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세계 습지의 날, 농업과 철새 공생의 길을 찾아야

 

소규모 농업과 습지를 주목하다

지난 2월 2일 세계습지의 날을 맞아 람사르협약(전 세계적으로 사라져 가는 습지와 습지 생물들을 보호하기 위해 1971년 채택된 국제환경협약)에서는 “습지와 농업 : 성장을 위한 파트너”라는 슬로건을 발표했습니다. 서로 큰 연관이 없을 것 같은 습지와 농업, 그러나 이들은 우리의 건강한 삶을 위해 뗄레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이보다 앞서 UN은 2014년을 ‘세계 가족농업의 해’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장기적인 식량 확보 문제의 해결과 자연의 보호를 위해 UN은 소규모의 가족농업에 주목한 것입니다.

농업은 전통적으로 소농 다작하여 자급자족하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산업화로 인해 인구가 증가하고 식량 확보 문제가 시급해지자 농지 확충을 위해 주변의 습지를 개발하려는 움직임이 일어났고, 전통적인 논의 형태도 바뀌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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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규모로 경작되는 농작지. 산업화로 농업 규모가 대형화되고 농지가 확충되면서 전통적인 논습지의 형태가 바뀌고,

습지도 줄어들었다.   ⓒAP연합

그 결과 넓은 땅에서 이루어지는 대규모 농업이 발달하게 되었고, 무분별한 화학비료의 사용이 늘어갔습니다. 결국 우리는 건강하지 못한 농산물과 황폐한 땅을 마주하게 되었습니다.

논습지의 위기가 부른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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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어새가 취식하고 있는 연리 논습지. 경작기간 동안 물을 담아놓는 이러한 논은 한국의 주요한 습지 중 하나다. ⓒghTV

우리가 시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논이 습지의 한 종류라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실제 우리나라에는 건강하게 보전된 논 습지들이 주요 보호 습지로 지정되어있습니다. 습지는 넓고 축축하게 젖어있는 땅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때문에 경작기간 동안 물을 담아 놓는 논도 습지 중 하나로 포함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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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곤포 사일리지로 낙곡이 줄어들어 먹이가 부족해진 철새들 ⓒ김신환

철새는 추수 후 논에 남은 낙곡을 주요 먹이로 취합니다. 하지만 농업이 현대화되어 낙곡률이 적어지고, 가축의 사료를 위해 곤포 사일리지(梱包 silage 가축의 겨울용 먹이를 위해 수확 후의 볏짚을 비닐로 여러 겹 감아 단단히 포장한 것)를 만들기 시작하며 철새들은 먹이를 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이에 먹이를 찾기 위한 철새들의 이동이 늘어났고, 먹이가 있는 일부 지역에 군집하는 양상을 보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서식지가 단조로워지고 제한된 지역에 모이게 되면 철새들은 전염병이나 기타 위협에 취약해집니다. 이번 AI역시 이러한 철새의 위기를 보여줍니다. 야생의 공간과 논에서 더 이상 먹이를 구할 수 없게 된 철새들이 AI에 감염된 닭, 오리 농장 인근에까지 접근하게 된 것입니다.

습지와 생태, 사람을 이롭게 할 ‘건강한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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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포늪 인근의 경남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에서 벌어진 따오기 쉼터를 만들기 논습지 조성 행사 ⓒ연합뉴스

 

 

건강한 논습지와 습지의 보전은 비단 철새만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깨끗한 논습지의 보전은 우리의 건강과도 직결되어 있습니다. 친환경 농업과 축산이 아닌 공장식의 대규모 생산은 철새와 가금류의 AI를 넘어 또 다른 형태로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변종 바이러스를 출현시킬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2014년 세계 습지의 날을 맞아 습지와 생태계를 보전하고 사람까지도 이롭게 할 ‘건강한 논’에 대해 다시 생각합니다. 정부는 늘어가고 있는 친환경 농업 귀농자들을 더욱 장려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야하며, 환경연합은 논 습지를 포함해 전국의 생태적 가치가 있는 지역들을 찾아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는 활동을 펼칠 계획입니다.

 

 

 

※ 글 : 이혜지 인턴활동가 (환경연합 미디어홍보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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