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탐방기]진정한 녹색도시를 꿈꾸는 일본을 다녀오다

지난 10월 29~30일 제주도 서귀포 시에서 생태도시 국제포럼이 열렸었다. 세계 각국의
생태도시 모범사례들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생태도시로 자리잡아가는 제주를 알리기 위한 자리였다. 하지만 서귀포에서 자랑스럽게
소개한 걸매 생태공원은 생태공원이라기 보다는 자연관광 공원이라는 따가운 질책을 받기도 했었다. 인위적이며 사람의 손이 너무 닿았다는
점에서 전문가들의 평가는 냉혹했지만, 자연공원이냐 생태공원이냐를 떠나서 서울도심 속에서 살고 있는 내겐 자연과 도시가 잘 어우러진
녹색도시로서 부럽게만 보였다. 그러나 이번 생태도시 해외사례 조사 프로그램을 통해 진정한 녹색도시가 무엇인지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었다.

▲환경공생주택 부근의 실개천

12월 15일 일본의 생태도시 사례를 조사하기 위해 전문가, 활동가 8명이 함께했다. 4박5일의
짧은 일정으로 많은 것을 보고 배워야 했기에 거의 극기훈련 수준이었지만 모두들 불평 없이 따랐고, 많은 배움과 깨달음에 만족해했다.
총 5군데 기관과 현장탐방을 했으며, 첫날 여장을 채 풀지도 못한 채 바로 첫 번째 기관인 (재)일본생태계협회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일본의 옥상 및 경관녹화에 대한 세미나가 있었는데 이 분야에선 일본 역시 아직 걸음마 수준이었고, 그들 역시 아직 시작에 불과하다고
앞으로 노력하겠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이곳에서 느낀 약간의 실망감은 곧 탄성으로 바뀌었다. 바로 빗물이용시설박물관에 도착해서였다.
물 부족 국가에서 빗물을 사용하는 지혜, 그리고 빗물을 소중히 생각하는 마음 등, 세계 각국의 빗물 이용에 관한 사례 등을 보고
또 직접 빗물을 담아보는 체험도 해보았다. 또한 관계자 혼자서 수십 년간을 연구하고 개발한 자신의 지식을 아낌없이 공유하려는
모습에서 빗물에 대한 애착과 사랑을 몸소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연수에서 가장 큰 배움을 얻은 곳은 바로 다마 뉴타운과 고호쿠 뉴타운이었다. 연수
기획의도 역시 이 두 곳을 비교하고 배워오는데 있었다. 두 곳은 30여년간 신도시 개발을 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으나 계획
의도는 전혀 다르다. 다마 뉴타운은 말 그대로 우리나라의 뉴타운 개발과 비슷하다. 신도시 개발을 목적으로 계획되었고 지금까지도
추진되고 있다. 하지만 하나의 거대 신도시를 만들기 위해 치밀하게 계획하고 또 30여년이 넘도록 계속 개발을 하고 있으며, 그때그때
변하는 상황에 따라 계획을 바꿔가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수년 안에 도시하나를 뚝딱 건설해 버리는 우리나라와는 확연히 다른
부분이며 또한 배워야할 부분이다. 그래서 약간의 인위적인 모습이 보이긴 했지만 기초부터 탄탄하게 계획되고 건설되어지는 도시의
모습이 개발이라는 부분을 안고 가야 하는 현대 사회에서는 최선의 방법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에 반해 고호쿠 뉴타운은 애초에 생태도시를
목적으로 건설되어진 도시이다. 공원 안에 주택이 있는지, 주택 안에 공원이 있는지 모를 정도로 녹지와 주택이 어우러져 있다.
특히 사람이 다니는 길을 녹도로 만들어 도시 전체를 가로 지르는 그린 매트릭스 시스템은 가히 감탄할 만 했다. 그리고 다마와
고호쿠 모두 사람은 위로 차는 아래로 다니게 하여, 사람과 차가 거의 만나지 않게 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고 쾌적함을 느낄 수
있게 배려하고 있었다. 이밖에도 개인 정원을 정부에서 매입해 마을주민의 휴식처로 관리하는 모습에서 일본인이 자연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빗물이용박물관 내 교육장

그렇다고 이곳들의 모든 면이 감탄할 만한 것은 아니였다. 전체적으로 볼 때 자연보다는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경관적인 면이 많이 비춰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람과 자연을 모두 무시한 채 경제적인 측면만을 고려하는 우리나라에
비하면 거의 모든 것을 배워 와야 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현 우리나라가 일본에서 들여오는 기술은 겉으로만 보여 지는
경관에 치우쳤다는 평이 대부분이다. 지형 및 주민들에 대한 배려보다는 멋있어 보이는 것만 우선적으로 들여오는 것이다. 그래서
인위적인 모습이 더 부각 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앞으로 개발을 무시할 수 없는 현대사회에서는 순수 자연만을 고집하는 100%
생태도시는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어쩔 수 없는 개발을 무조건 반대할 것이 아니라, 인위적인 듯 하면서도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그런 일본의 모습을 배워야 하지 않을까 한다.

글,사진/ 서울환경연합 환경정책팀 조명숙

admin

생태보전 활동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