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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은 온실가스 1톤 줄이기 vs 정부는 1000톤 늘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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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이클레이(ICLEI) 세계도시 기후환경총회 개막식이 열렸다. 사진=서울시

8일 오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이클레이(ICLEI) 세계도시 기후환경총회 개막식이 열렸다. 사진=서울시

오늘 세계 도시와 지방정부의 기후환경 협의체인 ‘이클레이’ 회원도시 1천200여곳이 서울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다짐하는 서울선언문을 채택한다. 선언문에는 저탄소 도시 및 온실가스 감축, 회복력 있는 도시, 생태교통 도시, 생물다양성 도시 등 9개 실천분야가 담겼다. 각 도시들은 서울선언문을 토대로 각자 상황에 맞는 실천계획을 세워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행하게 된다. 서울시는 83만 명의 시민들이 ‘1인 CO2 1톤 줄이기’에 동참하기로 서약한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서울의 약속’을 발표해 2005년 대비 2030년까지 온실가스 40%를 감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도시와 지방정부가 머리를 맞대고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지혜를 모으는 가운데 인천시는 깊은 고민에 빠졌다. 한국남동발전(주)이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에 위치한 영흥화력발전소에 1,740M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를 증설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현재 가동 중인 6기의 영흥 석탄화력 발전소에서 해마다 수천만 톤의 대기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상황에서 또 다시 석탄을 연료로 하는 발전소를 늘리려는 것이다. 인천시가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나름의 정책을 펼치더라도 대용량의 석탄화력 증설은 이런 노력을 ‘말짱 도루묵’으로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인천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율이 전국 1위다. 전국 평균 증가율보다 무려 4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현재 영흥화력발전소는 이미 인천시의 온실가스 배출량의 55%를 차지하고 있는데, 발전소가 증설되면 향후 62%까지 증가할 수 있다.

최근 수도권 지역의 전력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환경부도 원전 두 기 규모의 석탄화력발전 건설이 불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지역에 화력발전 설비가 지나치게 집중되는 상황에서 대규모 화력발전 아닌 에너지 수요를 관리하고 재생에너지를 확대하는 것이 더 우선돼야 한다.

한국남동발전(주)은 값싼 석탄 연료의 경제성을 내세워 영흥화력 증설을 강하게 주장해왔다. 하지만 여기엔 영흥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으로 인해 다수 인구가 건강 피해를 입고 천문학적인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킬 것이란 계산은 빠져있다.

환경운동연합이 9일 서울광장에서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라고 적힌 이클레이 조형물 앞에서 영흥석탄화력 증설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환경운동연합이 9일 서울광장에서 ‘온실가스 1인 1톤 줄이기’ 이클레이 조형물 앞에서 영흥석탄화력 증설을 반대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인하대 임종한 교수팀에 따르면 현재 수도권 대기오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로 인한 초과사망자는 2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호흡기 질환자는 1만 명, 기관지염환자는 80만 명 수준에 이른다. 지난 10년 동안 환경부와 인천시, 서울시, 경기도가 4조원 이상의 예산을 들여 수도권 대기관리 특별대책을 실시했지만, 대기 개선 효과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오히려 미세먼지 농도는 2013년 이후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환경부가 올해부터 시행되는  2차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대책(2015-2024년)에 대해 대기오염 배출총량제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이유다. 2차 수도권 대기 대책이 목표 달성에 실패한다면,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12조 3,300억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라 ‘청정연료 의무사용지역’으로 정해진 수도권에서 석탄 연료는 금지되지만, 그동안 정부는 예외 조항을 둬 영흥화력에 6기의 석탄화력발전소를 허용해줬다. 하지만 영흥화력에 할당된 대기오염물질 배출총량에 의해서 더 이상의 석탄 연료를 사용한 영흥화력발전소 증설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는 과거 5,6호기 환경영향평가에서 영흥화력 1~4호기 배출허용총량 이내 증설만을 허용하기로 정부와 사업자가 이미 협의한 내용으로, 한국남동발전(주) 역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5,6호기 증설 이후 천연가스 화력발전은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석탄 연료 사용을 밀어붙여왔다.

석탄화력발전소는 일단 가동되면 30년 이상 대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게 된다. 정부가 추진하는 온실가스 감축정책의 발목을 잡게 될 수 있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다수 인구의 호흡기 건강을 위해서도 내려야 할 선택은 분명하다. 인천, 서울, 경기 3개 지자체는 영흥 석탄화력 증설에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정부에 전달해왔다.

이제 영흥 석탄화력발전소의 증설 계획에 대한 허용 여부는 환경부와 산업부의 결정에 놓여졌다. 반대 여론이 잠잠해질 때까지 시간 끌기식 물밑 교섭을 계속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영흥 석탄화력발전소 증설 계획에 공식적인 반대를 표명하고 반환경적인 사업에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는 정부 올해 상반기 확정할 예정인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 과정에서 강조하는 ‘사회적 수용성’을 정부가 얼마나 책임 있게 반영하느냐 하는 시험대가 될 것이다.

이지언

이지언

에너지기후팀장 leeje@kfem.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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