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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리왕산 아니어도 평창동계올림픽 치룰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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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활강경기장 건설로부터 가리왕산을 지키려는 사람들 ⓒ핫핑크돌핀스

 

2주간 쓰기 위해 500년의 시간을 버린다고?
2018년, 동계올림픽이 삼수 만에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다.
고된 노력 끝에 힘들게 유치한 올림픽이지만 스키활강경기장 건설이 예정되어 있는 가리왕산은  진통을  앓고 있다.

강원도 평창군과 정선군에 걸쳐 있는 가리왕산은 우리나라에서 9번째로 높은 산이다. 가리왕산의 중봉 일대는 백두대간 자락으로 땃두릅ㆍ만병초ㆍ눈측백ㆍ분비나무ㆍ산마늘ㆍ노랑무늬붓꽃 등 희귀식물과 붉은배새매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들이 서식하고 있어 생태환경이 매우 우수한 곳으로 꼽히는 지역이다. 2008년에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산림법에 따라 개발이 엄격히 제한되어 왔다.

그러나 2012년 6월 산림청과 강원도가 가리왕산 중봉을 당초 계획했던 대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키 활강경기장으로 선정하고, 2013년 6월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을 일부 해제하면서 갈등이 심화되었다. 해제된 면적은 보호구역 총면적 2,475㏊ 중 약 3%인 78.3㏊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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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진이 사진2▲가리왕산의 거목 ⓒ핫핑크돌핀스

가리왕산 훼손하지 않고도 활강경기장 만들수 있다
활강경기장 조성 조건에 부합하려면 표고차(어떤 지점을 정하여 수직으로 잰 일정한 지대의 높이차) 800m를 만족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 500년된 주목군락 및 원시림이 있는 생태자연도 1등급,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인 가리왕산을 희생시키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제스키연맹의 알파인 스키 규정 내에는 지형여건이 충족하지 못할 경우 2구간(각 구간 표고차 350~450m)에서 경기 후 결과를 합산하는 2Run에 대한 규정이 있다. 예외적인 경우에는 사전협의하여 표고차 750~1100m에서 진행할 수 있다고도 명기되어 있다. 그리고 우리에겐 이미 이 조건을 만족하는 스키장들(용평, 하이원)이 있다.

현재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치르기 위한 국가 및 지방정부의 예산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예산은 신규경기장 건설비용 5,245억원 + 접근교통망 건설비용 4조 5,713억원 + 부대시설 건설비용 1조 5,738억원 총 6조 6,696억원에 이르는데, 이 금액은 원주-강릉간 복선철도 5천억원, 경기장 건설을 위한 지방비 1,748억원이 추가된 금액이다. 건설 비용의 특성상 향후 얼마나 더 예산이 늘어날지는 모를 일이다. 만약 가리왕산에 스키경기장을 새로 건설하지 않고 기존의 스키장들을 활용한다면 우리는 최소 2천억원 이상의 예산을 줄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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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0일 열린 ‘가리왕산 보전과 친환경 경제 올림픽 실현을 촉구합니다’ 기자회견 ⓒ환경연합 김현경

 

‘그린올림픽’으로 치러낸 근대의 올림픽들
IOC(국제올림픽위원회)는 환경올림픽, 그린올림픽의 개념을 도입하여 자연환경과 인권을 존중하는 올림픽을 표방하고 있다. 1991년 올림픽헌장 내 올림픽 유치도시는 2000년부터 반드시 환경보호계획을 제출하도록 하였고, 그 다음 해에는 모든 국제경기연맹과 국가올림픽위원회가 지구서약에 서명하도록 하고 개최도시를 선정할 때도 환경가이드라인을 제시하도록 하였다. 1995년부터는 2년마다 ‘스포츠와 환경’을 주제로 회의를 열고 있다.

1994년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제17회 동계올림픽은 대표적인 환경올림픽으로 꼽히고 있다. 당초 실내빙상장 건설 예정지는 아케르스비카호수가였지만 철새도래지의 철새보호를 위해 부지를 육지쪽으로 옮겼다. 봅슬레이와 루지트랙 역시 숲을 훼손하지 않도록 설계되었다.

또한 일본 나가노 제18회 동계올림픽의 경우, 활강경기장의 알파인 남자활강코스 출발선이 중부국립공원인 자연보호지역으로 계획되자 환경 훼손을 피하기위해 국제스키연맹과 대립하였고, 결국 산림을 보호하도록 계획을 변경하여 올림픽을 치러냈다. 2002년 제19회 동계올림픽인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대회는 기존 시설을 최대한 활용해 낭비 요소를 줄였다. 솔트레이크시티가 올림픽에서 사용한 11개 경기장 중 신축 시설은 3개에 불과했고, 8개 경기장은 기존 시설을 개·보수해 사용했다.

앞서 얘기한 릴레함메르나 솔트레이크 올림픽처럼 환경보전을 통한 그린올림픽을 얼마나 이행하느냐가 성공적 올림픽의 판가름을 가르는 기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단순히 쓰레기 배출의 오염과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 환경올림픽이 아니다. 생물과 자연환경을 훼손하지 않는 자연친화적 올림픽이 진정한 환경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의 위상 증대 만큼 환경적 가치와 신념도 증대되었을까
우리나라는 1988년 서울올림픽을 치렀다.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로 프랑스, 미국, 독일, 이탈리아, 일본에 이어 하계와 동계올림픽 모두 치러낸 국가가 되었다.  국가의 경쟁력과 위상이 증대되었다고 하지만, 과연 환경적 가치와 신념도 그와 비례하여 증가했는지는 의문이다.

더욱이 한국은 올해 10월 평창에서 열리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 개최국이다. 이번 총회에는 생물종, 유전자, 생태계의 풍부성과 다양성의 보존을 위해 전세계 194개국 대표와 관련 국제기구 대표, NGOs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개최국으로써 국가생물다양성전략안을 발표하게 되는 총회자리에 생태환경을 훼손하면서 치르는 동계올림픽은 대한민국의 위상을 깎아 내리는 일이 될 것이다.

시간이 얼마 없다고 말하지만 오래된 속담에 있듯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이다. 앞으로 4년 남은 평창 동계올림픽이 돈만 많이 들이고 환경을 파괴한 올림픽으로 평가되지 않길 국민 모두가 바라고 있다. 진정한 환경올림픽 추진을 위해 정부와 지자체인 강원도, 원주지방환경청의 절실한 고민과 노력이 필요하다.

* 별첨자료 : 20140820『가리왕산 보전과 친환경경제 올림픽 실현을 촉구합니다』 기자회견문
※ 글 : 김현경 활동가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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