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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hmyRiver!]“비단같은 금강, 막힌 수문에 썩어간다”

 

[두 바퀴 현장 리포트 OhmyRiver!] 나소열 충남 서천 군수

금강은 굽이굽이 여울져 흐르는 강이었다. 하지만 이제 금강은 달라졌다. 4대강 사업에 찢기고 상처가 나면서 강물은 썩었고, 녹조가 발생하고 있으며 거기에 악취까지 풍기고 있다. 지난해에는 10여일간 지속된 물고기 떼죽음 사태로 30만 마리 이상의 생명이 죽었다. 어디 그뿐인가. 1500년간 버텨오던 백제의 자존심인 공산성도 무너졌다.

보수층이 강한 충남 서천군에서 민주당 소속으로 내리 3선을 하고 있는 나소열 군수. 그는 금강 해수유통(서천 하굿둑 개방)을 위해 충남 시군을 순회하며 금강하굿둑이 조성된 뒤 파괴된 금강의 생태환경을 조명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해수유통’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꾀하고 있다. 해수유통은 바닷물을 끌어들여 물을 정화하는 것을 말한다.

해수유통에 관해서 그는 어느 학자들에게도 뒤지지 않은 정도로 최고의 전문가다. 최근에는 ‘금강은 흘러야 한다’며 2박 3일 일정으로 ‘금강해수유통 희망 찾기 162리(65km)’ 도보순례도 했다. 그는 왜, 무슨 이유로 이토록 집요하게 해수유통을 꾀하고 있는 것일까. 지난 13일 나 군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나소열 군수와 나눈 일문일답.

비단같은 금강 막힌 수문에 썩어간다1

▲ 나소열 서천군수가 서천하굿둑 해수유통에 대한 주장을 강하게 드러내고 있다.ⓒ 정대희

 

– 서천 하굿둑 문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는 이유라도 있나요?
“우리 군의 비전은 ‘세계 최고의 생태도시! 어메니티 서천’입니다. 하지만 이런 생태도시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깨끗한 자연환경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의 금강하구는 그렇지 못한 실정입니다. 1988년 정부와 장항 앞바다를 매립하여 2900만 평이 넘는 군장산업단지를 약속받았지만 정부는 18년간 이 약속을 지키지도 않았고, 이를 핑계로 다른 경제발전 동력산업도 지원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금강하굿둑 건설과 군산국가산업단지를 보호하기 위한 각종 국책시설이 금강하구에 난립하면서 수질악화 및 토사 퇴적이라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갯벌은 진흙뻘이 되고, 어로(물고기 길)는 막혔으며, 국제무역항인 장항항은 이제 5천 톤급도 정박하기가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의 어업인들은 설 자리를 잃게 되었습니다. 장항항의 기능 상실로 인하여 한때 15만이 넘던 인구는 이제 6만으로 감소하였습니다.

 

1938년 광주광역시와 함께 읍으로 승격한 장항읍과 60년대 교과서의 표지를 장식했던 장항제련소가 보여줬던 당당한 서천군의 발전상은 이제 사라져버렸습니다. 이를 통해 그동안 우리 군이 정부의 정책에서 얼마나 소외당하고 있었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서천 군민의 분노는 2006년에 극으로 치달았고, 대정부투쟁을 진행하며 조속한 군장국가 산업단지 착공을 외쳤습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그 당시 전국을 강타한 새만금문제로 인하여 ‘갯벌을 매립한 산업단지 조성’은 불가하다는 입장만을 고집했습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군장산업단지 대신에 국립생태원, 국립해양생물자원관, 장항국가생태산업단지라는 대안을 제시했고 서천군이 수용한 것입니다. 당시 정부는 세 가지 대안 사업 외에 금강하구의 수질과 토사 퇴적 등의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하였으나, 아직까지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 군은 정부정책에 의해 지속적으로 소외돼 왔고 과거 서천군의 경제를 이끌었던 어업이 붕괴된 것은 물론, 다른 정책에서도 배제되었습니다. 다시 한 번 제가 금강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를 정리하여 말씀드리자면, 첫째 우리 서천군의 생태도시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위해서입니다. 둘째, 우리 서천군민이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복원해 달라는 것입니다.”

 

“금강호엔 11cm, 금강하구엔 12cm 토사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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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소열 서천 군수와 인터뷰ⓒ 정대희

 

– 서천 하굿둑의 가장 큰 근본적인 문제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금강하굿둑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강은 흘러야 한다는 자연의 섭리를 벗어났다는 것입니다. 흐르는 물은 위에서 아래로, 육지에서 바다로 흘러가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수질악화와 토사 퇴적이라는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것입니다. 금강은 비단같이 아름답다 하여 금강이라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아름답던 금강은 사라져 버리고 금강호에는 매년 11cm, 금강하구에는 평균 12cm의 토사가 쌓이고 있습니다.

 

또한, 그 투명하던 강은 이제 농업용수로 사용 가능한 마지막 등급인 수질 4등급마저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썩은 물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문제들이 다시 다른 문제들을 발생시켜 결국에는 우리 서천군민들의 경제기반까지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이것이 금강하구의 가장 큰 문제입니다.”

 

– 국민들이 모르는 하굿둑에 문제점은 뭔가요?
“다른 하천들과 달리 금강하굿둑과 금강하구의 문제는 상당히 복합적입니다. 금강하굿둑에 대해서만 말씀드리자면, 금강하굿둑은 조류의 흐름을 차단합니다. 따라서 매년 쌓이는 토사 퇴적은 갯벌을 죽이고 어선의 항로를 막으며 장항항의 기능을 상실시켜 버렸습니다. 또한 금강하구는 위어, 황복, 실뱀장어, 참게 등 풍부한 회귀성 어류의 어장이 형성되던 곳이었으나 현재는 하굿둑이 막혀 회귀성 어류들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또 유부도 주변에 많이 있었던 꼬막, 대합 등 패류가 감소하는 등 생물 다양성이 파괴되고 있습니다.

 

또 충남 김생산량의 90%를 차지하는 천혜의 서천 김 양식장도 육지의 영양염류 공급차단과 조류변화로 인해 황백화 현상이 자주 발생해 갈수록 생산량이 줄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연쇄적으로 우리 서천군민의 경제기반을 무너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 서천 하굿둑 해수유통을 주장하면서 마음이 아플 때가 있나요?

“우리 군이 주장하는 해수유통은 금강과 인접지자체가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군산시와 전북도에서는 농공업용수 확보가 곤란하단 이유로 막연히 반대만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군은 어려운 살림에도 불구하고 군비를 들여 국가공인 용역사와 함께 자체 용역을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농공업용수를 충분히 확보하면서도 해수유통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지난 9월 4일 금강 해수유통 희망 토론회를 통하여 대내외에 발표하였습니다.

 

우리 군은 용역결과를 토대로 전북도와 군산시에 ‘소통의 장을 마련해 금강하구 문제의 해결방안을 찾아 정부에 건의하자’고 하고 있으나 이마저도 군산시에서는 회피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이 해수유통을 추진하면서 가장 마음이 아픈 부분입니다.”

 

– 전북이 해수유통에 대해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건가요? 

“앞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이 우리 군에서는 군산시와 전북도에 지속적으로 상생발전을 위한 대화의 장으로 ‘금강공동조사위원회’을 구성하자고 제안하였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군산시에서는 응하지 않고 있습니다. 금강공동조사위원회의 역할은 양 지자체의 의견차를 좁히고 서로 간의 상생발전 정책을 구상하는 것이며, 정부와 우리 군, 군산시, 충남도, 전북도, 전문가, 환경단체 등이 참여하여 서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군은 군산시에 이를 지속적으로 제안하고 동시에 정부에도 금강하구의 문제를 끊임없이 건의할 것입니다. 그러면 머지 않아 해결될 거라 생각합니다. 그래야만 서로가 상생하고 금강을 통한 발전기반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 해수유통에 따른 농업용수와 공업용수 확보와 관련해서 대안이 있나요?
 
“우리 군도 농업용수를 사용하고 있으며 농·공업용수 확보가 안 되는 해수유통은 주장할 수 없습니다. 부분적 해수유통으로도 충분히 농공업용수 확보가 가능합니다. 큰 개념은 매우 간단합니다. 유입되는 해수의 양과 시간을 조절하여 염분 확산거리를 계산하고 염분 확산 목표지점을 정한 다음에, 그 해당 구역 내의 취수장과 양수장을 이동하거나 관로를 연장하면 됩니다. 또한, 해수가 유입될 때 염분이 목표지점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갑문이나 터널을 닫아 해수유입을 막으면 되는 것입니다.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작업을 컨트롤 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이런 시대에 염분 확산거리를 조절하는 것은 매우 간단한 기술이라 생각합니다. 다만, 예산투입은 다소 필요합니다. 정확히 산출한 것은 아니지만 약 2~3천억 원이면 가능하리라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용은 해수유통으로 발생하는 어업생산량 증대 등의 부가가치를 추산한다면 크게 못 미치는 금액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래의 모습, 이것이 내가 원하는 건강한 강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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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소열 서천 군수ⓒ 정대희

 

– 4대강 사업으로 금강의 수질 악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수질 개선을 위해 하굿둑 해수유통과 백제보, 공주보, 세종보의 수문개방이 뒤따라야 한다고 전문가 의견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자연은 자연의 섭리를 따라야만 문제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이 보들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하지만 이 보들은 치수를 위한 보들이기 때문에, 정부와 민간이 함께하는 정확한 조사가 선행된 후 치수를 위한 대안을 마련한 다음에 수문개방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자연과 사람은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어느 한쪽의 희생으로만 얻어진 혜택은 그리 오랫동안 지속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 4대강 사업 이후에 수질은 어떻게 변했나요?

“정밀 조사를 해봐야 하겠지만 보를 만들어서 물을 가둔다는 자체가 물의 움직임을 줄이는 것입니다. 4대강 사업 이후 물이 갇혀 있기 때문에 수질은 더 악화됐다고 봅니다. 그러나 과학적인 데이터가 필요한 만큼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합니다.”

 

– 논산·부여·서천·익산 등이 금강수상관광 활성화를 위해 수상레저를 위한 공동선언을 했는데요. 수질악화가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수상관광협의를 하면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다른 좋은 방안은 논의할 수 있지만, 수질 악화라든가 환경오염 발생 등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고 명확히 했습니다. 수상레저 활동을 하다보면 일부 위락적인 요소도 들어갈 수 있지만, 순수한 의도로 가야합니다. 서천 쪽에 선착장을 요구했지만, 지금은 선착장 문제보다는 우리 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정확히 검토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또 철새 도래지가 있는 만큼 철새에게도 방해가 되지 않는 기간 조정 등이 필요합니다.”

 

– 군수님이 원하는 건강한 강(해수유통이 된다면)의 모습은 어떤 모습인가요?
“원래 자연의 모습이라고 봅니다. 우리의 기억 속에 있는 강은 어떠한 모습입니까? 즐거움이 있는 놀이대상이 아닙니까? 물고기도 잡고, 수영도 하고, 저녁에는 붉게 빛나는 노을이 비친 강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오던 그런 아름다운 강이어야 합니다. 또 어부는 그물을 쳐 물고기를 잡고 그 물고기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며 자식들을 교육하는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지지 않습니까? 이렇듯 강이 주던 원래의 모습, 이것이 제가 원하는 건강한 강의 모습입니다.”

 

– <오마이뉴스>와 시민단체(금강을지키는사람들)가 자전거를 탑니다. 응원의 한 마디 해주세요.
“지난 번에 도보순례를 하면서 행복했고 금강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금강을 사랑하는 분들이 자전거를 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의 노력이 많은 분들에게 금강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관심을 갖도록 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하고 응원하겠습니다.”

 

 

 

※ 글·사진 : 정대희, 김종술 (오마이뉴스 기자) ”비단같은 금강, 막힌 수문에 썩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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