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AI 대책은 살처분? 공장식 사육부터 개선해야

 

2월 6일 오전 국내의 동물 · 환경 단체가 모여 AI관련 문제 상황과 정부의 대응대책에 대한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습니다.

현재까지 가금류 280만 마리가 살처분으로 안타깝게 희생되었고, 모든 책임을 뒤집어 쓴 철새들은 먹이와 보금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피해농가와 국민들의 근심도 깊어가고 있습니다. 벌써 몇 해째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AI, 우리는 이 악몽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요?

예방적 살처분? 동물 권리 무시한 “생매장”

AI 대책은 살처분  공장식 사육부터 개선해야1

산채로 살처분 되는 오리들 ⓒ뉴스1

 지난 2003년 AI의 첫 발생 이후 지금까지 국내에서 AI로 인해 총 2500만 마리 이상의 동물들이 살처분으로 희생되었습니다.
정부는 이번에도 AI가 발생하자 당연하다는 듯이 살처분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결국 지난 16일 첫 AI의 발생 이후, 감염농가와 인근의 의심농가까지 예방이라는 명목으로 총 280만 마리의 가금류가 잔인하게 생매장 당했습니다.

살처분 과정에서 동물들은 최소한의 권리조차 보장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오리는 살기위해 발버둥 쳤지만 산채로 자루에 담기고 컨테이너로 옮겨졌습니다. 동물보호법에는 동물 도살 시 고통을 최소화하라는 지침만 있을 뿐, 살처분 과정에서 일어나는 동물의 권리 보호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어 법적인 보호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동물자유연대 조희경 대표는 “살처분 당하는 동물에 대한 인도적 대우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최소한의 도리도 하지 못하고 있다. 살처분에 대한 세계동물 보건기구의 국제기준안조차 지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AI가 철새 때문? 정부의 떠넘기기
 
현재 우리나라에 확산되고 있는 H5N8형 AI는 그동안 야생조류에서 자연 발병한 적이 없는 바이러스입니다. 또한 우리나라에서 첫 발병을 확인한 곳도 철새 도래지가 아닌 오리농가에서였습니다.(농가에서 16일, 철새에게 18일 확인) 게다가 철새들은 AI바이러스의 잡복 기간(21일) 보다 훨씬 전인 두 달 전부터 와있었습니다. 과연 정부의 말처럼 철새들이 이번 AI확산의 원인으로 보이시나요?

 AI 대책은 살처분  공장식 사육부터 개선해야2

 2월 6일 국내의 동물·환경 단체가 모여 AI관련 문제 상황과 정부의 대응대책에 대한 공동 기자회견을 가졌다. ⓒ환경운동연합

기자회견에 참석한 환경운동연합 염형철 총장은 “현재 농림부가 철새를 AI의 원인으로 지목한 것은 논리적이지 않다.”며 “가금류 농가에서 흘러나온 오물 등이 동림저수지로 흘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 AI의 원인은 가금류 농장에 있을 것이고 농림부의 초동대책 실패와 방제대책 문제 등이 AI의 확산을 키우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H5N8형 AI와 같이 고병원성 바이러스는 공장식 축산환경에서 쉽게 발생한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저병원성 바이러스가 공장식 농장에 유입되면 몇 시간 내에 고병원성 바이러스로 변이된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이러한 경우는 이탈리아, 칠레, 네덜란드, 캐나다 등 세계 각지에서 일어났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비위생적으로 사육되는 가금류 농장의 현장은 제대로 조사해보지도 않은 채 처음부터 철새들을 원인으로 삼아 모든 책임을 떠넘기고 있습니다. 철새들을 총알받이로 내세워 방역문제, 감염경로 파악 문제 등 정부가 해야 할 일들은 뒤로 미뤄두고 국민들에게 철새에 대한 혐오와 공포만 심어주고 있습니다.

철새 먹이주기를 중단하면서 먹이가 부족해진 철새들은 인근 축산농가와 인가로 다가가고 있고, 정부와 지자체는 출처불명의 항공방제를 실시한다며 철새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정부의 이러한 대책은 철새들의 면역을 약화시키고 있을 뿐, AI확산을 막는 데에는 어떤 도움이 될지 의문입니다.

 

공장식 사육환경이 부르는 AI

 AI 대책은 살처분  공장식 사육부터 개선해야3

국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형태의 공장식 사육농가 ⓒ안정현

 

알을 낳는 닭이 살고 있는 농가를 본 적이 있나요? 닭들이 농가에서 길러지는 평생 동안 생활하는 공간은 A4용지의 반 장만한 공간에 불과합니다. 날개를 펼칠 수도 마음껏 달릴 수도 없는 공간에서 평생 알을 낳는 기계로 사는 것입니다.

이렇게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면역력이 약해진 닭들은 항상 질병에 감염될 위험에 놓여 있습니다. 또한 수만의 개체들이 한 장소에 모여 있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확산될 수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생산성과 경제성에만 집중하여 축산업을 운영해온 결과입니다. 반복되어 온 AI문제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축산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와 동물의 본성을 존중하는 동물복지 축산제도를 확립해야합니다.

 

사육축산환경의 개선과 철새와의 공생, 장기적인 대책 필요

 

우리나라는 최근 10년간 세계 11번째로 고병원성 AI가 가장 많이 발생한 나라입니다. 이 같은 불명예를 씻고 계속되는 AI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대책 수립이 가장 중요합니다.
먼저 건강한 사육환경을 위해 축산 정책에 대한 전면적인 반성과 검토가 필요할 것입니다. 또한 철새들과의 공생을 위해 생물다양성 사업 확대와 생태계 보호 사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지금까지 수많은 생명이 희생되며 피해농가와 국민들은 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인력이 투입되어 적절한 조처도 없이 약품에 노출되었고, 잔인한 살처분 과정을 겪은 후 심리적 후유증도 걱정되고 있습니다.
지금부터라도 농리식품부와 환경부, 지자체는 그동안의 방제작업의 문제를 파악하고 무분별한 예방적 살처분을 개선하여 체계적이고 장기적으로 활용 가능한 방지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 글 : 이혜지 인턴활동가 (환경연합 미디어홍보팀)

admin

생태보전 활동소식의 최신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