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초록세상 사람들

사막에 심은 풀빛희망

제목 : 사막에 심은 풀빛희망
분야 : 자연환경
저자 : 다카미 구니오
역자 : 유영초


잃어버린 풀빛을 되찾아 준 일본의 NGO 끈질긴 노력

『사막에 심은 풀빛희망』은 지구가 쇄락하여 벌건 맨살을 드러내 가고 있는 척박한 황토빛 고원의 사막에서, 풀빛희망을 심고 있는 한 환경운동가의 살아있는 체험기이다. 다카미 구니오는, 중국 내륙의 다퉁 지역 ‘황토고원’에서 10여 년 동안 녹화사업을 펼치면서 쌓아온 경험과 노하우를 재미있는 에피소드와 함께 전하고 있다. 그의 삶과 생각이 잘 녹아 있는 솔직 담백한 에세이기도 하면서, 개인의 체험기를 뛰어넘어 NGO 국제 연대 사업의 귀중한 성과이자 활동 지침서이기도 하다.

환경 문제는 눈에 보이는 것만이 아니라는 것은 누구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적인 눈을 통하지 않으면 잘 인식할 수 없는 지구온난화의 문제나, 국경을 넘어서 일어나는 지구 사막화의 문제는 우리에게 상당히 관념적인 영역으로 남아 있다. 사막화와 같은 환경 문제는 또한 국경을 넘어서 함께 풀어야 할 과제라는 것 또한 주지의 사실이다. 또 이 지구적인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실천적인 영역은 결국 지역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지구적으로 사고하고 지역을 통해서 실천하라(Global Think, Local Act!)’는 실천적 개념이 나온 지도 오래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모토가 있다고 하더라도, 지구환경문제에 대처해 나가기 위한 Glocal한 방법은 결국, 환경 문제 해결의 각 실천적 단위인 정부, 기업, NGO, 개인들의 국제적 혹은 민제적(民際的)인 연대(Network)를 통한 지속적인 교류와 협력 활동뿐이다. 2006년은 유엔이 정한 ‘사막과 사막화의 해’로서,「사막화방지협약」(UNCCD)이 발효된 지 10년이 되는 해였다. 사막화 방지는 2015년까지 지구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고자 내건 유엔 새천년 발전목표(MDGs) 달성을 위한 주요 과제이다.

이미 독일과 일본과 같은 선진적 국가에서는, ODA와 같은 정부개발원조프로그램이나, 기업, NGO, 개인들을 통해서 오래 전부터 사막화방지프로그램 등을 실천해 오고 있다. 또 우리도 비교적 늦었지만, 중국과 몽고 등의 지역을 대상으로 나무심기 등 환경적인 원조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있다.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는 우리 현실 속에서, 10여 년 동안 녹화 협력 사업을 진행해 온 다카미 구니오 씨의 실패와 성공의 자산은 우리 활동의 비전과 방향을 세우는 밑거름이 될 것임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황토고원 환경 문제의 근본 원인은 인구 문제입니다. 물과 흙의 용량을 넘어서는 많은 사람이 이 곳에서 생활하고 있습니다. (중략) 환경 파괴와 빈곤이 악순환하고 있습니다. 숲이 사라지고 재생할 수 없는 근본 원인은 여기에 있습니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자르기 위해서라도 녹화는 꼭 필요한 것입니다. 그리고 이 순환을 자를 수 있는 녹화가 아니면 의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저는 최근, 사막에 나무를 심으면 사막이 없어지느냐? 사막화가 그치냐? 하는 말을 자주 합니다. 사막이 사막인 데는 원인이 있습니다. 사막화가 진행되는데도 원인이 있습니다. ―본문 중에서

저자와 일본의 환경 단체들이 중국과의 녹화 협력 사업에서 겪었던 조림, 육림 등에 대한 비전문성, 국제연대에 대한 추상적인 인식 등으로 인한 실패와 시련의 극복과정은 어쩌면 앞으로 우리도 넘어야 할 과정이 될지도 모른다. 그는 국제연대를 통한 녹화사업의 성공조건으로 세 가지를 들었다. 첫째는 자연 조건이고, 둘째는 사회적인 관계가 중요하며, 셋째 녹화 사업을 실행하는 인적 요소를 들었다. 이 중에서도 “하늘의 조건은 땅의 이로움만 못하고, 땅의 이로움은 사람들의 화합만 못하다.” 맹자의 말을 빌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를 사람으로 놓았다. 자연 조건은 땅의 이로움이며 사회 관계는 하늘의 조건으로 보고 인적 요소를 사람의 화합으로 본 것이다.

오늘날 숲이 주는 의미는 다만 황토를 덮고 있는 ‘산림 피복’으로서의 임학이나 환경공학적 의미를 넘어서서, 생명의 그물에 대한 자각, 사람을 지탱하고 있는 식물과 동물에 대한 관계망을 깨닫는 매개로서 더 큰 의의가 있을 지도 모르겠다. 생태적으로 맺고 있는 관계의 그물망을 읽고 보지 못하는 처지를 알도 레오폴드는 생태적 장님(Ecological Illiteracy)이라고 부른 바 있다. 숲의 공기 정화 기능 가치의 달러 가격 환산 능력보다는, 생태계의 크고 깊은 그 관계망을 읽고 우리 사회와 자연의 그물을 정의롭고 평화롭게 짜는 지혜를 얻는 것이 오늘날 숲의 문명사적인 의미인 것이다.

숲의 사상이 인류를 구원하리라는 생각이 시사하는 바는 바로 그런 점이 아닐까 싶다. 이 책도 다만 중국 녹화사업의 기술 지침서나, 단순한 활동 기록이 아니다. 지은이가 10여 년의 짧지 않은 세월을 두고 자각한 문명과 사회에 대한 생각이 녹아 있는 글이다. 특히 황금을 채굴하듯 경험과 현장에서 지혜를 발굴해 내는 그의 번뜩이는 감각과 삶의 낙관적인 자세는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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