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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빗이끼벌레 집단으로 사멸하면 수질에 악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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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물에 붙어서 자라고 있는 큰빗이끼벌레

 

여울져 흐르던 강이 4대강 사업으로 거대한 콘크리트 보에 막히면서 유속이 느려지고 녹조까지 번성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는 태형동물인 큰빗이끼벌레까지 출현해 유해성 여부를 놓고 국민들의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1995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큰빗이끼벌레가 댐과 저수지에서 발견됐다. 서지은 우석대학교 교수(생물학과)는 국내 유일의 태형동물 전공자다. 지난 9일 전북 완주군에 있는 우석대 서지은 교수의 연구실을 찾았을 때 그의 사무실 전화벨은 끊임 없이 울리고 있었다. 서 교수는 정부와 언론의 많은 관심에 당황한 듯했지만 반가운 표정으로 기자를 맞아줬다. 다음은 서지은 교수와 나눈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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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의 태형동물 전공자인 우석대학교 생물학과 서지은 교수

 

“추위·염분에 강한 큰빗이끼벌레… 사멸하면 수질 악영향”

 

1995년에 처음으로 큰빗이끼벌레를 발견해 학계에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당시 서식과 번식의 상태는 어땠나?

 

“그때는 큰빗이끼벌레가 물이 흐르는 하천에서 발견되는 경우는 없었다. 전부 물이 갇혀 있는 댐과 저수지 위주에서 발견됐다. 강원도의 춘천댐과 저수지에서 많이 발견됐고 그 다음으로는 금강의 대청댐이었다. 지난 20년을 비교한다면, 그때(1995년)가 올해 다음으로 많이 번성한 것 같다.”

 

– 큰빗이끼벌레가 4대강 유역의 하천에서 집중적으로 발견되고 있다. 생태 환경의 변화 때문일까?

 

“그동안 쭉 쌓여온 데이터가 있다면 자신있게 환경의 변화로 그럴 수 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데이터가 없어 단정적으로 이야기하기는 좀 무리일 것 같다. 20년 전에 조사할 때는 댐과 저수지 위주로 발생했다. 발생 지역도 한정적이었고 전국에 다 퍼졌다고 인지하지 않았다. 그 이후에 3년간 조사를 했지만 그 뒤에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없었다.”

 

– 환경부 회의에 참석한 걸로 알고 있다. 정부는 큰빗이끼벌레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궁금하다. 용역 연구 등을 검토하고 있나?

 

“지금으로는 용역 연구를 생각하는 것 같지 않아 보인다. 우선 자문위원들의 자문을 받고 올해는 시기적으로 늦어서 2회 정도의 기본적인 조사만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내년에는 전국적으로 어느 정도 분포가 되고 어떤 영향을 미칠지 조사하겠다고 하지만, 정말 할지는 모르겠다.”

 

– 큰빗이끼벌레의 생애 주기와 번식·서식 등이 어떤지 설명해 달라.

 

“첫 번째 개충은 유성생식으로 정자와 난자가 수정해서 만들어진다. 큰빗이끼벌레 군체를 보면 안에 새까만 점 같은 것이 있는데 그것을 ‘휴면아’ 또는 ‘휴지아’라고 한다. 월동을 하고 난 후 봄에 수온이 12도 정도 오르면 첫 번째 개충이 (무성생식의 한 가지인) 출아법에 의해 군체를 형성, 엄청나게 커진다.

 

수온 25도는 큰빗이끼벌레가 제일 좋아하는 온도로 이때 급격하게 번성한다. 이후에 수온이 15~16도로 떨어지면 군체가 와해된다. 다 죽게 되면 휴면아(휴지아)가 바닥에 가라앉거나 물 위에 떠있는다. 이후에는 큰빗이끼벌레의 휴면아가 물속에서 다시 월동을 하는데 추위에도 엄청나게 강하다. 큰빗이끼벌레 같은 종은 염분에도 강하다.”

 

– 수온이 떨어지는 가을 정도에 사멸하는데 생태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치나?

“일반적으로 생물이 살고 죽고 하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문제가 없다. 그런데 올해처럼 ‘창궐’이란 표현을 쓸 정도로 이렇게 많이 번성하면 다르다. 죽을 때도 같은 시기에 죽고, 일정한 좁은 공간에서 한꺼번에 죽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큰빗이끼벌레가 부패하면서 산소를 쓰게 된다. 그러면 용존산소량이 줄어들고 수질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나아가서는 물고기가 죽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넓은 공간에서는 그 영향이 미미하다고 알고 있다.”

 

– 금강에는 큰빗이끼벌레가 밀집 서식하고 있다. 금강은 수역이 넓긴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보가 생겨나 물이 흐르지 않고 있다. 이 경우에도 위험한가?

 

“과학적인 데이터로 연구가 된 바가 없어서 데이터를 줄 수는 없지만, 상식선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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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5년 한국수자원공사가 발간한 댐, 저수지 수중 생태계 변화에 관한 연구를 보여주고 있는 서지은 교수

 

 

“그늘 좋아하는 큰빗이끼벌레… 비 오지 않으면 계속 성장”
– 큰빗이끼벌레가 일조량과 녹조 등과 관련이 있나?

 

“처음 발화할 때는 일조량이 관계가 있다. 큰빗이끼벌레는 약간 그늘진 곳에서부터 번성을 해나가기 시작한다. 너무 깨끗한 곳과 오염된 곳에서는 살지 않는다. 20년 전 조사를 할 때도 내수면에 양식장이 많았다. 때문에 양식장 주위에는 녹조와 동물성 플랑크톤이 있거나 붙어 있을 수 있는 장소가 있었다.”

 

– 큰빗이끼벌레가 2m 이상 자라는 것도 보았다. 번식력이 어느 정도까지인가?

 

“어느 정도 이상 크지 않는다는 자료는 없다. 군체 안은 죽은 조직이고 밖으로 무성생식을 해서 성장하기 때문에 비가 오거나 물살에 깨지지 않는 한 계속해서 자랄 것이다. 그래서 유속이 없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홍수기에 거의 다 떨어져 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 왜 이름이 ‘큰빗이끼벌레’인가?

 

“큰빗이끼벌레라는 한국명은 제가 지었는데 현미경으로 보면 촉수가 착 퍼져 있으면서 머리빗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큰빗이끼벌레라고 했다.”

 

– 바닥에 많이 밀집하면 강바닥에 사는 생물에 영향을 줄 수 있을 않을까?

 

“큰빗이끼벌레가 밀집하면 다른 생물이 공간 경쟁에서 밀리게 되면서 생태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일부 물고기가 큰빗이끼벌레를 뜯어 먹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천적은 없다.”

 

“‘큰빗이끼벌레, 수질개선 도움’ 주장은 논리적이지 못해”
– 낙동강, 영산강, 한강보다 금강이 서식밀도가 높다.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피해는?

 

“일각에서는 큰빗이끼벌레가 죽으면 암모니아 등을 분비한다고, 그렇게 해서 다른 생물체에 영향을 미친다는 주장도 나왔다. 하지만 나도 물고기와 큰빗이끼벌레를 한 수조에 넣고 살핀 적이 있었는데 물고기가 죽지 않고 살아 있었다.

 

다만 1967~1968년도에 ‘야쿠르트’란 사람이 전 세계의 태형동물을 집대성해 놓은 책이 있다. 이 책에서 노직이라는 학자가 ‘큰빗이끼벌레와 충담이끼벌레란 두 종이 부서지면서 약간의 독성을 분비한다, 그래서 치어에 살짝 기절할 정도의 독성을 지니고 있다’고 써놓았다. 독성이 완벽하게 없다고 말하진 못하지만, 이것이 수질과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경우는 없다.”

 

– 독성 성분은 어떤 물질인가?

 

“치어를 마취 시키는 정도의, 그냥 독성이다. 굉장히 빠르게 나온다고 조사가 돼 있다. 공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는, 만약 큰빗이끼벌레가 독성이 있다면 1960년대 이후에 지금까지 아무도 연구를 안 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한다. 미국의 우드 박사라고 태형동물학회장이 있는데 그런 분이나 다른 분들이 절대 연구를 안 했을 수가 없다.”

 

기자가 큰빗이끼벌레를 처음 발견하고 모르는 상태에서 만지고 주무르고 문지르고 하면서 먹어도 보았다. 이후에 두드러기와 두통으로 한 며칠 고생했는데 어떻게 봐야 하나?

 

“20년 전에 강원도 내수면에서 문제가 됐을 때 나도 그곳에서 손으로 만지고 했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예민하거나 신경성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 큰빗이끼벌레 출현에는 4대강에 세워진 보의 영향을 빼놓을 수 없을 텐데.

“(4대강) 보에 가보지 못했다. 그래서 보와의 관계가 있다, 없다고는 말하지 못한다. 하지만, 유속과 먹이·수온이 중요한 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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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빗이끼벌레 모습

 

 

– 큰빗이끼벌레가 녹조를 먹이로 하니 수질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다.

“녹조는 단순한 부영양화로, 질소와 인이 있어야 생긴다. 녹조와 적조는 물속으로 들어오는 질소와 인의 양을 조절하면 생기지 않는다. 녹조가 끼면 물 속의 인 성분이 증가하고 그로 인해 또 다른 문제가 생기는데 그것은 논리적이지 못한 대책이다. 다만 큰빗이끼벌레가 살고 있다가 내년부터 안 보인다면 그곳은 물이 지저분해졌다고 보면 될 것이다.”

 

– 외국에서는 큰빗이끼벌레가 상수도 취수관을 막기도 한다던데 사실인가?

 

“뉴질랜드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상수관 파이프를 막아 관리하는 데 많은 비용이 든다고 들었다. 휴지아가 관 속으로 따라 들어오면 그 안에 빛이 없어서 발아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런 사례가 없다는 얘기만 들었다.”

 

 

※ 글, 사진 : 김종술  (환경연합 물하천특위 위원)

※ 글 : 정대희활동가 (환경운동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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