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보전 활동소식

[해양투기 자전거캠페인] 10일차 녹조와 적조가 만나는 현장

[SOS자전거 캠페인 10일차, 부산->울산]

 

해양투기 자전거캠페인  10일차 녹조와 적조가 만나는 현장1
▲송도해수욕장에서의 해상캠페인ⓒ박다현

 오늘의 캠페인은 지금까지의 방식과 다른 보트를 이용한 해상시위다. 한국 제1의 항구도시인 부산을 상징하는 자갈치시장과 송도해수욕장 바다에서 ‘산업폐수의 해양투기문제’를 알리는 보트액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바다에 산업폐수를 버리면 해양생태계와 수산물이 오염되고 우리 식탁에 오르는 수산물이 오염된다’는 문제의식을 표출하기에는 대한민국 최고의 수산물거래소인 자갈치시장 앞바다가 제격이었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해양보호운동을 하는 전문기구로서 그레이호, 밍크호 그리고 제돌이호 3대의 작은 보트를 운영하고 있다. 명칭에서 알 수 있는 모두 고래이름이 붙었다. 그레이호는 영문 Grey Whale 즉 ‘귀신고래’를 뜻하는 배로 길이 250마력 12인승으로 가장 큰 배이며 물품수송과 장거리이동 및 언론취재 지원용이다. 밍크호는 영문 Mink Whale 즉 ‘밍크고래’를 말하는 배로 길이 140마력 12승으로 조디악 스타일 즉 배 바닥은 FRP로 강한 재질이고 배 주위는 공기를 넣은 고무가 장착되어 빠르면서도 안전한 기능을 갖춘 캠페인용이다. 밍크호는 2007년 태안기름유출사고 당시 해상조사를 위해 국민모금과 바다위원회 자체모금으로 마련됐다. 제돌이호는 올해 고향인 제주바다로 돌아간 서울대공원의 공연돌고래 제돌이의 이름을 붙였는데 18마력 4인승의 접이식 작은 고무보트로 빠른 기동성으로 현장액션을 주도한다. 이들 배는 부산의 을숙도에서 철새지킴이로 활동하는 바다위원회 전시진 선생이 평소에 관리하며 필요 시 전국의 현장으로 이동한다. 2005년부터 매년 서너 차례 진행되어온 해양투기반대 해상시위를 이들 보트들이 담당해왔다.

오전 9시 그레이, 밍크, 제돌이 세 마리의 ‘고래’들이 을숙도의 낙동강 하구둑을 조용히 빠져 나왔다. 하구둑 아래쪽에도 녹조가 길게 형성되어 있었다. 그레이호의 선장 전시진 선생은 ‘얼마 전에 이곳에서 강에서 내려온 녹조와 바다에서 만들어진 적조가 만나 긴 띠를 형성한 걸 봤어요’라고 말한다. 육지 강 오염의 상징인 녹조와 바다오염의 상징인 적조가 만나는 현장이었을 것이다. 오전 10시경 세 마리 ‘고래’들은 송도해수욕장에 도착했고 기다리던 부산환경운동연합 회원들과 만났다. 육상에서 간단한 기자회견이 진행되었고 이어 해수욕장 바다에서 밍크와 제돌이에 탑승한 사람들이 깃발과 현수막을 펼쳐 보이는 해상캠페인을 전개했다. 나는 접이식 고무보트 제돌이호의 키를 잡았다. 오랜만이었지만 금방 익숙해졌다. 그레이호와 밍크호에 비해 낮고 작은 제돌이호는 기동성이 좋아 급회전이 가능해 해상캠페인에 적격이라 두 명이 앞쪽에서 깃발을 들고 달리면 보는 이들을 시원하게 해준다. 이어 자갈치시장이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데 해경 순시선이 저만치 따라온다. 감시도 하겠지만 해상에서의 캠페인이라 만일의 사고에 대비한 것으로 이해되었다.

해양투기 자전거캠페인  10일차 녹조와 적조가 만나는 현장2
▲부산 송도해수욕장에서의 기자회견ⓒ박다현

해양투기 자전거캠페인  10일차 녹조와 적조가 만나는 현장3
▲부산 자갈치시장건물을 뒤로 한 해상캠페인ⓒ박다현

 해양투기 자전거캠페인  10일차 녹조와 적조가 만나는 현장4

▲ 부산시내 자갈치시장 앞바다에서의 해상캠페인ⓒ 박다현

 ‘바다를 쓰레기장으로 만들면 수산물이 오염됩니다’, ‘해양투기는 우리 식탁을 더럽히는 행위입니다’, ‘해양투기 연장하는 해양수산부는 각성하라’ 등의 구호가 자갈치시장 앞바다에 울려 퍼졌다. 지나던 행인과 관광객, 시장상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해상캠페인이 1시간여 동안 진행되었다. 그레이호에 탑승한 언론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밍크호와 제돌이호는 가까이 붙어서 현수막을 펼쳐 보였고, 각각 달리면서 깃발과 STOP글자판을 보여주었다. 꽃게와 물고기가 그려진 피켓도 등장했다. 해양투기로 인해 더럽혀지는 바다생물들의 호소였다. OECD회원국이자 경제력 10위권의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전근대적이고 후진적인 행위인 ‘산업폐수 해양투기’문제에 대해 시민들은 놀라워했고 바다위원회의 캠페인에 공감을 표해주었다.

12일간의 전국순회 코스 중 유일하게 해상으로 이동했던 부산에서의 SOS자전거캠페인은 이날 오후 동해 남쪽 끝 부산 송정에서부터 온산공단이 있는 울산 진하까지 다시 육상을 달렸다. 울산환경운동연합의 회원 3명이 결합했는데 이중 2명은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본 경험이 거의 없는 여성들이었다. 이들은 언덕에선 자전거를 끌고 올라갔지만 내리막길에서는 머리카락을 휘날리고 소리를 지르며 자전거캠페인을 즐겼다. 서해와 남해지역을 지날 때는 새만금 지날 때를 제외하곤 멀리서만 바다를 바라봤는데 동해지역에서는 바로 옆에 시원한 바다가 펼쳐졌다. 부산 기장군의 고리원전을 지나기도 했는데,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상징하는 ‘골리앗 원전’과 이에 맞서는 ‘두 다리로 저어가는 두 바퀴 자전거 다윗’으로 비교되었다. 저녁7시경 울산 진하해수욕장에 도착한 일행은 바닷가에서 땀을 식혔다.

폐기물의 해양투기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잠시 설명하고자 한다. 식품을 생산하는 공장들(CJ제일제당, 대상 ‘청정원’, 하림, 하이트맥주, 무학소주, 동원F&B, 대한제당, 롯데칠성, 샘표, 파리크라상, 마니커, 서울우유, 매일유업, 롯데삼강, 동서식품, 코카콜라, 롯데제과, 빙그레 등)과 제지회사들(무림제지, 한국제지, 한솔제지, 영풍제지, 동일제지 등) 그리고 화학회사 및 폐수처리회사들(SK케미칼, 삼성정밀화학, LG화학, LG디스플레이, 한화케미칼, 한솔케미칼, 효성울산공장, KP케미칼, 애경유화, 금호석유화학, 백광산업, 코오롱워터앤에너지 등)이 발생시킨 산업폐수나 오니(폐수에 포함된 고형물이 가라앉은 찌꺼기)들이 운반탱크차에 실려 전국 9곳 항구에 있는 해양투기 전용선창의 탱크로 옮겨진다. 9곳 항구는 인천, 군산, 목포, 여수, 마산, 부산, 울산, 포항 그리고 제주 등이다. 강원도 강릉 주문진항에도 있었는데 2007년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의 캠페인 후 폐쇄되었다. 탱크에 모여진 산업폐수들은 바다로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유조선을 개조한 폐기물운반 전용선박으로 옮겨진다.

폐수를 가득 실은 운반선은 항구를 떠나 군산앞바다인 서해병, 울산 앞바다인 동해정, 포항앞바다인 동해병 등 지정된 3곳의 투기해역으로 이동하여 해치를 열고 빙빙 돌면서 폐기물을 바다로 투기한다. 이러한 과정은 외부에서 보면 단순한 선박의 이동과정으로만 보인다. 모든 투기행위는 바닷속에서 이루어진다. 항공에서 관찰하거나 바다 속에서 관찰해야 이 배들이 무슨 짓을 하는지 알 수 있다. 한때 축산폐수 즉 가축분뇨의 해양투기량이 전체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는데 대부분 돼지분뇨였다. 포항 앞바다인 동해병지역은 원래 홍게가 잡히는 해역이었다. 2005년 처음으로 해양투기문제가 불거졌을 때 홍게에서 돼지털이 걸려나왔고 사람들은 경악했다. 이후 돼지털과 같은 이물질이 투기되지 않도록 했지만 해양투기는 10여 년이나 계속되었다.

 

※ 글 :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부위원장 최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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