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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연재 다양한 것이 아름답다 – 수리부엉이의 존재 이유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4년 안에 멸망한다!”고 했습니다. 식물들의 수분을 도와 열매를 맺게 하는 꿀벌이 인류의 생존 비밀이라고 말한 것입니다.

수의사와 방송인, 화가, 연구학자, 수집가 둥이 멸종위기동물 2급이자 천연기념물 324호인 지혜의 상징 ‘수리부엉이’를 주제로 책을 엮었습니다.
오늘 수리부엉이를 걱정하지 않으면, 내일 멸종의 순서는 우리가 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뒷산의 수리부엉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책 <수리부엉이, 사람에게 날아오다>의 내용을 연재합니다. -편집자 주-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가 기록한 수리부엉이]
다양한 것이 아름답다
수리부엉이의 존재 이유
                                                         김성현(이학박사, 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사) 생물다양성은 좁은 의미로는 지구상에 살아가는 생물의 종류로 해석할 수 있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생태계에 살고 있는 생물 종과 그들이 살아가는 서식처의 다양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생물다양성은 바로 그런 생태계를 보존하자는 뜻에서 세계 각처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다. 생물이 사라진 지구를 상상해보시라. 잿빛투성이의 암울한 미래 SF 영화가 딱 떠오르지 않는가.
그러나 아직은 늦지 않았다.
나는 이 생물다양성의 필요성을, 새를 주인공으로 하여 들여다볼 참이다. 겨울이 가고 훈훈한 봄바람이 불어올 때면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다. 손바닥 크기도 채 되지 않는 유리딱새나 노랑눈썹솔새 등의 작은 새들이다. 섬을 만나면 지친 날개를 접고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이 작은 새들에게 섬은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 소중한 쉼터이기 때문이다. 여름이면 개개비나 종다리처럼 번식을 위해 찾아온 여름철새들의 지저귐으로 산과 들이 분주해진다. 가을이 왔다. 청명해진 하늘 위로 바람을 연료 삼아 수백 마리의 맹금류 이동이 펼쳐지고, 드넓은 갯벌은 장거리 비행의 배고픔을 달리기 위해 찾아 온 도요새와 물떼새들로 가득 찬다. 겨울에는 수많은 습지마다 오기, 기러기류로 가득하다.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가차오리의 군무가 펼쳐지는 시간이다. 우리나라의 습지와 그 주변 환경은 매서운 추위를 이겨내도록 바람막이 역할을 하여 새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전해준다. 새들에게 우리나라는 살아가기에 참 좋은 곳이다. 조류 인플루엔자다 뭐다 하여 이들을 쫓아내지만, 아파트를 짓는다 공장을 세운다 하여 이들의 서식지를 침범하지만 않는다면, 새들은 앞으로도 우리 곁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 책<수리부엉이 사람에게 날아오다>
유독 큰 덩치에 몸을 움츠리며 경계하듯 나를 노려보던 기억이 선명하다.
그것이 수리부엉이와 나의 첫 만남이었다. 수리부엉이는 올빼미과 조류에 속한다. 올빼미류는 수리나 매처럼 날카로운 부리와 발톱으로 다른 동물을 사냥하는 육식성 조류이며, 그런 이유로 맹금류에 포함된다. 야간 시간에 먹이활동을 하는 올빼미류는 먹이 경쟁자인 수리나매 종류와 다른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올빼미류는 아주 낮은 음역대의 소리까지 감지하고, 소리를 통해 먹잇감의 위치까지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이들은 시야도 남다르다. 올빼미류는 눈이 앞쪽으로 몰려 있어 입체 시야가 60-70도 정도까지 확보된다. 이처럼 올빼미류는 어둠 속에서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도록 독특한 진화를 해왔다. 우리나라에서 기록된 올빼미과 조류는 북한에서만 관찰된 긴꼬리올빼미를 제외한다면 수리부엉이를 포함해 10종이 보고되어 있다. 서양에서 올빼미류가 오래전부터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지만, 야간에 행동하는 생태적 습성과 독특한 울음소리로 인해 불길한 이미지를 갖는 지역도 있다.
우리나라의 올빼미류 중 가장 큰 종은 수리부엉이다.
다른 올빼미과 조류와 차이점이 많지만 우선 큰 덩치만으로도 쉽게 구분이 된다. 덩치가 큰 만큼 수명도 긴 것 같다. 우리나라에는 일부 도서 지역을 제외하고 전역에 분포하는 흔한 텃세였는데, 최근 서식지의 파괴로 개최수가 급감하고 있다. 「마지막 거인」 이라는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다. 이 세상에 남은 마지막 거인의 존재가 사람들에게 알려져 결국 그들이 사라지고 말았다는 내용이다. 마지막 거인이란 자연을 은유한다. 부끄럽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자연 환경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를 지키고자 하는 보호 의식이 턱없이 모자란다. 새들은 하늘을 비행하는 것으로, 또 그 아름다운 모습으로 사람들의 관심과 동경의 대상이 되어왔다. 그런데 그 새들이 점차 사람들 곁을 떠나가고 있다. 보호 대상은 멸종 위기종만이 아닐 것이다. 논이든 마당이든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참새와 제비는 그 개체수가 현격히 줄어들었다. 사라져가는 생물은 우리에게 아픔이자 슬픔이다. 그런데 이런 아픔과 슬픔을 아예 느끼지 못하거나, 아예 무시하고 도외시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그들의 무관심과 방관 속에 지구는 그 안에 품었던 아름다움을 하나둘 잃어가고 있다.
오늘날 생태계는 생물다양성의 위기를 격심하게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자칫하면 잃어버릴지도 모르는 것 중에 하나가 수리부엉이다. 수리부엉이는 행동반경이 좁은 편에 속하고 바위 절벽 등 독특한 지형을 선호한다. 때문에 다른 어떤 새보다 서식지 파괴 등 환경 변화에 민감하고, 많은 수리부엉이들이 산이나 숲을 가로지르는 도로 때문에 로드킬을 당하고 있다. 내가 처음으로 만났던, 대학교 내 보호시설에서 보았던 수리부엉이의 눈빛이 새삼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때 보여주었던 경계심은 차라리 공포심의 표현이 아니었을까?
생물다양성의 소멸은 곧 생태계의 연결고리를 파괴하게 되고, 결국 인류도 그 생태계의 변화로부터 치명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자연에게 모든 것을 맡길 수는 없더라도, 조금 더 자연에 겸허해질 필요가 있다.
“새는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지킬 수 있다”는 말처럼, 지켜야 할 대상이 누구인지, 왜 지켜야 하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
– 다음 편에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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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blog.naver.com/kfemblog/220160613533

Source: 정소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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