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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River!]엉덩이에 뾰루지… 아프지만 즐거웠습니다

[두 바퀴 현장리포트 OhmyRiver!] 금강 124km 투어를 마치면서

4대강 사업 초기였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씩 금강을 찾았습니다. ‘삽질’ 탓에 빠르게 달라지는 금강의 모습을 보면서 남몰래 눈물을 흘렸습니다.

시간이 흘러 지난 10월, <오마이뉴스> 여러 상근·시민기자, 환경운동연합 관계자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고 낙동강을 둘러봤습니다. 4대강 사업 문제점을 더 자세히 살펴본 계기였습니다.

낙동강에 이어 또 비가…

문득, 금강도 그렇게 자세히 살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랫동안 금강을 살펴온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과 ‘금강 자전거 탐사’ 논의를 시작한 뒤 머리가 복잡해졌습니다. 이것저것 하고 싶은 일이 떠올라 밤잠을 설치기도 했습니다. 빨리 금강으로 떠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취재 계획을 짜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오마이뉴스> 김병기, 심규상, 장재완 기자 등의 도움으로 숨통이 조금 트였습니다. 지난 10월 낙동강 투어에 참여했던 정대희 시민기자도 흔쾌히 다시 동참했습니다.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지방자치단체장, 4대강 사업 피해 농민, 4대강 사업 관련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서동일 감독 등을 사전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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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박3일간 진행된 오마이리버 금강 자전거 투어. 오전마다 많은 안개가 생겨 고생을 했다.ⓒ 김종술

 

금강 투어를 시작한 지난 14일. 출발지인 금강 하굿둑으로 향하는데 강한 바람이 불고 하늘엔 먹구름이 끼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자전거 페달을 밟기 시작하자,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문제도 생겼습니다. 엉덩이에 뾰루지가 돋기 시작했습니다. 비바람 속에서 자전거를 타느라 캄캄한 저녁에야 숙소에 도착했습니다. 충남 논산시 강경읍의 한 허름한 모텔이었습니다.

 

바로 쉬지 못하고 다음날 일정을 논의했습니다. 정대희 기자와 늦은 밤까지 기사도 썼습니다. 늦은 시간, <오마이뉴스> 독자에게 쪽지 하나가 왔습니다. 허재영 대전대 토목공학과 교수를 인터뷰한 기사 “속도전으로 망친 4대강, 복원은 천천히 해야”를 보고 반대 의견을 전한 겁니다. 더불어 4대강 사업에 대한 저의 견해를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그냥 덮어버리려 했지만, 4대강 사업에 관심이 많은 분으로 보여 성실하게 답장을 보냈습니다. 잠자리에 들면서 시계를 봤더니, 새벽 3시가 넘었더군요.

 

15일 아침, 엉덩이의 뽀루지가 번졌는지 더 쓰라리고 아팠습니다. 제대가 앉기가 어려웠습니다. 구시렁거리며 안개 자욱한 금강을 따라 달렸습니다. 4대강 사업으로 만든 교각의 일부는 이미 파손됐고, 바닥보호공도 일부 유실됐습니다. 또 금강에서 기름띠도 목격했습니다. 4대강 사업 삽질에 앞장선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일었습니다.

 

둘째 날, 충남 부여군 백제보에서 서울대학교 인류학과 학생들을 만났습니다. 학생들은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수질악화, 녹조번식, 물고기 집단 폐사, 인근 농·어민들의 피해 등을 조사한다고 했습니다. 학생들은 많은 질문을 했습니다. 불이 난 듯 엉덩이가 뜨겁고 아팠지만, 특별한 내색없이 답변을 했습니다. 공주보에는 자전거 타고 지나는 사람의 수를 세는 계측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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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토부에서 공주보에 설치한 계측기.ⓒ 김종술

 

숙소인 공주 한옥마을에 도착하니 지인이 감귤 두 박수를 들고 찾아와 투어 참가단을 격려했습니다. 많은 힘이 됐습니다. 이번엔 공주시 시민단체 관계자들과 공주대 정민걸 교수님이 찾아와 ‘방담’을 진행했습니다.

 

금강 투어 참가단은 큰 방 하나를 숙소로 이용했습니다. 그러다보니 기사쓰기가 차 어려웠습니다. 저의 집은 공주시에 있습니다. 기사 쓰고 엉덩이도 치료할 겸 저는 집에서 하룻밤 보냈습니다. 엉덩이에 연고를 바르고 누우니 피곤이 밀려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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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보 중에서도 가장 작은 규모의 세종보.

 준공과 동시에 하자가 생겨 잠수부가 보강 공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가 있다.

세종보 관계자는 “12월까지 수리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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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남 부여군과 청원군을 잇는 자전거도로. 일부 구간의 펜스는 이렇게 파손돼 있다.ⓒ 김종술

 

투어 셋째 날인 토요일(16일). 전날보다 심해진 안개 탓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여러 일행은 금강의 상처를 사진에 담느라 뒤쳐졌습니다. 세종시에 들어설 무렵, 지난해 7월 공사가 끝난 자전거도로 교각에서 금이 간 흔적이 보였습니다. 금강 본류와 만나는 지천의 제방 등은 유실돼 거대한 협곡이 생겼습니다. 금강에서는 지금도 공사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정대희 기자는 다음날(17일) 치르는 시험이 하나 있어 현장을 떠났습니다. 고생만 하고 떠나는 듯해 미안한 마음이 컸습니다.

세종시와 청원군, 대전광역시로 들어서자 금강변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이 종종 눈에 띄었습니다. 대전 인근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때 만난 한 아주머니는 “가끔 운동 삼아 자전거를 타는데, 강물이 갈수록 썩어간다”고 걱정했습니다.

 

1000만 명 다녀갔다는데… 근거는 뭐지?

 

대전 갑천에 접어들 무렵, 20여 명의 학생들이 우리 일행을 반갑게 맞았습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생태교실에 참석한 학생들이었는데요. 이들이 도착점까지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다리와 엉덩이가 무척 아팠지만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습니다.

 

오후 5시 무렵, 종착점인 대전 엑스포시민광장에는 도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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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일 주말 세종보 인근의 자전거도로. 도심과 가깝지만 이용객 만나기가 어려웠다.ⓒ 김종술

 

국토해양부와 4대강살리기추진본부는 지난해 9월 9일 기준으로 4대강에 1000만 명이 다녀갔다고 대대적인 홍보를 했습니다. “4대강변은 대한민국 대표 국민 휴식처가 되었다”고 자화자찬했습니다. 이번 금강 투어를 하면서 사흘 동안 강변에서 만난 사람은 많이 잡아야 약 100명 정도입니다. 어떤 근거와 통계로 1000만 명이 다녀갔다는 것인지, 참 궁금합니다.

 

자전거 탐사를 하는 내내 여전히 4대강 사업 후유증에 시달리는 농민들과 어민들을 만났습니다.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도 나빠진 금강의 수질도 확인했습니다. 보의 수문을 여는 것 외에 해결 방안은 보이지 않습니다. 4대강 사업에 조성된 친수공원도 도심 구간을 빼고 모두 자연의 품으로 돌려줘야 합니다. 세금 낭비를 막는 길은 그것 뿐입니다.

 

글을 쓰는 지금도 엉덩이가 아파 의자에 간신히 걸터앉아 있습니다. 누군가에게 맞은 것처럼 온몸이 아픕니다. 감기 몸살이 겹쳤나 봅니다. 몸이야 시간이 지나면 회복이 되겠지만, 4대강 사업 삽질에 희생당한 뭇 생명은 다시 돌아올지 모르겠습니다.

 

자전거를 타는 동안 많은 분들이 “안개가 심하니 조심히 다녀라” “갔다 오면 고기 먹으러 가자” 등의 격려 말씀을 해줬습니다. 개인적으로 갖고 싶었던 대형 스카프도 선물 받았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에게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지치지 않고 늘 현장을 지키겠습니다.

 

 

 

※ 글 : 김종술(오마이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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