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연대 활동소식

국제회의장서 환경부-통일부 볼썽사나운 언쟁

지난 6일부터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제12차 생물다양성 협약 당사국 총회가 개막됐습니다. 생물다양성협약(CBD)은 기후변화협약(UNFCCC), 사막화방지협약(UNCCD) 등과 더불어 세계 3대 환경협약 중 하나로 협약에 가입한 당사국들에서 2년마다 총회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이번 회의에는 194개 협약 당사국 대표단과 국제기구 대표, 시민단체 및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해 지속가능 발전을 위한 생물다양성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CBD 한국시민네트워크는 지난 4일부터 총회에 참여해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회의장과 숙소를 오가는 고된 일정을 소화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CBD 한국시민네크워크가 전해온 평창발 총회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8일-셋째날]

오늘도 어김없이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숙소를 빠져나왔습니다. 매일 아침 참석자들은 총회가 열리는 알펜시아리조트에서 회의를 진행합니다.

총회장내 기습시위, 좋거나 혹은 나쁘거나
8일 아침회의는 전날 진행된 회의 내용을 공유하는 것으로 문을 열었습니다. 어제 <워킹그룹1>에서 진행된 내용에 대해 “재원을 증가시키기 위해서 민간 재원의 개입이 필요하느냐를 놓고 의견 대립이 있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워킹그룹2>에서는 식물보전과 합성생물학, 외래종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 것을 알려왔습니다.

지난 7일 EU 관계자와 만난 이야기도 공유됐습니다. 참석결과 모임의 참가자와 목적 등이 상당히 애매했으며, 목요일 또는 금요일을 포함해 앞으로 2~3회 정도 더 만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지속가능한 개발목표(SDG)에 대한 지표(indicator)를 수립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지 않는냐는 의견이 모임에서 나왔습니다. CBD 한국시민네트워크에서는 녹색연합 황인철 팀장이 참석해 한국 CSO(비정부기구회의)가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하여 세계 CSO의 서명을 요청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일본은 9일과 10일 오시카 마을(Oshika Village) 보전을 위한 장외 행동을 가질 예정이며, 이와 관련 한국의 동참을 요구했습니다.

이날 CBD 얼리이언스의 헬레나는 “시위는 좋았으나 첫날에 한국 SCO 참가자가 총회장내에서 시위를 하다가 출입증을 뺏긴 적이 있으니 행동에 앞서 신중한 판단을 요구한다”며 “가장 좋은 것은 사무국의 지인에게 어느 정도의 행동을 해야 할지 먼저 자문을 구하고 시위를 한다면 반드시 경호원에게 미리 통지돼 그들을 필요 없이 긴장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다른 참가자는 “한국이 주최국이기 때문에 한국 시민사회의 문제에 대해 세계 CSO가 이해하고 지지하는 것이 연대를 위하여 결국엔 모두에게 좋다”고 발언했습니다. 한국 CBD네트워크는 “오는 13일 보안구역 밖에서 시위를 펼칠 것이며, 가리왕산 견학도 예정돼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이날 시민사회단체회의에서 발행하는 <ECO>에 가리왕산 관련 기사가 실렸으며, 11일 토요일 월정사에서 불교선언문 발표와 이튿날에는 알펜시아리조트 내 회의장에서 ‘생물다양성과 문화 다양성’이란 주제로 우리나라 지역주민들이 참가해 사례발표를 할 예정입니다.

또한, 10일에는 월드뱅크(World Bank)의 농업비지니스(agrobusiness)에 반대하는 액션이 있을 예정이며, 이 행동에 참여하는 방법에 대해 논의를 하였습니다.

국제회의장서 환경부-통일부 볼썽사나운 언쟁 1

지난 8일 사이드이벤트에서 DMZ 생물다양성 보전과 평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이 열렸습니니다.ⓒ CBD 한국시민네트워크

통일부, 박 대통령 제안만 부각…정부부처간 언쟁 높여

사이드 이벤트에는 CBD 한국시민네트워크 소속 정인철 녹색연합 팀장이 참여해 ‘DMZ 생물다양성 보전과 평화를 위한 국제심포지엄을 기록했습니다.

회의장에 볼썽사나운 일이 벌어졌습니다. 총회에 참여한 한국 정부부처간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사건의 발단은 한 참가자가 DMZ와 관련한 국내법 적용가능성에 대한 문의를 하면서 불거졌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한국정부는 국내법 선 지정을 통해 DMZ 생물권 보전지역 지정 전략을 달성하기 위한 전략을 수행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자 통일부 관계자가 “그 같은 전략이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어 한국정부는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 전략을 우선시 한다”고 곧바로 받아치면서 한국 정부부처간에 언쟁이 벌어졌습니다. 세계 각국의 참석자들이 지켜보는 와중에 총회 의장국이 보여줄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논쟁이 된 부분을 풀어보면 이렇습니다. 국제사회는 2010년 이후로 남북간의 DMZ생물권보전지역에 관한 전략을 지지하는 반면, 박근혜 정부는 DMZ 세계생태평화공원 조성을 국제사회가 지지해주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는 일반적은 답변을 한 것입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평화공원을 개진시켜야 할 입장에 있는 통일부로서는 환경부의 발언이 못마땅하게 여겨졌던 것입니다. 통일부는 이후로도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이 제안한 자국법 적용 및 DMZ 관련 논의 등을 고위급 회담에서 논의해달라는 내용을 담은 선언문(초안)에 대해서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통일부의 입장을 지켜보며,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자리는 국제사회가 접경지역 보전을 위해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제시하고 남북간의 현명한 대화를 요구하는 회의였습니다. 또한, 제시된 목표가 국제적이고 국경을 초월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솔직히 문구가 과연 얼마나 실효성을 가지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통일부는 오로지 박 대통령의 제안만을 상징적으로 부각시키기 위해 애썼고 그로 인해 논의가 자꾸 끊어지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이로 인해 국제사회가 제안한 선언문의 대부분 문구가 삭제된 채 회의결과를 담은 문서가 제출되었습니다.

우리는 되짚어봐야 합니다. DMZ는 이미 한국만이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닙니다. 국제사회가 관심을 가지고 연구할 필요가 있는 공간입니다. 온대지역의 생태계 복구에 있어 중요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는 지역입니다. 국제사회도 접정지역 보전과 남북의 대화가 이뤄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오로지 박 대통령의 성과를 부각시키기 위해 DMZ를 공동의 접근 공간으로 인식하려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외면해서야 말이 되겠습니까? 낯이 불거지는 상황이었습니다.

4대강 사업에 습지 감소…댐 건설 막아야

또 다른 공간에서는 습지와 관련한 사이드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기록은 녹색연합 황준서 인턴이 맡았습니다.

아시아 나라들이 각국의 습지가 처한 위험과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아이치 타겟(생물다양성전략계획)에 따른 생물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회의를 진행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황인철 녹색연합 팀장은 “한국 정부가 4대강 사업을 ‘생태계 복원’ 목적으로 추진했으나 실제는 생태계다양성과 종 다양성, 유전자다양성 등 생물다양성의 모든 측면에서 위협을 당하게 됐다. 4대강 사업의 결과를 평가한 결과 아이치 타겟 달성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므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서라도 댐 건설은 반드시 중단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일본에서도 한국 정부와 비슷한 환경파괴가 국책사업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발언했습니다. 태평양 해안선을 따라서 370km에 달하는 구간이 사업대상지로 나고야와 도쿄를 잇는 440km 가량의 열차 선로가 조만간 공사를 앞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오키나와에서는 미군기지 이넞능로 인해 해안 습지가 파괴되고 있으나 지역주민들의 의견은 전혀 존중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세 번째로는 네팔 참가자가 발언했습니다. 그는 습지의 중요성에 대해 벼농사를 위한 담수의 원천이자 다른 식량 공급원 역할을 한다고 말했습니다. 토착민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에게 습지는 생태․문화적으로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정부의 습지 파괴에 맞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복원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네팔 정부는 람사르 협약에서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외면하는 등 여전히 습지를 위협하는 일들을 벌이고 있어 이에 지역주민들이 삶의 터전인 습지를 보존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아시아 6개국(중국, 미얀마, 라오스, 베트남, 캄보디아, 태국)을 가로지르는 메콩 강에 대한 설명도 있었습니다. 유카 키구치(Yuka Kiguchi)는 메콩강이 아마존 강에 이어 두 번째로 어이 다양한 곳이나 중국을 비롯한 인접 국가들이 강 유역에 댐을 건설했거나 예정중에 있어 생물다양성 파괴는 물론 어민들의 고통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이어 강은 사회적 관계 형성과 소득의 원천이 되기 때문에 댐 건설은 중단되어야 하며, 지속가능한 자원관리를 위해서라도 본류와 지류를 하나의 생태계로 보호해야 한다고 의견을 냈습니다.

국제회의장서 환경부-통일부 볼썽사나운 언쟁 2
지난 8일 사이드이벤트-Threats and Status of Wetlands in Asian countries (습지 사이드 이벤트)의 모습 ⓒCBD 한국시민네트워크

아이치 타겟, 목표 설정보다 이행하도록 노력해야

포괄적인 주제를 다룬 <워킹그룹1~2>에서는 생물다양성과 지속가능한 개발 및 성 고려의 주류화 등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졌습니다. 기록은 신주운 환경운동연합 국제정책팀 활동가가 맡았습니다.

<워킹그룹1>에서는 생물다양성과 지속가능한 개발에 대해 논의됐습니다.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해 환경부분의 주류화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각 정부 대표자가 참가한 작업반에서 이를 고려한 내용이 논의되어야 한다는 발언이 나왔습니다. 또한, 자연이 보전되고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에 적용되어야 하며, 인간의 건강과 생물다양성을 연계한 연구가 지속되도록 과학계이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는 내용도 제안됐습니다.

특히 아프리카 국가들은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에 대해 자주 언급하며, 야생동식물의 건강을 확인하고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2015년 개발의제에 양성평등과 사회적 측면의 지속가능한 개발이 부각되여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남미국가들은 생물다양성이 지속가능한 개발과 통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생물다양성과 해당 국가의 개발 사이에 상당히 연관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브라질에서는 생물다양성과 관련한 지속가능한 개발 내용에 농업방식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다수의 당사국들은 지속가능한 개발목표 설정에 있어 달성가능성의 능력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새천년개발목표에서 얻은 교훈을 보면, 투명한 정부간 협력이 있어야 하며, 당사국들이 출발점이 다르고 우선순위 및 개발모델도 달라 차별적인 책임과 형평성, 개발권리 등이 강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눈여겨 볼만한 발언은 대부분의 당사국들이 아이치 타겟 달성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입니다. 개도국은 천연자원이 풍부하고 환경보존이 제대로 된 지역이 많으나 개발이 이루어질 경우 지역사회 토착민들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사례가 많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생물다양성은 지속가능한 개발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반면, 불법적으로 사업을 실시하는 일이 다반사여서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기 위한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선진국은 당사국들의 결정문 초안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비상당국들은 유엔무역개발회의9UNCTAD)가 포스트 2015 개발 의제에 있어 지속가능한 방식의 교역을 통해 기술정보를 교환하고 상품과 서비스의 유익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아울러 UN 퍼머넌트 포럼에서는 지속가능한 개발과 관련해 토착민 스스로 개발하고 지지하는 매커니즘이 필요, 권리와 자주권, 자치권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세계자연보호연맹(IUCN)은 아이치 타켓 이행을 위한 지표와 지속가능한 개발 달성의 내용이 연계되고 생물다양성 보전 및 생태서비스 복원 투자에 대한 부분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성 주류화, 합성생물학, 기후변화…대륙별로 의견 엇갈려

다음은 <워킹그룹2>, ‘성 주류화’를 위한 회의에서 나온 내용입니다. 환경운동연합의 신주운 국제정책팀 활동가가 기록을 맡았습니다.

개도국에 해당하는 아프리카 지역에서 아이치 타겟 14(여성 및 토착민, 지역사회, 치약한 이들의 요구에 부응하는 목표)에 대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젠더 행동계획은 환영했으나 당사국들이 이를 얼마나 잘 수행할 수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발언했습니다. 아이치 타겟이 목표대로 이행된다면 여성의 역할이 강화되고 이익의 공통 분배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현재 여성들은 토지에 접근할 수는 있으나 소유권이 없어 재배한 작물의 판매 이익을 남성에게 모두 돌아간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여성들이 가계에 보탬을 줄 수 있는 것과 필요로 하는 것 등이 등한시 된다고 발언했습니다. 또한, 개발에 따른 접근에 남녀가 동일하게 적용되는 정책을 세워야 하고 생물다양성과 관련한 국가전력 및 행동계획에도 여성이 고려되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여성들의 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도록 재정적, 인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 국제토착포럼은 젠더 행동계획이 채택되었으나 토착여성에 대한 차별개선이 없다며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사항을 제안했습니다. ▲첫째는 젠더와 토착은 분리되어 데이터를 구축해야 한다. ▲둘째 토착민 여성들이 직접 지표를 개발하고 프로그램에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 ▲ 셋째 여성들의 능력배양이 이루어지도록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워킹그룹2>에서는 합성생물학 및 기후변화와 관련한 논의도 진행되었습니다. 기록은 김종겸 생태지평 연구원이 맡았습니다.

제18차 과학기술자문보조기구(SBSTTA) 회의에서 합성생물학과 관련된 결정문 초안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는 이 초안에 포함된 사전예방적 접근에 원칙적으로 동의했으나 생물다양성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선 국가간 의견을 달리 했습니다.

대륙별로 살펴보면, 아프리카 그룹을 비롯한 개발도상국들은 합성생물학이 생물자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으며, 재원 및 역량 부족 등으로 힘든 상황에 처해 있다고 호소했습니다. 브라질과 일본, 캐나다 등은 합성생물학의 위험성에 대한 구체적인 테이터와 증거가 확보되기 이전에는 의미 있는 논의가 힘들 것 같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따라서 결종초안에 대해 국가간 이견으로 합의가 도출되지 않아 저녁 8시 <컨택트그룹> 미팅을 통해 다시 한 번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기후변화와 관련한 SBSTTA 18차 결정 초안에 대해선 대다수의 국가가 산림황폐화 및 산림전용방지를 통한 온실가스 감축체제(REDD+)에 동의했으나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과 생물다양성협약(CBD)에 포함된 기후변화 의제와의 중복문제를 제기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REDD+의 필요성에 대해선 인정하나 기후변화 저감 방안에 대한 비시장접근이 UNFCC에서 아직 확립되지 않아 본격적인 논의를 하기엔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 글 : 정대희 활동가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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