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태채식주의자’다. 생태채식주의란 말은 ‘생태채식연대’의 설립을 구상하면서 처음으로 쓰기 시작한 말인데 아주 단순한 동기에서 만들어졌다. 단지 나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나는 생태주의자이면서 채식주의자입니다.”라고 길게 소개하는 것이 귀찮아서 간단하게 ‘생태채식주의자’라고 말하고 싶었을 뿐이다.
‘생태적 삶 속에서 채식을 통한 사랑의 실천으로, 우리의 삶을 개벽하자!’는 것이 생태채식주의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이다. 생태채식주의는 생명을 사랑하고, 평화를 지향하며 자연 속에서의 소박한 삶을 추구한다. 바로 이러한 삶에 가까운 모습으로 한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헬렌 니어링과 스콧 니어링 부부다. 그들은 자연 속에서 건강한 삶을 살며 ‘생태채식주의’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에 이미 그러한 삶을 실천했다. 이 책은 그러한 삶 속에 녹아있는 헬렌 니어링의 요리책이다.
“소박한 음식을 다룬 이 책은 채식을 골자로 한다. 채식이야말로 가장 간단하고 깨끗하고 쉬운 식사법이다. 나는 식물과 과실의 씨앗, 견과류를 먹고 사는 것이 이성적이고 친절하며 지각있는 사람들이 사는 방식이라고 믿는다.” – 소박한 밥상 52쪽
나는 채식요리를 배운다. 내가 순수한 식물성 재료를 조리하기 위해 서툰 칼질을 시작한 것은 채식요리가 나와 내 가족의 입을 즐겁게 하는 행위가 아닌 생명 있는 모든 것들을 살찌우는 행위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될 수 있으면 조리를 덜 하는 요리법을 배우고 싶다. 헬렌 니어링은 바로 그런 요리법을 알려준다.
현대인을 괴롭히는 수많은 질병들은 대부분 잘못된 식생활에 기인하는 것이다. ‘영적 건강’은 논외로 하더라도, 정신적 건강, 육체적 건강, 사회적 건강이 잘 조화된 상태가 곧 ‘건강한 삶’이다. 이 건강한 삶의 출발은 우리의 먹을거리를 바꾸는 일로부터 시작된다. 나는 먹는 것을 바꾸는 단순한 변화를 통해 심신의 자유를 누리게 되었고, 자신과 타인의 삶을 건강하게 바꿀 수 있는 동력을 발견하게 되었다. 헬렌 니어링과 스콧 니어링 또한 그러하였으리라!
어느 인터넷서점의 홈페이지에 올라 있는 출판사 서평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 “니어링 부부는 반세기가 넘는 세월을 자급자족하며 자본주의 사회에 적극 대항하는 자연 친화적인 삶의 모범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50년 동안 한 번도 의사를 찾은 일이 없었으며, 죽기 직전까지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을 영위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반세기가 넘는 세월 동안 니어링 부부의 육체와 정신을 건강하게 살려 준 조화로운 음식의 참모습을 접하게 된다. 더불어 요리와 음식에 대한 헬렌 니어링의 독특한 철학을 접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우리는 혀가 아닌 우리의 몸, 몸뿐 아니라 우리의 정신 또한 배불리 먹이는 ‘진짜 음식’을 만나게 된다. 먹을거리와 먹는 행위에 대한 헬렌 니어링의 철학은 삶에 대한 새로운 미각을 일깨워 줄 것이다.”
나는 머지않아 자연으로 돌아갈 것이다. 이것은 도피가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나는 자연이 부르는 소리를 들으며 이 책을 읽었다. 솔직히 고백하거니와 군데군데 건너뛰면서 읽었지만 누런 재생용지에 찍힌 활자들을 보며 읽는 내내 행복하였다.
– 이글은 오늘(2009년 1월 22일, 목요일) 참살이연구원에서 열리는 첫 번째 ‘참살이 책읽기모임’ 의 발제문입니다. 이 글 외에 이성학님이 발제를 하기로 하셨습니다. 참살이 책읽기모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네이버 카페에 생태채식연대 게시판 http://cafe.naver.com/ecovege이 개설되어 있으니 참고하십시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