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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리부엉이 책 연재 꾸룩이는 오늘도 윙크하지

물리학자 아이슈타인은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4년 안에 멸망한다!”고 했습니다. 식물들의 수분을 도와 열매를 맺게 하는 꿀벌이 인류의 생존 비밀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수의사와 방송인, 화가, 연구학자, 수집가 둥이 멸종위기동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324호인 지혜의 상징 ‘수리부엉이’를 주제로 책을 엮었습니다.
오늘 수리부엉이를 걱정하지 않으면, 내일 멸종의 순서는 우리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뒷산의 수리부엉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책 <수리부엉이, 사람에게 날아오다>의 내용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조류연구가가 기록한 수리부엉이]
꾸룩이는 오늘도 윙크하지
정다미(꾸룩새 연구소)
꾸룩이는 잘 지내고 있을까?
꾸룩이는 우리 집 뒷산에 살고 있는 수리부엉이에게 내가 붙여준 이름이다. 60여 년 전부터 관찰된 수리부엉이가 올해도 어김없이 뒷산 바위산에서 수리부엉이 새끼를 키워내고 있다. 여기에 사는 수리부엉이는 다른 녀석들과 달리 다산 왕이다. 알은 항상 세 개 이상 낳고, 몇 년 전에는 새끼를 네 마리나 키워낸 적이 있다! 오늘은 꾸룩이를 보려고 뒷산에 오른다. 늘 그랬듯 펠릿도 주울 생각이다.
                                                                                           ⓒ 책<수리부엉이 사람에게 날아오다>
어미 새를 만나러 가려면 조금 더 가야 한다. 부엉이들은 소나무 같은 침염수림을 좋아한다. 나는 꾸룩이가 있는 바위산에서 조금 떨어진 소나무 숲으로 들어갔다. 내가 하도 다녀서 아예 조그만 오솔길이 생겼을 정도다. 이 길이 익숙하긴 하지만, 가끔 고라니가 사람처럼 앉아 있어서 엄청 놀랄 때도 있다.
조금 걸어 들어가자 흰색 배설물과 커다란 펠릿이 쌓여 있었다. 나무 위를 올려다보니 어미 새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나를 내려다본다. 무섭다! 거의 70센티미터나 되는 새가 날렵하게 내려와 커다란 날개를 펄럭이며 날카롭고 긴 발톱으로 내 몸을 움켜쥘 것만 같다. 하지만 그럴 걱정은 없다. 지금껏 한 번도 수리부엉이가 나를 공격해 온 적은 없다.
“수리부엉이야, 안녕. 널 방해할 생각은 없어. 그냥 보기만 할게, 그러니 날아가지 말고 조금만 더 관찰할 수 있게 해줘”
나는 수리부엉이 말고도 다른 모든 새를 관찰할 때마다 이런 말을 중얼거린다. 내 생각을 읽었는지 다행히 수리부엉이 어미는 날지 않았다. 덕분에 한참 동안 올려다볼 수 있었다. 몇 주 동안 오지 않았더니 소나무 밑에 쌓인 펠릿의 양이 제법 많다. 수리부엉이는 특이하게도 먹이를 먹고 소화시키지 못한 뼈나 털을 덩어리로 만들어 부리 밖으로 뱉어내는데, 이것을 펠릿이라고 한다. 나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수리부엉이 펠릿을 연구했다. 마침 수리부엉이가 집 가까이에 살고 있었던 덕분에 내 눈으로 직접 그들을 관찰할 수 있는 행운을 누렸다.
                                                                       ⓒ 책<수리부엉이 사람에게 날아오다>
새에 대해 처음으로 깊은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일곱 살 무렵이었던 것 같다. 어느 날 아는 우리 집 마당에 새 한 마리가 떨어져 죽어있는 것을 발견했다. 물론 동물의 주검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그 죽어있는 새에 대한 호기심이 거부감을 밀어냈다. 부리도 길고, 깃털 무늬가 마치 호랑이 같은 새. 나는 조류도감을 뒤적이며 그 새의 이름을 찾아보았다. 바늘꼬리도요라는 새였다. 지금도 마당에 널브러져 있던 그 새의 모습이 생생하다. 그리고 잇따른 궁금증 하나. 논이나 물가에 서식하는 새가 왜 우리 집 마당에 죽어 있었을까? 어쩌면 그 궁금증이 나를 새 연구자로 끌어들였는지 모른다.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는 곤충학자가 꿈이었다. 그런데 그 꿈이 조류학자로 바뀌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 마당에 누워있던 바늘꼬리도요가 나를 이쪽 방향으로 이끈 것도 같다. 4학년 때부터 나는 본격적으로 새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게 어느 날이었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함께 도서관에 자주 가곤 했는데, 하루는 독수리가 농약에 중독된 기러기를 먹고 2차로 감염되어 떼죽음을 당했다는 기록물을 본 적이 있다. 충격적이었다. 사람이 새로부터 자기 먹을 것을 지키기 위해 농약을 치고, 그 농약 묻은 낟알을 먹고 기러기가 죽고, 그 기러기를 먹은 독수리가 죽는다니, 이래서야 살아남을 생물이 누가 있을까.
이때부터 나는 사람 때문에 죽어가는 새들을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조류와 관련된 온갖 소식들을 거의 집착에 가깝게 수집하기 시작했다. 신문기사, 인터넷, 다큐멘터리 등등……. 다양한 매체에서 새와 관련된 글과 사진이 나오면 가슴이 콩닥콩닥 뛰었고, 나의 방학숙제는 온통 새와 관련된 내용으로 작성되었다.
나의 새 사랑이 시작된 것이다.
알면 사랑한다는 말이 있다. 나는 새를 알게 되었고, 새와 사랑에 빠졌다. 그 즈음 구입한 책이 조류학자이신 원병오 교수님의 『한국의 조류』라는 책이다. 당시에는 새와 관련된 국내 서적들이 많지 않아, 나는 그 책을 닳고 헤질 때까지 보고 또 보았다. 책 내용을 거의 통째로 외우다시피 해서 동네 친구들의 입에서 새와 관련된 단어만 나와도 그 새가 어떤 새를 말하는지 알아맞힐 정도였다. 지금도 그 책을 꽁꽁싸서 보물처럼 간직하고 있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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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kfemblog/220160613533

Source: 정소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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