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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해외 화석연료 지원금 66억 달러 vs 재생에너지 ‘0’

해외 화석연료 지원금 66억 달러 vs 재생에너지 ‘0’

한국 정부, 기후변화 ‘책임있는 중견국’ 운운하며 개도국 석탄화력 증설에 앞장
올해 말 올해 말 기후총회 전까지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의 석탄 지원정책 폐기해야

2015년 4월 15일 –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석탄발전소 사업에 대한 수출신용기관의 지원 규모에서 한국은 43억5천만 달러를 기록해 OECD 국가 중 1위를 나타냈다. 기후위기를 부추기는 석탄발전소 건설에 OECD 국가들의 수출신용기관이 막대한 금융 지원을 통해 중추적 역할을 해왔던 사실이 공식 문건을 통해 최초로 확인됐다. 올해 말 기후총회를 앞두고 OECD 내에서 석탄발전소에 대한 수출신용기관의 지원을 철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가운데 한국 정부는 오히려 지원을 확대하자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환경운동연합은 화석연료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철폐해나가자는 세계적 흐름에 맞춰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가 석탄발전과 탄광 사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공식 선언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올해 말 새로운 기후협상 타결을 앞두고 OECD 국가들이 수출신용작업반(Export Credit Group) 회의를 통해 해외 석탄화력 사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제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각국은 자국 기업의 해외 사업에 대해 보증, 보험, 대출 형태의 정부 지원을 제공하는 수출신용기관을 두고 있다. 수출신용작업반은 OECD 국가의 수출신용기관들이 환경과 기후변화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의 합의를 마련하기 위한 기구로서 기본적으로 ‘OECD 수출신용 가이드라인에 관한 협약(이하 협약)’을 따른다. 한국의 경우 정부 산하의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이에 해당한다.

수출신용기관이 막대한 금융 지원을 통해 세계적으로 석탄 발전소의 증설에 중추적 역할을 해왔던 것과 관련 시민사회의 비난이 쏟아지는 가운데 OECD 내부 문건에서도 이 사실이 최초로 확인됐다.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각각 열린 OECD 회의에 제출된 문건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OECD 수출신용기관이 해외 석탄발전사업에 지원한 금액은 192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원 규모는 줄어드는 대신 최근 오히려 더 늘어나, 지난 5년간(2009년~2013년)의 금융 조달액이 115억 달러로 전체의 60%를 차지했다. 대부분 인도, 베트남, 남아공, 인도네시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에서 추진된 석탄화력 건설 사업에 지원됐다. 2005년부터 2012년까지 중국을 제외한 세계에서 신규 건설된 석탄화력 설비용량의 23%가 OECD 수출신용기관의 금융 지원을 받았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수출신용기관을 통한 해외 석탄발전소 사업의 지원 규모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OECD 협약에 따라 보고된 해외 석탄발전소 사업에 대한 각국 수출신용기관의 지원 규모를 보면 2003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지원 규모는 43억5천만 달러를 기록해 1위를 기록했다. 일본이 32억7천만 달러로 2위, 독일이 20억 달러로 3위를 기록했다. 한국이 화석연료(석탄, 석유, 가스) 발전사업에 지원한 66억 달러와 비교해 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해 제공한 지원은 ‘0’원으로 극심한 대비를 보였다.

2003년~2013년 발전사업별 수출신용 지원규모(협약 부문, 백만USD, 자료=OECD 2015년3월)

한국 일본 독일 프랑스 미국
석탄 4,349 3,269 2,041 1,819 1,722
석유 1,400 4 623 1,174 24
천연가스 873 1,016 3,788 408 4,310
화석연료 합계 6,622 4,289 6,452 3,401 6,056
재생에너지* 0 285 3,882 507 1,474

*재생에너지는 수력, 태양광, 풍력, 지열, 바이오연료, 바이오매스의 합계.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를 앞두고 OECD 내에서 수출신용기관의 석탄화력발전 사업 지원에 대한 새로운 규제안을 논의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반대로 지원을 확대하자는 입장을 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과 영국에 의해 제출된 규제안은 수출신용기관의 지원을 받는 발전시설에 대해 500g CO2/kWh의 온실가스 배출 성능기준(Emission Performance Standard)을 적용하도록 하는 것으로, 지원 대상에서 대부분의 석탄화력발전이 제외될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말 중요한 기후체제 협상을 앞두고 OECD가 새로운 합의와 정책 이행을 통해 책임 있는 기후변화 대책을 선도하겠다는 움직임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3월 열린 OECD 수출신용작업반 회의에서 석탄화력에 대한 규제보다는 인센티브를 강화하자는 입장을 제출했다. OECD 내부 문건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배출성능기준의 도입 대신 ▲저효율 기술(아임계)의 석탄화력에 대한 지원을 예외적으로 계속 허용하고 ▲고효율 기술(초임계, 초초임계) 석탄화력에 대해서는 상환기간을 연장하는 조건의 인센티브를 확대하자는 입장을 제시했다. 환경운동연합은 기후위기를 심화시키는 가장 더러운 에너지원인 석탄 발전소에 대한 지원을 고수하겠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에 대해 화석연료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철폐해나가자는 시대적 요구에 역행하는 부끄러운 태도라고 규탄한다.

고효율 석탄화력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자는 한국 정부의 입장은 석탄보다 탄소 집약도가 낮은 화석연료(석유, 천연가스)는 물론 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원 조건과 경쟁력을 더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 개도국에 대해 재생에너지보다 화석연료 에너지의 지원이 절대적이었다는 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는 우려가 아닌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효율이 낮고 가장 오염이 심해 선진국에서는 더 이상 건설하지 않는 아임계 석탄화력을 예외 조건을 통해 계속 지원하겠다는 것은 매우 후퇴된 입장으로서 비난 받아 마땅하다.

에너지 기술별 수출신용기관의 현행 상환 조건 및 한국정부의 입장과 환경운동연합의 요구

발전 기술 온실가스 배출계수(g CO2/kWh)* 현행 수출신용기관 최대 상환조건 한국정부 입장 환경운동연합 입장
재생에너지 0 18년 18년 18년
폐기물에너지, 수력발전, 열병합발전, 지역난방 상이 15년 15년 15년
탄소포집저장(CCS) 45-180 18년 18년 18년
화력발전(가스) 350 12년 12년 12년
화력발전(석유) 550 12년 12년 퇴출
초초임계 석탄화력 (40% 이상의 에너지효율) 750 12년 12+ α 퇴출
초임계 석탄화력 (35-40%의 에너지효율) >750 12년 12+ α 퇴출
아임계 석탄화력 (35% 미만의 에너지효율) >750 12년 12(조건부 승인) 퇴출

*온실가스 배출계수는 세계 평균값. 출처=IEA(2013), ECOFYS(2011), IPCC(2008), WWF자료(2014) 재인용.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한국 정부는 석탄화력에 대한 수출신용기관의 지원을 중단하자는 OECD 합의에 동참해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을 보여야 한다.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는 파리 기후총회 전까지 석탄화력과 탄광 사업에 대한 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공식 선언에 나서야 한다. 수출신용기관의 화석연료에 대한 지원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기후변화 관련 국제적 합의 도출에도 성실히 협력해야 한다. 이는 녹색기후기금 공여를 비롯해 정부가 자임하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책임 있는 중견국’으로서 역할의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다.

한국 정부가 값싼 석탄 연료의 경제성을 국내와 해외에서 석탄화력을 늘리는 명분으로 내세우지만, 석탄 연소로 인한 치명적인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를 일으켜 오히려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을 더 이상 외면해선 안 된다. 한국 정부가 말하는 기후변화 대응을 통한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 창출’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사회적 편익의 증가와 건강한 일자리 창출에 있다.

※ 문의 : 이지언 에너지기후팀장(leeje@kfem.or.kr)

 

<별첨> 참고자료

○ 수출신용기관(Export Credit Agency)는 자국 기업의 해외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정부가 보조하는 보증, 보험, 융자 등을 제공하는 공공기관으로서, 특히 재정이나 정치적으로 불안한 국가에서의 사업을 지원한다. 선진국 대부분은 최소 1개 이상의 수출신용기구를 두고 있으며, 한국의 경우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가 해당한다.

○ OECD 수출신용기관의 정책은 각국 정부에 의해 결정되지만 ‘OECD 수출신용 가이드라인에 관한 협약(Arrangement on Guideline for Officially Supported Export Credits)’ 등 국제적 협약을 준수해야 한다. 이런 국제 협약은 국제수출신용에 관한 공동원칙을 논의하고 합의하기 위한 OECD 수출신용작업반 회의(Export Credit Group)에서 결정된다.

○ 지난해 OECD 수출신용작업반에서 미국과 영국은 기후변화 완화 관련 석탄화력발전에 대한 수출신용기관의 지원을 규제하기 위한 안건을 제출했고 공식 논의가 진행됨. 이는 수출신용기관의 지원을 받는 발전시설에 대해 500g CO2/kWh의 온실가스 배출 성능기준을 적용하도록 하는 것으로 현재까지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등 국가가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OECD는 올해 말 기후변화협약 총회 전까지 수출신용기관의 석탄화력 지원에 대한 새로운 합의를 도출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을 진행 중.

○ 한국의 수출신용기관은 79억 달러를 해외 석탄화력 사업에 지원했음(아래 표). 인도, 중국, 칠레, 필리핀, 인도네시아, 모로코, 베트남, 터키 등에서 진행된 석탄화력발전 사업으로서 대부분 개도국에 해당함. OECD 자료에서 43억5천만 달러와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OECD 사무국도 정확한 데이터를 수립 중이며 각국 정부로부터의 보고도 불충분했기 때문.

○ 따라서 OECD 수치는 수출신용기관이 제공한 막대한 지원 규모 중 일부만 보고된 것으로, 실제로 지원된 금액은 훨씬 더 클 것. 실제로 환경운동연합이 정보공개청구 등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같은 기간 한국의 수출신용기관이 해외 석탄화력에 지원한 금액은 79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남. 이 금액은 대부분 베트남, 인도,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개발도상국에서의 석탄발전소 건설 사업에 지원됐음.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의 해외 석탄화력발전 지원 내역

국가 석탄화력발전소 용량(MW) 수출기업 기술 유형 수출신용기관 지원액(백만USD) 승인 연도
인도 시팟 석탄화력발전소 1,980 두산중공업 초임계 수출입은행 354 2004
칠레 누에바벤타나스 석탄화력 240 포스코건설 아임계 수출입은행 50 2007
칠레 앙가모스 석탄화력 462 포스코건설 아임계 무역보험공사 931 2007
인도 문드라 석탄화력 4,000 두산중공업 초임계 수출입은행 700 2008
중국 산서성발전∙탄광연계사업 3,170 한전 수출입은행 80 2008
필리핀 세부석탄화력 200 두산중공업 아임계 수출입은행 170 2009
인도네시아 치레본 석탄화력 660 두산중공업 초임계, 초초임계 수출입은행 238 2010
베트남 몽즈엉2 석탄화력 1,120 두산중공업 아임계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 1,696 2011
베트남 몽즈엉1 석탄화력 1,000 현대건설 아임계 수출입은행 510 2012
모로코 조르프라스파 석탄화력 700 대우건설 초임계 수출입은행 350 2012
터키 투판벨리 갈탄화력발전 450 SK건설 아임계 무역보험공사 890 2012
칠레 코크란석탄화력 532 포스코건설 아임계 무역보험공사 344 2012
베트남 타이빈2석탄화력 1,200 대림산업 초임계 수출입은행 600 2013
베트남 빈탄4 석탄화력 1,200 두산중공업 초임계 수출입은행/무역보험공사 995 2014

*출처=한국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의 보도자료 및 환경운동연합 정보공개청구 자료

 

○ 지난해 6월 OECD 수출신용작업반 회의에 앞서 환경운동연합, ECA-Watch 등 13개국의 38개 시민사회단체는 석탄을 포함한 화석연료 사업에 대한 수출신용기관의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의견을 각국에 전달했음. 환경운동연합도 공동 시민사회 서한을 국무총리와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전달했음에도, 정부가 시민사회의 소통 노력을 보이지 않았고 최근 기후변화 대응에 역행하는 입장을 낸 사실에 매우 실망함.

◯ 한국 정부는 3월 OECD 수출신용작업반 회의에 제출한 문건에서 “개발도상국은 경제적 여건상 값싸고 풍부한 에너지원(석탄)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OECD 수출신용 지원을 중단하더라도, 개도국이 석탄화력에서 천연가스나 재생에너지로 이행하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게다가 “OECD 수출신용 지원이 갑자기 중단된다면, 중국과 인도 기업의 저효율 석탄화력이 자리를 대체하면서 오히려 온실가스 저감에 부정적인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 하지만 이는 개발도상국에서 재생에너지가 급속도로 확대되는 현실을 무시한 주장이다. ▲중국과 인도에서 급속한 재생에너지 확대로 2013년에만 태양광이 각각 12GW와 2.2GW 증가됐고 풍력 투자액이 석탄 투자액을 넘어서며 빠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지열 발전과 바이오연료의 확대와 필리핀에서의 1GW 태양광 확대 계획, 남아공의 청정에너지 투자 확대는 개도국이 재생에너지를 발 빠르게 확대해나간다는 증거다. 게다가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남아공, 칠레, 터키 등 국가에서 가스 발전이 전체 화력발전 비중의 40% 이상을 차지(2013년)한다는 사실은 개도국에게 석탄 연료만이 유일한 선택지인 것처럼 호도하는 한국 정부의 좁은 시야와 상충된다.

◯ OECD 수출신용기관의 지원이 중단되면 중국과 인도의 저효율 석탄화력 기술로 대체돼 기후변화 완화에 불리하다는 주장도 사실과 다르다. 인도에서는 2013년 이후 아임계 석탄화력을 더 이상 건설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고효율의 석탄화력을 개발하는 국가 중 하나로 석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에 있다. 오히려 한국이야말로 칠레, 필리핀, 베트남, 터키 등 국가에서 진행된 아임계 석탄화력 사업에 지원한 다수의 전력이 있다. 중국과 인도 핑계를 댈 것이 아니라 OECD의 선진국이 기후변화 대응에 먼저 모범을 보일 일이다.

○ 2014년 3월에 발표된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 기온 상승을 2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선, 향후 20년간(2010~2029년) 화력발전소에 대한 연간 투자액이 평균 300억 달러, 석탄 채굴 투자액은 평균 1,100억 달러씩 삭감돼야 한다고 경고함(IPCC 5차 평가보고서).

○ 현재 화석연료 총 매장량은 기후의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한계치를 훨씬 넘어선 규모로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확인된 화석연료 매장량의 최소 3분의 2 이상을 채굴해선 안 된다고 지적. 지구 기온 상승을 50%의 확률로 2도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선 2017년 이후부터는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발전시설의 개발만 허용돼야 한다고 표명.

○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은 2013년 ‘모든 정부’가 석탄에 대한 자국과 해외에서의 지원을 재검토하라고 요구했고, 2014년 다보스 포럼에서는 각국 정부에게 화석연료에 대한 보조금 정책을 개혁하고 온실가스 감축과 관련해 상호 충돌되는 에너지 정책을 바로잡을 것을 주문했다.

○ 여러 민간 금융기관들도 석탄 사업에 대한 투자를 철회하는 움직임을 나타내는 상황(Goldman Sachs, Storebrand, AP4, SWIP 등)에서 정부 산하의 정책금융기관에서도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책임있는 투자 원칙을 세워야 할 것임.

 

이지언

이지언

에너지기후팀장 leeje@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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