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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농민 “제2의 4대강, 막아달라” 국제사회에 호소

파주 농민 “제2의 4대강, 막아달라” 국제사회에 호소 1

“임진강변에서 살게 해주세요” 12일 파주지역고 순천만 지역 농민들이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 총회에 참석해 주제발표를 한 뒤 주최측 관계자와 기념촬영한 모습. 이날 파주지역 농민은 국제사회에 ‘제2의 4대강 사업을 막아달라’고 호소했으며, 순천만 지역농민은 멸종위기 흑두루미와 철새들이 서식할 수 있도록 농경지를 생태계보전지구로 지정, 그 결과 농가소득의 안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의 효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 정대희

목발을 손에 쥔 파주지역 농민이 단상에 올랐다. 관객석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80여 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었다. 마이크를 잡은 농민의 손이 살짝 떨렸다. 긴장한 낯빛은 스피커를 통해 새어나오는 저음의 목소리에도 서려 파동을 달리했다.

“제가 수 일 전에 본의 아니게 다리를 다치게 됐으나 이 발표를 하기 위해 이렇게 왔다. 한국 정부가 제2의 4대강 사업으로 불리는 하천 정비사업을 추진해 친환경영농지와 멸종위기종인 수원청개구리가 서식하는 곳이 위기에 처했다. 지역주민들의 삶의 터전도 위협을 당하고 있는 실정이니, 국제사회가 동참해 이를 막아달라.”

목발과 함께 단상에 오른 이는 파주시 문산읍 마장2리 박해연 이장이었다.

지난 12일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리고 있는 제12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BD COP12, 6일~17일)에 참석한 파주농민이 이른바 ‘제2의 4대강 사업’으로 불리는 임진강 하천 정비 사업을 막아달라며 국제사회에 호소했다.

이날 유네스코(UNESCO)와 유엔생물다양성협약 사무국 총회(SCBD)는 ‘지역주민의 날’을 맞아 알펜시아리조트 내 콘서트홀에서 ‘생물다양성과 문화다양성’이란 주제로 사례발표회를 진행했다. 주최 측은 지역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생물다양성에 대한 인식 증진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 같은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박해연 이장은 발제에 나서 임진강 하구의 생태환경을 설명하며, 최근 국토교통부가 추진 중인 ‘임진강 거곡·마정지구 하천정비 사업’은 생물다양성협약에 반하는 환경파괴 사업이라고 읍소했다.

그는 “임진강은 한국에서 7번째 큰 강으로 북한에서 발원해 비무장지대(DMZ)를 가로지르는 하천이며, 주변에는 친환경농경지가 넓게 분포돼 있어 두루미와 재두루미, 수원청개구리, 금개구리 등 멸종위기종이 서식하는 생태계 보고”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역농민들은 제초제를 쓰지 않고 멸종위기종의 서식지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하는 등 생물다양성협약의 아이치목표에 기여하고 있으나 한국 정부는 하천정비를 한다며, 환경파괴 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라며 “아이들의 친환경급식과 멸종위기종의 서식지,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환경이 위험한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진강 거곡·마정지구 하천정비 사업은 국토부가 임진강 홍수 예방대책으로 파주시 문산읍 마정리~장단면 거곡리 14.29㎢ 하천을 오는 2019년까지 2500억 원을 들여 정비한다는 계획이다.

반면, 지역주민들과 환경단체는 홍수예방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생태계 파괴와 더불어 친환경 농지가 줄어들고 경작지도 잃어버릴 수 있다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박 이장은 “보호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지역주민들의 요구가 한국 정부에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여기 참석한 세계 각국의 대표단이 응원해주고 도와 달라”고 말했다.

한편, 파주농민의 발제에 앞서 순천만 지역의 농민들도 ‘자연과 사람이 공생하는 순천만 흑두루미 희망농업’이란 주제발표에 나섰다.

먼저 정종태 순천만 흑두루미 희망농업 영농단장은 “순천시가 하찮게 생각했던 새를 위해 식당과 농경지의 전봇대를 뽑고 생태계보전지구를 만들겠다고 해 처음에는 어이가 없어 시청직원들과 멱살도 잡고 싸우며 갈등이 심했다”고 지난 6년간 겪은 우여곡절을 설명했다.

아울러 “하지만 대화와 협의 통해 지역주민들의 의식이 변화했고 이후 철새들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펼쳐 2013년 기준 흑두루미 개체수가 871마리로 10배 가까이 늘어났다”며 “그 결과 생물다양성협약의 아이치 목표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지역농민들의 소득이 안정화 되고 지역경제까지 활성화 되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새를 위하는 것은 인간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며 “이제는 새가 너무 예쁘게 보인다”고 말했다.

 

※ 글 : 정대희 활동가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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