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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똑”…원전주민이 국회의원실 문을 두드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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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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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례합니다. 월성원전 지역주민인데, 저희 얘기 좀 들어주세요”

월성원전 인접에 거주하는 지역주민들이 국회의원실 문을 두드렸다. 지난 6~10일까지 월성원전 인접주민 이주대책위(이하 이주대책위) 주민들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실을 잇따라 방문해 건의서를 전달했다. 이들이 천릿길을 달려 국회로 향한 이유는 월성원전 앞에서 8개월째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와 맞닿아 있다.

지난 6일 국회 정론관에서 이주대책위 주민들은 우원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김제남 정의당 의원, 핵없는 사회를 위한 공동행동 모임 회원 등과 함께 나란히 서서 ‘멈춰라 월성1호기’, ‘국회는 월성1호기 주민피해 조사하라’란 내용이 담긴 손 피켓을 들었다. 서울상경 투쟁의 첫 일정이었다.

월성1호기는 최근 수명연장을 놓고 안전성 논란이 불거진 설계수명 30년을 다한 노후원전이다. 지난 2월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29일까지 계획예방정비를 마치고 재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이주대책위 주민들은 월성1호기의 폐쇄를 주장하고 있다. 또, 안전성 논란에 대한 국회차원의 검증과 후속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필요하면, 법 개정을 통해 제한구역(경수로 700m, 중수로 914m)을 확대하거나 이주대책도 세워야 한다는 요구다. 지역주민들이 국회의원실을 방문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성한 이주대책위 부위원장은 “지역주민들은 가깝게는 월성원전으로부터 1km이내에 거주하고 있으나 삼중수소 문제, 갑상생암 발병, 방사능 유출, 잦은 사건사고 등 안전을 확실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최소한 설계수명 30명이 끝난 원전은 폐쇄해야 하며, 만약 재가동한다면, 인접 주민들의 이주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월성원전의 안전성 논란이 높아지면서 최근 지역경제 침체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불안한 마음에 (원전 인접지역에서) 떠나고 싶지만 집하고 땅이며, 다 내놓아도 사려는 사람이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다. 국회가 직접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상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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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주민들의 애환에 여당과 야당 국회의원실의 반응은 엇갈렸다. 총 5일간 약 30여개의 국회의원실을 방문한 주민들은 주로 보좌진과 면담을 통해 입장을 전달했다. 국회의원을 직접 면담한 경우는 소수에 그쳤으며, 이따금 건의서만 전달하고 되돌아 나오기도 했다.

여당은 대체로 ‘원전의 안전성 문제’에 주민들의 의견에 공감한 반면, ‘월성1호기의 수명연장 결정’에 대해선 “전문가 의견을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야당은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비춰볼 때, ‘원전은 불안성이 높은 전력’으로 ‘월성1호기의 안전성’을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국회차원에서 이를 검증해야 한다는데 동의했다.

여당의 A의원실 B보좌관은 “지역주민들과 이야기를 해보면, 원전 자체에 대한 문제보단 안전성과 그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주민들이 안심할 수 있도록 안전성 확보에 노력하겠으나 현행 법률상 이주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반대로 야당의 C의원실 D보좌관은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은 원전은 단 한 번의 사고로 재앙 수준의 피해가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단계적으로 원전을 줄여나가고 안전성 논란에도 불구하고 수명연장이 결정된 월성1호기에 대해선 주민들의 요구대로 국회 검증 특위를 구성하고 이주대책도 마련토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국회의원실 방문 이외에도 주민들은 시위와 기자회견 등에 참가해 ‘월성1호기 폐쇄’와 ‘이주대책 마련’ 등을 호소했다.

9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2.27 날치기 규탄, 경주 월성1호기 재가동 중단하라!’란 피켓을 들고 1인 시위를 벌였으며, 이어 열린 신고리 3호기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도 참여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황분희(67) 어르신은 “월성원전에서 불과 1km 지점에서 살고 있는데, 얼마 전 조사를 해보니 삼중수소로 식수가 오염되고 몸속에서도 검출됐다”며 “상황이 이런대도 원전측은 제한구역(914m)에 해당되지 않고 기준치 이하라며 주민들의 의견은 무시한 채 아무런 대책도 내놓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0일을 끝으로 서울 상경투쟁을 마무리한 주민들은 국회의원실에 전달한 건의서에 대한 응답을 종합해 향후 대응책을 마련, 이와 관련한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이상홍 경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국회와 지역주민들이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며 “의원들의 현장방문 등을 통해 월성1호기의 안전성을 검증하고 이주대책 등도 마련될 수 있도록 할 터”라고 말했다.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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