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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River!]말라 죽은 버드나무는 베어지고 강물엔 기름띠만

 [두 바퀴 현장리포트 OhmyRiver!] 둘째 날, 강경에서 공주까지 50km 이동

‘두 바퀴 현장리포트 OhmyRiver! – 가을의 금강을 만나는 두 바퀴 짧은 여행’
취재팀 : 김종술, 정대희, 이경호 시민기자

[2신 : 15일 오후 11시 40분] 강변엔 버려진 폐장비… 수변공원은 ‘썰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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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여군 구드레나루 인근 금강변에서 골프연습을 하고 있는 한 남성.
부여군이 ‘골프연습금지’라는 현수막을 설치해 놨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연신 골프공을 날리고 있다.ⓒ 정대희

 

금강투어 둘째 날 점심은 막국수입니다. 충남 부여군에서 가장 유명한 막국수 집으로 자전거 페달을 밟아갑니다. 허기진 배를 채울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하지만 밥집을 바로 목전에 두고 기분을 망쳤습니다.

오마이리버팀은 부여군 구드레나루 인근에 도착할 때 즈음 믿기 힘든 상황을 마주했습니다. 너무 어이없는 상황이라 눈을 비비고 다시 현장을 확인해봅니다. 그러나 확실히 현실이 맞습니다.

중년의 남성은 백마강변의 공터에서 골프연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골프채를 휘뒤르는 그의 뒤로는 ‘국하천(금강)구역 내 골프 금지’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걸려 있습니다. 부여군에서 설치한 것입니다.

 

이 남성은 경고문이 보이지 않는 것일까요? 그의 몰상식한 행동에 혀끝을 차는 것으로 비판적 반응을 보입니다. 그는 오마이리버팀이 점심을 먹고 난 후 현장을 다시 찾았을 때에도 여전히 골프연습에 흠뻑 취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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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강 백제보 인근 하천둔치에 공사를 마친 녹슨장비들이 방치되어 있다.ⓒ 정대희

 

씁쓸한 기분을 뒤로하고 오마이리버팀은 다시 앞으로 나아갑니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다보니 저 멀리 백제보가 시야에 들어옵니다. 보에 가까워지자 다른 것도 눈에 띕니다. 강변에 녹슨 장비들이 방치돼 있습니다. 그리고 옆으로 컨테이너가 하나 보입니다.

 

‘금강수계 골재채취선 관리사무소’라고 적혀 있네요. 마침 연락처도 함께 적혀 있어 전화를 걸었습니다. 대답은 모두 4대강 사업 후 기능을 상실한 폐장비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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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마이리버-금강투어 둘째날 오후 새로운 젊은이들이 합류했다.ⓒ 정대희

 

오후 2시 즈음 백제보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에서 오마이리버팀에 새로운 멤버가 합류했습니다. 주인공은 대학생 고형민(22), 이지윤(26), 이승한(29)씨입니다. 4대강 사업으로 달라진 식·생태계에 대한 연구, 조사를 위해 참여했습니다. 기특한 청년들이죠?

 

새 멤버가 합류하니 다시 힘이 납니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인 공주를 향해 페달을 다시 밟습니다. 오후 3시. 논산시 강경읍에서 출발한지 40킬로미터가 넘어갑니다. 날씨는 어제보다 기온도 높고 화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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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 수변공원에 설치된 자전거 거치대.
아무도 찾지 않는 곳에 버려진 쓰레기와 함께 버려진 시설처럼 덩그러니 세워져 있다.ⓒ 정대희

 

하지만 여전히 자전거 길에서 사람을 만나기란 쉽지 않습니다. 고독한 자전거 여행입니다. 강변 곳곳에 조성된 공원을 봐도 썰렁합니다. 한마디로 쉴 공간은 있는데 휴식할 사람이 없는 상황입니다. 참 기가 막힙니다.

 

오후 5시. 예상보다 일찍 오늘의 최종 목적지 공주 한옥마을에 도착했습니다. 서둘러 숙소로 이동해 짐을 풀고 허기를 채우려 식당으로 향합니다. 어제보다 약 10여킬로미터 거리를 더 달려와서 그런지 배고픔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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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전거길 곳곳이 이처럼 파손되어 있다. 자칫 한눈을 팔다가는 넘어져 부상당할 위험이 있다.ⓒ 정대희

 

오후 7시, 숙소에 작은 토론회장이 마련됐습니다. 공주지역의 시민사회단체와 전문가 등이 모여 4대강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내일은 마지막 날입니다. 대전까지 약 40킬로미터를 달려갈 예정입니다.

 

 

 

[1신 : 15일 오후 3시 55분] 또 다시 물고기가 죽어 떠오르진 않을까

 

두 바퀴의 자전거로 금강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기 위해 출발한 ‘두 바퀴 현장 리포트 Ohmyriver -가을의 금강을 만나는 두 바퀴 짧은 여행’(아래 금강 투어) 둘째 날이 시작됐습니다.

 

차가운 아침공기와 자욱한 물안개가 우리 일행을 맞이합니다. 안개가 짙어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지경입니다. 오늘은 어제 보다 조금 더 먼 충남 논산 강경에서부터 부여보와 금강보를 거쳐 공주 한옥마을까지 50km를 달려갑니다.

 

 

부서지고 있는 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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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 바퀴 현장 리포트 Ohmyriver -가을의 금강을 만나는 두 바퀴 짧은 여행’ 둘째날이 시작됐다.

오늘은 강경에서 부터 공주까지 50km를 달려야 한다.ⓒ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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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강 종주 자전거길 대청댐 107km 지점, 다리 입구 도로가 갈라져 있다.ⓒ 정대희

 

자전거가 출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교각이 갈라진 곳을 발견했습니다. 금강 종주 자전거길 대청댐 107km 지점, 이곳은 행정구역으로는 논산시 강경읍이고,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건설된 다리입니다. 다리 입구가 갈라져 틈이 생기고 점점 벌어지고 있습니다. 근처를 지나던 주민은 “차량이 다니면서 점점 더 부서지고 있다”고 하소연 합니다. 지금 상황에서 조금만 더 틈이 벌어진다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보수가 시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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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농어촌공사 논산지사 건물 공사장에서 나온 토사로 인해 난장판이 된 도로.ⓒ 정대희

 

다시 자전거는 금강을 따라 달려 나갑니다. 이번에는 난장판이 된 도로를 만났습니다. 차량과 자전거길이 만나는 도로인데, 한국농어촌공사 논산지사 건물 공사장을 출입하는 공사차량들에서 떨어져 나온 토사로 인해 도로가 질퍽입니다. 작업자로 보이는 분이 물을 뿌리고는 있지만 이미 너무 많은 토사가 쌓여 회복이 어려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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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여군 석성리 ‘교해교’ 밑 사면보호공이 유실되고 있다.ⓒ 정대희

 

금강 투어팀은 충남 부여군 석성리 ‘생태하천공원’에 도착했습니다. 이곳은 논산시와 부여군의 경계지점입니다. 이곳 ‘교해교’ 밑 사면보호공이 유실되고 있습니다. 특히 이 지점은 본류와 지류가 만나는 곳으로 빠른 보호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이뿐만이 아닙니다. 부여군 장암지구 생태공원의 보행교는 아예 부서지고 깨진 채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보행교 난간도 어디로 간 것인지 보이지가 않습니다. 부여군 공공시설사업소에서 설치한 현수막에는 ‘하천시설물 목재난간 절도금지 위반 시 하천법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표기돼 있습니다. 대체 왜 사람들이 찾지도 않는 곳에 보행교를 만들어 놓고, 도둑 맞을까 걱정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기름띠 보자 헉… 또 다시 물고기 떠오르진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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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여군 장암지구 생태공원의 보행교, 부서지고 깨진 채 방치되고 있다.ⓒ 정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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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남 부여군 현북양수장 근처에서는 200미터 가까운 기름띠가 발견됐다.ⓒ 정대희

 

우리 팀은 페달을 밟아 충남 부여군 현북양수장 근처에 도착했습니다. 이 지역은 지난해 10월 수십만 마리의 물고기가 떼죽음을 했던 곳입니다. 당시 136.5cm 초대형 메기 사체가 떠올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지역입니다. 아픈 기억을 떠올리면 멈춰선 그곳에서 우리는 기름띠를 발겼했습니다. 정체모를 이 기름띠는 200m 이상 늘어져 있습니다. 빠른 조치가 있지 않으면 또 다시 물고기가 떠오를지 모른다는 불안함이 온몸을 떨리게 했습니다. 금강은 이렇게 죽어만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슬프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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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물쇠로 잠겨있는 인명구조장비 보관함.ⓒ 정대희

 

우리는 인명구조장비 보관함도 만났습니다. 부여군 현북리에서 만난 이 보관함에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런데 자물쇠가 보이는군요. 이 자물쇠를 열어보려 애써봤지만 열 수가 없습니다. 누군가 위급한 상황이 오면 자물쇠의 비밀번호를 마치 맥가이버처럼 맞춰서 열어야 할 것입니다. 전시 행정의 표본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갑자기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부여군 현북양수장 근처인데, 한 주민이 돌아가신 아버지를 산에 모신 후 집기를 태우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불이난 줄 알았던 우리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하천에서의 소각행위는 분명 불법이지만, 상을 당해서 그런다는 말씀에 뭐라 하지 못하고 길을 재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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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여군 부여지구 자전거도로 옆 버드나무는 다 말마 죽어 베어졌고, 표지판은 부서진 채 버려져 있다.ⓒ 정대희

 

부여군 부여지구 자전거도로 옆에 심어진 버드나무는 모두 말라 죽었습니다. 보기가 민망했는지 누군가 나무를 베어냈고,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설치한 표지판도 부서져 있습니다. 나무 한 그루, 표지판 하나도 모두 국민의 세금으로 심어지고, 세워졌을 터인데….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 글·사진 : 김종술 · 정대희(오마이뉴스 기자) 말라 죽은 버드나무는 베어지고 강물엔 기름띠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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