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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이 개발되면 살 곳이 없어져요” 한국 고유종 수원청개구리 최초 분포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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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멸종위기종인 수원청개구리가 전국 86개 지역서 742마리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식지는 주로 논의 건강성이 좋은 지역이었다. ⓒ 아마엘 볼제 제공

1급 멸종위기종인 수원청개구리의 서식지와 논의 건강성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생명다양성재단과 서울대 분자생태학연구실 박사과정의 아마엘 볼제(Amael borzee, 26)가 작성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논의 연결성이 뛰어날수록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원청개구리는 1980년대 일본인 구라모토 미스루가 처음 발견해 학명으로 등재한 우리나라의 고유 양서류다. 지난 2012년 환경부가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했으며, 지난 7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의 적색목록 멸종위기종에도 이름을 올렸다.

 

수원시는 수원청개구리를 ’수원’이란 지명을 쓰는 깃대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깃대종은 어느 지역의 생태나 지리적 특성을 대표하는 동식물의 종을 가리킨다.

 

전국 86곳에서 742마리 수원청개구리 발견

 

연구조사는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경기도와 충청도, 강원도 일대 등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하기 적합한 지형조건을 갖춘 466개 장소를 선정해 서식지와 개체군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수원청개구리에 대한 전국적인 분포조사가 이뤄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파주와 시흥, 부여, 그리고 경기도 및 충청도를 아우르는 총 86곳에서 742마리의 수원청개구리가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2012년~2013년까지 조사된 550마리보다 큰 수치다. 보고서는 기존보다 조사대상 지역을 확장한 것이 개체 수의 증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개체군 별로 살펴보면, 가장 중요한 보전 개체군은 파주와 아산 인근 지역에서 나타났다. 전체 742마리 가운데 약 239마리가 파주 지역에서 넓은 면적에 걸쳐 분포하고 있으며, 자연습지 환경을 제공하는 비무장지대(DMZ)에 인접해 있어 북한의 개체군과 연결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파주 지역의 한 마을의 경우는 보전 계획을 수립해야 할 정도로 중요한 개체군에 속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마을도 국내에서 두 번째로 큰 개체군이 존재하고 있으며, 다른 개체군들과 유전적 교류가 가능해 번식력과 질병에 대한 저항성이 높은 건강한 개체군으로 조사됐다.

 

경기도 남부와 충청도 북쪽에 위치한 개체군은 한 장소에 67마리까지 분포해 있어 멸종의 원인이 되는 유전적 병목 현상이 방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산 인근의 개체군은 인근 시흥과 충주, 여주, 원주 등과 유전적으로 연결되어 전국에서 가장 큰 개체군을 이뤘다.

 

논의 크기, 수원청개구리 서식에 영향

주목할 것은 연구조사 결과, 논의 크기가 수원청개구리의 서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따라서 논을 개발하거나 훼손해 연결성이 단절될 경우 수원청개구리의 보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보고서는 ‘논의 크기가 수원청개구리의 존재 여부에 유용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분석한 결과,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하는 논의 평균길이는 2.92(±1.07)km인데 반해 그렇지 않은 논의 평균길이는 1.60(±0.64)km 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인 서식지에 해당하는 파주지역 논의 평균길이는 2.03(±1.01)km 이었다.

 

논 크기가 클수록 개체 수가 높다는 것은 논의 연결성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바꿔 말하면, 논의 생태적 기능이 우수할수록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 보고서를 종합하면, 도심 지역에서 떨어진 숲 인근의 큰 논이 수원청개구리의 서식지에 제격이며, 이를 보전해야 할 필요성도 높다.

 

안재하 생명다양성재단 연구원은 “수원청개구리는 비교적 논의 건강성이 우수한 지역에서 분포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논은 단순히 식량을 생산하는 곳을 넘어 생태계 공간으로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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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을 생태계 공간으로 인식하기는 드물다. 하지만 지난 2008년 논습지로는 세계 두 번째로 강화 매화마름군락지가 람사르 습지에 등록되었으며, 철새와 텃새, 생물다양성 등의 측면에서 논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 박종학

 

 

생태적 공간 논습지, 27년간 39만4천ha 감소

논의 생태학적 접근방식에 대해선 일찍이 다양한 연구결과가 있다. 지난 2013년 국립농원과학원과 경희대학교 생물학과, 한국조류연구소 등이 공동으로 발표한 ‘한국의 논 이용 조류 현황’에 따르면, 국내외 문헌자료를 통해 논습지에 서식하는 조류를 조사한 결과 철새와 텃새를 합해 총 47과 279종이 발견됐다. 논이 담수기간 동안 다양한 수서생물의 서식지를 제공해 철새들의 먹이활동과 휴식처로 이용되는 중요한 생태계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이다.

 

논에 물을 대기 위해 인위적으로 조성한 둠벙(웅덩이)도 논 생태계의 생물다양성을 크게 증진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2010~2012년까지 전국 5개 지역을 조사한 결과, 둠벙이 있는 논에서 수서무척추동물이 총 59종, 5만274개체가 확인됐다. 둠벙이 없는 논은 50종 1만8662개체로 약 2.7배 적게 서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논습지는 1988년 135만8천ha에서 2013년 논 면적이 96만4천ha로 감소, 지난 27년간 약 30%(39만4천ha)가 사라진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논을 생태적 공간으로 여기는 인식이 낮은 수준이며, 정부 정책과 예산도 미비하다.

 

박인자 한국습지네트워크 대표는 “논의 습지로서 역할에 대해선 연구결과가 꽤 있으나 이와 관련한 주무 부처인 농식품부가 주도하는 정책이나 예산은 거의 없다”며 “논에 대한 접근 방식을 생물다양성 측면에서 정책을 마련하고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글 : 정대희활동가 (환경운동연합)

※ 원문 : http://kfem.or.kr/?p=73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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