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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폐장 건설 부지를 1년 공론화로 선정하겠다니…실패 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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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무쓰시의 사용후 핵연로 중간저장시설 <출처 :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올해 말까지 사회적 공론화를 거쳐 임기 내에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고준위 핵폐기물 중간처분장)을 착공하겠다고 밝혔다. 역대 어느 정부도 해결하지 못한 고준위 핵폐기장 부지 선정 문제를 불과 1년 정도의 공론화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것이다.

 

정부와 원전업계는 1980년대부터 고준위 핵폐기장 건설을 추진해왔지만 매번 실패했다. 일방적 부지 선정과 밀어붙이기식 행정 때문이었다. 20여년간의 실패를 통해 2004년 정부가 내놓은 결론은 중저준위 방폐장과 고준위 핵폐기장을 분리해서 처리하되, 사용후 핵연료 관리 방안은 국민적 합의를 통해 정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원전업계는 2005년 경주 중저준위 방폐장 부지를 선정한 뒤 10년이 다 되도록 사용후 핵연료에 대한 공론화 과정은 제쳐두고 핵폐기물을 양산하는 원전 확대와 신규 개발에만 몰두해왔다. 더 나아가 2008년 12월 원자력위원회는 사용후 핵연료 관리 방안과 직결돼 있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시설과 나트륨냉각고속로를 2028년까지 건설·운영하겠다고 결정했다. 사용후 핵연료 관리 방안의 중심이 될 재처리 문제를 아무런 사회적 공론화 과정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한 것이다. 그랬던 정부가 이제 와서 다시 1년짜리 ‘사용후핵연료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사용후 핵연료 관리 방안을 공론화하겠다고 한다. 이 과정을 거쳐 추진할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은 ‘발등에 떨어진 불’이라고 위기감을 조성하고 있다.

 

고리·월성 등지의 ‘핵폐기물 저장고 포화설’은 때만 되면 반복적으로 나오고 있다. 임시저장고 포화 연도는 수시로 바뀌었고 최근에도 정부는 2016년에서 2025년으로 수정 방침을 밝혔다. 정부와 원전업계가 매번 고비마다 ‘시간이 없다’고 호들갑을 떤 뒤 정작 핵폐기물 문제의 사회적 공론화를 위해 해온 일은 없다. 전기요금을 수시로 인하하면서 원전 확대와 수출에만 집중해 왔을 뿐이다. 방폐장 문제는 사회적 합의 없이 원전 개발과 만능주의에 빠졌던 세력에 그 원죄를 묻기 위해 날아든 부메랑과 다를 바 없다.

 

정부와 원전업계 인사조차도 사용후 핵연료 중간저장시설은 급하지 않다고 얘기하고 있다. 결국 정부와 원전업계의 의도는 사용후 핵연료를 한 곳에 모아 재처리와 고속로 개발을 포함한 원자력산업을 보다 안정적으로 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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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업계가 만들어놓은 핵쓰레기를 국민 책임으로 모는 일은 중단돼야 한다. 지금 중요한 것은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이 아니라 원전위주 에너지정책을 사회적 공론에 부치는 것이다. 경주의 중저준위방폐장 부지 선정에도 20년이 걸릴 만큼 핵폐기물 문제는 갈등이 큰 사안이다. 핵폐기장 부지 선정의 목표와 기한을 정해놓은 공론화는 실패할 게 자명하다. 원전과 핵폐기물에 대한 명실상부한 공론화를 위해 정부는 임기 내 부지선정 계획을 백지화하고 핵폐기물 대책 없는 원전확대 정책을 그만둬야 한다.

 

 

※ 글 : 김혜정 (환경연합 에너지기후위원장, 시민방사능감시센터 운영위원장)

※ 원문 : 경향신문  [눈앞에 닥친 원전 폐로]“방폐장 건설 부지를 1년 공론화로 선정하겠다니…실패 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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