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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원전 1호기, 최대지진 축소 평가해 지진위험 최대 6배 늘어나

월성원전 1호기  최대지진 축소 평가해 지진위험 최대 6배 늘어나 1
▲  2013년 5월 28일 신월성 1호기의 가동이 중단된 가운데 경주시 양남면의 월성원자력발전소가 짙은 안개에 휩싸여 있다.

사진에 보이는 원자로는 월성 1·2·3·4호기. ⓒ 연합뉴스

수명연장 심사 중인 월성원전 1호기의 지진 안전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9일 환경운동연합과 김제남 정의당 의원은 월성원전 1호기의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최대 지진이 실제보다 축소 평가되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진 위험도 최대 6배에서 3배 가량 과소평가되었다는 것이다. 발생가능한 최대지진에 대한 안전성을 확인하지 못했다는 것인데 내진설계보다 6배 강한 지진을 노후 원전건물이 견뎌낼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그리고 10일, 김제남 의원은 한국수력원자력(주)(아래 한수원)이 수행한 스트레스 테스트가 내진여유도 평가도 없는 ‘엉터리’ 테스트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스트레스 테스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을 받아들여 설계기준 사고를 넘어서는 상황에서도 원전이 안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을지 확인하는 테스트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노후 원전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해 안전성을 확인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그러나 시민환경단체들은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 절차밟기로 이용당할 우려를 제기했다.

 

한수원은 2013년에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제시한 수행지침을 바탕으로 월성원전 1호기 스트레스 테스트를 수행해서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제출했고 이를 원자력안전위원회 산하 원자력안전기술원과 민간검증단 양측에서 검증하고 있는 중이다.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월성원전 1호기의 수명연장 여부는 법적 절차인 ‘계속운전 심사’와 함께 스트레스 테스트도 같이 고려할 것이라고 공공연히 언급해왔다. 그런데 스트레스 테스트 가이드 라인으로 추정할 수 있는 최대지진이 과소평가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월성원전 1호기 최대지진 과소평가로 위험 축소 논란
소방방재청은 자연재해저감기술 개발사업의 일환으로 2012년 10월에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지도 제작’을 지질자원연구원에 의뢰해서 작성했다.소방방재청은 이 보고서를 토대로 2013년 12월에 ‘국가지진위험지도’를 공표한 바 있다. ‘국가지진위험지도’가 공표되면 관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지진재해대책법 제12조4항에 따라 국가지진위험지도를 내진설계 등 지진재해를 줄이는 데 활용하여야 한다.

 

 

김제남 의원(산업통상자원위원회)과 환경운동연합이 (주)지아이 부설 지반정보연구소에 의뢰해 소방방재청의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지도 제작’ 보고서(2012년 10월)의 자료를 토대로 최대지반가속도를 추정한 결과 0.4g(지: 중력가속도)으로 평가되었다고 발표했다.

 

0.4g는 한수원의 지반가속도-규모 환산식에 의하면 지진규모 7.19가량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지진은 에너지크기로 보면 히로시마 원폭보다 크고 22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10년 아이티지진(규모 7.0)보다 크다. 지진 규모는 단순히 숫자로 비교하기 어렵지만, 규모 6에서 7로 증가할 때 지진에너지도 32배 커진다.

 

규모 7.0과 7.1의 크기는 6.0과 7.0사이의 에너지 총량보다 많다(아래 그림 참고, 최대지반가속도는 중력가속도 지(g)의 배수로 표현한다. 이때 힘은 수평으로 미치는 힘을 의미한다. 지진에너지의 크기는 최대지반가속도를 규모로 환산해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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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4지(g)는 한수원의 지반가속도-규모 환산식에 의하면 지진규모 7.19가량으로 추정할 수 있다. 이 정도의 지진은 에너지크기로 보면 히로시마 원폭보다 크고 22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2010년 아이티지진(규모 7.0)보다 크다. ⓒ 오마이뉴스

 

 

 

 

0.4g는 월성원전 1호기의 내진설계기준(0.2g)과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0.3g)보다 높은 값이다. 내진설계 0.2g으로 견딜 수 있다고 보는 지진규모는 6.58인데 규모 7.19와 비교했을 때 지진에너지는 6배 이하 수준이다. 규모 6정도의 지진에너지는 ‘강함’ 정도이지만 규모 7단계로 들어가면 ‘파괴적’인 힘을 가진다.

 

 

 

 

 

월성원전에서 발생가능한 최대지진은 ‘비참한’ 수준

발생가능한 최대 지진을 추정하는 데 있어 소방방재청과 한수원은 확률론적인 방법을 이용했다. 설계시 기준이 되는 지진 규모는 4천년에 한 번 발생하는 것으로 설정했다. 또 스트레스 테스트 가이드라인의 경우,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을 준용해 ’1만년’에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지진을 추정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이런 확률론적인 방법에 대한 회의가 일고 있다.

 

2004년 일본 경제산업성의 원자력안전보안원은 후쿠시마 원전 1호기에서 격납용기가 파괴될 확률은 ‘원자로 하나 기준으로 1억년에 1회’라고 안전성 평가를 했지만 가동한 지 40년 만에 사고가 났다. 규모 9.0의 지진발생도 확률적으로 ‘가능성이 적은 것으로 봤지만 발생했다.

 

현재로서는 역사적 지진발생횟수와 인근의 활성단층(과거에 단층활동이 있었던 단층 중에 비교적 젊은 단층으로 앞으로 지진발생 가능성이 있는 단층) 등으로 지진규모와 발생 확률을 종합적으로 추정하는 수밖에 없다. 그런데 월성 인근은  젊은 활성단층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곳이고 역사적으로 규모 7이상의 지진이 다수 발생했다고 기록되어 있다.

 

이런 지역적인 특성을 반영해서 최대지진을 추정해야 하는데 유럽의 스트레스 테스트 기준인 ‘재현주기 1만년’은 이런 지역적인 특성이 반영되어 있지 않다. 월성지역은 활성단층이 다수 발견되었기 때문에 단층 활동 연대를 재현주기의 가이드라인으로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고 스트레스 테스트의 의미와도 부합한다.

 

월성원전 1호기에서 가장 가까이에 있는(1.8km) 활성단층은 읍천단층으로 약 6만~7만년 전에 지진을 일으킨 단층 활동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신생대 4기인 180만년 전에 활동이 있었던 단층을 활성단층으로 규정하는 지질학계의 기준으로 보면 월성원전 주변에는 매우 젊은 단층들이 다수 분포되어 있다. 재현주기를 6만년의 절반 수준인 3만년 정도로만 확장해도 최대지반가속도는 0.74g까지 올라가고 지진규모는 7.72까지 커진다. ‘파괴적인’ 지진에서 ‘비참한’ 지진단계로 넘어가는 것이다.

 

 

 

 

 

한수원과 소방방재청이 추정하는 최대지진규모 차이는 3배

한수원은 ‘월성1호기 원전 스트레스 테스트 수행보고서’에서, 월성1호기 부지에서 1만년에 한 번 일어날 수 있는 수준의 지진을 수평지반가속도 0.28g인 지진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이보다 높은 0.3g 지진을 평가기준으로 설정했다.

 

이 기준에 따라 내진여유도를 평가한 결과 “월성1호기 부지에서 재현주기 1만년 빈도 수준 지진을 초과하는 지진(0.3g)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해당 기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고 결론을 내리고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최종보고서를 제출했다. 신규 원전도 아니고 수명이 다한 노후 원전이 내진설계를 넘어서는 지진에 안전하다고 평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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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진원별 지진위험도(재현주기4800년) 출처: 활성단층지도 및 지진위험 지도 제작, 2012.10, 소방방재청   ⓒ소방방재청

 

 

 

 

소방방재청의 지진위험지도에 따르면, 월성 인근은 한반도 여러 지역 중 가장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고 4800년 재현주기까지 평가돼 있다.

 

월성인근은 4800년 재현주기로 최대지반가속도가 0.27g이다. 소방방재청의 자료로 재현주기 1만년으로 추정하면 0.4g까지 커진다. 지진규모는 7.19가량. 한수원이 추정한 0.3g의 최대지진규모는 6.94와 비교하면 지진에너지는 3배 차이가 난다.

 

김제남 의원은 “스트레스 테스트는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경험으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상태에서 원전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으로 월성1호기는 지진위험지도상의 지진위험대에 위치하는 것으로 판명됐다”며 “박근혜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담보로 활성단층대에 위치하는 노후원전의 수명연장을 시켜서는 절대로 안 되며, 월성1호기는 즉각 폐로절차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한수원은 “환경운동연합 등의 분석은 지반가속도 산정을 위해 사용되는 재현주기별 입력자료와 계산절차를 사용하지 않고, 단순히 재현주기별 지반가속도의 증가 추세를 이용하여 재현주기 1만년 지반가속도를 추정한 것이므로 신뢰성이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내진여유도 평가방법 논란, 주요건물과 기기도 평가대상에서 제외

또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스트레스 테스트 수행지침’에는 ‘설계기준을 초과하는 지진심각도 평가방법에서 미국 전력연구원의 내진여유도분석(EPRI NP-6041) 방법은 한계가 있어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한수원은 수행지침을 어기고 내진여유도를 평가해 비난을 면키 어려운 상황이다.

 

더구나 평가 내용 중에서 필수 안전정지기능을 보증하는 기기가 있는 원자로건물, 보조건물, 제2제어실(SCA), 비상전력공급실(EPS), 비상급수펌프건물(EWS) 등과 주요기기 및 배관을 평가 대상에서 생략한 것도 지적할 만한 부분이다. 또 고압비상노심냉각건물(HPECC건물)의 경우 1호기의 내진설계여부가 확인되지 않아서 2호기 자료로 대체했다고 한 부분도 문제가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원전 수명에 영향을 끼치는 데는 여러 가지 요소가 있다”면서 “중성자선을 쐰 압력용기의 취화, 스테인리스 응력부식균열, 강철 파이프의 두께 감소, 노즐과 설비의 금속피로, 전기 설비와 기계의 절연기능 감소, 콘크리트 구조물의 약화 등이 그것인데 수백km에 달하는 배관과 케이블, 수만 곳의 용접부위와 밸브 등이 30년 전과 마찬가지로 건전하다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내진설계 0.2g를 넘어서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30년이 넘은 기기와 배관, 건물이 파괴되지 않고 멀쩡할 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주장했다.

 

한편, 미국에서 통용되는 절차라고 우리나라에 똑같이 적용하는 것은 기술적인 사대주의라는 지적도 있다. 국내 지질학자들과 내진설계 전문가들이 우리나라 기술과 상황에 걸맞은 평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월성원전 1호기가 있는 부지는 한반도에서 큰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우리나라가 일본처럼 지진 발생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큰 규모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지역은 아니다.

 

이미 과거에 월성원전이 있는 경주에서 대규모 지진이 발생했다는 역사 기록이 숱하게 있다. 환경운동연합은 애초부터 핵발전소나 핵폐기장 부지로 적합하지 않은 곳에 원전이 5기가 있고 1기가 건설 중이며 중저준위 핵폐기장이 있다면서 지진위험에 대한 안전성 평가가 형식적인 통과의례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 이글은 오마이뉴스에 기고한 글입니다.

※ 글 : 양이 원영 (환경운동연합 에너지기후팀 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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