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정책 활동소식

[논평]지속가능발전, 이젠 구호를 넘어 실천으로

지속가능발전, 이젠 구호를 넘어 실천으로

지난 10월 31일 국무회의에서 ‘국가 지속가능발전 전략 및 이행계획’이 확정되었다. 작년 6월 발표된 국가지속가능발전비전 후속조치로 22개 정부 부처와 전문가의 검토를 거쳐 마련되었다. 내용을 보면 2010년까지의 4대전략, 48개의 이행계획 및 223개의 세부 실행과제를 담고 있다.

지속가능발전은 여전히 그 의미가 간결하고 정확하게 전달되지 않은 채 경제주체마다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하는 번역 용어이지만 1992년 리우회의 이후에 한국 사회에서도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 대부분의 지자체마다 지역차원에서 지속가능발전을 실행하기 위한 지방의제21이 구성되어 활동 중이고 정부도 2000년에 대통령자문기구로 지속가능발전위원회를 구성한 바 있다. 이어서 대기업집단을 대변하는 전경련도 산하에 지속가능발전기업협의회를 두었으며 지난 해엔 대한상공회의소도 지속가능경영원을 설립하였다. 본래 ‘지속가능한 발전’이란 용어는 ‘미래세대가 그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손상시키지 않는 범위에서 현재 세대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발전’이라는 의미를 담은 것이다. 초기엔 환경보전의 의미를 강조하기 위해 늘 ‘환경적으로 건전한’이란 수식어가 ‘지속가능한 발전’ 앞에 먼저 놓였다.

결과적으로 한국 사회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용어와 구호는 난무하지만 현실은 거기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경제규모로 등수를 매기면 한국은 세계 10위권이지만 지속가능성을 잣대로 평가한 결과에선 전부 100위권 바깥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이 인기어지만 푸대접을 받다보니 우리 사회에선 이 용어를 ‘지속가능 성장’과 유사한 의미로 쓰는 황당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대한상의의 지속가능경영원은 성장의 지속만을 강조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의 중요한 참여자인 환경단체를 마치 공적인 양 비난하는 시대착오적 행태를 보인적도 있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감수성이 한참 뒤떨어지는 우리 사회에서 갑작스런 변화는 난망하다. ‘국가 지속가능발전 전략 및 이행계획’은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현실의 수준과 미래의 가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설명처럼 정부 차원에서 경제․사회․환경 분야의 정책 통합을 시도한 것 자체는 높이 평가할 만 하다. 그러나 OECD 회원국 대비 국가순위에서 경제분야 10위, 환경분야 24위, 사회분야는 20위를 달성하겠다는 과욕이 앞선 탓인지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철학과 일관성이 부족하고 성장과제와 지속가능성 과제가 제각각 병렬되는 경우도 눈에 띈다. 다른 한편, 에너지원단위 개선, 친환경제품 시장규모 확대, 대기오염 위험인구수 감소, 1인당 공원면적 확대, 온실가스 배출량 감소 등 구체적인 성과지표와 국가지속가능성 지표를 함께 마련한 것은 더 나은 미래에 대한 기대를 자아낸다.

중요한 것은 계획이나 구호가 아니라 실행이다. 사문화된 화려한 계획이 실행한 엉성한 구상만 못한 것이다. 그런면에서 ‘국가 지속가능발전 전략 및 이행계획’도 서둘러 이행체계를 견고히 수립해야 한다. ‘기후변화협약종합대책’처럼 범정부 대책은 누구의 대책도 아닌 채 방치되는 경우를 종종 본다. 부처별 계획을 취합하여 그럴싸한 종합대책이 수립되지만 사실 정책의지가 없기 때문에 이행과정을 관리,평가,촉진할 조직과 예산, 법제 등 제도적 기반이 뒷받침되지 않기 때문이다.

미흡하지만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 수준을 반영한 지속가능발전 이행계획이 ‘보고서 작업’을 뛰어 넘어 정책과 사회를 지속가능하게 변화시키는 실질적인 출발점이 되길 기대한다. 더 나아가 진화와 보완을 거듭하여 국제적으로 모범적인 지속가능발전 이행 사례로 결실을 맺길 기대한다. 환경은 물론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우리 사회 전반의 지속가능성 지수를 높이는 책무를 지닌 시민단체의 일원으로서 환경운동연합은 국가 지속가능발전 전략이 제대로 이행되고 발전적으로 진화하도록 감시하고 참여하는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다할 것이다.

2006. 11.3
환경운동연합

admin

초록정책 활동소식의 최신글

답글 남기기