 강구하여야 한다.”는 내용 및 그 부속 조항에 위
배 된다.
○ 현행의 소음진동 기준인 0.2-0.3mm/sec를 적용하여 석굴암과 같은 1000년 이상 된
정교한 석조 구조물과 그 지반이
암반으로 이루어진 환경에 대규모 굴착 및 토목, 건축공사를 허용한다면, 그 충격이 석
굴암까지 쉽게 전달되어 석굴암 자체에게까지도
훼손을 유발할 수 있다.
– 석굴암모형전시관 건립 이전에 현 석굴암의 원형 규명, 보존 및 유지관리 방안 연구
가 선행되어야 한다.
– 전시 내용 및 전시 방법, 전시매체 등이 결정된 후 건립 위치가 선정되고 건물 설계
가 이루어져야 한다.
천년의 역사, 석굴암을 훼손하는 토함산 ‘석굴암모형전시관’
건립을 반대하는 각계 인사 100인 선언문
한국을 대표하는 세계적 문화유산 석굴암이 후세대의 몽매함으로 인해 풍전등화의 위기
에 서있다. 동해가 바라다 보이는 토함산 자락에
조영된 석굴암은 주변환경과 조망권이 함께 일체되어 있는 수학, 천문학, 기하학, 물리
학 등 온 분야가 응축된 신비롭고 위대한
인류 역사상 최고의 예술작품이다. 유네스코가 석굴암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한 이유
도 바로 여기에 있다.
그런데 최근 불교계와 문화재청이 토함산에 석굴암모형전시관을 조성하려고 해, 인류최
고의 문화유산을 현 세대의 어리석은 우매함으로
파괴하려 하고 있다. 불국사는 모형전시관을 추진하면서 방문객의 과다로 인해 석굴암
이 훼손되고 있으니 석굴암으로부터 불과 100m
떨어진 경내에 모조 석굴암을 만들어 석굴암을 보존하겠다는 논리를 내 세우고 있다. 석
굴암 보존을 기치로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석굴암과 분리될 수 없는 토함산을 파괴하고 석굴암 자체의 훼손을 유발하는 문화·환
경 파괴적 건설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에 다름 아니다.
세계적 문화유산과 자연자산을 보전하여 후세대에 물려주는 것은 현 세대의 당연한 의
무이다. 이에 우리들 100인은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어 토함산 석굴암 모형전시관 건설계획을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
첫째, 석굴암은 문화재가 그 자체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주변의 경관·환경과 밀
접한 영향을 가지며 함께 존재한다는 것을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문화재의 보존은 그 자체의 보존뿐 아니라 주위 환경과 함
께 지키는 것이 진정한 문화재 보전의 길이다.
그런데 석굴암역사문화관은 석굴암 자체를 보전하기 위해 석굴암의 일부라고 말할 수 있
는 주변 환경을 엄청나게 파괴시키려 하고 있으니,
역사문화관은 그 목적마저도 달성하지 못할 잘못 계획된 사업임에 분명하다.
둘째, 또한 토함산은 국립공원 구역이자 신라인의 얼이 깃든 영산으로 신라 5개 명산
중의 하나로 옛 부터 불교의 성지로 자리잡아
산 전체가 마치 하나의 유적지로 보일 만큼 유물과 유적이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곳에 환경을 훼손하고 문화적인 역사를 훼손하는
인공적인 건축물을 건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문화재 보존을 위해 이를 보관하는
장소를 마련하는 것에서 시작된 유물관 건립은
그 목적과 본질이 호도된 국립공원과 그곳의 문화를 파괴시키는 사업이다.
셋째, 결정적으로 석굴암과 같은 1000년 이상 존재해 온 아주 정교한 석조 구조물과
그 지반이 암반으로 이루어진 환경에서
대규모 굴착 및 토목, 건축공사가 이루어지게 된다면 그 충격은 석굴암까지 쉽게 전달
될 수 있어 석굴암 자체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주변의 대규모 건설공사에도 불구하고 석굴암에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으리라
는 것을 어느 누가 장담할 수 있으며, 또
어느 누가 역사의 훼손을 되돌릴 수 있을까.
석굴암은 대한민국 온 국민이 사랑하고 세계가 인정하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이러한
유산을 한순간의 실수로 파괴한다면 현재는
물론 미래에까지 엄청난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이에 우리는 불교계와 문화재청이 석굴
암을 파괴하는 토함산 석굴암모형전시관 건립계획을
즉각 취소할 것을 요구한다. 아울러 석굴암의 진정한 보존을 위해서 정부와 불교계, 학
계와 시민단체가 함께 석굴암 보존대책을 마련할
수 있는 공동대책기구를 서둘러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
2002년 5월 23일
<문화예술계> 곽석선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강운구 (사진작가) 김서봉 (화가,
전 미협 이사장) 김익수 (영남대
조형대학 교수) 김인순 (민족미술인협회 회장) 김지하 (시인) 마르시아스 심(소설가) 명
계남 (영화배우) 문성근 (영화배우)
박경리 (소설가) 박영숙 (사진작가) 방은진 (연극영화배우) 성완경 (광주비엔날레 예술
감독) 신학철 (화가) 우찬규 (학고재
대표) 유인촌 (연극배우) 육근병 (비디오아티스트) 윤석남 (화가) 이구열 (한국근대미술
연구소 소장) 이기웅 (열화당 대표)
이불 (작가) 이준동 (이스트필름 부사장, 프로듀서) 이창동 (영화감독) 이혜경 (여성문
화예술기획) 임옥상 (화가) 임정식 (한국화랑협회
회장) 임진택 (연출가) 장미희 (영화배우) 정보원 (조각가) 주재환 (화가) 최성각 (소설
가) 최승호 (시인)
<박물관·미술관계> 김종규 (한국박물관협회 회장) 김쾌정 (한독의약박물관 관
장) 나선화 (이화여대박물관 학예실장)
백영서 (연세대학교 박물관 관장) 신탁근 (온양민속박물관 관장) 윤난지 (이화여자대학
교 박물관장) 이융조 (ICOMOS 한국위원회
부위원장) 이종상 (서울대학교박물관 관장) 주보돈 (경북대학교 박물관장) 최광식 (고려
대학교 박물관장/고려대학교 사학과 교수)
<건축계> 김원 (광장건축 대표) 김동욱 (경기대학교 교수) 김병윤 (건축가, 백제
예술대학교) 김봉렬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석윤 (건축가, 김건축 대표) 김성우 (연세대학교) 김영섭 (건축가, 건축문화 설계사무
소) 김인철 (건축가, 아르키움 대표)
김종규 (건축가, 한국예술종합학교) 김진애 (건축가, 서울포럼 대표) 김홍일 (건축가,
동국대학교) 민현식 (건축가, 한국예술종합학교)
박경립 (강원대학교) 성인수 (울산대학교) 송인호 (서울시립대학교) 승효상 (9건축가,
이로재 대표) 이상해 (성균관대학 건축학과
교수) 이상헌 (건국대학교) 이왕기 (목원대학교) 이종호 (건축가, 스튜디오 메타 대표)
이희봉 (중앙대학교) 전봉희 (서울대학교)
정기용 (기용건축 대표) 정재국 (관동대학교) 조병수 (건축가, 조병수건축연구소 대표)
조성룡 (건축가, 조성룡도시건축사무소
대표) 최부득 (건축가, 공·시·인 종합건축사무소 대표) 한동수 (한양대학교)
<학계> 강우방 (이화여대 미술사학과 교수) 권영필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김규
원 (영남대학교 자연자원학부 교수)
김리나 (홍익대학교 교수) 김리나 (홍익대학교, 교수) 김재열 (호암미술관 부관장) 김정
동 (목원대학교 건축도시공학부 교수)
김정희 (원광대학교 교수) 김형국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김홍남 (이화여대 미술사학
과 교수) 노태돈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방병선 (고려대학교 교수) 백낙청 (서울대 영문학과 교수) 변영섭 (고려대학교 교수/한
국미술사학회장) 양성욱 (한국도시건축병리연구소
소장) 유송옥 (궁중복식연구원장) 유홍준 (명지대학교 교수) 이강근 (경주대학교 교수)
이건영 (한국예술종합학교 부총장) 이배용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 이성무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이성미 (정신문화연구원 교
수) 이시재 (가톨릭대학교 사회학과) 이완우
(대전대학교 서예학과) 이주형 (서울대학교 고고미술사학과) 이필렬 (한국방송통신대학
교 교양과정학부) 임세권 (안동대학교 사학과
교수) 장상 (이화여대 총장) 장재연 (아주대 의과대학 교수) 정지창 (영남대 부총장) 조
형 (이화여대 사회학과 교수) 조희금
(대구대학교 가정복지학과 교수) 최병두 (대구대학교 지리교육학과 교수) 한정 (홍익대
학교 교수) 홍선표 (이화여자대학교 교수,
한국미술연구소 소장)
<법조계> 금병태 (변호사) 김성식 (변호사) 김준곤 (변호사, 의문사진상규명위원
회 상임위원) 김현만 (변호사) 김호철
(변호사) 김홍균 (한양대학교 법대 교수) 김효권 (변호사) 박태현 (변호사) 선병주 (변
호사) 신병동 (변호사) 여영학 (변호사)
윤복남 (변호사) 이이수 (변호사) 지기룡 (변호사) 진선미 (변호사) 최병모 (변호사) 최
성두 (변호사, 한국인권재단 이사)
허노목 (변호사)
<언론계> Gwin Chin (미국 뉴욕타임즈 메가진 편집장) 김영모 (문화일보 기획부
장) 이경희 (코리아헤랄드 주필)
이형모 (시민의 신문 대표) 정중헌 (조선일보 논설위원) 조상희 (코리아타임즈 논설위
원) 지영선 (한겨레 논설위원)
<보건·의료> 김용익 (서울대 의료관리학교실 교수) 박길용 (치과의사) 박징출
(한의사, 경희한의원 원장) 송학선
(치과의사,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공동대표) 심재식 (의사, 보훈병원 산부인과 과
장) 양길승 (의사, 성수의원 원장) 유영재
(치과의사) 임종철 (약사,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공동 대표) 전동균 (치과의사) 한
영철 (치과의사)
<정계> 강신성일 (국회의원) 김문수 (국회의원) 김홍신 (국회의원) 박양수 (국회
의원) 이미경 (국회의원) 이호웅
(국회의원) 정범구 (국회의원) 전재희 (국회의원)
<시민운동> 강임산 (겨레문화답사연합 대표) 김윤수 (민예총 이사장) 김형중 (광
주문화연대 대표, 조선대 교수)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활동처장)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 박원순 (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손봉
숙 (한국여성정치연구소 소장) 신철영 (경실련
사무총장) 오성규 (환경정의시민연대) 오한숙희 (김포여성민우회 회장) 이경숙 (한국여
성단체연합 공동대표) 이남주 (대한YMCA연맹
사무총장) 이정자 (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 정학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정남준 (민
예총 사무총장) 조명래 (한국내셔널트러스트운동
공동운영위원장) 최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이상 165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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